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대녕'에 해당되는 글 5건

  1. 2015.01.20 《이 모든 극적인 순간들 - 시나브로 겨울이 지나간다
  2. 2014.01.24 [서점에서 만난 사람] 함께 살고싶은 한국문학의 새로운 집 - 문학동네 한국문학전집 출간 기념 간담회
  3. 2013.10.17 《도자기 박물관》 - 우리는 꿈속을 걷듯
  4. 2011.09.14 [서점에서 만난 사람] 팀장은 어려워~ - 인문 MD 김대복 (2)
  5. 2009.12.10 <나는 오직 글쓰고 책읽는 동안만 행복했다> - 자주 열어보고픈 소중한 책

《이 모든 극적인 순간들 - 시나브로 겨울이 지나간다

 



윤대녕 | 《이 모든 극적인 순간들》 | 푸르메 | 2010



겨울에만 할 수 있는 이야기가 있다. 열심히 지내온 한 해를 돌아보는 일은 겨울에만, 그것도 12월이 다 지나간 시점에만 할 수 있다. 지금껏 읽어온 작가들의 산문집은 어딘가 겨울을 닮았다. 그들의 산문집은 아마도 겨울에 시작해서 다음 해 겨울 혹은 다다음 해 겨울에 끝냈으리라. 무덥고 뜨거운 여름에 이렇듯 느리게 음미하며 읽어야 하는 책들은 쉬이 손에 잡히질 않는다. 그럼에도 이 책이 ‘2011년 국립중앙도서관 사서가 추천하는 ‘휴가 중 읽기 좋은 책 80선’에 선정됐다. 휴가 중 읽기 좋아 여름에 이 책을 샀지만, 가슴 깊이 한기가 파고드는 겨울이 되어서야 이 책이 다시 떠올랐다.

산문집은 자기 고백적이다. 윤대녕 작가의 소설을 끝까지 읽어 본 적은 없었다. 어디서든 만나면 조금씩 읽어 볼 뿐이었다. 산문집으로 처음 만난 그는 인간미 넘치는 이웃 글쟁이 아저씨 같지만, 소설가로서 그는 짧고 담담한 문체 때문인지 우울한 분위기와 날이 선 차가운 얼음이 떠오른다. 작가의 성장배경과 생각의 변화, 작가로서 생활하는 모습 등 주관적일 수밖에 없는 그만의 이야기를 객관적으로 적어 내려가면서 보통사람들도 겨울에 느낄 법한 인생 돌아보기를 했는지도 모른다. 그런 점에서 산문집은 작가가 스스로 적는 자서전이라는 느낌이 든다. 한때, 소설보다 산문집을 더 좋아했던 시절이 있었다. 소설은 허구적이라 나에게는 읽어야 할 당위가 없었다. 진심과 사실이 가득 담겨있던 산문집이 좋았기에 더욱이 산문집 작가를 꿈꾸기도 했었다.

얼마 전 김연수 작가도 산문집으로 처음 만났다. 소설가인 그의 성향을 정확히는 알 수 없지만, 산문집 속 그는 본인이 잘생겼다고 생각하는 웃긴 탐정사무소 주인 같았다. 폴 오스터도 마찬가지다. 《겨울일기》를 읽은 후 다른 산문집 《빵 굽는 타자기》와 《선셋파크》를 읽어보았다. 요즘은 산문집만큼이나 소설을 마땅히 읽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작가의 인간성을 들여다보는 재미만큼 작가의 능력과 노력이 마음껏 담긴 창작물을 읽는 재미를 알게 되었다. 더러는 소설을 먼저 읽고 그 후에 작가에 대한 궁금증이 생기면 산문집을 읽는다.

삶을 먼저 살아본 이가 해 주었던 이야기 중 가장 많이 공감했었고, 읽을 때마다 새롭게 다가왔던 이 책의 내용처럼 모든 순간에 최선을 다하여 살아야겠다고 생각하며 여러 번 마지막 책장을 덮었다.

