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에 해당되는 글 3건

  1. 2012.07.04 [단편소설의 맛] 조현, <은하수를 건너-클라투행성통신 1>
  2. 2011.08.30 [요즘 뭐 읽니?] 조현, 누구에게나 아무것도 아닌 햄버거의 역사
  3. 2011.08.25 [에디터의 북카트] 료의 8월 25일 북카트

[단편소설의 맛] 조현, <은하수를 건너-클라투행성통신 1>

방바닥에 드러누워 입을 벌리다 말고 하는 말. 뭐 재밌는 일 좀 없나? 재미. 그것은 현실세계에 희귀합니다. 사람들은 그래서 대체물을 찾습니다. 섹스, 스캔들, 쇼핑, 스포츠, 소설 같은 것들 말입니다. 하나같이 시옷자(ㅅ)로 시작하는 이들의 또 다른 공통점은 재미있다는 겁니다. 그 정도는 물론 주어진 조건과 개인의 취향에 따라 다를 테지요. 다른 건 몰라도 제가 소설 쪽은 맞춤 추천 해드릴 수 있습니다. 몇 가지 대답만 해주시면요. 평행우주론을 믿으시나요? 외계인은 존재할까요? 클라투행성에 대해 아세요? 앞서 열거한 질문들에 “Yes.”라고 답한다면, 당신은 이미 제가 소개할 작가를 알고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조현은 <종이냅킨에 대한 우아한 철학-냅킨 혹은 T.S.엘리엇의 ‘황무지’ 중 ‘Ⅳ. Death by Water’에 대한 한 해석>이라는 독특한 제목의 소설과 함께 2008년 등장했습니다. 본래는 시를 썼다고 합니다. 어쩌다 써둔 소설을 투고하지 않았다면 T.S.엘리엇 같은 시인이 되었을까요. 아직 읽지 않은 소설처럼 모를 일이죠. 분명한 건 이후 소설가로서 조현의 행보는 거침없다는 겁니다. 올해에는 이상문학상과 웹진문지문학상 후보에 각각 이름을 올리기도 했습니다. 그 중에서도 《제2회 웹진문지문학상 수상작품집》에 실린 <은하수를 건너-클라투행성통신 1>을 같이 읽어 볼까 합니다.

 

카페에 앉아 커피를 마시다가 습관적으로 호주머니에 있는 수첩을 꺼내 보았다. (397쪽)

 

나는 조용히 세 단어를 읊조린다. “클라투, 바라다, 닉토.”(417쪽)

 

《제2회 웹진문지문학상 수상작품집》중에서

 

주인공 ‘나’는 “클라투행성의 지구 주재 특파원”입니다. 엥? 밑도 끝도 없는 설명인가요. 부연하자면 클라투행성은 “이미 천 년 전에 원자력 시대를 넘기고 지금은 이를테면 자연친화적인 문명을 구가하고 있”는 별로 “생계를 위해 노동에 종사하는 시절은 내연기관 시대나 화폐경제체제와 함께 종식되고 이제는 누구나 생의 의미를 탐구하며 인생을 살아가는 곳”(404쪽)입니다. ‘나’는 클라투행성인들의 의뢰하는 지구 관련 일을 처리하는 “잔심부름꾼”(399쪽)이라고 스스로를 칭합니다. 지구에 있는 ‘나’와 클라투행성인은 꿈으로 통신을 주고받습니다. “클라투, 바라다, 닉토.”는 그것을 켜거나 끄는 주문입니다.

 

혹 이 모든 이야기가 말도 안 된다고 느낀다면, 글쎄요. ‘나’의 입을 빌려 “자신이 기분 내키는 대로 지어내는 모든 운명들은 무한에 가까운 평행우주에서 실제로 존재할 수 있는 어떤 개연성의 사건이라는 것을.”(416쪽)이라고 반문해도 될까요? 이 대목에서 한 소설가의 태도를 봅니다. 실제로 “클라투행성의 지구 주재 특파원”을 자처하는 조현은 단지 상상에만 의존하지 않습니다. 말(상상)로써 빚어낸 삶이 소설 안팎에 존재하리라는 믿음, 그에 따른 사명감이 한 소설가를 움직이는 겁니다. 그리하여 현실세계와 동일선상에서 출발하는 <은하수를 건너-클라투행성통신 1>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이 소설을 읽는 재미로 말할 것 같으면요. 방바닥이라는 현실세계를 도피하는 데서 얻을 수 있는 재미보다 오~래 간다는 겁니다. 하품은 잠시 아껴 두어도 좋아요.

