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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4.01.28 《올 어바웃 러브》 - 사랑할 줄 아나요?

《올 어바웃 러브》 - 사랑할 줄 아나요?

 

 벨 훅스 | 《올 어바웃 러브》 | 책읽는수요일 | 2012

 

의심 없이 사랑을 말하던 천진한 시절은 갔다. 대신, 그 말 안에 소유욕이나 애정 결핍, 기대와 집착 같은 감정의 산물이 제멋대로 뭉뚱그려져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그마저도 말하고 듣는 사람의 그것들이 제각기 달라 ‘사랑’이라는 말 앞에선 누구나 자기 말만 일방적으로 쏟아내는 소통불능자가 될 수밖에 없음을 인정하게 되었다. 애초에 내 ‘사랑’과 그의 ‘사랑’은 같을 수 없으니 좌절과 상처는 필연이고 결국 사랑은 헛되고 부질없는 환상에 불과하다는 경험상의 결론에 다다르게 된 것이다. 그러므로 이제는 떨리는 사랑의 고백을 듣더라도 냉정을 잃지 않고 재고 따지고 밀고 당기면서 더는 사랑의 피해자가 되지 않도록 철저히 자신을 방어해야 한다,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   

 

“나는 지금의 젊은 세대가 사랑하기를 두려워하고, 다른 사람에게 자신을 온전히 맡기는 것을 기피하는 인간으로 살아가게 될까 봐 몹시 걱정스럽다. 이들은 사랑을 얻는 과정이 매우 힘들다는 이유로, 또는 잘못되었을 때 입을 마음의 상처가 두려워서 사랑에서 점점 멀어져가고 있다. 그들은 모험을 걸지 않아도 되는 사랑, 힘들게 감정을 투자하지 않아도 되는 사랑, 즉 쾌락만을 구하려고 한다. 사랑을 찾다가 실망과 고통만 안게 될까 봐 두려워한 나머지, 어려움을 이겨내고 사랑을 얻었을 때 얼마나 순수한 기쁨을 얻을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아예 생각하지 않는다.” (해롤드 쿠쉬너, 《원하는 것을 모두 얻지 못할 때》, 17쪽에서 재인용)

 

그러고도 사랑은 버려지지 않는다. 때마다 유행하는 사랑 노래를 따라 부르고 드라마나 영화 속 주인공을 응원한다. 그들의 사랑이 이루어지길 간절히 바라고 바라던 대로 이루어지면 제 일처럼 함께 기뻐하곤 한다. 물론 스스로도 전보다 더욱 깊이 사랑하고 오래 사랑받길 원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무엇을 따로 하진 않는다. 할 수 있는 게 있다고도 생각지 않는다. 다만 행동으로 옮겨지지 않는 머릿속 일이 바쁠 뿐이다. 여전히, 지난 사랑의 기억을 붙들고서 그 사랑의 상처에 붙들린 채로, 사랑이 정말 무엇인지는 알려고 노력하지 않으면서도. “여행을 할 때 원하는 목적지로 가기 위해서는 스케줄을 짜고 지나칠 곳을 지도에 표시해야 하듯이, 사랑을 향해 떠나는 여행에서도 우리를 안내해둘 지도가 필요”(303쪽)한대도 불구하고.

 

《올 어바웃 러브》는 그 지도에 해당한다. 벨 훅스는 사람들이 더 이상 사랑을 믿지 않고 사랑하지 않는 것이 오히려 현명한 일인 듯 받아들여지는 시대에 “사랑의 부재 현상이 초래할 위험을 경고하고 다시 사랑으로 돌아가자고 호소하기 위해”(7쪽) 이 책을 쓰기로 결심했다고 한다. 이제껏 한 번도 배워본 적 없고 배워야 한다는 사실조차 모르고 있었던 사랑에 대해, 제목처럼 모든 것을 아우르며 오류와 편견, 왜곡을 바로잡고 진정한 의미와 가치를 전달하는 것으로 우리와 같은 ‘사랑 문맹자’를 계몽하고자 한다. “사랑을 이야기할 때 그것이 의미하는 바가 무엇인지를 정확히 아는 것”(303쪽)에서 출발해 사랑할 줄 아는 사람, 그 사람으로 가득한 사회로 나아가는 길을 제시해주고 있다.

 

사랑이란 “자기 자신과 다른 사람의 영적인 성장을 위해 자아를 확장하고자 하는 의지”이다. “사랑은 실제로 행할 때 존재한다. 사랑은 사랑하려는 의지가 발현될 때 존재할 수 있다는 말이다. 따라서 사랑은 의도와 행동을 모두 필요로 한다. 여기서 의지를 갖는다는 것은 선택한다는 뜻이다. 아무나 다 사랑을 하는 것은 아니다. 사랑하려는 ‘의지’를 갖고서 사랑을 ‘선택’하는 사람만이 사랑할 수 있다.” (스캇 펙, 《아직도 가야 할 길》, 35쪽에서 재인용)

 

- 컨텐츠팀 에디터 현선 (anejsgkrp@bandinlun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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