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숙'에 해당되는 글 9건

  1. 2014.12.16 《외딴방》 - 지우고 싶었어
  2. 2014.02.04 [반달토끼의 책방앗간] 신경숙, 《달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
  3. 2014.01.24 [서점에서 만난 사람] 함께 살고싶은 한국문학의 새로운 집 - 문학동네 한국문학전집 출간 기념 간담회
  4. 2012.08.09 [요즘 뭐가 잘 나가니?] 없어서 못 파는 건 에어컨만이 아니다!
  5. 2012.01.17 [반달토끼의 책방앗간] 신경숙, 《엄마를 부탁해》
  6. 2009.12.28 [나감책 No.18] 책 읽기의 중흥기를 맞은 직장맘!(푸른바다님)
  7. 2009.12.09 [나감책 No.7] 아, 나는 자유롭게 이야기 중!(아나님) (2)
  8. 2009.08.18 꿈꾸는 나의 슬픈 외딴방 - <외딴방>
  9. 2009.07.17 [반이소] 작가와의 만남, 좋아~ - 원주님

《외딴방》 - 지우고 싶었어

 

 

신경숙 | 《외딴방》 | 문학동네 | 2014

 

영화 박하사탕에서 가장 인상 깊은 장면이 어디였느냐고 묻는다면 열에 아홉은 바로 김영호(설경구 분)가 열차 철교 위에 올라가 두 팔을 뻗고 달려드는 기차를 향해 "나 돌아갈래!"라고 소리치는 장면을 꼽기 마련이다. 이런 보통의 반응과 다르게 나는 열에 하나에 속하는 사람이다. 나는 철교 아래로 소풍 온 공돌이들과 공순이들, 그리고 그들이 둥글게 둘러앉아 부르던 샌드페블즈의 '나 어떡해'가 기억난다. 뭐랄까. 사진 속에서 봤던 과거의 아버지, 숙부, 고모들이 거기 있었다. 내게는 단절되고 토막 나 있던 개발시대의 기억이 영화를 통해 삽입되면서 비로소 생명력을 갖기 시작했다.

 

그 시절을 영화 박하사탕이 시각적으로 그렸다면, 신경숙의 《외딴방》은 텍스트로 그려냈다. 김영호의 생애를 뒤로 돌려가며 그린 박하사탕과 다르게 신경숙의 《외딴방》은 나로 지칭되는 한 여자의 기억이 뒤죽박죽 엉켜서 전개된다. 나는 정읍에 사는 열여섯 살 소녀로 라디오에서 당시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던 샌드페블즈의 '나 어떡해'를 들으며 큰오빠가 있는 서울로 올라갈 꿈에 부풀어있다. 중학교를 마쳤으나 집에서 동생들을 돌보던 소녀는 쇠스랑으로 자신의 발등을 찍는다. 그리고 다친 발에 쇠똥을 붙인 채 밤 열차를 타고 외사촌과 서울로 올라간다. 사진작가가 되겠다는 외사촌이 건넨 사진집에서 새들의 사진을 보면서. 그때가 잘살아 보세를 외치며 허리띠를 졸라매던 1978년의 여름이었다.

 

생에 처음으로 집을 떠난 열여섯 시골소녀. 그녀는 직업훈련원이란 낯선 곳에서 시작해 구로공단의 동남전자주식회사란 회사에 공순이로 들어간다. 그의 큰오빠와 외사촌과 함께 방이 서른 일곱 개나 되는 가리봉동의 허름한 집 한구석을 차지한 채 살아가는 소녀. 시골에서 딱히 부족함을 느끼지 못하고 살았던 그녀는 서울이란 도시에서 살고 일하면서 처음으로 저임금과 빈곤을 체험하게 된다.

 

내가 어리둥절했던 건 갑자기 도시로 나와서가 아니라, 도시에서의 우리들의 위치 때문이었는지도 모르겠다. 제사가 많았던 시골에서의 우리집은 어느 집보다 음식이 풍부했으며, 동네에서 가장 넓은 마당을 가진 가운뎃집이었으며, 장항아리며 닭이며 자전거며 오리가 가장 많은 집이었다. 그런데 도시로 나오니 하층민이다. 이 모순 속에 이미 큰오빠가 놓여 있고, 이제 열여섯의 나도 그 모순 속으로 들어갈 것이다. (59쪽)

 

저임금과 관리자들의 상습적인 폭력, 성희롱 등에 지친 일급사원(반대는 행정 보는 관리사원이다) 그녀들은 노조를 결성하고, 화자와 외사촌에게도 가입을 권유한다. 처음엔 노조에 가입했던 그녀들도 지속적인 회유와 폭력 앞에 하나둘 탈퇴서에 서명하기 시작한다. 노조위원장과 미스리에게 미안해하면서도 화자와 외사촌은 산업체 특별학급을 운영하는 영등포여고에 입학하기 위해 역시 노조를 탈퇴하고 만다.