올겨울은 길었던 것일까, 혹은 짧았던 것일까. 그건 잘 모르겠으나 중요한 것은 누군가 집으로 돌아왔다는 것이고 바야흐로 봄이 문밖에 당도했다는 것이리라. 곧 온 세상이 꽃과 함께 푸르러지리라. 이제는 더 이상 길을 잃지 말고 살아야지, 라고 생각하며 나는 밥을 먹고 있는 아내의 얼굴을 슬그머니 훔쳐 보았다. (19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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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책과 서평을 나누고자 반디앤루니스 '오늘의 책'을 펜벗과 함께 만들어 갑니다.
펜벗이란 서평을 쓰며 서로 이야기를 나누는 친구를 의미합니다.
매주 월요일, 성실한 서평으로 찾아 뵙겠습니다.

1월의 펜벗 서평 주제는 '겨울'입니다.

| 펜벗 일문일답

● 매우 춥지만, 겨울은 ‘따뜻하다’는 감정을 가장 잘 느낄 수 있는 계절이에요. Thinkthings 님이 <이 모든 극적인 순간들>을 겨울마다 들추게 되는 이유도 ‘따뜻하려고’ 보는 것이 아닐까 생각했어요. 올겨울에 또 어떤 책을 읽으셨을지 궁금해져요.

춥고 시린 겨우내의 고민이 끝난 뒤 윤대녕 작가의 산문집을 읽으면, 봄을 웃으며 맞이할 수 있는 용기를 받습니다. 올겨울에는 특히 철학 서적을 동시다발적으로 읽고 있는데, 그중 피터 비에리의 《삶의 격》이라는 책이 기억에 남습니다. 현실의 존엄성에 대해 작가는 확신이 담긴 모범 답안을 이야기해 주지 않습니다. 독자들이 문제를 한 번쯤 생각해 보고 고민할 기회를 준다는 점이 고마웠습니다. 책을 다 읽고 난 뒤, 인간의 존엄성을 편협하고 비판적 시각으로 바라보고 있었던 저의 생각과 입장을 다시금 돌아보고 재정립할 수 있었습니다.

● 펜벗 앨범을 읽고, 자기계발서와 교양서와 같은 직접적인 가르침을 주는 책보다 ‘문학’에서 삶의 지혜와 자세를 얻는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Thinkthings 님과 같은 고민을 겪고 있는 친구가 있다면, 어떤 문학작품을 추천해주고 싶으세요?

나쓰메 소세키의 《마음》을 권하고 싶습니다. 《마음》은 강상중 작가의 《고민하는 힘》과 《살아야 하는 이유》에도 많이 등장하죠. 일차적으로는 작가에게 더불어 독자에게 의문과 해답을 적절히 던져줍니다. 주인공과 함께 선생님의 비밀을 궁금해하며 이야기를 읽다 보면, 어지러웠던 마음도 안정됩니다.
문학은 자신을 탐구해 가는 과정을 동행해 주는 친구 같습니다. 마지막 장을 덮으면서 원하는 결론을 얻지 못했더라도, 결국엔 이야기를 읽어온 일련의 과정을 통해 피해왔던 본인의 고민을 마주할 힘을 얻기도 합니다.

● 펜벗 활동의 가장 두드러진 성격은 ‘추천받은 책’이 아니라 ‘추천하고 싶은 책’을 쓴다는 것입니다. 지금 ‘펜벗’은 Thinkthings님의 독서 습관에 좋은 영향을 미치고 있나요?

읽었던 책을 다시 들추어보는 일은 좀처럼 드뭅니다. 읽어야 할 새로운 책들은 좀처럼 줄어들지 고요. 하지만 펜벗 활동을 시작하면서부터는 오랫동안 기억에 남아있는 책들의 제목이 떠오릅니다. 책장 앞에서 즐거운 고민을 하며 서성이는 시간이 늘어났습니다. 또한 혼자 하는 독서가 익숙한 저는 다른 펜벗의 책 안목과 훌륭한 서평을 보고 감탄합니다. 펜벗은 성실한 독서가가 되어야겠다는 바람을 되뇌도록 만듭니다.

오늘의 책을 리뷰한 'Thinkthings'님은?

