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에 해당되는 글 71건

  1. 2009.09.21 또 한 번의 잘 빠진 댄스뮤직 - <Sound G> (2)
  2. 2009.09.17 빌리 홀리데이 - Autumn In New York
  3. 2009.09.16 대립항으로서의 인간 ⓛ
  4. 2009.09.14 쇼는 계속 되어야 한다 - <I Look To You> (2)
  5. 2009.09.11 [인터뷰] 상상할 수 없어 더 특별한 - 꽃별 1부 (2)
  6. 2009.09.08 브로콜리 너마저 - 이웃에 방해가 되지 않는 선에서, 보편적인 노래 [들블 17] (2)
  7. 2009.09.07 르네상스의 열쇠 - <Renaissance>
  8. 2009.09.02 장기하와 홍길동, 평범하게 특별한 그들의 이야기 (2)
  9. 2009.09.02 여전히 생생한 무대 위의 뜨거운 열정 - <프레디 머큐리>
  10. 2009.08.27 루시드 폴 - 그들은, 사람이었네 (2)

또 한 번의 잘 빠진 댄스뮤직 - <Sound G>

 

브라운 아이드 걸즈, <Sound G>, MNET MEDIA. 2009


필자가 브아걸(Brown Eyed Girls) 리뷰를 하게 된 건 부클릿에 아로새겨진 전자 뮤지션들 때문이다. 그들이 참여했다는 소식에 바통이 나에게 떨어졌다. 어쩌다 되도 않게 일렉트로니카 담당관이 됐는지. 다행히도 나는 태양을 비롯해 YG가 거둔 일련의 성과, 엄정화와 이효리의 수준 높은 결과물, 「Gee」로 대표되는 가공할 싱글들을 꾸준히 접해왔다. 브아걸의 이번 선택은 당연히 이런 흐름의 연장선에서 봐야 한다. 어느 날 갑자기 브아걸 소속사 사장님이 전자음악 마니아로 돌변한 건 아니지 않는가? 고로 브아걸의 이번 선택은 무슨 엄청난 용단이 아니다. “이렇게 한 번 가보자~” 이 정도였을 것이다. 사실 부클릿 보고 호들갑을 떤 건 나였다.

아시다시피 타이틀 트랙 「Abracadabra」는 무척 잘 빠졌다. 거친 전자음의 짧은 테마와 묵직한 비트가 귀를 꽉 조인다. 중요한 건 「Candy Man」과 「Moody Night」이 타이틀 트랙의 분위기를 고스란히 이어간다는 사실이다. 둘 다 신디사이저가 제 몫을 다한다. 전자는 두텁게 발라진 소리들이 곡을 장악하고 후자는 싸늘한 테마가 쫄깃한 긴장을 유발한다. 위의 3곡에 투입된 사운드는 곡에 강한 인상을 부여하면서도 브아걸 멤버들이 맡은 영역을 침범하지 않는다. 결과가 잘 도출된 주류 댄스뮤직이란 얘기다. 「Abracadabra」가 확실한 클럽 튠이란 걸 감안할 때 브아걸이 첫 곡 「Glam Girl」부터 계속 들이대는 섹시, 유혹, 원 나잇 스탠드는 적절한 위치 선정이다.

점수를 갉아먹는 건 역시 「못 가」로 대변되는, 앨범의 화끈한 트랙들과는 정반대로 사랑에 저자세를 취하는 트랙들이다. 사실 「중독」 「못 가」 「여자가 있어도」는 전자 뮤지션들과 스타일이 다를 수밖에 없는 기존 작곡가군(群)의 문제다. 그간 보여준 브아걸의 내력으로 봤을 때 어쩔 수 없는 부분이지만 상대적으로 무지 많이 딸려 보이는 걸 막을 길이 없다. 「못 가」는 분명 야외무대에 우연히 들른 60대 할머니의 수긍을 이끌어 낼 것이다. 어찌됐건 주류 기획사들은 전 세대의 지지를 조금씩 끌어 모아 인기가 합산되는 걸 좋아한다. 단편적 인기들의 합체는 세대에 적용되고 장르에도 적용되고 마구마구 적용된다.

아기자기한 일렉트로닉 팝송 「이상한 일」에 왜 미료의 랩이 들어가야 하는지 나로선 이해하기 힘들지만 미료는 브아걸의 멤버이고 미료는 힙합 단편을 맡고 있으니 어쨌든 들어가야 하는 것이다(미료의 랩도 그렇지만 「이상한 일」은 갑작스럽게 등장하는 존댓말 때문에 이상하다). 물론 걸 그룹들을 유난히 챙겨 듣는 내 친구는 『Sound-G』의 최고 트랙이 「못 가」라고 못 박았다. 뭐 어쩌겠는가. 다행히 「잘할게요」 때문에 나와 친구는 의견 일치를 보았다. 제아가 작곡에 참여한 곡인데 흐름이 꽤 유연하다. 여기엔 미료가 없다.

두 번째 CD는 전자 뮤지션들의 독무대다. 60대 할머니는 상상조차 못할 수도권 클럽들이 반겨 맞을 트랙으로 꽉 차 있다. 어떤 곡은 자정이 오기 전 몸을 불사를 때 등장할 것이고, 어떤 곡은 어중간한 새벽에 육체가 몽롱해지는 틈을 타 흘러나올 것이다. 하지만 이 트랙들이 브아걸의 히트곡 리믹스라는 기초적인 사실은 어느 정도 중요하다. 클럽에는 얼씬도 않을 내 친구가 「어쩌다」의 리믹스를 듣고 뭔가 확실하고 빵빵하다는 느낌을 받을 확률은 매우 높다. 하우스의 든든한 기초 위에 온갖 사운드의 장식을 깔아놓은 지누(Jinu)의 공이지만 내가 듣기에도 원곡의 재료가 참 괜찮다는 생각이 든다. 원곡에 대한 이미지가 한 단계 더 쇄신되는 일이 벌어지는 것이다. 친구 녀석은 내가 느낀 원곡과의 조화를 더 잘 느낄 것이다. 원곡과의 조화라면 이스트포에이(east4A)가 믹스한 「You」도 만만치 않다. 중심을 꽉 잡는 비트와 공간을 살린 풍성한 사운드가 곡과 착 달라붙는다.

두 번째 CD는 전체적으로 꿀리는 구석이 없는 일렉트로니카 모음집이다. 모텟(Mo:tet)이나 하우스 룰즈(House Rulez)와 어깨동무해도 어색하지 않은 수준이다. 앞서 언급한 두 곡 외에 가장 맘에 드는 걸 고른다면 세인트바이너리(Saintbinary)가 믹스한 「Hold The Line」이다. 처음부터 리듬을 길게 끌고 가는 게 예사롭지 않더니만 결국엔 고집을 부려 엠비언트 테크노가 되고 만다. 그 밖에 보컬을 하나의 소스 차원으로 해체한 하임(Haihm)의 「Second」도 흥미롭고, 뒤로 갈수록 비트가 탄력을 받는 프랙탈(Fraktal)의 「Oasis」도 좋다. 나머지 곡들도 좋다. 

오늘의 음반을 리뷰한 '호떡바보'님은?
흥미로운 직장과 알바와 각종 잡일을 하며 보낸 최근 10년 동안 음악에 관한 글도 꾸준히 써 온 두 딸내미의 아빠. 어려운 책과 졸린 영화와 재미있는 만화 보기를 좋아하는 정신연령 20대의 청년. 음악취향Y(
http://cafe.naver.com.musicy)를 본거지 삼아 오늘도 여기저기 쏘다니고 있음. 한국대중음악상 선정위원이며 친구들과 '한국힙합-열정의 발자취'를 썼으며, 놀랍게도 철학책 3권에 관여했음.

Trackback 0 Comment 2

빌리 홀리데이 - Autumn In New York

 

Billie Holiday, <Lady In Autumn>, VERVE, 2007

 

*Autumn In Bandinlunis & Jazz People ⓛ
가을을 맞아 반디앤루니스 반디와 재즈피플 안민용 기자가 함께 가을 특집 ‘Autumn In Bandinlunis & Jazz People’을 준비했습니다. ‘가을’하면 생각나는 것들을 주제로 요런 저런 얘기를 할 거예요. 함께 즐겨주실 거죠? /(^0^)/ 첫 번째 순서로 가을 특집 ‘들리는 블로그’[들블 18]를 준비했습니다. 3. 2. 1. Action! 

안녕하세요. DJ 반디입니다. ‘아~~~ 기다리, 고기다리, 던’ 가을이 왔습니다. 왜 그렇게 가을을 기다렸냐고요? 바로 이 곡을 들려드리기 위해서죠. 빌리 홀리데이 「Autumn In New York」. 예전부터 반디 가족 여러분과 함께 듣고 싶었는데 가을에 들으면 더 좋을 것 같아서 봄부터 반디는 그렇게 꾹 참고 있었습니다.

빌리 홀리데이
「Autumn In New York」는 더 이상 설명할 게 없는 가수이며 명곡입니다. 빌리 홀리데이의 목소리를 들으면 가슴 깊은 곳에서부터 느껴지는 진한 감동이 느껴집니다. 그 중 「Autumn In New York」은 사랑하는 이와 뉴욕의 가을길을 함께 걷는 느낌과 왠지 모를 쓸쓸함이 동시에 느껴집니다. 특히 “Autumn in New York~”으로 시작하는 첫 소절을 들을 때마다, 소파 깊은 곳으로 몸이 빨려 들어가는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 세상 어디에 있든지 이 노래만 있으면 가을을 느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빌리 홀리데이에 대한 이야기는 안민용 기자의 ‘대립항으로서의 인간 ②’에서 계속됩니다.) 