 

그 와중에 YH 사건이 벌어지고 화자가 태어나기 전부터 대통령이었고 공순이가 돼서도 대통령이었던 박정희 대통령이 암살당하는 사건도 벌어진다. 짧았던 서울의 봄은 가고 광주가 핏빛으로 물들면서 80년대는 다시 군부독재의 시대로 귀결된다. 서울로 올라와 야간대학에 진학한 셋째 오빠는 대학을 가더니 광주를 이야기하기 시작하고 언제부턴 가는 도망쳐다니기 시작한다.

 

이런 와중에도 화자는 공단과 가리봉동을 벗어나고자 하는 꿈을 포기하지 않는다. 옥상에서 처음 만난 아랫방 희재 언니와 서로 희망과 바람을 이야기하고 상대에게 '그럼~'이라고 대답해주며 서로를 의지하는 '그럼 놀이'를 하면서 말이다. 그녀가 기억하는 그 시절은 군부독재의 어둠으로 기억되는 것이 아니라, 말도 안 되는 빈곤과 불편함, 추위, 이해할 수 없는 것들 투성의 시간이었다. 지금의 나는 셋째 오빠를 만나서도 그렇게 대답한다.

 

"문민정부면 뭐하냐. 하극상에 의한 군사 쿠데타 사건이다 규정하면서도 처벌도 못 하고.... 문민 대통령 시절이라고 하면 또 뭐하니? 광주 때 발포자라고 하는 사람이 어엿이 국회의원직에 앉아 있는 판인데. 적어도 양심상 공직에는 있지 말아야지. 안 그러냐?" ..... 몰라, 오빠. 나는 그런 것들보다 그때 연탄불이 잘 타고 있었는지, 가방을 챙겨들고 방을 나간 오빠가 어디 길바닥에서나 자지 않았는지, 그런 것들이 더 중요하게 느껴져. 그 때 왜 그렇게 추웠는지 말야. 김치를 꺼내다가 잘라서 접시에 올려서 밥상 위에 얹으면 살얼음이 끼어 쭉 미끄러지곤 했어. 그릇이 깨지고 김치가 사방으로 흩어졌지. 오빠. 그 때 내가 정말 싫었던 건 대통령의 얼굴이 아니라 무우국을 끓이려고 사다놓은 무우가 꽝꽝 얼어버려가지고 칼이 들어가지 않은 것 그런 것들이었어. 눈이 내린 아침에 수돗물을 틀었을 때 말야. 물이 얼지 않고 시원스럽게 나와주면 너무 좋았고, 안 그러고 얼어서 나오지 않으면 너무 싫고 그랬어. (218쪽)

 

그 시절. 이유 없이 미안해져야 하고, 끔찍하게 빈곤하며, 모든 것이 비극으로 끝나버리고 말 것 같던 그 시절. 화자에게 16살은 있어도 17살은, 18살은, 19살은 없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희재 언니의 열쇠 잠긴 방을 열어보고 가리봉동을 뛰쳐나와서 용산의 외사촌 집으로 달려갔던 그때로부터 다시는 그 동네를 찾지 않았던 화자에게 소녀 시절이란 고스란히 들어내고 싶은 시간이었나 보다.서로 다른 친구를 사귀면 토라지고 나뭇잎 같은 거 말려서 그 뒷면에 그애의 이름을 써넣고, 자전거 하이킹도 가고, 밤새 편지를 써서 그애의 책갈피에 몰래 끼워놓고.... 내게는, 그리고 내게 전화를 걸어온 그녀들에겐, 그런 시절이 없었다. 토라질 틈도, 나뭇잎을 말릴 틈도 우리들 사이엔 없었다.

 

우리들 사이엔 봉제공장, 전자공장, 의류공장, 식품공장들의 생산부 라인이 존재했다. (23쪽)

 

하지만 피한다고, 외면한다고 해서 잊히지도, 사라지지도 않는 것이 그 시절이었다. 그것은 다름 아닌 자신이 살아온 흔적이며 삶이었으니까. 같이 살았던 사람들과 부대끼고 위로받고 밥을 먹었던 그 시간은 불현듯 걸려온, 이름도 가물가물한 여고 친구 하계숙의 전화로 인해 되살아난다. 그리고 그녀의 질문들은 화자에게 아직도 아프다.