철학하는 농부를 꿈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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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점에서 만난 사람] 함께 살고싶은 한국문학의 새로운 집 - 문학동네 한국문학전집 출간 기념 간담회

 

편집·정리 | 컨텐츠팀 에디터 현선·혜원
사진 제공 | 문학동네

 

같은 책이라도 전집(全集) 안에 들어가면, 새로워 보입니다. 책의 새로운 터전 같다고나 할까요? 위대한 문학전집이 세상에 나오면, 이 땅에 훌륭한 집 한 채가 지어진 것 마냥 우두커니 바라보는 일부터 시작합니다. 자꾸 보면 살고 싶어지는 것이 집입니다. 책이라고 다르지 않습니다. ‘갖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훌륭한 전집일수록 전부 다 모으고 싶죠. 그래서 전집은 ‘샀다’는 말보다 ‘장만했다’는 말이 더 어울립니다.

 

 

세계문학전집과 한국고전문학전집을 출판한 문학동네에도 새집이 들어섰습니다. 하얗고 튼튼한 스무 권의 책들입니다. 김승옥의 단편 10편이 수록된 1권부터 2009년에 나온 박민규의 <카스테라>까지. 스무 권을 아우르고 있는 시대는 사실 모호합니다. 문학동네의 신형철 편집위원은 한국문학전집의 발간을 기념하며, 선정 기준을 밝혔습니다.

 

 

 

 “’문학성’입니다. 문학동네가 소설을 출간할 때 가장 중요하게 신뢰하는 기준은 ‘서사의 힘’입니다. ‘인간과 세계의 진실을 이야기가 밝혀서 보여줄 수 있는가.” 그리고 작품이 어느 정도 독자들과 소통했는지, 한 시대의 사회적 징후를 대표적으로 보여줬는지 하는 ‘문제성’을 중요하게 생각했습니다.”

 

“모두가 박완서를 읽고 자랐고, 모두가 박완서를 읽으며 세월을 났다.” (400쪽)

 

문학동네 한국문학전집의 세 번째 책, 박완서의 대표 중단편선 <대범한 밥상>에 쓰인 문학평론가 차미령의 해설입니다. 세월을 함께한 책을 전집으로 다시 보는 기분은 어떨까요? 문학동네 한국문학전집은 2014년에 나온 ‘새 책’이기도 합니다. 이 전집을 계기로 누군가는 한국문학 입문자가 될 수도 있습니다.

 

 

“‘문학동네 한국문학전집을 통해 ‘한국문학이 이런 거구나.’라고 처음 경험하는 사람들이 많아졌으면 좋겠어요. 새로운 세대의 한국문학 독자, 한국문학을 이해하고 존중하는 문화가 우리 사회 속에 정착되도록 하는 게 문학 출판사의 사명이라고 생각합니다.” 황종연 편집위원의 바람이 문학동네가 한국문학전집을 출간하는 중요한 목적이기도 합니다.

 

우선으로 발표된 스무 권 외에 앞으로 전집에 입주 예정인 이웃도 궁금해집니다. 문학동네 한국문학전집의 문은 언제나 열려있습니다. 문학동네 편집위원들은 자신감 있게 입을 모았습니다. “전집을 만든다는 것이 기존에는 정서를 확정 짓는 대단히 권위적인 작업이었습니다. 문학동네는 좀 더 동시대 독자들과 호흡할 여지를 많이 남기고자 합니다. 조금 더 유연하게. 어떤 작품은 전집으로 묶기엔 조금 낯설 수 있어요. 하지만 동시대의 작품 중 앞으로 어떤 것이 한국문학전집에 포함될 것인지 누구도 확신할 수 없는 상태에서 누군가는 맨 처음 기준을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무모한 일처럼 보일 수도 있습니다만, 문학동네의 자신감 표현이라고 생각해주셨으면 좋겠어요.”

 

한국문학전집을 장식하는 표지에는 한강 사진이 있습니다. 낯선 풍경의 한강을 아름답게 찍는 이대원의 사진입니다. 문학동네가 기록할 한국문학전집의 역사가 한강의 물결을 따라 굳세게 흘러가길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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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자기 박물관》 - 우리는 꿈속을 걷듯

 

 

윤대녕 | 《도자기 박물관》 | 문학동네 | 2013

 