가을을 좋아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먼저 냉방, 난방을 하지 않아도 좋은 날씨 때문입니다. 가진 자도, 가지지 못한 자도 모두가 행복할 수 있지요. 민주주의와 평등을 닮은 계절 봄과 가을, 사랑합니다. 가을은 책과도 닮았습니다. 책을 읽는 건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꼭 사지 않더라도 가까운 도서관에서 언제든지 빌려볼 수도 있으니까요. 필요한 건 약간의 여유, 관심, 노력입니다. 산책을 위해 집을 나서는 여유, 보고 싶은 책을 찾는 관심, 그리고 가을 하늘을 바라보며 도서관까지 걷는 노력. 이것만으로도 충분합니다.

가을을 좋아하는 개인적인 이유는, 추수의 계절이기 때문입니다. 부모님이 시골에서 농사를 짓고 있는 터라, 가을이면 늘 바쁩니다. 아침 일찍부터 캄캄한 늦은 밤까지 논에서 보낸 적도 많이 있습니다. 몸은 고됩니다. 하지만 봄부터 시작된 노력의 결실을 바라보는 부모님의 표정은 참 좋습니다. 새벽같이 일어나 들판에 나가고, 기운 센 땡볕을 온몸으로 맞아가면서 일한 것들의 결실. 황금빛으로 빛나던 들판이 순식간에 황토색으로 변하지만, 괜찮습니다. 내년 이 맘 때면 다시 만날 수 있으니까요.


가을 특집 ‘들리는 블로그’를 맞아 사진 한 장을 넣습니다. 이건 음, 몇 년 전인지 잘 기억이 나지는 않지만, 날 좋은 가을날 서울대공원에서 찍은 사진입니다. 이런 낙엽을 보려면 아직 더 기다려야 하겠지만, 빌리 홀리데이의 음악 들으며, 낙엽 밟는 여유로운 상상을 하면 좋을 것 같아서요. 

아래 ‘음악 들으러 가기’ 클릭하시면 들리는 곡이 「Autumn In New York」입니다. 「Autumn In New York」은 반디앤루니스 네이버 블로그(http://blog.naver.com/bandinbook)에 올립니다. 기분 좋은 가을, 이번 주말에 어떤 약속이 있으신가요? 게으름과 귀찮음과의 싸움에서 승리하시어, 좋은 가을 날 보내시길 바랍니다~/(^0^)/ [음악 들으러 가기]

*음악 신청은 반디앤루니스 네이버 블로그(http://blog.naver.com/bandinbook) -> 메모 -> 들리는 블로그에서 해주세요~^^  

<빌리 홀리데이 - 세상에서 가장 슬픈 목소리>

Trackback 0 Comment 0

대립항으로서의 인간 ⓛ

 

Various, <퍼블릭 에너미 OST>, 유니버설, 2009

 

<재즈피플> 안민용 기자의 책과 음악 이야기 No. 6 - 대립항으로서의 인간 ⓛ

「Bye Bye Blackbird」

Pack up all my cares and woes
feeling low here I go
Bye Bye Blackbird
근심과 괴로움을 가방에 채워 넣고
콧노래를 부르며 나는 떠날 거야
블랙버드여 안녕

* Album from 다이애나 크롤, 『Public Enemies O.S.T』「Bye Bye Blackbird」 중

새처럼 자유롭고 싶었던 이들

<검은 새의 노래>는 담고 있는 내용만큼이나 많은 음악을 떠올리게 한 작품이었다. 책날개에 적힌 루이스 응꼬씨의 출생지 남아프리카 공화국을 보는 순간 재즈 피아니스트 압둘라 이브라힘이 케이프타운에서 연주한 실황 앨범 『Cape Town Revisited』이 떠올랐다. 머릿속에서 「Someday Soon Sweet Samba」의 리듬이 넘실거렸다. 하지만 책을 한두 장 넘기면서 넘실거리는 리듬이 사라지고 재즈 보컬리스트 빌리 할러데이가 노래한 「Strange Fruit」의 선율이 입안에 맴돌았다. 나무에 매달린 흑인들의 시체를 이상한 과일에 비유한 노래였다. 하지만 책을 덮고 나서는 ‘검은 새’의 노래라는 제목 그대로 「Bye Bye Blackbird」가 떠오를 뿐이었다. 

남아프리카 공화국은 인종차별이 가장 지독하게 행해졌던 나라 중 하나다. 유색인종에게 투표권을 준 것이 1984년이며 이로부터 7년이나 더 지난 1991년이 되어서야 인종차별 정책의 근간이 되었던 인구등록법이 폐지되었다. 더욱이 흑인이 투표권을 갖게 된 것은 1993년, 미국에서 인종분리법이 폐지(1956년)된 이후 37년이나 흐른 뒤의 일이다. 이제는 적어도 법적으로는 씨비야처럼 백인 여자를 사랑한 죄로 사형을 당하는 이는 없다(물론 ‘강간’이라면 당연히 죗값을 받겠지만). 

「Bye Bye Blackbird」에서의 블랙버드는 찌르레기 과의 새이며 흑인들을 빗대어 부르는 속어이기도 했다. 길고 긴 고통의 역사 속에서 그들은 “여기서는 아무도 나를 사랑하지 않고 이해하지도 못하지 게다가 내가 듣는 것은 불행한 이야기뿐”이라며 한탄한다. 하지만 그들은 좌절하지 않았다. “근심과 괴로움을 가방에 채워 넣고 콧노래를 부르며 나는 떠날거야”라고 노래하며 긍정적인 삶을 택했다. 씨비야 역시 검은 새가 되어 긍정적이고 자유로운 삶을 택한 것은 아닐까?

콧노래를 부르며 나는 떠날 거야

영화 <퍼블릭 에너미>에서는 다이애나 크롤이 부른 「Bye Bye Blackbird」가 이별의 복선이자 사랑의 메시지가 되어 흐른다. 여기서의 ‘Bye Bye Blackbird’는 흑인뿐 아니라 넓은 의미에서 백인이 아닌 이들이다. 빌리는 프랑스인 아버지와 인디언인 어머니에게서 태어난 혼혈으로 백인과의 대립항에 속해 있다. 백인이 아니라는 사실은, 그녀의 삶을 더 불행하게 했던 것이다.  

영화에서는 다이애나 크롤의 모습도 잠깐 볼 수 있는데 존 딜린저와 빌 리가 처음 만난 날 무대 위에서 노래하는 이가 바로 다이애나 크롤이다. 영화에 대해서는 딱히 할 말이 없지만(개인적인 취향은 아니었지만 아주 나쁜 영화도 아니었다) 영화가 시작된 지 40분이 지나서야 크리스찬 베일과 조니 뎁을 구분할 수 있었다. 내 이야기에 모두들 ‘어떻게 크리스찬 베일과 조니 뎁을 구분하지 못하느냐’는 반응이었지만 어쨌거나 백인 얼굴은 비슷한 면이 있다. 주인공 한 사람쯤은 흑인이어도 좋을 텐데. 물론 흑인만 나쁜 편이어서는 안 된다. 절대. <재즈피플> 안민용 기자 [<재즈피플> 보러가기(클릭)]  

Trackback 0 Comment 0

쇼는 계속 되어야 한다 - <I Look To You>

 

휘트니 휴스턴, <I Look To You>, SONY MUSIC, 2009

 

영원한 형님 클라이브 데이비스(Clive Davis)가 없었다면 애당초 가능하지도, 있을 법하지도 않을 일이었다. 참담함을 느끼게 할 정도로 먼지 낀 목소리, 그보다 더 구렁텅이로 쳐박힌 인생을 두고도 변하지 않은 그의 오랜 믿음은 결국 어둡게 막을 내릴 뻔한 한 팝 디바의 스토리에 다시는 주어지지 않을 마지막 빛을 가까스로 비추었다. 어째 기시감 같은 것이 느껴지지 않는가?

2000년대가 시작되며 한물간 기타리스트 카를로스 산타나에게 거짓말 같았던 그래미 트로피를 안겨 준 기억이 있는 이 70대 할배 거장의 죽기 전 마지막 소원은 팝 구루(guru)인 지금의 그를 만들어 준, 그리고 프로듀서로서 자신의 커리어의 모든 영욕을 함께 해온 휘트니 휴스턴의 성공적인 컴백, 그리고 그녀가 거머쥘 또 한 개의 그래미였을 것이다. 그리고 이제 7년만의 컴백과 함께 그의 소원은 그 첫 땀을 따는 중이다. 아리스타(Arista)의 영원한 간판, 빠져나오지 못할 뻔 했던 수렁에서 헤어 나와 디바로 돌아온 그녀. 진흙을 털고, 거미줄을 걷어내고, 의심의 눈초리를 뚫고. 영화에서나 보던 최루성 재기 스토리는 버젓이 여기 눈 앞, 현실에서도 또다시 벌어진다.