 

- 컨텐츠팀 에디터 희진 (hebong2000@bandinlunis.com)

 

 

* 조현
1969년 담양 출생. 2008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당선. 소설집 《누구에게나 아무것도 아닌 햄버거의 역사》가 있음.

 

* 현재까지 발표작
《누구에게나 아무것도 아닌 햄버거의 역사》 | 민음사 | 2011
<그 순간 너와 나는> | 《제36회 이상문학상 작품집》에 게재
<은하수를 건너-클라투행성통신 1> | 《제2회 웹진문지문학상 수상작품집》에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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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뭐 읽니?] 조현, 누구에게나 아무것도 아닌 햄버거의 역사


 

 

조현 | <누구에게나 아무것도 아닌 햄버거의 역사> | 민음사 | 2011

 

저는 요즘 지난주 에디터의 북카트에서 소개해드렸던 <누구에게나 아무것도 아닌 햄버거의 역사>를 읽고 있습니다. 카트에 담은 뒤 허겁지겁 사들인 이 책을 펼치자 그런 저를 기다렸다는 듯 표제작이 가장 먼저 실려 있었습니다. (아, 그보다 먼저 차례와 각 단편들의 제목 페이지는 영수증 모양으로 디자인 되어 있는데요. 평소 영수증을 모으고 영수증 일기를 종종 쓰곤 하는 터라 점점 더 이 책에 대한 호감도가 상승했습니다.) 이야기는 이렇게 시작됩니다.

 

이 이야기는 한 권의 페이퍼백에 얽힌 우연 내지 시적 상상력의 역사이다. 우연이나 시의 작용에 관심이 없다면 단순히 햄버거의 역사에 대한 기록으로 읽어도 무방하다.

 

뒤에 이어지는 이야기는 이 요악된 두 문장을 길게 펼쳐놓은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마이클 햄버거'라는 시인의 시집 'Brownjohn, Hamburger, Tomlinson'이 어떠한 우연의 여정을 따라 정크푸드의 역사, 햄버거의 역사에 기여하게 되는지가 유쾌한 필치로 그려져 있습니다. 재미있는 건 실제로 마이클 햄버거라는 시인과, 펭귄 출판사에서 출판된 동명의 시집이 존재한다는 것입니다.(구글에서 검색하면 '실제로' 그들이 나옵니다!) 물론 그 뒤의 이야기는 허구이겠지만요. 그러고보니 저 첫문장이 의미심장하게 읽힙니다. 저는 이 <누구에게나 아무것도 아닌 햄버거의 역사>를 읽어가다 반가운 이름을 발견하고 웃음 지었는데요. 그 이름은 작품 속 펭귄 출판사의 편집자로 나오는 '이본 마멜'이었습니다.

 

 

'이본 마멜'은 제가 몇 개월 전 읽었던 제임스 미치너의 <소설>이란 소설 속의 편집자로 등장하는 인물이거든요. 꽤 두툼한 책이었던 <소설>을 읽느라 오랜 시간이 걸린지라 그 이름을 잊을래야 잊을 수가 없게 되었던 거죠. 게다가 비록 출판사는 다르지만(<소설> 속 이본 마멜이 일하는 출판사는 키네틱 출판사), 편집자라는 같은 직업을 가지고 등장하는 '이본 마멜'을 만나게 되니 마치 고등학교 동창생이라도 만난 듯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두번째로 실려 있는 단편은 작가의 등단작인 '종이 냅킨에 대한 우아한 철학'입니다. 이 작품에는 '냅킨 혹은 T.S. 엘리엇의「황무지」중 "Ⅳ. Death by Water"에 대한 한 해석'이라는 부제가 달려 있습니다. (밝히기 부끄럽지만) 어렴풋하게 영문학 전공자였던 듯도 한 저는 T.S. 엘리엇의「황무지」라는 단어를 보자 난해함에 그를 증오하기까지 했던 학부시절이 문득 떠올랐더랬습니다. 더불어 도대체 종이 냅킨과 T.S. 엘리엇, 황무지가 무슨 관계란 말인가? 하는 의문이 드는 것이었죠. 자, 그들의 자세한 관계파악을 위해 전 이만 총총!