당장 오늘이라도 만날 수 있는 사람, 지금은 내 곁에 없는 사람. 사람들을 이쪽저쪽에 두고 보니 당초 생각과는 다르게 살아온 듯하다. 몇 년 전만 해도 나는 이 사람과 마주앉아 밥 한 끼를 나눌 줄 몰랐고, 그 사람과 연락이 끊긴 채로도 담담하게 지낼 줄 몰랐으니. 처음 겪는 경우가 아님에도 매번 놀라고 만다. 꿈에서 깬 듯하다. 사람을 사귀면서 으레 가지는 꿈이란 지속에 관한 것이다. 너와 나, 우리가 계속 만날 수 있을까. 두 사람은 확언한다. 물론이지. 나는 너에게 있을 거야. 우리는 언제라도 '우리'일 거야.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 이렇듯 자연히 알게 된다. '우리'이기에는 너무 멀리 떨어져 있다는 것을, 돌이킬 수 없다는 것을. 그런데도 또 다른 사람을 향해 가지는 꿈은 이전과 너무도 유사하다. 관계라는 것이 이런 식으로 반복된다면 사는 내내 꿈속이 아닐는지. 하다못해 사람 아닌 가마에 대고 웅얼거리는 '그'처럼.

 

   "흙이 그릇으로 변하자니 그 얼마나 뜨겁겠소. 이 나이 먹도록 나는 자네들처럼 쓸모 있게 한번 변해보질 못했소. 누구 집 장독대에 앉아 숨이 다할 때까지 눈 맞고 비 맞으며 고추장, 간장독이 된들 어떻겠소. 나는 제 앉을 자리 하나 찾지 못하고 여태 이러고 살아왔다오." (115쪽, <도자기 박물관>)

 

'그'는 예순 되도록 돌아갈 집이 없는 사내다. 스스로 집이 되겠다던 여자도 있었으나 그곳에 붙박이기보단 도자기에 홀려 유랑하기 바빴다. 유랑하는 '그'의 눈에 도자기가 들었다는 편이 더 맞을지도 모른다. 여자를 먼저 보내고, 끝내 어디에도 존재하지 못한 생을 되비추어 보는 것이다. 이와 닮은 행보를 보이는 일군의 사람들은 <도자기 박물관> 외의 소설에도 나타난다. "기억에 남는 순간들을 돌아보는 버릇"(282쪽, <통영-홍콩 간>)이 생긴 '백'이나 의료검진센터에서 내시경 검사를 받다가 문득 "기쁨과 슬픔, 기다림과 설렘, 오해와 질투, 절망과 희망 사이에서 방황하던 기적 같은 순간들을 반추하며 이제는 자신에게서 이 모든 기억들이 사라져버리고 군살 같은 고통의 찌꺼기만 남았다는 사실"(184쪽, <검역>)을 알아차리는 '나' 에게 '우리'라는 관계는 꿈에 불과했다. 이대로 생의 끝까지 걷자니 더 가서 무엇 할 것이냐는 허무까지 밀려든다. 하지만 윤대녕의 전언이 아직 남아 있으니.

 

   "이제 꿈에서 깨어나셨소?"
   "그런 것 같소만, 낭패스럽게 여직도 분명치 않소."
   "지금도 몸과 마음이 춥고 아프오?"
   "괜찮소이다. 몸이고 마음이고 이제 한껏 놓여난 듯하외다."
   "그거 듣던 중 반가운 소리오. 그동안 살아오면서 내내 뜨거운 꿈을 꾸셨으니, 그걸로 그만 됐다 생각하시오."
   "그게 무슨 말이오?"
   "꿈이라도 꾸지 않았으면, 이때껏 연명하며 여기까지 올 수 있었겠소?"
   "……"
   "어떻게 살아왔든 누구한테나 삶은 결국 꿈같은 것이 아니었겠소?"
   "…… 그럴듯하군. 하지만 사나운 꿈도 있었지."
   "아직도 가슴에 한恨이 남은 모양이구려. 그렇다면 여기 불 속에 남은 눈물이나 마저 흘리고 돌아가시구려." (121쪽, <도자기 박물관>)

 

회한이 남을지언정 길을 걷지 않은 적은 없었다. 말하자면 꿈속이라서 여기 홀로 나뿐이라도 누군가를 향하여 갈 수 있었던 것이 아닐까. 이뤄진 꿈이 아니라 꿈꾸는 자로 존재한 셈이다. 참 많은 사람을 만나고 헤어졌다. "그들은 비록 여럿이었으나 결국 단 한 사람이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316쪽, <작가의 말>)라고 윤대녕은 쓰고 있다. "한 사람"으로서 한데 우는 너와 나를 그려 본다. 더 이상 '우리'가 아닐 텐데도 우리에게 충분한 위안이 될 것만 같다. 그리고 다시 걸어볼 수도 있겠지.

