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희경'에 해당되는 글 6건

  1. 2014.02.25 [반달토끼의 책방앗간] 은희경, 《새의 선물》
  2. 2014.01.24 [서점에서 만난 사람] 함께 살고싶은 한국문학의 새로운 집 - 문학동네 한국문학전집 출간 기념 간담회
  3. 2012.12.04 《새의 선물》 - 삶이란 '이런' 것, 그런데 '어떤' 것?
  4. 2012.07.20 [접어놓은 구절들] 은희경, 《태연한 인생》
  5. 2011.07.14 [에디터의 북카트] 료의 7월 14일 북카트
  6. 2009.12.10 <나는 오직 글쓰고 책읽는 동안만 행복했다> - 자주 열어보고픈 소중한 책

[반달토끼의 책방앗간] 은희경, 《새의 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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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점에서 만난 사람] 함께 살고싶은 한국문학의 새로운 집 - 문학동네 한국문학전집 출간 기념 간담회

 

편집·정리 | 컨텐츠팀 에디터 현선·혜원
사진 제공 | 문학동네

 

같은 책이라도 전집(全集) 안에 들어가면, 새로워 보입니다. 책의 새로운 터전 같다고나 할까요? 위대한 문학전집이 세상에 나오면, 이 땅에 훌륭한 집 한 채가 지어진 것 마냥 우두커니 바라보는 일부터 시작합니다. 자꾸 보면 살고 싶어지는 것이 집입니다. 책이라고 다르지 않습니다. ‘갖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훌륭한 전집일수록 전부 다 모으고 싶죠. 그래서 전집은 ‘샀다’는 말보다 ‘장만했다’는 말이 더 어울립니다.

 

 

세계문학전집과 한국고전문학전집을 출판한 문학동네에도 새집이 들어섰습니다. 하얗고 튼튼한 스무 권의 책들입니다. 김승옥의 단편 10편이 수록된 1권부터 2009년에 나온 박민규의 <카스테라>까지. 스무 권을 아우르고 있는 시대는 사실 모호합니다. 문학동네의 신형철 편집위원은 한국문학전집의 발간을 기념하며, 선정 기준을 밝혔습니다.

 

 

 

 “’문학성’입니다. 문학동네가 소설을 출간할 때 가장 중요하게 신뢰하는 기준은 ‘서사의 힘’입니다. ‘인간과 세계의 진실을 이야기가 밝혀서 보여줄 수 있는가.” 그리고 작품이 어느 정도 독자들과 소통했는지, 한 시대의 사회적 징후를 대표적으로 보여줬는지 하는 ‘문제성’을 중요하게 생각했습니다.”

 

“모두가 박완서를 읽고 자랐고, 모두가 박완서를 읽으며 세월을 났다.” (400쪽)

 

문학동네 한국문학전집의 세 번째 책, 박완서의 대표 중단편선 <대범한 밥상>에 쓰인 문학평론가 차미령의 해설입니다. 세월을 함께한 책을 전집으로 다시 보는 기분은 어떨까요? 문학동네 한국문학전집은 2014년에 나온 ‘새 책’이기도 합니다. 이 전집을 계기로 누군가는 한국문학 입문자가 될 수도 있습니다.

 

 

“‘문학동네 한국문학전집을 통해 ‘한국문학이 이런 거구나.’라고 처음 경험하는 사람들이 많아졌으면 좋겠어요. 새로운 세대의 한국문학 독자, 한국문학을 이해하고 존중하는 문화가 우리 사회 속에 정착되도록 하는 게 문학 출판사의 사명이라고 생각합니다.” 황종연 편집위원의 바람이 문학동네가 한국문학전집을 출간하는 중요한 목적이기도 합니다.

 

우선으로 발표된 스무 권 외에 앞으로 전집에 입주 예정인 이웃도 궁금해집니다. 문학동네 한국문학전집의 문은 언제나 열려있습니다. 문학동네 편집위원들은 자신감 있게 입을 모았습니다. “전집을 만든다는 것이 기존에는 정서를 확정 짓는 대단히 권위적인 작업이었습니다. 문학동네는 좀 더 동시대 독자들과 호흡할 여지를 많이 남기고자 합니다. 조금 더 유연하게. 어떤 작품은 전집으로 묶기엔 조금 낯설 수 있어요. 하지만 동시대의 작품 중 앞으로 어떤 것이 한국문학전집에 포함될 것인지 누구도 확신할 수 없는 상태에서 누군가는 맨 처음 기준을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무모한 일처럼 보일 수도 있습니다만, 문학동네의 자신감 표현이라고 생각해주셨으면 좋겠어요.”

