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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4.01.20 [Manic Street Preachers: Rewind The Film] - 관조와 성찰의 로큰롤

[Manic Street Preachers: Rewind The Film] - 관조와 성찰의 로큰롤

 

 

매닉 스트리트 프리처스(Manic Street Preachers) | [Rewind The Film] | Columbia | 2013

 

예정된 더블앨범 중 한 장이 지난 가을에 발매되었다는 사실을 나는 이번 겨울에 알았다. 매닉 스트릿 프리처스(Manic Street Preachers, 이하 '매닉스')의 2013년 신보는 국내 라이센스 되지 않았고, 그래서 나는 하마터면 이 멋진 음악을 지나친 채 해를 넘길 뻔 했다. 12월 31일. 영국 브릿팝 신에서 가장 사랑하는 팀의 신보를 해의 끝에서 만났다.    

 

당신이 무엇을 생각했든 이 앨범은 『Generation Terrorists』나 『The Holy Bible』관 거리가 멀다. 신보는 촘스키(Avram Noam Chomsky)와 체 게바라(Che Guevara)를 장전한 펑크록보단 티에스 엘리엇(T.S. Eliot)을 대동한 '어쿠스틱' 브릿팝, 좀 더 구체적으론 평화롭고 쓸쓸한 웨일스의 풍광을 벗삼아 풀어나가는 진정한 의미의 포크(Folk) 뮤직이라면 맞겠다. 현지 평단은 그것을  "『Everything Must Go』 이후 처음으로 되찾은 날것의 감정"이라 풀어썼고 우디 거스리(Woody Guthrie)까지 언급되도록 부추긴 첫 곡 「This Sullen Welsh Heart」는 거기에 가장 부합하는 결과물이다.

 

영국 여가수 루시 로즈(Lucy Rose)가 살을 더한 이 곡은 매닉스와 같은 웨일스 출신 싱어송라이터 케이트 르 본(Cate Le Bon)이 리드한 「4 Lonely Roads」와 함께 벨 앤 세바스찬(Belle And Sebastian) 같은 맛을 전하는데 이는 다시 「Manorbier」에서 정점을 찍을 IDM의 까끌한 질감과 브릿팝의 넉넉한 정취로 이어져 누군가로 하여금  "『This Is My Truth Tell Me Yours』와 『Lifeblood』 사이 어딘가"를 지목하도록 만든다. 그 중심에 바로 '도쿄 찬가' 「(I Miss the) Tokyo Skyline」이 있고 곡은 실제로 시부야의 야경과 모노레일의 밤 풍경을 닮은 듯 쏜살같은 은근함으로 바스러진다. 

 

첫 싱글은 「As Holy as the Soil (That Buries Your Skin)」처럼 아틀란틱 소울(Atlantic Soul) 문양을 새긴 「Show Me the Wonder」. 앨범에서 유일하게 업비트로 무장한 이 곡은 두 번째 싱글로 유력한 「Anthem for a Lost Cause」와 더불어 가장 매닉스다운 운치를 들려주고 있는데, 두 곡은 혹자가 굳이 알이엠(R.E.M.)의 『Automatic for the People』과 이 앨범을 결부시키려 했던 이유도 같이 품고 있어 흥미롭다.

 

"Now is just one last chance (...) Now ashes, bone and splinter" - 「Anthem For A Lost Cause」 가사 중

 

그리고 이 철학적 대구는 급기야 「Rewind the Film」이라는 관조의 영역으로 스며들고, 영화 <켈리+빅터(Kelly+Victor)>의 감독 키어런 에반스(Kieran Evans)가 연출한 그 '노인들의 회한'은 결국 그리운 추억으로, 침묵의 연대로 나란히 서서 서로를 물끄러미 바라본다. 누구도 피해갈 수 없는 세월의 끝. 매닉스는 음악을 통해 그 가상 체험을 주선해주었다. 

 

물론 소리가 부드럽고 서정적이라 해서 명색이 클래쉬(The Clash)를 추종하는 그들의 가사가 마냥 말랑할 리 없다. "존 레논(John Lennon)의 노래 같은 피곤함을 느"껴 "절망을 만나는 3가지 방법"을 찾던 그들은 마지막곡 「30-Year War」라는 곡에서 삭였던 울분을 토해낸다. 거기엔 얼마 전 끝난 철도 파업과 닮은 영국 광산 노동조합 파업, 이른바 '오그리브 전투'와 96명의 생명을 앗아간 리버풀의 악몽 '힐스버러 참사'가 똑같이 있다. 그것들은 <공장에서 퇴근하는 사람들>로 유명한 화가 로렌스 S. 라우리(L. S. Lowry)의 이미지에 대입되고 화살은 다시 비극을 왜곡하는 BBC를 겨냥, 그 옛날 「Kevin Carter」식 미디어 조롱으로 번진다. "고독하지 않았다면 한 장도 그리지 못했을 것"이라던 라우리의 말. 같은 맥락에서 한 없이 고독했을 니키 와이어(Nicky Wire)와 제임스(James Dean Bradfield)의 살벌한 무표정이 주마등처럼 스치는 순간이다.

 

어쿠스틱 기타와 현악, 브라스와 키보드의 부대낌으로 풍성했던 '1부'는 이렇게 끝이 났다. 그리고 2014년에 선보일 '2부' 『Futurology』는 1부와는 전혀 다른 "일렉트릭 사운드"로 여러분을 찾을 것이다. 제임스에 따르면 그것은 "「Rocks Off」의 롤링 스톤스(Rolling Stones)와 라스베가스 시절(Vegas-era) 엘비스 프레슬리(Elvis Presley)" 같을 거라 하니 사실 팬 입장에선 여간 기대되는 게 아니다.

 

오늘의 음반을 리뷰한 '돗포'님은?
버트란드 러셀을 좋아하고 도스토예프스키에 빠져 있으며, 록앤롤/ 재즈/ 블루스를 닥치는대로 섭취중인 30대 '음악애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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