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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4.09.26 친구 할래요?
  2. 2014.09.18 9월의 책 두 권
  3. 2011.03.17 [그리는 일기] 우린 친구

친구 할래요?

 

 

 

친구 할래요?

 

녹색양말, 책사랑, 무진기행, 바벨의 도서관, 지원맘짱, 5for10, 드림모노로그, 꼼쥐1, 서린, 하늘 바람™, 진격의 두통… 누군가는 나열된 단어만으로 단번에 공통점을 떠올릴 겁니다.

입에서 술술~ 마치 반 친구의 이름을 부르듯, 반디앤루니스 회원들의 닉네임을 읊조려 봤는데요. 사실 홈페이지에서 책 구매만 했던 회원이었다면 닉네임조차 알지 못했을 겁니다. '나의 서재'에 일기를 쓰듯, 꾸준히 서평을 남기는 회원들이기에. 이제는 너무나 친숙한 이름입니다.

사족입니다만. 월요일 아침 가장 먼저 하는 일은 회원들이 남긴 서평을 확인하는 일입니다. 여느 직장인처럼 의자에 착석한 뒤 모니터를 켭니다. 주말을 지나 맞이하는 첫 번째 요일에는 누적된 서평의 횟수가 더 많습니다. 회원들이 하나씩 올린 서평은 사람이 읽고 관리합니다. (여기 그런 사람 한 명 추가요!) 왜, 학창시절 오엠말(OMR) 카드에 컴퓨터용 사인펜으로 답을 표시해 제출했던 기억. 한 번쯤 있죠? 그런 것이라면 기계에 일괄 넣어 쭉쭉 성적을 뽑아냈을 겁니다.

그런데 서평이란 건 성격이 완전히 다른 것이라 기계가 관리를 대신해 줄 수 없습니다. 물론 정답도 없고요. 수작업하듯 클릭과 읽기를 직접하곤 합니다. 언젠가 서평을 모니터링하며 생각했습니다. ‘이거 꼭 라디오 같다!’ 서평이 곧 한 명 한 명의 사연처럼 들리게 된 거죠. 함께 모니터링 하는 에디터 J도 동감합니다. 그러니 올라오는 서평은 물론이고 글쓴이의 닉네임도 기억에 남을 수밖에요.

인문, 철학, 과학, 예술, 문학 등. 회원들의 관심 분야는 저마다 다르기에 서평을 둘러보는 날은 뇌가 호강하는 날이기도 하죠. 서평을 통해 이런저런 지식을 유입 받을 수 있어 ‘융합형 인재’로 거듭나는 기분입니다.

서평은 사람이 올리는 것입니다. 정답도 없을뿐더러 책을 읽고, 생각을 자유롭게 서술하는 데 의의가 있죠. 강조하지만 서평이 반드시 새 책이어야 할 필요는 없습니다. 잘 알려지지 않은 작가의 ‘좋은 작품’을 공유한다면 더없이 반가울 겁니다. “나는 이렇게 읽었습니다.” 서평을 올린 뒤, 다른 이의 공감과 의견을 기다려보는 일. 일련의 작은 행위가 일상에 소소한 설렘을 더하지 않을까요.

지금 반디앤루니스에서는 처음으로 '책 친구'를 찾고 있습니다. 책 이야기 할 친구가 더 많았으면 좋겠다는 취지에서죠. 기존 회원도 물론 지원할 수 있고요. 책 구매만 했었다면, 반디앤루니스 ‘펜벗’이라는 직함을 달고, 직접 서평을 작성해 보는 건 어떨까요. 굳이 ‘벗’이란 말을 사용한 이유는, 서로의 거리를 좁혀보고자 보탠 것입니다.

쓰고 보니 실상은 이 얘기를 하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고백하는 것 마냥 오래 걸렸습니다. “이제 우리 친구 할래요?" 보다 많은 사람과 다양한 책 얘기로 소통하길 바라봅니다. 반디앤루니스에서 말이죠. 첫 번째 펜벗 지원에 많은 관심 바랍니다. 진짜 책 이야기 나눌 벗을 기다리겠습니다.