 

한국문학전집을 장식하는 표지에는 한강 사진이 있습니다. 낯선 풍경의 한강을 아름답게 찍는 이대원의 사진입니다. 문학동네가 기록할 한국문학전집의 역사가 한강의 물결을 따라 굳세게 흘러가길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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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의 선물》 - 삶이란 '이런' 것, 그런데 '어떤' 것?

 

은희경 | 《새의 선물》 | 문학동네 | 2010

 

지나간 매일이 한곳에 모인다. 이제껏 살아온 날들이 그곳에 쌓인다. 한순간도 예외 없이, 하루도 빠짐없이, 모조리. 단 하나의 단어만을 향한다. 삶.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하나의 육체가 건너온 모든 시간의 ‘결’과 ‘층’이 그냥 삶이다. 있는 그대로의 삶. 그 삶에 대해 말하고자 한다면 흘러가버린 그 세월을 남김없이 불러들여야 한다. 불필요한 수식과 의도된 극적 구성, 주관적인 해석 없이 일어난 사실만을 죄다 기록한 후에 ‘이렇게 살았다.’ 마침하고 ‘이런 게 삶이다.’ 덧붙이는 정도.

 

“내가 내 삶과의 거리를 유지하는 것은 나 자신을 ‘보여지는 나’와 ‘바라보는 나’로 분리시키는 데서부터 시작된다. 나는 언제나 나를 본다. ‘보여지는 나’에게 내 삶을 이끌어가게 하면서 ‘바라보는 나’가 그것을 보도록 만든다. (…) 그러므로 내 삶은 삶이 내게 가까이 오지 못하도록 끊임없이 거리를 유지하는 긴장으로써만 지탱돼왔다. 나는 언제나 내 삶을 거리 밖에서 지켜보기를 원한다.” (12쪽)

 

하지만 애초에 그게 가능하기는 한 걸까. 사실은 진실과 다르고, 눈에 보이는 것들은 그 이면을 지니고 있다. 보이는 것들을 배반하는 의도와 심리를 숨기고 있다. 속 보이는 말과 행동이 그것을 증명하듯, 일찍이 삶의 이면을 보아버린 《새의 선물》 ‘진희’가 가차 없이 말해주듯. 보이고자 작정한 적 없는 모든 속내들은 그것의 본성상 유치하고 비열하고 치졸하다. ‘척’과 ‘체’로 간신히 가리고는 있으나 그래서 더욱 우습고 볼썽사나워진다. 그러니 허위로 덧칠된 사실들을 잔뜩 나열한들, 삶의 진실이 보일 리 만무하다.

 

“어느 날 나는 지나간 일기장에서 ‘내가 믿을 수 없는 것들’이라는 제목의 긴 목록을 발견했다. 무엇을 믿고 무엇을 믿지 않는다 말인가. 이 세상 모든 것은 다면체로서 언제나 흘러가고 또 변하고 있는데 무엇 때문에 사람의 삶 속에 불변의 의미가 있다고 믿을 것이며 또 그 믿음을 당연하고도 어이없게 배반당함으로써 스스로 상처를 입을 것인가. 무엇인가를 믿지 않기로 마음먹으며 그 일기를 쓸 때까지만 해도 나는 삶을 꽤 심각한 것이라고 여겼던 모양이다.” (401쪽)

 

삶으로부터 상처받지 않으려는 진희의 이른 깨달음이다. ‘보여지는 나’와 ‘바라보는 나’로 자신을 분리한 후 ‘보여지는 나’를 통해 연극을 펼치는 일, 그것이 위선과 허위로 가득 찬 세상에 대응하는 그녀의 방식이다. 어차피 진심이라는 게 가당치 않는 세상이니, 그럴 바에 차라리 적당히 척하고 체하면서 상처받기 쉬운 진심은 따로 챙겨두고 서늘한 시선으로 ‘보여지는 나’가 속해 있는 우스운 세상을 지켜보겠다는 것이다. 그렇게 진희는 삶에 대한 나름의 결론을 품고 관망하듯 삶을 살아간다.