 

- 컨텐츠팀 에디터 료(fololy@bandinlun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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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의 북카트] 료의 8월 25일 북카트


 

조현 | <누구에게나 아무것도 아닌 햄버거의 역사> | 민음사 | 2011

 

오늘 제가 고른 책들은 일부러 의도한 건 아닌데, 어찌하다 보니 제목들이 조금 자극적(?)인 책들이 모였습니다. 그 첫번째는 <누구에게나 아무것도 아닌 햄버거의 역사>입니다. 책의 표지부터 아주 독특한데요. 햄버거 얼굴을 한 남자가 붉은색 줄무늬 양복을 입고 책을 읽고 있네요. 소설가 조현은 2008년에 '종이 냅킨에 대한 우아한 철학'이란 소설로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되었습니다. 첫 작품에서부터 역시 제목이 심상치 않죠? 농담을 잘 사용할 줄 아는 작가일 거란 막연한 예감에 이 책을 가장 먼저 카트에 담았습니다.

 

 

 

 

A.J.제이콥스 | <나는 궁금해 미치겠다> | 2011

 

어느 소설가는 인간의 동력을 '두려움과 호기심'이라고 말했는데요. 저의 경우는 두려움보다도 호기심에 부등호가 크게 벌어져 있습니다. 공포영화에서 주체할 수 없는 호기심으로 가장 먼저 죽게 되는 인물에 가깝다고 할까요. 그런 저만큼이나 세상에 '궁금해 미치겠는' 게 너무나 많은 남자가 있습니다. 누구나 '만일 ...라면?'하고 가정해보는 일들을 실제로 옮겨버린 이 남자의 별명은 '인간 모르모트'라고 합니다.「에스콰이어」지의 기자인 A.J.제이콥스는 추락하는 지성을 회복하고 세상 모든 것을 알아보겠다며 1년 동안 브리태니커 백과사전을 처음부터 끝까지 읽는가 하면, 성경의 가르침과 영성의 의미를 직접 몸으로 체험해 보고자 성경의 계명을 1년여에 걸쳐 ‘문자적으로’ 지킨 바 있다고 합니다. 과연 '인간 모르모트'라고 불릴만한 남자입니다. <나는 궁금해 미치겠다>에서는 사람들이 미처 의식하지 못하거나 감추려고 하는 일들에 뛰어든다고 합니다. 그는 이런 실험을 통해서 인간의 근원적 호기심과 욕망, 속물근성, 편견과 비합리성을 폭로하고, 솔직함과 예의 간의 경계 등을 알아내고자 한답니다. 궁극적으로는 이 모든 실험이 인간을 이해하고자 하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목차만 살짝 살펴봐도 정말 이 책, 궁금해 미치겠네요.

 

1장 나의 인터넷 데이트 _온라인에서 아름다운 여성인 척하기
2장 아내에게 대신 사과 좀 해 주세요! _모든 것을 아웃소싱하기
3장 나는 당신이 뚱뚱하다고 생각합니다 _획기적인 정직 실천하기
4장 240분 동안의 명성 _스타로 살아 보기
5장 합리성 프로젝트 _일상에서 모든 편견과 오류 몰아내기
6장 알몸에 관한 진실 _누드모델 되기
7장 악수 대신 절을 하는 남자 _조지 워싱턴의 원칙대로 살기

 

 

 

 

미시마 유키오 | <부도덕 교육강좌> | 소담출판사 | 2010

 

마지막 책은 '금각사'로 유명한 일본의 유미주의 작가 미시마 유키오의 <부도덕 교육강좌>입니다. '부'도덕이라니, 벌써 제목부터 뭔가 행방되는 기분이 들지 않나요? ‘남에게 폐를 끼치고 죽어라’ ‘친구를 배신하라’ ‘약자를 괴롭혀라’ ‘약속을 지키지 마라’ 등 기존의 도덕을 깡그리 무시하는 대담한 내용들로, 얼핏 불량사회를 조장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글 속에 숨은 저자의 위트와 역설적인 수사법은 여느 도덕책 못지않은 건전한 조언을 담고 있다. 고 합니다. 기존의 도덕, 윤리의 관념을 뒤엎는, 선동에 가까운 제목 아래 어떠한 풍자와 날카로운 일침을 품고 있을지 기대가 됩니다.

 

- 컨텐츠팀 에디터 료(fololy@bandinlun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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