엎고, 다시 녹음하고, 고르고 고르기를 4년, 그 오랜 준비기간만큼이나 변해버린 트렌드, 그보다도 더 변해버린 목소리 앞에 그들이 부릴 수 있는 마법은 많지 않았을 법도 한데 과연 어떨지. 80-90년대를 완전히 지배하며 정통 팝․알앤비로 명성을 쌓은 그녀가 「I Will Always Love You」나 「Greatest Love Of All」를 기억하는 이들을 위해 새삼스레 준비한 메뉴는 역시 파워 발라드 두 곡, 알 켈리(R. Kelly)의 「I Look To You」와 다이앤 워렌(Dianne Warren)의 「I Didn't Know My Own Strength」다.

조심스레 티저로 공개된 이 두 곡은 역시나 그 음의 처리가 무시무시할 정도로 정확하고, 편곡 역시 대가들이 정석대로 고급스럽게 마무리 한, 그야말로 ‘혹시나가 역시나’다 싶은 고풍스럽고 감성적인 팝 발라드들이다. 물론 나쁘진 않지만 투명함과 파워를 각각 한 단계씩 다운 그레이드한 그녀의 보컬 스펙에는 어째 출력이 모자란 스피커에 울리는 풀 오케스트라의 음악처럼 다소 빡빡한 느낌을 지울 수는 없다. 역시 우려대로다.

하지만 영리하게 직조되어 배치된 앨범의 다양한 업템포 넘버들은, 다행스럽게도, 파워 발라드가 주는 이 다소 버거운 느낌을 어느 정도 효율적으로 상쇄하고 있다. 새로운 여제 앨리시아 키스(Alicia Keys)의 손이 닿은 「Million Dollar Bill」이나 ‘대세’ 에이컨(Akon)의 「Like I Never Left」같은 담백하고 발랄한, 현대적인 감성의 프로그래밍이 더해진 이들 곡은 오랜만의 정규작으로서의 『I Look To You』를 한 장의 좋은 알앤비 레코드로서 균형 잡는데 그 몫을 톡톡히 더한다.

전설적인 이름 석자를 애써 의식하지만 않는다면 싱글들의 개별적 완성도는 솔직히 기대이상이다. Stargate, Danja, David Foster들은 결국 그대로, 그 나름대로, 그 명성대로 할 수 있는 중상의 세공품들을 왕년의 여제에게 선사했다. 「Worth It」처럼 ‘새끈한’ 현대적 사운드도 매력적이면서 90년대 특유의 멜랑콜리가 살살 감치는 느낌이 나쁘지 않다. 「Song For You」의 경박한 업템포 편곡이 영 밉지만도 않은 것에서는 노장과 일급 프로듀서가 부릴 수 있는 어떤 영리한 프로페셔널리즘도 느껴진다.

물론 어떻게 아쉽지 않을 수 있으랴. 아무도 범접할 수 없던, 풍만하고 상쾌하게 공기층을 울려대던 그 울림의 결을 잃은 것도, 커리어가 초 전성기를 넘어 전설로 향해 달릴 즈음에 터진 불운한 개인사도, 더는 「Run To You」나 「You Give Good Love」에서 느낀 소름 돋음을 다시 듣지 못할 것 같은 이유 있는 불안감도. 하지만 적어도 그녀는 클래스를 버리진 않았다. 80․90년대 팝 스타일의 멜로딕함과 2000년대 리듬이 나름대로 자연스럽게 공존한 웰메이드 앨범이라는 형식적인 칭찬 같은 것은 당최 어울리지 않는다.

잔뜩 긁히고 다친 목소리 사이로 여전히 보컬 마스터의 격 있는, 자신 있는 호소력이 새어 나오고 있다는 사실에 더 주목하자. 이건 노장 대우가 아니라, ‘그땐 좋았지’의 노스탤지어도 아니라, 쇼는 계속되어야 한다는 것을 가르쳐준 또 한 명의 열정에 바치는 아주 가벼운 경의다. 자, 그럼 탄력 받은 김에 클라이브 할배의 남은 소원 하나도 이뤄드려야지. 휘트니가 알앤비 부분 후보로 나와 눈물을 글썽이며 그래미 트로피를 들어 올리는 순간. “날 믿어준 당신에게, 당신들에게 이 트로피를 바칩니다.”

이 뻔하디 뻔한 최루성 재기 스토리의 맨 마지막 장면은 그렇게 끝난다더라. 

오늘의 음반을 리뷰한 ‘투째지’ 님은
?
웹진 음악취향Y(cafe.naver.com/musicy)를 아지트 삼아 넷상에서는 투째지(toojazzy)라는 필명이 김영대라는 본명보다도 익숙해진지 13년째. "90년대를 빛낸 명반 50", "한국힙합, 열정의 발자취", "힙합, 우리 시대의 클래식"등 몇 권의 책도 썼지만 인세나 원고료를 통한 밥벌이는 꿈도 못꾸고 있는 세미프로 음악 평론가. 음악이 세상을 구원해 줄 날을 고대하며 현재는 미국 시애틀에 머물며 워싱턴대에서 음악 인류학(ethnomusicology) 박사과정을 밟고 있다.

Trackback 0 Comment 2

[인터뷰] 상상할 수 없어 더 특별한 - 꽃별 1부



프롤로그: “나의 잃어버린 기억과 결코 지워지지 않는 자국들... 상처를 치료하기 위해 함께 잘려나간 좋았던 순간. 아프지 않은데도 엉엉 울어버린 어느 날... 그러나 봄은 다시 오고 꽃은 새로 핀다. 잃어버린 것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꽃별의 “Yellow Butterfly” 중 일부)

꽃별의 4집 음반 “Yellow Butterfly”는 잃어버린 것들 그리고 낯선 곳을 찾아가는 여정이다. “Yellow Butterfly”는 길 위에서 만난 소중한 것들에 대한 기억을 곳곳에 담고 있다. 그녀가 길 위에서 본 것을 무엇일까. 6월 초, 꽃별을 만나 그녀의 음악, 여행 그리고 책에 대한 얘기를 들어봤다. (글 안늘, 홍군. 사진 꽃별, 포니캐년 코리아 제공) 

4집 음반 “Yellow Butterfly”를 내고 5월 1일에 공연 하셨죠?
되게 많이 오셨어요. 요즘 경기도 어렵고, 연휴도 있어서 많이 안 오실 줄 알았거든요. 처음 공연을 잡을 때는 연휴 생각을 못했어요. 쉬는 날이니까 출근 안하시는 분들이 많이 오시겠지 생각하고 나름 작전을 짠 건데.(웃음) 공연이 다가오면서 마음을 비웠어요. 근데 많이 와주셔서 기분이 정말 좋았어요. ‘아, 걱정 많이 한다고 잘 되는 건 아니구나’ 생각했어요. 그냥 열심히 준비하고 기다렸더니 잘 된 것 같아요.  

공연 분위기는 어땠나요?
이번 음반이 기존에 제가 했던 음악하고는 좀 다르잖아요. 그래서 예전보다 차분했어요. 파도가 치는 듯한 사운드를 가슴에 담고 가실 수 있게끔 공연 준비를 했는데 이번 음반에 아픔, 많은 생각을 담아서 그런지 관객들도 아픔이나 무거움을 들으시는 것 같더라고요. 막 즐거워할 수만은 없는 그런 음악이요. 근데 공연 막바지로 가면서는 빠르고 스케일 크고, 친숙한 곡들을 연주했더니 분위기가 뜨거워졌어요. 공연 끝나고 관객들이 ‘어떻게 시간이 갔는지 모를 정도로 공연이 짧게 느껴졌다’고 말씀해 주셨어요. 다음에는 ‘말을 좀 짧게 했으면 좋겠다’는 말도 있었고요.(웃음)  

무슨 말을 그리 많이 했길래. 기억에 남는 말이라도 있나요?
사실 하고나서 다 잊어버려요. 준비해서 한 말들은 기억이 나는데, 저도 모르게 한 말들은 잘 기억이 안 나더라고요. 근데 그걸 또 관객들이 말씀해주세요. 이번 음반 만들게 된 동기가 여행이었어요. 컨셉도 여행이었고요. 제가 여행 중에 느꼈던 좋았던 점을 말씀드렸죠. 여행이 낯선 곳을 가는 거잖아요. 특히 혼자 하는 여행은 더 그래요. 두려움도 있고, 사람들에게 말 걸기도 어렵고, 이 길이 맞는지 계속 걱정하고. 근데 그 두려움에서 한 발짝 더 나가면 모험에서 오는 즐거움이 있더라고요. 그 얘기를 했더니, 많이들 기억을 해주세요. 

‘두려움에서 한 발짝 더’란 표현 멋지네요. 이번 음반이 한국대중음악상이 선정한 4월 5주 ‘이 주의 음반’으로 선정됐어요. 축하드립니다!
(눈이 커지며) 네? 몰랐는데. 좋은 정보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찾아볼께요.(웃음) 

음악, 여행을 담다, 닮다 

여행을 모토로 해서 그런지 음악에서 유럽을 부유하는 자유가 느껴져요.
여행에서 느끼는 두려움 반, 설렘 반의 수줍은 마음, 훌훌 떠났을 때의 자유로움, 한참 걷다가 신발 벗고 맨발로 앉았을 때 발가락 사이로 바람이 스치는 좋은 느낌, 그리고 그것과 동시에 마음에서 계속 싸우고 있는 느낌들까지 담고 싶었어요.  