 

“삶도 그런 것이다. 어이없고 하찮은 우연이 삶을 이끌어간다. 그러니 뜻을 캐내려고 애쓰지 마라. 삶은 농담인 것이다.” (405쪽)

 

그런 진희의 삶 앞에서, ‘이런 게 삶이다’라고 말하는 그녀 앞에서, 그 모두가 세상 밖으로 꺼내놓지 못한 진심이 살고 있는 삶이란 또 무어라 말해야 하는지, 어쩔 수 없이 다시, 질문하게 만드는 게, 바로 삶이 아닌가. 생각하게 된다.   

 

- 컨텐츠팀 에디터 현선 (anejsgkrp@bandinlun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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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어놓은 구절들] 은희경, 《태연한 인생》

 

 

은희경 | 《태연한 인생》 | 창비 | 2012

 

살아오는 동안 류를 고통스럽게 했던 수많은 증오와 경멸과 피로와 욕망 속을 통과한 것은 어머니의 흐름에 몸을 실어서였지만 류가 고독을 견디도록 도와준 것은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삶에 남아 있는 매혹이었다. 고독은 그것을 받아들이려는 사람에게 적요로운 평화를 주었다. 애써 고독하지 않으려고 할 때의 고립감이 견디기 힘들 뿐이었다. 타인이란 영원히 오해하게 돼 있는 존재이지만 서로의 오해를 존중하는 순간 연민 안에서 연대할 수 있었다. 고독끼리의 친근한 오해와 연대 속에서 류의 삶은 흘러갔다. 류는 어둠 속에서도 노래할 수 있었다. (265쪽)

 

약속 없는 일요일에 이 소설을 읽는다. 언제는 뭐 약속이 있었나 싶으면서, 누굴 만나도 허허로워 할 거면서, 막연히 누군가를 만나고 싶은 오후다. 결국 은희경의 문장 앞에 머무르기로 한다. 사람보다 소설을 택하길 잘했다며 자족하는 나는 사실 이 시간에 익숙하다. 누군가와 마주앉아 태생적으로 좁힐 수 없는 거리를 확인하기보다 그저 애꿎은 핸드폰을 만지작거리며 홀로 가늠하는 편이 안전하다고 여긴다. 고독하지 않다고 말한다. 그러나 마지막 구절이 일요일 오후를 흔들고 만다. 고독은 익숙하고 안전하게 흉내 낼 수 있는 종류의 것이 아님을 알고 만다. 나는 그만 책을 덮고 만다.

 

- 컨텐츠팀 에디터 희진 (hebong2000@bandinlun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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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의 북카트] 료의 7월 14일 북카트


 

 

은희경 | <생각의 일요일들> | 달 | 2011

 

은희경 작가의 새 책, 그것도 등단 이후 처음으로 내는 산문집이 나왔습니다. 열 권의 소설책을 내는 동안 단 한 번도 산문집을 내지 않았다는 사실이 조금은 신선하게 느껴졌습니다. 많은 소설가, 시인들의 작품목록에 산문집이 한 권쯤은 있는 게 보통인데 말이죠. 특히 '생각의 일요일들'은 지난해 출간되었던 은희경 작가의 소설 '소년을 위로해줘'를 연재하는 동안 틈틈이 쓴 글을 엮은 것이라고 합니다. 그런 만큼 한 작가가 작품을 집필하는 동안 어떠한 과정을 거치는지를 엿볼 수 있는 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특히, '소년을 위로해줘'를 읽은 독자라면 이 책 안에서 일종의 '비밀의 열쇠' 같은 걸 찾을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이 산문집 속의 글을 쓰는 기간이 내 인생에서 고독으로부터 가장 멀리 떨어져 있던 시간이 아니었나 싶다. 소요와 미열의 시간들이었다. 지금은 꼭 그렇지는 않다. 꿈에서 깨어난 사람의 눈으로 볼 때 이 산문 속 시간들의 한시적인 소란과 과장된 감정과 헛된 열정이 낯 뜨겁고 공허해 보여 책을 묶기까지 여러 번 망설였다. 그러나 눈을 드니 멀리에서부터 다시 천천히 내게 다가오고 있는 고독, 가까워질수록 그 얼굴이 익숙했다. 그 얼굴 너머로 이제는 멀어져버린 아득하고 천진한 나의 한 시절을 기억해두고 싶어졌다.

- 작가의 말 <맨 앞에> 중에서

 

은희경 작가의 '아득하고 천진한' 한 시절을 엿보고, 함께 기억해두고 싶어 생각의 일요일을 담았습니다.

