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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4.11.14 《호텔 뒤락》- 노처녀 대신 골드미스라 불러다오
  2. 2009.06.29 핑크 리더십 - 부드러우면서도 강한 리더

《호텔 뒤락》- 노처녀 대신 골드미스라 불러다오

 

 

애니타 브루크너 | 《호텔 뒤락》 | 문학동네 | 2011

 

근로장학생으로 근무했던 부서에 노총각 선생님이 있었다. 서른여섯이 되도록 장가를 못 갔는데, 다행히 5월 어느 날 맞선을 통해 운명의 여인을 만났다. 그는 번갯불에 콩 구워 먹듯 빠르게 결혼 날짜를 잡았다. 며칠 후 나는 "선생님 행복하세요?"라는 질문을 던졌고 그는 웃으며 "그래 이제 살 것 같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선생님 그분 사랑하세요?"라는 질문에는 "그건 잘 모르겠다."라고 답했다.

 

사랑에 확신이 없는데 어째서 결혼을 하느냐고 물었더니, 이런 답이 돌아왔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 일단 외롭지 않느냐. 친구 같은 사람과 함께 살면 나름 행복할 것 같아서 결혼하는 거지. 그런데 가장 큰 이유는 주변 시선 때문이야. 네가 내 나이까지 결혼 못 하면 내 마음을 이해하게 될 거야. 너도 서른여섯이 넘도록 결혼 못 하면 사람들이 어딘가 이상하게 볼 거야. 그리고 집에서는 얼마나 난리인지 아냐?" 당시에는 아직 어렸기에 그의 말을 이해하지 못했다. 하지만 애니타 브루크너의 《호텔 뒤락》을 읽고 난 뒤 그의 말을 조금은 이해하게 됐다.

 

《호텔 뒤락》의 주인공 '이디스'는 스스로 삶에 만족했다. 그녀는 경제적, 정신적 여유를 즐기며 살았다. 하지만 결혼이라는 통과의례를 거치지 못했기에 '비정상' 취급을 받곤 했다. 그래도 그녀는 '일단 결혼하고 보자.'라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사랑하는 사람과의 결혼을 꿈꿨기 때문이다. 그게 불가능하다면 혼자 힘으로 살아가리라 생각했다. 그런 그녀를 이상하게 여긴 주변 사람들은 '사랑하지 않는 사람이더라도 일단 결혼할 것'을 강요했다. 그러던 어느 날, 사회적으로 성공한 한 남자가 그녀에게 갑작스레 청혼을 한다. 그녀는 잠시 망설였지만 결국 주변 사람들의 강요에 못 이겨 청혼을 받아들인다.

 

시간이 흘러 결혼식 날이 됐다. 결혼에 대한 신념이 무너졌다는 마음에 그녀는 결혼식이 열리는 시간까지 내적 갈등을 겪는다. 그러나 기왕 이렇게 된 거 돌이킬 수 없다는 생각에 결국 결혼식장으로 향한다. 하지만 예식장으로 향하는 차 안에서 그녀는 결국 사고를 치고 만다. 예식장에 가지 않은 것이다. 그 사건으로 인해 졸지에 비웃음거리가 된 그녀는 도망치듯 '호텔 뒤락'으로 떠나게 된다. 그곳에서 결혼 이전과 이후의 사회적 위상이 달라진 여인들을 보며 '능력이 있으면서도 결혼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저평가'된 자신의 위치에 혼란을 느낀다.

 

《호텔 뒤락》을 읽을 때 한 가지 유념해야 한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라는 점이다. 인간 개개인은 사회 속에서 타인들과 관계를 맺으며 살아간다. 이 사회에는 수많은 관습이 존재하는데, 이것을 어기면 '비정상' 취급을 받는다. 결혼도 사회의 관습 중 하나다. 혼자 힘으로도 꿋꿋이 살아가는 사람들과 독신 주의자들, 그들은 결혼하지 않았다는(또는 못했다는) 이유만으로 불합리한 취급을 받기도 하지 않던가. 이들이 정상인 대우를 받고자 한다면 무슨 수를 서서라도 결혼을 해야만 한다.