마음에서 싸우고 있는 느낌이요?
그런 거 있잖아요. ‘내가 놓고 온 것들이 잘 있을까? 나 없이도 잘 지내고 있을까’ 하는 거요.(웃음) 그리고 일상에서 묻어두고 있던 감정들을 여행에서 계속 곱씹고 그러잖아요. 그리고 앞으로 저의 모토가 되면 좋겠다 싶은 게 만남이거든요. 집시들과의 만남, 여행자와의 만남, 전혀 모르는 사람들과의 만남. 눈빛이 통하든, 나에게 물을 건네서 통하던, 그 사람의 춤에 반하던, 그런 소통이요. 그런 것들을 표현하고 싶었어요.  

음악 얘기하기 전에 어디 여행하셨는지 들어야겠어요. 무척 궁금해집니다.

제가 소설가 파울로 코엘료를 정말 좋아하는데, <순례자>와 <연금술사>에 나오는 ‘순례자의 길’이 있어요. 스페인 북부의 800km나 되는 길이에요.

옛날에 산티아고라는 성인이 걸었다는 길인데, 저는 종교적인 걸 떠나서 책을 보고서 ‘아, 여길 걸어봐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작년에 프랑스에 공연이 있어서 갔다가 15일 정도 시간이 남아서 ‘이번 기회에 걸어야지’하고 갔어요. 원래 800km를 걸으려면 40~45일 정도 걸려요.  

혼자서 다녀오신 건가요?
네. 그래도 가면 동행자들이 있으니까. 그때 느낀 게 많았어요. 정말 제 인생의 최악의 여행이자 최고의 여행이었어요. 고생을 많이 했어요. 갔다 왔을 때 살이 더 빠졌었고, 많이 타기도 했어요. 

해금은 동행 안했나요?
함께하지 못했어요. 제가 가져간 짐이 35리터였는데, 그것도 ‘꽤 무거운 정도’를 넘더라고요. 길을 떠나기 전에 ‘짐은 자기가 인생에게 가져가는 업보와 마찬가지다. 그러니까 쓸데없는 짐은 가져가지 마라’는 말을 들었어요. 아무리 필요하다고 생각한 것도 두 번 생각해 보면 쓸데없고, 하루만 걸어도 버리게 되니까요. 최소한으로 줄이니까 35리터가 되더라고요. 그걸 메고 하루에 20km에서 40km를 걸었는데 거의 행군이었어요. 태어나서 그렇게 걸어본 적이 없어요. 게다가 혼자니까 말벗도 없고, 같이 쉴 친구도 없고, 너무너무 외롭고, ‘내가 여기 왜 왔을까. 내가 미쳤나?’ 생각도 들었어요. 파울로 코엘료가 뭐길래.(웃음) 

파울로 코엘료가 꽃별 씨를 순례자로 만든 셈이네요.

그렇죠. 파울로 코엘료는 저에게 많은 영향을 줬어요. 책을 보면서 ‘뭔가 있는 길이겠구나’ 했고, 다 걷고 나니까 ‘역시 뭔가 있는 길’이란 생각이 들더라고요. 하긴 어느 길이든 40일을 자기 자신에게 도전하고 힘든 걸 계속 극복해나가는데 누군들 뭔가를 얻지 못하겠어요?(웃음) 물론 저는 15일 정도 못 걸었지만요.  

15일도 대단한데요.

800km를 다 걷지는 못하고 버스도 타고 택시도 타고 했어요. 근데 너무 힘들고, 목마르고, 외롭고 그러다가도 버스를 타거나 기차를 타면 시간이 그렇게 아까워요. 다시 걷고 싶고. 순례자의 길에는 800km 내내 노란 화살표가 있어요. 그러니까 지도고 뭐고 아무것도 없어도 갈 수 있죠. 가끔 놓치기도 하고, 헤매고 다시 돌아오는 경우도 있지만요. 근데 버스 타고 가는 길에는 화살표가 없어요. 그러니까 도리어 무섭고, 빨리 갈 수는 있지만 성의가 없어 보이기도 하고. 걷는 게 훨씬 좋았어요.  

한 가지는 확실히 얻었겠어요. 관절염.
관절염도 있었죠. 그래서 발목이 나가고, 발목이 나가서 비정상적으로 걷다보면 몸이 다 흐트러져요. 무릎도 아프고, 고관절도 아프고. 완전 만신창이었어요. 

무슨 고집으로 끝까지 걸으셨어요. 운동선수도 아닌 뮤지션이.

하하하! 힘든 것과 행복함은 같이 있는 거 같아요. 너무 힘들기 때문에 최고의 행복을 느낄 수 있었거든요. 프랑스와 스페인 국경에 있는 피레네 산맥을 걸었어요. 산맥을 타기 전에 아래서 올려다보는데 ‘이걸 사람이 발로 올라갈 수 있을까’ 싶더라고요. 굉장히 가파르고 땡볕이고. 전 키도 작잖아요. 큰 배낭 매고 땅에 바싹 붙어서 올라갔어요. (웃음)

그 모습을 상상하지는 않겠습니다.
감사합니다.(웃음) 너무너무 힘들게 올라가서 산 중턱에 신발 벗고 앉았어요. 사람도, 그늘도 없었어요. 근데 아주 멀리 제가 출발한 곳이 보이잖아요. ‘30~50cm도 안 되는 작은 걸음으로 저기서부터 이 먼 길을 왔구나’ 하는 생각이 드니까 정말 작은 존재지만 순간 제가 대단한 존재처럼 느껴졌어요. 진부한 말처럼 들리겠지만 ‘못 오를 곳이 없겠구나’하는 생각도 들었고요. ‘인간이라는 게 아주 작지만, 아주 위대한 힘을 가지고 있고, 나도 그 중 한 사람이구나’ 생각했어요. 그런 걸 느낄 수 있어서 좋았어요. 


여행이 아니면 절대 만날 수 없었던 인연들

여행 중에 여러 사람들을 만났겠어요.

잊지 못할 사람들이 있어요. 그 중 한 분이 이번 음반 2번 트랙 ‘Star Fla’란 플라멩고 곡을 만들게 해준 분이에요. 거기서는 비가 와도 걸어야 돼요. 거기에 알베르게라는 순례자들을 위해서 봉사하는 분들이 하는 숙소가 있는데 싼 편이에요. 3유로니까 한국 돈으로 5천원 정도? 근데 다른 순례자들도 묵어야 하니까 2박하기가 힘들어요. 정말 아파서 앓아눕지 않은 이상에야 아침에 일어나서 나가는 게 의무처럼 되어 있어요. 

이제 본격적인 고생담이 시작되나요.
하루는 비가 오는데, 안 갈 수가 없잖아요. 우산이 있어요, 뭐가 있어요. 비옷만 입고 가는데 비가 너무 많이 와서 다 젖더라고요. 쫄딱 젖어서 아주 낡은 숙소에 들어갔는데 여가수가 부르는 플라멩고 노래가 나오고 있었어요. 너무 오랜만에 음악을 들으니까 너무 아름다워서 오만가지 생각이 들면서 눈물이 나더라고요. 쭈그리고 앉아서 막 울었어요. 얼마 뒤에 2층에서 아저씨 한 분이 내려오셨는데 이도 빠지고, 머리도 빠지고, 무슨 영화에서 본 것 같은 아저씨였어요. 근데 아저씨가 절 딱 보더니 내려오면서 플라멩고를 추는 거예요. 제 앞에서요. 

정말 영화 속 한 장면 같은데요?
아저씨를 보니까 웃기기도 하고, 고맙기도 하고, 막 친구 같은 거예요. 내 집에 들어온 것처럼 마음이 놓이더라고요. 아저씨가 음악에 취해서 플라멩고 춤을 추는데, 사랑하는 여인을 안고 춤을 추는 것처럼 행복한 모습이었어요. 아름다웠어요. 제가 영어와 한국말을 섞어서 ‘이 음악 너무 좋아요’라고 말했더니 아저씨는 자기 나라 말로 ‘이 플라멩고를 부른 여자가 최고다’라고 말했어요. 한 30분 동안 얘기를 했더니 정말 친구가 된 거 같았어요. 말도 안 통하는데. 아저씨는 영어를 못하셨거든요. 스페인어로 ‘너 절뚝이는 거 같은데 내가 부축해줄까’라고 하는데 다 알아듣겠더라고요.(웃음)

눈물 없이는 들을 수 없는 감동 스토리네요.

여행이 거의 끝날 무렵에 한 스페인 아줌마를 만났어요. 저보다 더 작은 분이었어요. 몇 번 길에서 만났는데, 항상 씩씩하게 제게 인사를 하더라고요. 전 널브러져 쉬고 있고.(웃음) 절 보시면서 ‘부엔 까미노’(Buen, Camino!)라고 말씀하셨어요. ‘즐거운 여행되라, 힘내라!’ 그런 뜻이에요. 그리고는 ‘물 줄까? 초콜릿 줄까?’ 하시는 거예요.  

둘 다 드셨죠?
노코멘트.(웃음) 그날 같은 숙소에 묵게 됐어요. 그때 제 발은 짓무르고 물집 터지고, 하얗게 퉁퉁 불어 있고, 정말 말이 아니었어요. 또 쭈그리고 앉아 있는데 아줌마가 ‘소금물에 발을 담그고 있으면 물집이 없어진다’는 거예요. 아줌마는 영어를 잘했어요.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는데 너무 따뜻했어요. 3일 남았을 때인데 목적지까지 아줌마랑 앞서거니 뒷서거니 했죠. 둘째 날에는 ‘저 프랑스 사람 코 심하게 고니까 방을 옮겨라’라고 하시는 거예요. 그래서 아줌마 방에 들어갔더니 제 침대 옆에 앉아서 유칼립투스 꽃잎을 주셨어요. 