 

 

 

 

다자이 오사무 | <쓰가루.석별.옛날이야기 - 세계문학전집 75> | 문학동네 | 2011

 

책을 좋아하는 분들 중에는 세계문학전집의 전질을 서재에 꽂아두는 날을 꿈꾸는 분들이 꽤 되실 텐데요. 네, 저 역시 그 중 하나입니다. 민음사, 열린책들, 을유문화사, 펭귄클래식 등 수많은 출판사들에서 세계문학전집 시리즈를 출간하고 있는데요. 제가 요즘 '수집'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은 바로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입니다. 무엇보다 먼저 깔끔한 디자인이 마음에 들고, 최근에 발간하기 시작해서 이미 수백권씩을 낸 다른 세계문학전집보다는 전질을 사는 날이 좀 더 빨라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였습니다. 그러나, 저의 기대보다 3배 정도 빠른 속도로 속속들이 책이 나오고 있어 여전히 전질구입은 머나먼 꿈이 될 것만 같습니다.

 

각설하고, 가장 최근에 나온 책은 '다자이 오사무'의 '쓰가루.석별.옛날이야기'입니다. 다자이 오사무는 20세기 일본 문학 최고의 작가로 불리우며, 여러번의 자살 시도와 비극적인 죽음을 맞이한 것으로 알려져 있죠. '인간실격' 그리고 산문집인 '나의 소소한 일상'에서 보여준 우울하지만 자조적인 농담을 즐기는 다자이 오사무의 단편은 어떨지 기대가 됩니다. 대표작인 '인간실격'이나 '사양'과는 달리 밝고 유머러스한 내용을 담고 있고, 특히 '석별'은 국내 초역이라고 하니 어서 빨리 읽어보고 싶습니다. 

 

 

 

 

아베 야로 | <심야식당 7> | 미우 | 2011

 

드디어 심야식당 7권이 나왔습니다! 요즘 제가 신간을 챙겨 읽는 몇 안 되는 만화책 중 하나인데요. 이미 너무 유명해서 소개하는 게 새삼스러울 정도인데요. 일본에서는 드라마로도 만들어졌고, 국내에서는 심야식당 컨셉의 TV 광고(소화제와 대출 광고)도 있죠. 이 만화로 인해 언제든 마음 편히 가서 맛있는 음식을 먹고, 속말을 뱉어놓고 올 수 있는 이런 '심야식당'이 동네에 있다면 하는 로망을 품게 된 사람들 여럿 있습니다. 소설, 영화, 만화 등 장르를 막론하고 '음식'이 등장하는 작품은 늘 따뜻한 온기가 있는 것 같아요. 그런 게 바로 '밥의 힘'이겠죠.

 

이번 7권에 등장하는 음식을 미리 살펴보니 달달한 달걀말이, 떡, 닭고기소보로밥, 돈가스 조림, 볶음밥, 튀김, 아침 카레,  탕수육 등 역시나 침이 꼴깍 삼켜지는 것들 투성입니다. 이 음식들과 또 어떤 이의 사연이 함께 맛있게 조리되어 있을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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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오직 글쓰고 책읽는 동안만 행복했다> - 자주 열어보고픈 소중한 책

 

원재훈, <나는 오직 글쓰고 책읽는 동안만 행복했다>, 예담, 2009


이름만으로도 한국 문학의 상징이 되는 작가들. 그들의 작품과 마찬가지로 삶에 대한 이야기는 언제나 설렘을 준다. 박범신이 만난 젊은 작가들에 비해 원재훈이 만난 작가들은 가장 적은 나이가 마흔인 중년을 훨씬 넘어선 작가들이다. 자신의 글쓰기에 대해 확고한 신념이 있는 작가들이라고 하면 맞을까 싶다. 21명의 작가 중 정현종 시인을 시작으로 내가 좋아하는 작가들이 많아서 다소 흥분된 책읽기를 시작하였고 끝까지 그 기분은 계속되었다. 책은 1~2년 전 원재훈이 직접 작가들을 인터뷰한 글들을 엮어 놓았다. 인터뷰한 장소는 주로 서울이나 일산이 많았고 도종환과 김용택은 작가의 집으로 저자가 직접 찾아가기도 했다.

한 잔의 차나 술잔을 마주하기도 하고 밥을 먹기도 하면서 문학과 사랑, 삶, 행복에 관한 이야기를 나눈다. 유명인이나 다름없기에 독자들에게 많이 알려진 사실도 많았지만 김연수와 시인 문태준이 고교 동창이라는 것도 처음 알았다. 언제나 책을 처음 만났던 그 때의 나와 작가를 기억하고 있었던 때문인지 은희경이 쉰을 넘겼고 정호승 시인이 예순이라는 사실이 믿기지 않았다. 작가들에게는 언제가 책 이야기가 끊이지 않는 법. 많은 책들이 언급되었고, 정현종이 언급한 <카프카와의 대화>를 꼭 만나봐야겠다 생각했고, 정호승의 만나지 못한 책을 주문하기도 했다. 