 

- 컨텐츠팀 에디터 희진 (hebong2000@bandinlun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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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점에서 만난 사람] 팀장은 어려워~ - 인문 MD 김대복

 

명절 연휴는 다들 잘 보내셨나요? 짧은 연휴를 보내고 일상을 돌아온 여러분에게 또다시 반갑지 않은 손님, 명절 후유증이 찾아온 건 아닌지 모르겠네요. 흐트러진 생활 패턴과 기름진 음식의 과다 섭취, 장시간 운전 등으로 지쳐 있는 몸에는 무엇보다 충분한 수면과 기름기 쫙 뺀 식단이 중요하다는데요. 다들 참고하시어 평소의 쌩쌩한 모습으로 하루 빨리 돌아오시길 바랍니다.

 

그럼 오늘의 본론 [서점에서 만난 사람], 시작해보도록 하겠습니다~

 

본인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인문 분야 MD를 맡고 있는 김대복이라고 합니다. 팀장직을 맡고 있지만, 팀원들에게 잘하지 못하는 그런 못되먹은 팀장입니다. 한명 한명의 생각들이 너무나 다양하고 개성들이 강해서 그것들을 조율한다는 게 때로는 업무적인 부분보다 더 힘든 것 같습니다. 어떤 일이든 사람과의 관계가 가장 중요한 법이니까요. 

 

저는 팀원이 9명인데도 헉헉대는데, 부서장님께선 30명이 넘는 부서원들의 의견을 말썽없이 조율하는 면이 참 부럽습니다. 앞으로 제가 팀장으로서 배우고 싶은 일면입니다.

 

서점에서 일을 하시게 된 계기가 있었나요?

 

군대를 다녀온 후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하게 되었습니다. 편의점 점장님에게 잘 보여서인지 나중에 점장을 시켜 주시더군요.^^ 근데 어린 나이에 편의점을 운영하면서 말썽도 많이 부리고 너무 생각없이 살지 않나 후회가 되었습니다. 야간일이 많은 업무 특성상 어려움이 컸던 것도 같습니다.

 

편의점을 그만두고 1개월 정도 휴식을 가지며 이곳 저곳을 알아 보던 중 서점 모집 공고를 보고 이곳에서 일하면 최소한 야간에는 일 안 하겠구나 하는 단순한 생각으로 지원했던것 같습니다.^^;;

 

서점 직원이라서 좋은 점이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음, 아무래도 가장 좋은 점은 사회적인 이슈와 문화적인 면들을 가장 먼저  접할 수 있는 게 아닐까 생각합니다. 또한 다른 유통업들에 비해서 서점 고객들은(아무래도 선입견이겠으나) 좀 더 여유가 있고 어딘가 모르게 풍요로워 보인다고 해야 할까요. 아무튼 삶의 여유를 아는 사람들과 다양한 문화 요소를 공유한다는 것이 행복한 일 아닐까 합니다.

 

반디앤루니스에서 일하시는 동안 가장 의미 있었던 순간은 언제인가요?

 

아무래도 평생의 반려자를 만난 것이 가장 의미 있었던 순간이겠죠.ㅎㅎ

 

그 외에, 2008년 12월 15일 처음 인터넷사업부로 발령받은 후 서울문고 반디앤루니스 사업부 중 가장 꼴지였던 부서가 현재는 회사에 어느 정도 일조하는 부서가 된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적자구조였던 인터넷사업부를 기획, 마케팅, 전산실, 배송팀, 인수팀, 도서팀 모두 야간 10시까지 일하며 앞만 보고 달려왔습니다. 그렇게 모든 인터넷사업부 팀원들이 함께 일궈온 매순간 순간이 전부 의미가 있는 시간들이었습니다.

 

가장 기억에 남은 고객과의 일화가 있다면 소개해주세요.

 

평소 저에게 넘어오는 클레임 처리건이 일주일에 약 1번 정도 발생하는데요. 대부분의 고객은 반디앤루니스를 좋아하시는  마음에 이것 저것 개선 사항에 대해서 말씀을 하십니다. 하지만 현재 반디앤루니스 여건상 아직 할 수 없는 부분이 발생했을 때 고객을 만족시키기란 무척 힘든 일 같습니다.