유칼립투스 꽃잎이요?
네. ‘이걸 주머니에 넣고 다니다가 피곤할 때 손을 꺼내 냄새를 맡으면 손에서 유칼립투스 냄새가 날거다. 너한테 도움이 될 거다’라고 말씀하시더라고요. ‘아까 너 주려고 주운 거야’라면서요. 너무 고마웠어요. 아줌마는 꽃잎이나 돌멩이를 주워서 의미를 담아 사람들한테 줬어요. 다음날 걸으면서 그 향을 맡는데 그 아줌마가 너무 좋은 거예요. 그래서 마지막 날은 아침부터 같이 걸었어요. 

순례자의 길의 마지막 동행이네요.
마지막 날은 무리를 해야 했어요, 비가 왔는데, 비가 오면 느려지잖아요. 새벽 5시 반에 나왔는데 정말 깜깜해서 화살표가 안 보였어요. 또 제가 야맹증도 있거든요.(웃음) 마침 아줌마랑 친구하던 아저씨가 있었는데, 아저씨는 두 번째 걷는 거라 길을 알고 있었어요. 비가 와서 흙길이 진창이 됐는데 아저씨가 밟았던 곳만 따라 가니까 젖지도 않고 길을 잃지도 않았어요. 그분들은 빛과 같은 존재였어요.  

길의 끝에서 빛을 만났네요.
네. 아줌마랑 길의 끝에 있는 산티아고 성당에서 껴안고 엉엉 울었어요. 전날 아줌마랑 얘기하다가 ‘아줌마가 우리 엄마 같다. 너무 좋다’고 말했어요.

그 아줌마를 생각하면서 만든 곡이 7번 트랙 ‘Buen, Camino!’에요. 지금도 서로 이메일로 연락하고 있어요. 음반을 보내드렸더니 ‘자긴 너무 많이 울었다. 너와 같이 걸었던 시간들이 생각난다. 정말 좋은 시간이었다’고 답장이 왔어요. 이게 여행이 아니면 절대 만날 수 없는 인연이고 선물인 거 같아요.  

음반에 감사 인사를 함께 넣었나요?
아니요. 예전 같았으면 다 넣었을 텐데, 요즘엔 그렇지 않아요. 특히 그 아줌마는 말로 하지 않아도 늘 생각하고 있으니까. 그분도 아마 느끼고 계실 거예요. 

-1부 끝-



*내일 만날 2부에서는 꽃별의 음악과 책 이야기가 풍성하게 펼쳐집니다. 많이 기대해주세요~ ^^ 


*꽃별의 '사월' 들으러 가실 분은 여기를 꾹 눌러주세요~ ^^ [클릭] 

Trackback 0 Comment 2

브로콜리 너마저 - 이웃에 방해가 되지 않는 선에서, 보편적인 노래 [들블 17]

 


브로콜리 너마저, <보편적인 노래>, Luova Music, 2008

 

안녕하세요. DJ 반디입니다. 8월 말부터 눈부신 날씨가 계속됐는데, 어제는 조금 흐렸습니다. 비도 살짝 오고요. 좋은 날씨가 계속되다 보면 좋은 게 좋은 걸 잊는 우리네 둔감함을 깨우쳐주기 위해 살짝 흐려준 건 아닌지 모르겠네요. 오늘 하늘이 더 파랗게 눈이 부시는 것도 흐린 어제가 있었기 때문은 아닌지요. 점점 쌀쌀해지고 있는데 반디 가족 모두 건강하시죠? 요즘 기침 정말 무섭습니다. ‘콜록’ 소리만 나도 사람들 눈총 받아야죠, 병원에 가서 신종플루 진단 받아야죠.(요거 비쌉니다.) 하여튼 ‘들리는 블로그’ 청취자 여러분 모두 몸도 마음도 건강하시길 바랍니다.

그런 의미에서 오늘 신나는 음악 하나 듣겠습니다. ‘브로콜리 너마저’ 『보편적인 노래』의 2번 트랙 「이웃에 방해가 되지 않는 선에서」입니다. 브로콜리 너마저는 지난번에 틀어드렸던 「앵콜요청금지」의 주인공이었는데요, 17회까지 진행된 들리는 블로그에서 두 곡을 틀어드린 건 ‘러브 앤 팝’과 말로 뿐이었습니다. 브로콜리 너마저, 세 번째 주인공이 되심을 축하드립니다./(^0^)/ (브로콜리 너마저가 들리는 블로그와 DJ 반디를 알 확률은 제가 10년 안에 목소리를 들려드릴 수 있는 라디오 DJ가 될 확률보다 낮겠지만, 그래도. ^^;)

얼마 전 지인과 함께 종로 피아노 거리 조금 옆에 있는 ‘Radio Theater’라는 맥주집을 갔습니다. (약 한 달 반 전에 알게 된 곳인데, 이후로 완전 팬이 된 공간입니다. 맥주도 싸고, 음악도 좋고-음악 신청 가능, 벽에 걸린 영화 포스터, 스틸사진도 매력적입니다.) 그날따라 유난히 손님이 없어 우리 일행은 잔뜩 신청곡을 날려놓고, 음악에 푹 빠져있었습니다. 그 때 흥겨운 전주의 노래가 나왔습니다. 그게 바로 「이웃에 방해가 되지 않는 선에서」였습니다. 전주에 맞춰 흥겨운 어깨춤을 췄습니다. 그런데 가사가 좀 슬픕니다. 

이별 후. 잠은 안 오고, 가만히 있을 수 없어 춤을 추고 싶은데, 벌써 새벽. ‘이웃에 방해가 되지 않는 선에서’ 모든 걸 해결하기 위해 헤드폰을 끼고 춤을 춥니다. 새벽에 헤드폰을 끼고 춤을 추는 여인, 상상만 해도 마음이 아프지 않나요? 더 슬픈 건 내일 아침에는 출근을 해야 한다는 겁니다. 마음껏 슬퍼하고 싶은데, 그게 잘 안 되는 젊은이의 노래. 단 번에 훅! 빠져들었습니다. 

첫 소절부터 슬픕니다. “친구가 내게 말을 했죠. 기분은 알겠지만 시끄럽다고. 음악 좀 줄일 수는 없냐고. 네 그러면 차라니 나갈게요.” 얼핏 보면 실연한 친구의 마음조차 헤아리지 못하는 매정한 친구처럼 보입니다. 그런데 만약 그 친구도 같은 상황이라면 어쩌죠? 이별 후 겨우 마음을 다잡았는데, 음악과 친구의 슬픈 기운이 다시 마음의 슬픔을 깨운다면요. 생각이 거기까지 가니 흑... (ㅠㅠ)

아래 ‘음악 들으러 가기’ 클릭하시면 들리는 곡이 「이웃에 방해가 되지 않는 선에서」입니다. 「이웃에 방해가 되지 않는 선에서」는 반디앤루니스 네이버 블로그( http://blog.naver.com/bandinbook )에 올립니다. 신나는 음악이라고 소개해놓고서는 우울한 얘기만 써놓아 좀 그렇죠? 그게 바로 이 노래의 매력입니다. 신이 나면서도 어느덧 슬퍼하고 있는 나를 발견하는 것. 모두 좋은 하루 보내시길 바라요~~/(^^)/ [음악 들으러 가기]

[‘앵콜요청금지’ 들으러 가기]

 *음악 신청은 반디앤루니스 네이버 블로그(http://blog.naver.com/bandinbook) -> 메모 -> 들리는 블로그에서 해주세요~^^


Trackback 1 Comment 2

르네상스의 열쇠 - <Renaissance>


 

Kimmaster(김마스타), <Renaissance>, Sony Music, 2009

 

홍대 거리를 걷다 보면 거리 쪽 테라스에 테이블을 내놓은 술집이나 편의점 간의 의자에 앉아 술을 마시고 있는 김마스타(‘터’가 아니라 ‘타’라고 해야 어울린다)를 종종 볼 수 있다. 흡사 사기꾼처럼 술자리를 장악하고 일장 연설을 하고 있는 대머리 사내를 본다면 그가 김마스타일 가능성이 높다. 쉽게 잊히지 않을 외모이니 딱 보면 알 거다. 타이틀로 밀고 있는 「1 Shot」을 들어보면 그런 술자리가 그대로 연상된다.

원 샷, 투 샷, 쓰리 샷, 사랑이 꿈틀대는 이 밤,
이것이 우리의 파라다이스
도미노처럼 줄줄이 쓰러지는 그대들의 모습들이 우리의 추억들이
오늘 이 밤 저 별 따라 흘러


노래의 세련된 응답

홍대 거리에서 술 마시고 있는 김마스타를 본 사람이라면 이 앨범을 듣고 리얼리티가 활어처럼 생생히 살아 꿈틀대는 음악이라고 느낄 것이다. 지금까지 김마스타의 음악은 그래왔다. 스타가 되기 위한 몸부림이나 트랜드에 쫓겨 말이 많아지는 가짜들과는 질적으로 달랐다. 자기 이야기를 진실되게 말한다는 점에서 그는 진정한 인디 뮤지션이다. 인디라고 해서 오해하지 말자. 인디에는 네오 포크와 포스트 록만 있는 게 아니다. 인디에서 조차 외국 트랜드들에 밀려난 기분이 들지만 한번만 들어보면 김마스타가 토종이란 사실을 어렵지 않게 알 수 있다. 그가 20년 전에 활동했더라면 분명히 김현식과 어울려 다니며 만날 술이나 먹었을 딱 그런 뮤지션이다. 꼭 술 때문만은 아니다. 「31」을 들어보자.