 

이디스는 사회적 관습을 거부하고자 했다. 그녀의 모습은 니체가 말한 '주인의 삶'을 떠올리게 한다. 니체는 사회적 관습이 어떻든간에 스스로의 가치관에 따라 '고유한 나(주인)'로 살라고 말했다. 쉽게 말해 남들의 기준에 휘둘리지 말고 자기 기준대로 살라는 말이다. 그런데 고유한 나로 사는 건 말이 쉽지, 사실 어렵고 고독한 일이다. 주인의 삶을 살다보면 의도치 않게 소외 될 수도 있다.

 

고유한 나로 살기위해서는 부득이하게 사회의 관습과 부딧쳐야만 할 때가 있다. '사랑하지 않는 사람과 결혼하느니 차라리 혼자 살겠다.'라는 이디스의 생각이 '결혼해서 아이를 낳은 여자는 정상이고 그렇지 않은 여자는 비정상'이라는 사회적 관습과 부딪치는 것처럼 말이다. 사회적 동물이길 포기하지 않는 이상 '고유한 나'로 살기는 정말 어렵다. 그래서 수많은 사람들이 타인과 불협화음을 일으키지 않기 위해 주인의 삶을 포기하고 사회적 동물의 삶을 택한다.

 

문제는 사회적 동물로 사는 것도 꽤나 피곤하다는 점이다. 타인들의 시선과 사회의 관습에서 자유롭지 못하기 때문이다. '결혼'이라는 관습을 어긴 사람들 또는 못 지킨 사람들. 그들은 노총각, 노처녀라는 치욕적인 호칭으로 통틀어지곤 한다. 그들이 빛나는 인생을 살고 있다고 해도, 자신의 삶에 만족하고 있다고 해도, 주인의 삶을 살고 있다고 해도 결국 타인의 눈에는 '불쌍한' 노총각, 노처녀로 정의 내려진다. 그들은 결혼하지 않았거나 못했다는 이유만으로 철저하게 평가 절하된다. 솔직히 결혼 좀 못하면 어떻고, 안 하면 어떤가. 어째서 결혼 여부가 인간의 가치를 측정하는 기준이 되는 것일까? 결혼은 하나의 사회적 제도일 뿐이지, 한 인간의 가치를 재는 척도가 아닌데 말이다. 딱한 일이다.

 

이디스도 결혼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제대로 평가 받지 못했다. 그녀는 사회의 관습과 정반대에 서 있는 자신의 신념 때문에 많은 고통을 받아야만 했다. 그렇더라도 끝까지 주인의 삶을 살고자 하는 이디스라면 이렇게 외치지 않을까? "노처녀 대신 골드미스라 불러다오!"

 

오늘의 책을 리뷰한 ' 꿈꾸는 독서가'님은?

책에 살짝 미쳐있는 20대 후반 보통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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핑크 리더십 - 부드러우면서도 강한 리더

 

메리 캐이 애시, <핑크 리더십>, 씨앗을뿌리는 사람, 2009

“당신은 특별합니다”

이 한마디로 꿈의 회사를 만들었던 메리 케이 애시. 세계적인 화장품 회사인 메리케이사의 창업자이자 전 회장이었던 그녀. 1963년 그녀의 나이는 48세였고, 가진 돈은 불과 5천 달러에 불과했지만 ‘골든 룰’을 기반으로 조화와 상생을 강조하는 독특한 리더십으로 회사 건립 후 20년도 되지 않아 메리케이사를 미국 최대의 화장품 회사로 키울 수 있었다.

세계적인 화장품 회사로 성장한 메리케이사는 여성을 위한 10대 기업, 가장 일하고 싶은 미국 100대 기업, 포춘 500대 기업 등 현재 세계에서 가장 권위 있는 회사로 자리를 잡았지만 안타깝게도 그녀는 2001년 추수감사절 날 타계했다. 표지 속 그녀의 모습은 온화한 표정을 보이며 한없이 여성스러워 보이기도 했고, 또 어떤 면으로는 냉정하고 차가워 보이기도 했다.