 

담당하시는 분야에서 최근 나온 신간 중 주목할 만한 책을 소개해주세요.

 

<디자인과 진실> 건축물의 디자인을 인문학이라는 흥미로운 관점에서 풀어낸 책인데요. 예를 들어, 9.11테러 대상이 되었던 세계무역센터와 관련하여, 이 건물이 이슬람 문화를 이해하지 못한 무지의 소치로 인한 테러 대상이 될 수 밖에 없었다는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개인적으로 조금은 억측인 면이 느끼지만 이런 관점도 있구나 하고 보면 흥미로울 것 같습니다.

 

해당 분야 도서 중 ‘이 책만은 반드시!’라고 강력하게 추천할 만한 도서를 소개해주세요.

 

 <나는 아내와의 결혼을 후회한다> 제가 유부남이라 그런지 이책만은 30대에게 꼭 추천하고 싶습니다. 저자 김정운의 재치 있는 입담은 '김승우의 승승장구'란 프로그램에서도 확실히 보여줬지만, TV 속의 짧은 말보다 책에서 풀어내고 있는 많은 내용을 직접 읽어본다면 좀 더 부부 사이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하는 생각에 적극 추천합니다.^^

 

‘책 읽는 설렘’에 대해서 한 말씀 해주신다면?

 

혼자 할 수 있는 일들 중에 가장 재미 있는 일?

 

‘책은 ㅇㅇ이다.’ 책에 대한 자신만의 정의를 내린다면?

 

책은 여행이다 ? 세상에 태어나서 직접 가볼 수 없는 곳으로 떠나보거나 이야기 속 주인공이 돼볼 수 있는 혼자만의 행복이다.

 

좋아하는 작가가 있으신가요?

 

 

윤대녕, 아내가 좋아하는 작가라서 저도 좋아하게 된 작가 ㅎㅎ 사실은 아내가 너무 좋아하는 <내가 그녀에게 얘기해주고 싶은 것들>을 읽고 저도 모르게 좋아하게 된 작가입니다. 삶에 대한 진지한 태도와 소탈한 그의 내면이 마음에 닿았습니다.

 

남들 다 쉬는 명절에 인터뷰 작성에 매진하셨을 김대복 대리님의 노고에 감사의 말씀 전합니다. 하지만 앞으로도 [서점에서 만난 사람]의 원활한 진행을 위해, 저의 지독한 원고 청탁은 계속 될 것입니다. 퐈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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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오직 글쓰고 책읽는 동안만 행복했다> - 자주 열어보고픈 소중한 책

 

원재훈, <나는 오직 글쓰고 책읽는 동안만 행복했다>, 예담, 2009


이름만으로도 한국 문학의 상징이 되는 작가들. 그들의 작품과 마찬가지로 삶에 대한 이야기는 언제나 설렘을 준다. 박범신이 만난 젊은 작가들에 비해 원재훈이 만난 작가들은 가장 적은 나이가 마흔인 중년을 훨씬 넘어선 작가들이다. 자신의 글쓰기에 대해 확고한 신념이 있는 작가들이라고 하면 맞을까 싶다. 21명의 작가 중 정현종 시인을 시작으로 내가 좋아하는 작가들이 많아서 다소 흥분된 책읽기를 시작하였고 끝까지 그 기분은 계속되었다. 책은 1~2년 전 원재훈이 직접 작가들을 인터뷰한 글들을 엮어 놓았다. 인터뷰한 장소는 주로 서울이나 일산이 많았고 도종환과 김용택은 작가의 집으로 저자가 직접 찾아가기도 했다.

한 잔의 차나 술잔을 마주하기도 하고 밥을 먹기도 하면서 문학과 사랑, 삶, 행복에 관한 이야기를 나눈다. 유명인이나 다름없기에 독자들에게 많이 알려진 사실도 많았지만 김연수와 시인 문태준이 고교 동창이라는 것도 처음 알았다. 언제나 책을 처음 만났던 그 때의 나와 작가를 기억하고 있었던 때문인지 은희경이 쉰을 넘겼고 정호승 시인이 예순이라는 사실이 믿기지 않았다. 작가들에게는 언제가 책 이야기가 끊이지 않는 법. 많은 책들이 언급되었고, 정현종이 언급한 <카프카와의 대화>를 꼭 만나봐야겠다 생각했고, 정호승의 만나지 못한 책을 주문하기도 했다. 