극장 매표소 일도 커피숍 알바도 할 수 없는 나이가 됐지만
생각해 생각해 있을 거야 나이 들어서 할 수 있는 재미난 일들
많지 않은 시간을 보냈고 이제 다른 시간에 눈을 돌려
내 맘이 이사를 간다.
지금 이 자리에서 거기 그 자리로
가는 동안, 나 행복하기를


어쿠스틱 리듬 박스 위에 나지막이 기타가 울리고 멀리서 피아노도 돕는다. 세션들도 이 가사에 동의하는 듯 차분히 보컬에게 공간을 내어준다. 서른 한 살이면 금상첨화겠고 그 나이가 아니더라도 삶의 변화에 마주한 적이 있는 사람이라면 3분이 채 안 되는 시간 동안 범상치 않은 상념에 사로잡히리라. 반복되는 마지막 후렴구를 누군가는 행복에 대한 기대로 받아들이겠고, 누군가는 애써 웃는 웃음처럼 씁쓸한 미소를 보내리라. 당신은 최근에 삶과 노래가 한 몸이 되어 뒤엉키는 경험을 한 적이 있는가? 삶을 표현한 노래는 많고 어떤 허접한 노래에도 삶의 단면이 녹아 있기 마련이지만 이렇게 세련된 방식의 경험은 그리 자주 벌어지지 않는다.

이쯤 되면 김마스타를 서정성 강한 싱어송라이터로 생각하지 않을까? 물론 틀린 말이 아니다. 특히 이 앨범에는 서정이라고 부를 만한 시적 순간들이 활짝 꽃피어 있다. 그러나 김마스타는 각종 기타 회사들에서 후원하기를 바라는 기타리스트이며 레코딩 엔지니어링을 연마한 테크니션이다. 슬픈 눈동자를 가진 수줍은 뮤지션의 선입견을 덧씌우기엔 결정적으로 무대 위에서 눙치는 멘트들이 너무 웃기다.

르네상스

『Renaissance』는 김마스타의 이름으로 내 놓은 첫 번째 앨범이지만 선글라스로 발표한 앨범까지 포함하면 네 번째다. 이름은 바뀌었으나 음악적 특징은 그대로 이어진다. 애시드 팝 성향의 첫 번째 EP 『Cheap Sunglass』를 제외하면 포크와 블루스를 기반으로 80년대 동아뮤직의 느낌과 퓨전 재즈가 공존하는 음악을 해왔다. 자주 사용하는 재즈 코드와 펑키한 리듬, 앨범마다 기존 곡을 다시 녹음하는 습관까지, 비판적인 시각으로 보자면 도통 음악적 변화가 보이지 않는 뮤지션으로 보이기도 한다. 실제로 그의 노래들은 몇 개의 코드웍과 유사한 리듬으로 분류할 수 있다. 하지만 네  앨범들의 사운드 프로덕션은 정말 같은 뮤지션인가 의문이 들 정도로 다른 모습을 하고 있다.

이런 변화는 다른 뮤지션들과 구분되는 김마스타만의 테크니션적 면모이다. 『Russian Romance Best』(2005)는 실질적인 데뷔 앨범으로 자전적인 노래부터 명징한 블루스 양식까지 그가 보여줄 수 있는 재능을 쏟아 부은 작품이었다. 브라스를 활용한 봄여름가을겨울 풍의 오프닝에서부터 제프 벡을 떠올리게 하는 블루스까지 전체 규모는 다소 혼란스럽지만 김마스타의 절절한 에너지가 가장 잘 드러났다. 반면 『Intoxication』(2007)은 해외 프로듀서를 고용해 깔끔한 소리들을 뽑아냈다. 리듬 악기의 공간감이나 악기간의 조율에 있어 공들인 퀄리티를 자랑한다. 어쿠스틱을 주로 활용하는 기타 연주도 무척 빼어나다. 이번 『Renaissance』는 테크니션적인 면모를 보인 전작과 달리 친근하면서도 자연스러운 사운드 프로덕션을 취하고 있는데 특히 곡 쓰기에서 그런 면모가 짙게 드러난다.

기타와 함께 코러스가 흥겨운 「1 Shot」이나 퍼커션의 부드러운 리듬이 친근한 「꽐라송」, 개구쟁이 같은 「재규는 개구쟁이」가 대표적이다. 김마스타 특유의 필 충만 순간 기타 리듬이 두드러지기보다 자연스러운 밴드 분위기를 살린 곡들이다. 흥에 겨운 길거리 술자리에서 ‘아는 사람들’과 부르는 노래를 그대로 옮겨놓은 것 같다. 「Moonlight」같은 김마스타표 낭만 발라드도 훨씬 부드러워졌는데 유사한 스타일의 「숨잔」(『Russian Romance Best』)보다 쿨한 감성에 유려한 플로우를 실었다. 연주곡도 그렇다. 「잘 지내세요」의 회색 블루스를 원한 사람들에게는 다소 심심할 수 있겠지만 앨범 후반부에 위치한 「쿠바의 순정」과「그대와 광합성」은 그야말로 부드러운 마력을 선사하는 섹션이다. 마빈 게이나 키스 스웨트가 부담스러웠던 커플들에게 좋을 뿐 아니라 어둔 밤에 혼자 듣는다면 기필코 지나간 사랑과 우정의 대서사시가 아련하게 펼쳐질 트랙이다.

테크니션과 감성적 뮤지션을 구분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지만 이번 앨범은 확실히 테크니션 김마스타보다 자유인 김성민의 이미지가 더 선명하다. 유일하게 감정에 충만한 「Stone」이 보너스 트랙으로 명기된 사실이 이를 증명한다. 사실 이 곡의 ‘찐’함도 자조적 세계관이 반영된 가사와 호응하는 유기적인 형식일 뿐이다. 김마스타가 가진 가장 큰 매력은 이렇게 기술과 내용이 조화롭게 어울려 있다는 사실이다. 여전히 부정적 아마추어리즘과 역시 부정적인 포드 시스템으로 극과 극을 채우고 있는 한국 음악계에 김마스타의 서정 테크닉은 매우 소중한 중립지대처럼 보인다. 그래서 『Renaissance』는 잊힌 고대 도서관처럼 들린다. 치기와 자본을 맹신하는 암흑시대를 끝내고 찬란한 인문주의, 아니 서정주의가 꽃 피도록 만들어줄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그 열쇠만은 가지고 있는 앨범이다.

한 여자를 십 년간 사랑해 왔어

리뷰는 여기서 끝내는 게 좋을 것 같은데 「록커의 순정」에 대한 이야기가 빠져 다시 펜을 든다. 감정 과잉된 기타 리듬처럼 안 해도 좋을 짓인 줄 알지만 무대에 선 사람이 흥분을 제어하기란 결코 쉽지 않은 법이다.

이 노래는 흔하디 흔한 사랑노래다. 「맨발의 청춘」과 「광화문 연가」가 뒤섞인 것 같다. ‘이 뜨거운 여자를 만나 차가운 가슴 녹았다’는 남자는 여자에게 눈물만 남겨주어 듣는 사람의 마음을 짠하게 울린다. 록커로 은유된 남자들의 고질적인 허세가 정박 드럼에 실려 더욱 통속적으로 들린다. 수많은 사랑 노래들이 있는데도 이 곡을 무한 반복해 놓고 싱숭생숭해지는 이유는 기억 때문이다. 사랑은 이기적이어서 결코 믿을 게 못 된다. 네가 있어 다행이라는 고백은 결국 사랑에 대한 증거가 아니라 위로에 대한 기대가 아니던가? 사랑이란 기억됨으로 해서 고통스럽다. 기억되어야 존재하는 고약한 신기루다. 이 노래의 남자도 ‘수없이 쌓인 추억들과 한 잔하며’ 기억에 대해 노래하고 있다. ‘그래도 난 한 여자를 십 년간 사랑해 왔어’라고 얼버무리며 끝나는 노래는 증거가 아니라 기억이어서 진실이다.

이렇게 김마스타의 노랫말은 진실과 허세 사이의 미묘한 지점을 건드릴 줄 안다. 물론 음악 이 있어야 참 맛을 느낄 수 있는 노랫말이다. ‘이 뜨거운 여자’라고 말 할 때 ‘자’에 주는 강세나 록커가 아니라 ‘커’라고 발음하는 형식과 어울려야 비로소 행간을 읽을 수 있다는 말이다. 이건 문학적인 음악도 아니고 음악적인 문학도 아니다. 노래만이 획득할 수 있는 삶의 한 부분일 뿐이다. 사랑이 아무리 우리를 때리고 죽이더라도 이런 음악을 만들게 하니 거부할 수 없는 것이란 생각에 사로잡힌다. 

오늘의 음반을 리뷰한 '전자인형'님은?
초등학교 3학년 어느 맑은 날 컬처클럽 뮤직비디오를 보고 2차 성장을 감지한 구 메탈키드. 대마초 한 대 펴 보는 게 소원인 말보로 라이트 헤비 스모커. 웹진 음악취향Y(
http://cafe.naver.com/musicy)에서 전자인형이란 필명으로 평균 조회수 50의 잡다한 글을 쓰고 있음.