세련된 외모의 은희경이 어린 시절 왕따를 당하고 아버지의 사업이 안 좋아서 야반도주의 경험을 <비밀과 거짓말>로 썼다니 그 소설이 새롭게 다가왔다. 그녀는 이렇게 말한다. “전 소설가로 사는 게 좋아요. 이것만 잘하면 되니까 말이죠. 그런데 최근에는 산문을 쓰기로 했어요. 이제 좀 다른 장르의 글을 쓰는 법도 알아야겠다는 생각을 한 겁니다. 이제는 여러 가지 상황이 바뀐 것 같아요. 전 이제 문학소녀가 아니라, 일로 글을 쓰는 사람입니다. 여러 장르의 글을 소화해내는 것도 능력이죠.”(86쪽) 이제 그녀의 산문을 읽을 준비로 기다리기만 하면 되는 것이다. 

삶을, 오늘을 노래하다

책의 제목은 윤대녕의 말을 썼다. 그는 어린 시절 조부모 밑에서 자랐고 조부를 문학의 아버지라 할 정도다. 그리고 그 시간을 이렇게 말했다. “오직 글 쓰고 책 읽는 동안만 행복했어요.” 그는 자신의 소설을 오늘이라고 한다. “모든 인간은 다 죽습니다. 죽음이야말로 인간의 가장 확실한 미래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늘 삶을 이야기하지요. 그것이 바로 오늘 입니다. 나는 이 오늘을 씁니다.”(113쪽) 그가 쓰는 오늘은 작가이며 독자이기도 한 것이다. 아, 윤대녕의 단편 <못구멍>을 다시 읽고 싶어진다.  

딸과 함께 다녀온 인도 여행을 풀어 놓는 전경린의 글 속에서는 왠지 평온함이 느껴진다. <엄마의 집> 이후로 그녀의 글에서는 불안보다는 안정감과 따뜻함이 나타나지 않을까. “글쓰기의 한가운데에서 글쓰기의 행복을 잃어버리기도 합니다. 그럼 도망가고 싶은 마음이 가득한 시절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글을 쓰지 않는다면 내가 뭘 선택할 수 있을까 라는 반문을 하면서 제자리로 돌아옵니다. 어떤 일을 해서 먹고 살 방편을 마련하고 싶지 않은 마음이지요. 그래서 쓰고 또 쓸 수 있는 것 같습니다.”(426쪽) 혼자서 써야 하는 외로움과 고단함의 시간이 얼마나 많았으며 그 안에서 자신이 쓴 글에 만족한 시간은 또 얼마나 될까. 

아직 소설이나 시로 만나지 못한 작가도 있다. 윤후명의 작품은 몇 번 만났지만 읽다가 손을 놓았던 기억이 있고, 김선우의 산문집도 그러하다. 김선우가 쓰는 동안 쓰고 싶은 소설이 세 권이나 몸으로 들어왔다는 <나는 춤이다>가 궁금해진다. 읽는 동안 행복했던 이유는 원재훈의 글에도 있다. 시인이라 그런지 무척 감각적이고 섬세했으며 같은 공간을 묘사한 부분도 작가마다 그 느낌에 따라 달랐고 독자가 작가들 더 사랑하도록 공들여 썼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마도 인터뷰 하는 내내 작가들도 무척 행복했을 것 같다. 친구이자 선후배를 만나 살아온 날들을 돌아보며 추억에 잠기기도 하고, 열심히 자신이 쓴 작품과 삶에 대해 열정적으로 이야기를 나눈다는 것, 그 자체로도 소중하므로. 내게도 자주 자주 열어보고 싶은 또 하나의 소중한 책으로 남는다.

오늘의 책을 리뷰한 ‘자목련’님은?
저는 그저 폭넓은 책읽기를 꿈꾸는 사람이며, 책과의 진정한 소통을 원하는 사람이며, 그것을 제대로 표현할 수 있는 글쓰기를 꿈꾸는 사람입니다.

[<나는 오직 글쓰고 책읽는 동안만 행복했다>는 자목련님이 나감책으로 선정한 책입니다. 자목련님 나감책 보기(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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