"왜냐하면 책이란 다름 아닌 사랑의 다른 표현에 지나지 않고 결국 어떤 책을 사랑하느냐는 그 사람의 속성, 그 사람의 자존감, 그 사람의 희망, 그 사람이 꿈꾸는 미래, 그 사람이 살아온 삶, 그 사람의 포용력, 그 사람의 사랑에 대해 더할 나위 없이 정확히 짚어주기 때문이다."
(정혜윤, 《그들은 한 권의 책으로 시작되었다》, 푸른숲, 2008)

 

 

연관 도서

 

   

 

 

|Editor_김민경

mins@bn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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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의 책 두 권

 

 

 

 

어떤 노래를 듣는 와중 바로 다음에 듣고 싶은 노래를 떠올릴 때가 있다. 두 노래는 어딘가 닮았다거나 번뜩 떠오르는 서사가 있기 마련이다. 강상중이 쓴 소설 《마음》을 읽던 중에 나쓰메 소세키의 어떤 이야기든 이어 읽고 싶었다. 마침 현암사 나쓰메 소세키 전집 2차분 목록이 나왔다. 갱부, 《산시로》, 《그 후》, 《우미인초》. 이렇게 네 권이다. 네 권은 불안과 불만으로 묶인 한 권으로 보이기도 한다. 나는 이 네 권 중에 가장 어두운 《갱부》를 강상중의 《마음》에 이어 본다.

 

영원이 있는지 없는지 잘 모르겠다면, 저는, 역시 있다고 생각하는 편이 사랑해야 하는 고인들에게 어울린다고 봅니다. 그리고 그렇게 생각하는 편이 청춘과 죽음의 배반성을 견디는 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만, 어떨까요. - 강상중

(강상중 / 노수경 옮김, 《마음》, 사계절, 2014)

 

주인공인 학생 나오히로는 친한 친구의 죽음을 겪었다. 그는 지독한 괴로움을 견디며 선생 강상중에게 도움을 요청한다. 위 구절은 강상중이 소년에게 보내는 편지 일부다.

 

《갱부》의 앞표지에는 일본어로 '걸으면 걸을수록 도저히 빠져나갈 수 없는 흐릿한 세계'라고 쓰여 있다. 《갱부》에는 견디다 못해 죽으려고 집을 뛰쳐나온 한 소년이 등장한다. 소년은 계속해서 걷는데, 그저 어둠만이 목적지다.

 

“임자, 일할 생각 없나? 어차피 일은 해야 할 거 아닌가?”
도테라가 다시 물었다.

다시 물었을 때는 나도 그럭저럭 대답할 수 있을 정도로 눈앞의 상황을 이해하게 되었다.
“일해도 됩니다만.”
이게 내 대답이었다. 하지만 아무리 임시방편이라 하더라도 적어도 그런 대답이 입 밖으로 나올 만큼 내 머리가 가까스로 정리되었다는 것은, 단순하지만 과거를 한번 쭉 돌이켜보는 과정을 거쳤다는 걸 의미한다.

(...)

간단히 말하자면 나는 어두운 곳으로 갈 생각이지만, 사실은 어쩔 수 없이 가는 것이고 뭔가 붙잡는 것이라도 나타나는 날엔 얼씨구나, 하고 보통의 사바세계에 머물 생각인 것으로 보였다. 다행히 도테라가 붙잡아주어 아무렇지 않게 다리가 뒤쪽으로 걷기 시작한 것이었다. 이를테면 자신의 큰 목적에 송구스러운 배반을 좀 해본 셈이다.

(나쓰메 소세키 / 송태욱 옮김, 《갱부》, 2014, 현암사)

 

강상중의 《마음》과 나쓰메 소세키의 《갱부》에 나오는 '실패 중인 인생'을 잠깐 바라봤다. 두 작가의 책을 읽을 때면, 나는 읽지 않은 이야기여도 언제나 읽어본 이야기 같다고 생각했다. 《마음》과 《갱부》를 읽는 중에도 나는 두 작가의 일관된 치열함이 좋았다. 또한 두 소설에서 나는 그동안 잊고 지냈던 말, '배반'이라는 단어에 여지없이 묶여 버렸다.
'배반'이라고 알고 있던 뜻 옆에 '뜻 2'가 새겨졌다. 놓치기 아까운 것을 견디는 데 '배반'이라는 단어가 쓰일 수도 있으며, 억지스러운 마음가짐과의 배반이 어쩌면 송구스러울 수 있다는 것. 고쳐먹을 마음이 아직도 많이 남았다.

 

 

| 정혜원

(hyewonjung@bn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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