Trackback 0 Comment 0

장기하와 홍길동, 평범하게 특별한 그들의 이야기

 

 

장기하와 얼굴들, 『별일 없이 산다』, 붕가붕가레코드, 2009


<재즈피플> 안민용 기자의 책과 음악 이야기 No 4 - 평범하게 특별한 그들의 이야기

「별일 없이 산다」

니가 깜짝 놀랄만한
얘기를 들려주마
아마 절대로 기쁘게
듣지는 못할거다
뭐냐하면
나는 별일 없이 산다
뭐 별다른 걱정 없다
나는 별일 없이 산다
이렇다 할 고민 없다

* Album from 장기하와 얼굴들 『별일 없이 산다』「별일 없이 산다」 중

읽는 사람의 소설, 임꺽정

그동안 쿵푸시리즈(<공부의 달인, 호모 쿵푸스> <사랑과 연애의 달인, 호모 에로스>)가 그린비 출판사에서 나왔기 때문에 <임꺽정, 길 위에서 펼쳐지는 마이너리그의 향연>이 사계절 출판사에서 나온 것에 대해 약간 의아해 하고 있었다. 그런데 서두에 보니 사계절에서 먼저 임꺽정으로 강연을 해달라는 의뢰가 있었고 그린비의 지원사격 내지는 회유로 임꺽정을 읽고 강연과 책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었다고 한다.(더욱이 <임꺽정>의 판권은 사계절이 갖고 있다) 시작부터 상부상조의 미덕이 느껴지지 않는가! 

<임꺽정>은 읽는 시기마다 혹은 읽는 사람마다 다르게 와 닿는 작품일 듯하다. 아직 읽지는 못했지만 <임꺽정, 길 위에서 펼쳐지는 마이너리그의 향연>을 통해 본 <임꺽정>은 워낙 방대한 이야기이기도 하지만 홍명희도 소설로 응축했다기보다는 서사로 풀어낸 듯한, 그래서 읽는 사람의 소설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고미숙은 ‘길 위에서 펼쳐지는 마이너리그의 향연’으로 <임꺽정>을 읽는다. 경제, 공부, 우정, 사랑과 성, 여성, 사상, 조직 등 7장으로 나누어 대차게 <임꺽정>을 해부한 것이다. 어떤 부분에서는 꿈보다 해몽이기도 하지만 그것마저도 시의적절 하게 통쾌하고 또 웃기다. 

평범하게 특별한 그들의 이야기

지난해 음악계의 화두는 단연 장기하와 얼굴들이었다. 제6회 한국대중음악상은 올해의 노래로 「싸구려 커피」를 지목했고 최우수 록 노래 부문(심사평에서도 이들을 록으로 분류해야 하는가에 대한 논의가 심했다고 한다)을 수상했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이들은 네티즌이 뽑은 올해의 음악인 남자부문에 선정되어 윤하(여자), 원더걸스(그룹)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이렇듯 “미지근해 적잖이 속이 쓰려”오는 '싸구려 커피’로 세간의 관심을 모으던 그들이 낸 첫 번째 앨범은 『별일 없이 산다』. 마치 사람들의 관심을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나는 별일 없이 산다 뭐 별다른 걱정 없이 산다”고 이야기한다. 그리고 사람들은 별일이라도 일어난 듯 그들의 음반을 구입했다. 앨범 판매고가 만 단위를 넘었다고 하니 소위 비주류에 속하는 이들치고는 밀리언셀러에 해당하는 숫자일 것이다. 

어떤 사람들은 장기하와 얼굴들이 루저(loser, 패배자. 하지만 20대 백수가 루저가 되어야하는 세상이란 정말 기분 나쁘지 않는가?)의 감성을 대변한다고 환호했고, 만 단위로 판매고가 올라갈 때에는 ‘20대 청년 백수’에서 ‘성공한 루저’가 되었다고 수군거리기도 했다. 장기하와 얼굴들, 그리고 사람들의 평가를 보고 있으면 청석골 홍길동 무리를 떠올리게 된다. 본인들은 별 일 없이 산다고 생각하는 그들이 실상은 얼마나 특별해졌는지를 생각해보면 그렇다. 사람들은 세상이 만들어놓은 틀을 인정하면서도 벗어나려 하지 않는다. ‘남들처럼’이라는 말이 주는 고통을 고스란히 받고 있으면서도 ‘남들보다 더’를 외치며 달려가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장기하와 얼굴들을 어떤가. ‘달이 차오른다, 가자’고 의기양양하게 외치고도 “오늘도 여태껏처럼 그냥 잠들어 버려서 못 갈지도 몰라(「달이 차오른다, 가자」 중)”고 말한다. 이렇게 한마디 덧붙이면 완벽하다. 거 좀, 안가면 어때. 

그들은 별일 없이 산다. 세상을 모조리 스승으로 삼고 있는 임꺽정이나 한참 세상을 배워나가는 방년 28세(1982년생) 장기하는, ‘남들보다 더’ 잘 살기 위해서가 아니라 ‘내가 좋아서’ 살기 때문에 별일 없이도 잘 산다. 그 비결이 뭘까. 고미숙은 말한다. “사랑하는 사람은 보상이 필요 없다. 사랑하는 순간 이미 천국을 경험하게 되니까. 그렇다면 공부에도 목적이나 이유, 대가 따위가 필요하지 않다. 공부하는 순간, 이미 삶은 축제가 되니까. 그리고 그 축제의 절정이 바로 평상심이다. 일상이 곧 공부요 도가 될 때, 생사의 문턱 역시 가뿐히 넘나들 수 있다. 평상심이란 무릇 그런 것이리라. 양명학의 대가 소금장수 왕심재의 ‘낙학가’(樂學歌)로 클로징 멘트를 삼기로 하자 ‘즐겁지 않으면 배움이 아니고, 배우지 않으면 즐거움도 없다. 즐거운 연후에야 배운 것이고, 배운 연후에야 즐겁다. 고로, 즐거움이 배움이고 배움이 곧 즐거움이다! 아아~ 세상의 즐거움 중에 이 배움만한 것이 또 있을 것인가?’”(p. 105~106)

* 장기하와 얼굴들의 「별일 없이 산다」는 반디앤루니스 다음 블로그( http://blog.daum.net/bandinbook )에 올립니다.
[「별일 없이 산다」 들으러 가기(클릭)]

Trackback 0 Comment 2

여전히 생생한 무대 위의 뜨거운 열정 - <프레디 머큐리>

 

그레그 브룩스 외, <프레디 머큐리>, 뮤진트리, 2009

 

초등학교 시절, 여느 때와 같이 학교에 다녀와서 오후 늦게 케이블 음악 채널을 틀었다. 그 때만 해도 케이블 음악 채널이 가수들의 뮤직 비디오를 충실히 방송해주었고, 나와 친구들은 경쟁하듯이 그 채널을 시청하며 가리지 않고 음악을 들었다. 그것이 마치 다른 친구들과 윗세대로부터 우리를 차별화하는 특징이라도 되는 양 말이다. (미국에 MTV 세대가 있다면, 한국엔 M.net 세대가 있다고나 할까?)

대부분의 친구들은 한국 가수의 뮤직비디오를 즐겨봤고 나 또한 그랬다. 하지만 어느 날, 한 뮤직 비디오를 본 것을 계기로 나의 관심은 해외 팝 아티스트들 쪽으로 옮겨갔다. 그 뮤직 비디오는 바로 퀸(Queen)의 <보헤미안 랩소디>. 지금 봐도 신선하며 눈을 뗄 수 없을 만큼 흥미로운 이 뮤직 비디오가 당시 어린 여자아이의 눈에는 얼마나 파격적이었겠는가. 거기에 오페라를 연상시키는 사운드와 힘차고 매력적인 보컬, 애잔한 기타 소리는 전자 음악과 립싱크에 길들여져 있던 귀에 새로운 혁명과도 같았다.
 
그 후 나는 퀸의 팬이 되었고, 그들의 음악을 들으며 음악을 더욱 좋아하게 되었다. 가장 좋아하는 멤버는 보컬인 프레디 머큐리. 보컬이 록 그룹의 프론트맨이라는 말도 있지만, 프레디 머큐리만큼 대중에게 자신의 그룹을 강력하게 각인시켰던 인물이 또 있을까? 그의 무대는 언제나 화려하고 카리스마 넘쳤으며, 음악적으로도 다양한 시도를 마다하지 않았다. 하지만 최고 스타임에도 불구하고 늘 소탈하고 겸손했으며, 1991년 끝내 에이즈로 사망할 때까지 열정적으로 산 사람이다.

내가 할 일은 사람들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음악을 만드는 것이다. 하룻밤 사이에 그들의 삶을 바꾼다거나 관객을 평화의 메시지 같은 것에 말려들게 할 생각은 없다. 공연은 현실도피와도 같아서 난 사람들이 그 시간만큼은 내 음악을 즐기길 바랄 뿐이고, 혹시 내 음악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가차 없이 쓰레기통에 쳐박아 주길 바란다. (p. 54, ‘위대한 위선자’)

그리고 얼마 전, 그의 육성으로 쓰인 자서전 <퀸의 리드 싱어 프레디 머큐리>를 읽었다. 퀸의 초창기부터 그가 사망할 때까지를 담은 이 책을 읽으며 퀸과 프레디 머큐리를 새롭게 알게 된 듯한 기분이 들었다. 활동 전후 퀸이 어떤 상태였고 어떤 기분으로 음악 활동에 임했는지를 여실히 알 수 있었으며, 그 결과 만들어진 앨범과 음악들이 어떤 의미를 담고 있는지에 대해서도 알 수 있었다. 활동 당시 파격적인 음악 스타일과 비주얼, 그리고 왕실을 공격하는 듯한 노랫말 때문에 비난을 많이 받기도 했지만, 그들에게는 전혀 그런 의도가 없었다고 한다. 그저 어떻게 하면 사람들이 자신들에게 더 관심을 가지고 음악을 듣게끔 할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더 좋은 음악을 만들까 하고 고민했을 뿐이었다고. 프레디는 자신들이 쇼비즈니스맨의 입장에서 그룹을 이끌었다고 말했지만, 내가 보기에 그들의 중심에는 늘 음악이 있었고, 음악만이 그들의 존재 이유였다. (You were born to just love music!)
 