세련된 외모의 은희경이 어린 시절 왕따를 당하고 아버지의 사업이 안 좋아서 야반도주의 경험을 <비밀과 거짓말>로 썼다니 그 소설이 새롭게 다가왔다. 그녀는 이렇게 말한다. “전 소설가로 사는 게 좋아요. 이것만 잘하면 되니까 말이죠. 그런데 최근에는 산문을 쓰기로 했어요. 이제 좀 다른 장르의 글을 쓰는 법도 알아야겠다는 생각을 한 겁니다. 이제는 여러 가지 상황이 바뀐 것 같아요. 전 이제 문학소녀가 아니라, 일로 글을 쓰는 사람입니다. 여러 장르의 글을 소화해내는 것도 능력이죠.”(86쪽) 이제 그녀의 산문을 읽을 준비로 기다리기만 하면 되는 것이다. 

삶을, 오늘을 노래하다

책의 제목은 윤대녕의 말을 썼다. 그는 어린 시절 조부모 밑에서 자랐고 조부를 문학의 아버지라 할 정도다. 그리고 그 시간을 이렇게 말했다. “오직 글 쓰고 책 읽는 동안만 행복했어요.” 그는 자신의 소설을 오늘이라고 한다. “모든 인간은 다 죽습니다. 죽음이야말로 인간의 가장 확실한 미래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늘 삶을 이야기하지요. 그것이 바로 오늘 입니다. 나는 이 오늘을 씁니다.”(113쪽) 그가 쓰는 오늘은 작가이며 독자이기도 한 것이다. 아, 윤대녕의 단편 <못구멍>을 다시 읽고 싶어진다.  

딸과 함께 다녀온 인도 여행을 풀어 놓는 전경린의 글 속에서는 왠지 평온함이 느껴진다. <엄마의 집> 이후로 그녀의 글에서는 불안보다는 안정감과 따뜻함이 나타나지 않을까. “글쓰기의 한가운데에서 글쓰기의 행복을 잃어버리기도 합니다. 그럼 도망가고 싶은 마음이 가득한 시절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글을 쓰지 않는다면 내가 뭘 선택할 수 있을까 라는 반문을 하면서 제자리로 돌아옵니다. 어떤 일을 해서 먹고 살 방편을 마련하고 싶지 않은 마음이지요. 그래서 쓰고 또 쓸 수 있는 것 같습니다.”(426쪽) 혼자서 써야 하는 외로움과 고단함의 시간이 얼마나 많았으며 그 안에서 자신이 쓴 글에 만족한 시간은 또 얼마나 될까. 

아직 소설이나 시로 만나지 못한 작가도 있다. 윤후명의 작품은 몇 번 만났지만 읽다가 손을 놓았던 기억이 있고, 김선우의 산문집도 그러하다. 김선우가 쓰는 동안 쓰고 싶은 소설이 세 권이나 몸으로 들어왔다는 <나는 춤이다>가 궁금해진다. 읽는 동안 행복했던 이유는 원재훈의 글에도 있다. 시인이라 그런지 무척 감각적이고 섬세했으며 같은 공간을 묘사한 부분도 작가마다 그 느낌에 따라 달랐고 독자가 작가들 더 사랑하도록 공들여 썼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마도 인터뷰 하는 내내 작가들도 무척 행복했을 것 같다. 친구이자 선후배를 만나 살아온 날들을 돌아보며 추억에 잠기기도 하고, 열심히 자신이 쓴 작품과 삶에 대해 열정적으로 이야기를 나눈다는 것, 그 자체로도 소중하므로. 내게도 자주 자주 열어보고 싶은 또 하나의 소중한 책으로 남는다.

오늘의 책을 리뷰한 ‘자목련’님은?
저는 그저 폭넓은 책읽기를 꿈꾸는 사람이며, 책과의 진정한 소통을 원하는 사람이며, 그것을 제대로 표현할 수 있는 글쓰기를 꿈꾸는 사람입니다.

[<나는 오직 글쓰고 책읽는 동안만 행복했다>는 자목련님이 나감책으로 선정한 책입니다. 자목련님 나감책 보기(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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