메리 케이의 진짜 모습, 또 어떤 열정으로 나약하기만 했던 회사를 세계적인 기업으로 키울 수 있었는지 무척이나 궁금했기에 이 책을 꼭 읽고 싶었다. 책 제목을 봤을 때도 여성을 상징하는 핑크와 여성 기업인의 이야기라는 사실이 눈에 띄었다. 핑크 리더십은 그녀가 여성이기에 더더욱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었고, 그래서 더 찬사를 받을 수 있었던 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훌륭한 경영이라면 불굴의 의지와 타오르는 모험심, 어떤 술책과도 타협하지 않고 직원들을 이끄는 리더십을 쉽게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메리 케이의 경영철학은 가슴이 따뜻해지도록 사람을 품어 그들이 스스로 느낄 수 있도록 협조자 역할을 해주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사업은 냉정한 판단력과 결단력만이 필요할 것이라는 내 생각과는 조금 달랐던 부분이었기 때문에 좀 의아하기도 했지만 그녀의 변하지 않았던 원칙은 사업 발전과 훌륭한 삶에도 기여할 정도로 풍요롭고 가치 있는 것이었다.

기업은 돈을 벌어들인다는 사실에 가장 민감하고, 또 가장 큰 비중을 갖고 있는 것이라 생각된다. 하지만 메리 케이는 돈을 벌겠다는 목적 하나로 창업하지 않았다. 여성들에게 무한한 기회를 주는 것에 더 큰 목적을 두었고 당시에도 그랬고, 지금도 공공연히 받아들여지고 있는 ‘여자처럼 생각하는 것’이 신뢰할 수 없는 것으로 여겨지지 않게 여성의 능력을 마음껏 발휘하며 여성에 대한 믿음으로 분위기를 조성하는 데 그 의미가 있었다.

리더는 독보적인 존재가 아니라 사람들과 같이 성장하는 사람이고, 회사는 사람들에 힘입어 성장하며 발전하는 것이다. 메리 케이는 이 사실을 분명히 알고 있었으며 사람들이 스스로를 중요한 사람으로 느끼도록 만들어 주었다. 기업인으로서 그녀는 자리가 중요했던 것이 아니라 직원들의 이야기를 언제나 경청하고, 될 수 있는 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책을 읽어 갈수록 기업인은 무조건 냉철할 것이란 내 생각이 틀렸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그녀를 보며 특히나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모든 사람은 다 특별하다고 믿었던 그녀의 가치관이었다. 아이를 키우고, 살림을 하는 여성이 자신들의 아이를 사랑으로 감싸고, 보듬으며 키우는 일은 우리에겐 익숙한 사실이지만 메리 케이는 기업의 오너로서 전 직원과 고객들에게 세심한 관심을 기울였고, 그들이 더욱 발전할 수 있도록 지향하는 삶을 살았다. 바로 이 부분이 부드러우면서도 강한 리더가 될 수 있었던 가장 큰 원동력이 되어주었던 것이다.

아내이자 어머니, 가정주부, 요리사 등 다양한 역할을 감당하며 살아가는 여성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효과적인 시간 관리기술이다. 많은 것을 이뤄내려면 반드시 계획하고, 실행하는 과정을 따라야 한다. 뛰어난 재능보다는 어떤 위치에서든지 계획을 세우고 꾸준하게 실행하는 사람이 결국은 뛰어난 능력을 인정받는 것이다. 세상의 위대한 성취자들을 보면 작은 일에서부터 치밀하게 준비하고, 실천한 사람들이 많다는 사실을 우린 쉽게 볼 수 있지 않은가.

메리 케이는 평생을 여성으로서, 기업의 오너로서 뛰어난 인생을 살았고 분명히 많은 이들이 그녀의 인생을 돌아보며 가치 있는 깨달음을 얻었으리라 생각된다. 원칙에 충실하고, 고객과 직원 모두에게 만족스러운 결과를 만들어 내기 위해 그녀는 늘 여성이 가진 장점을 최대한 살려서 많은 이들을 아우르고, 세심하게 살폈으며 도와주었다.

자신 있고, 당당한 모습의 그녀는 절대 거만하지 않았다. 또, 현재에 안주하지 않았고 보다 나은 미래를 위해 열심히, 치열한 인생을 살았던 것이다. 이제 그녀는 이 세상에 존재하지는 않지만 그녀가 남긴 살아있는 유산들을 돌아봤을 때 물질적인 부와 가치뿐만 아니라 그를 믿고 따랐던 수많은 여성들의 자부심 속에 그녀는 영원히 살아있을 것이다. 

오늘의 책을 리뷰한 '지젤'님은?
책과 커피, 요리와 여행을 좋아한다. 그중에서도 가장 좋은 것은 커피향을 맡으며 책장을 넘기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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