난 평범한 인간이다. 나도 그저 한 인간이라는 걸 사람들이 알아주면 좋겠다. 난 장애인이나 마찬가지다. 모든 이가 무대 위 나의 페르소나를 좋아하기 때문이다. 어느 누구도 나의 참모습을 사랑하지 않는다. 모두 나의 명성과 스타덤과 사랑에 빠진다. 그렇기 때문에 난 싸워야 한다. 대부분의 시간은 내 뜻과 반대로 된다. 난 관계를 원하지만 항상 그것과 싸워야 한다는 걸 느낀다. 내가 괴물을 만들어 낸 모양이다. 관계를 맺으려면 그 사실을 인정해 줄 누군가를 찾아야 하는데 결코 쉽지 않다. 그 둘은 마치 동전의 양면과도 같아서 분리하기가 무척 어렵다. (p.153, ‘외롭지만 누구도 몰라’)

마이클은 정말로 함께 일해 보고 싶은 멋진 사람이어서 그와 함께 뭔가를 꼭 만들어 보고 싶다. 마이클은 오랫동안 퀸의 친구였다. (…) 마이클이 <스릴러>(1983)로 엄청난 성공을 거둔 뒤, 우리는 조금 소원해졌다. 마이클은 그냥 자기만의 세계에 틀어박혔다. 한때는 같이 클럽도 다니면서 즐겁게 지냈는데, 이제 그가 자신의 성에서 나오려 하질 않아 조금은 섭섭하다. (p. 217, ‘내 마음 깊숙이 들어온 그대’)

외로움과 열정을 담은 그의 무대

특히 프레디 머큐리가 자신의 일생과 사랑, 성공, 그리고 스타로서 느끼는 외로움과 고통에 대해 말한 부분이 인상적이었다. 퀸 초창기, 아직 음악적으로 큰 성공을 거두지 못했을 때는 늘 자신만만한 태도로 인터뷰를 했지만, 나중에 퀸이 세계적인 명성을 얻고 나서는 외로움과 고통을 토로하는 말을 많이 남겼다. 그가 가장 못 견뎌했던 것은 무대 위에서의 모습과 실제 내면의 불일치에서 오는 대중의 오해였던 것 같다. 매스컴에 비친 그의 모습은 늘 화려하고 당당했다. 하지만 실제 그의 내면은 그를 다른 백인들과 차별하는 영국인들의 차가운 시선과 혹독한 평단의 평가로 인해 상처받은 탄자니아 출신 소년의 그것이었으리라. 그러나 그런 그가 유일하게 위로 받고 편안함을 느낄 수 있던 곳 또한 사람들의 시선이 쏟아지는 무대였다는 것은 아이러니다.

프레디 머큐리는 마이클 잭슨과의 인연에 대한 이야기도 남겼다. 그들은 절친한 사이였지만, 마이클이 매스컴의 과도한 취재로 인해 오히려 사람들로부터 마음의 문을 닫게 되면서 그들의 관계 또한 소원해졌다고 한다. 그들은 함께 음악 작업도 할 계획이었는데, 아쉽게도 마이클이 너무 바빠서 무산되었었다. 두 사람이 천국에서 만났을까? 그 곳에서도 음악을 만들며 함께 노래하고 있을까? 프레디 머큐리와 마이클 잭슨이 너무나도 그립다.

프레디 머큐리의 팬이기도 하고, 책 자체도 구성이 깔끔하고 내용이 재미있어서 감상 또한 여느 때보다 길게 적어버렸다. 그의 육성으로 쓰인 책이라서 그런지, 책을 읽는 내내 어디선가 퀸의 노래가 들리는 듯 했고, 심지어는 그의 목소리가 들리는 듯한 기분까지 들었다. 책은 끝까지 다 읽었지만, 그에 대한 동경과 그리움은 한층 더 짙어진 것 같은 기분이다. 이 기분을, 오늘은 그들의 낡은 CD를 들으며 달래야겠다.

오늘의 책을 리뷰한
‘파란봄날’님은?
좋은 책이 좋은 길로 이끌어 주리라는 믿음으로, ‘스펙’ 쌓기보다는 책 읽기와 서평 쓰기에 몰두하고 있는 20대 취업 준비생입니다. 장래에 대한 걱정으로 자칫 우울하고 무기력해질 수 있는 때이지만, 다양한 분야의 책을 읽으며 활력을 얻고 블로그에 글을 올리며 위안을 얻고 있습니다.


Trackback 0 Comment 0

루시드 폴 - 그들은, 사람이었네

 

루시드 폴, <국경의 밤>, Mnet Media, 2007

 

<재즈피플> 안민용 기자의 책과 음악 이야기 No.3 - 그들은, 사람이었네

「사람이었네」

문득, 어제 산 외투 내 가슴팍에 기대
눈물 흘리며 하소연 하네 내 말 좀 들어달라고
난 사람이었네
어느 날 문득 이 옷이 되어 팔려왔지만

* Album from  루시드 폴 『국경의 밤 (Night At The Border)』, 「사람이었네」 중

아이들의 굶주림으로 만들어진 초콜릿

<Heal The World>(힐 더 월드)에 의하면 “초콜릿의 원료를 만드는 카카오 농장에서 일하는 아이들의 평균 노동시간은 하루 10시간”이고 “인도 아이들의 노동력 착취로 생산되는 대표적인 수출상품은 양탄자”라고 한다. “많이 먹으면 졸음이 와서 작업 속도가 늦어진다는 이유로 음식도 조금밖에 먹지 못하고, 웃고 떠드는 것조차 금지당한 채 아이들이 일하는 시간은 하루 14시간.” 루시드 폴은 ‘방안에 갇힌 14살 하루 1달러를 버는’ 소녀의 눈물을 빌려 ‘사람이었네’라고 노래한다. 

얼마 전에는 <한겨레 21>(745호)이 표제기사로 ‘초콜릿은 천국의 맛이겠죠’를 실었다. 한 번도 초콜릿을 먹어본 적이 없다는 카카오 농장의 어린 노동자는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초콜릿을 좋아한다면 틀림없이 초콜릿은 천국에서나 맛볼 수 있을 것 같은 달콤하고 아름다운 맛이겠죠? 그렇겠죠? (http://h21.hani.co.kr/arti/cover/cover_general/24258.html)”라고 묻는다. 그 아이들은 태어나면서부터 노동과 굶주림만을 배운다. 

최근 들어 부쩍 아동 외에도 환경, 기아, 인권, 노동 등에 대한 사회문제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그만큼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책들이 많아졌는데 국제아동돕기 연합회에서 펴낸 <Heal The World>도 그런 책이다. 다만 <Heal The World>의 경우 <지식-E>처럼 단편적인 지식과 사진 등으로 편집되어 있어 다소 가벼운 편이다. 책에서 다루어진 내용이 가볍다는 것이 아니라 전달 방식에서 가볍다는 편. 더욱이 충격적인 사실을 보여주지만 그 이상의 깊이를 찾기는 어렵다. 

관심이 세상을 따뜻하게 한다

아동문제만을 다루고 있지는 않지만 사회문제에 대한 책으로 재미있으면서도 깊이 있게 읽을 수 있는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가 있다. 그 책을 읽었던 2007년 무렵만 해도 사회문제에 큰 관심이 있지는 않았지만 이후 신문이나 잡지 등을 통해 꾸준히 사회문제를 접하기 시작해 지금은 삶을 어떻게 나눌 수 있을까에 중점을 두고 좀 더 실천적인 삶을 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런 책들에서는 나 하나 달라진다고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다. 오늘 하루 커피 값을 아껴 그들을 돕는다 한들 세상은 달라지지 않는다. 세상에는 언제나 배고픈 아이들이 존재할 것이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도와서 무얼 하겠느냐고 말하거나 커피 한 잔이 그 아이들의 수입을 보장해주지 않느냐고 말하는 건, ‘비겁한 변명’이라고 생각한다. 세상이 조금 더 따뜻해지기를 바라는 사람들이나 이를 위해 커피 한 잔은 마시지 않을 수 있는 사람은 그렇게 말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희망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기에. 

작은 관심과 더 작은 실천은 우리의 희생이나 양자택일이 아니라 ‘최선의 선택’에서부터 시작된다. 커피를 마시지 않는 게 아니라 공정무역 커피를 마시는 ‘착한소비’도 그런 선택 중 하나다. 세상을 따뜻하게 하는 데에는 큰 것이 필요한 게 아니다. 작은 관심이, 더 작은 실천이 세상을 따뜻하게 한다. <재즈피플> 안민용 기자 [<재즈피플> 보러가기(클릭)]

Trackback 0 Comment 2
prev 1 2 3 4 5 6 7 8 nex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