 

"너는 우리 얘기는 쓰지 않더구나."
어딘가가 또 저려왔다.
"네가 썼다는 책을 사서 읽어봤단다. 첫 책만 못 읽었어. 큰 서점이 있는 데로 외출하기가 쉽지 않단다. 네 첫 책은 동네 서점에서 구하기가 힘들더라구. 그래서 그것만 못 봤지.... 어린시절 얘기도 많이 쓰는 것 같고, 대학 때 이야기도 쓰는 것 같고 사랑 얘기도 쓰는 것 같은데 우리들 얘기는 전혀 없었어."
"....."
"우리들 얘기가 혹시 써져 있을까, 하고 일부러 찾아가며 읽었거든."
내가 침묵을 지키자, 하계숙은 내 이름을 나직이 부르며 목소리의 톤을 가라앉혔다.
"혹시 네게 그런 시절이 있었다는 걸 부끄러워하는 건 아니니?"
나는 긴장해서 수화기를 바꿔들었다.
 (33쪽)

 

이해하지도 못하는 헤겔을 펴서 읽음으로써 '나는 너희와 다르다'고 느끼며 그 시절을 버텼던 여고 동창 미서처럼... 화자 역시 가리봉동을 떠나온 다음부터, 아니 그 시절부터 그렇게 살았던 것은 아닐까. 큰오빠에게 말하지도 못하면서 대학노트에 '대학가고 싶다'고 몇 번이고 썼던 것처럼.

 

95년, 유명작가가 되어 있는 화자는 아직도 자신의 과거와 마주할 용기를 내지 못한다. 아직도 글쓰기가 무엇인지 묻고 있는 화자만 있을 뿐이다. 삶의 외면을 타고 흐를 뿐인 문학의 한계에 절망하고, 문학이 옳은 것과 희망을 향해 가는 것이라고 말할 수 없는 고통을 느낀다. 과거를 외면하고 포장된 자신으로 살아가려는 자신에 대한 자기비판 역시 날카롭다. 변덕을 부리고 전화선을 뽑고, 며칠이고 방바닥에 붙어있던 화자. 겨우겨우 제주도에 가서 마음속에 있던, 78년 밤 기차에서 마음속에 담아뒀던 학을 하늘로 날려보내면서 화자는 그 시절과 화해하는 듯하다. 그로부터 다시 20년이 흐른 지금 우리의 현실은 어떠한가. 문학은 어떤 역할을 짊어지고 있는가. 작가에게, 독자에게 글쓰기와 글읽기는 무엇으로 남았을까. 나 역시 처음 글 읽기를 시작했던 때를 다시금 돌아본다.

 

주인공부터 호남 출신임에도 소설의 배경이 되던 당시 만연했던 호남지역에 대한 차별 문제가 드러나지 않은 점, 주인공을 둘러싼 주변 인물, 특히 공장에 있던 여공들을 지극히 선하고 평면적인 인물로 그려낸 점 등에서 비평가들로부터 비판을 사고 있는 것이 《외딴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세기 꼭 읽어봐야 할 소설로 평가받는 것은 질곡의 세월을 살아온 사람들과 문학의 역할에 대한 작가의 끈질긴 고민 때문이었을 것이다. 문학이 세상을 바꾸는데 무능할지 모르나, 사람을 꿈꾸게 할 수는 있다. 그리고 그 사람들은 사회를 바꾼다. 문학은, 생각보다 힘이 세다.

 

 

좋은 책과 서평을 나누고자 반디앤루니스 '오늘의 책'을 펜벗과 함께 만들어 갑니다.

펜벗이란 서평을 쓰며 서로 이야기를 나누는 친구를 의미합니다.

매주 월요일, 성실한 서평으로 찾아 뵙겠습니다.

12월의 서평 주제는 '처음'입니다. 셀 수 없이 많은 각자의 '처음'을 책과 함께 떠올려 보세요.

'오늘의 처음'으로 생생히 떠오르길 바랍니다.

 

│ 펜벗 일문일답

 

서평에서 ‘문학은 생각보다 힘이 세다.’라는 표현을 했어요. '한량의 독서'님이 생각하는 문학의 궁극적인 역할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이 사회에서 문학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까요.


단도직입적으로 말씀드리자면 문학은 사람들의 쉼터 혹은 희망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희망을 잃고 절망의 벽 앞에 선 사람들이 많아 보입니다. 금력이나 권력 등 개인이 쉽사리 맞서볼 수 없는 거대한 힘에 가로막혀 탈출구를 찾지 못하는 것이지요. 그건 하루 이틀 만에 해소될 성질의 문제는 아닐 것입니다. 지친 사람들에게 위로가 되고, 새로운 미래를 모색하고 고민해보는 희망을 놓지 않는 데 있어 문학만큼 큰 힘을 가진 건 없다고 봅니다. 휴식의 공간, 사회적 공론의 장을 제공하는 것이 이 사회에서 문학이 맡아야 할 역할 아닐까요?

 

그간 읽은 한국소설 중에서 가장 기억 남는 인물(캐릭터)이 있다면 소개해 주세요.


한국소설가 중 최고의 이야기꾼은 작가 천명관이라고 생각합니다. 그의 작품 《고래》에 등장한 ‘금복’이라는 캐릭터가 가장 기억이 납니다. 작가 천명관이 《고래》에서 들려주는 이야기 속에서 물질을 향한 금복의 지난한 여정이 인상 깊었습니다. 작가의 상상력이 탄생시킨 ‘금복’의 캐릭터는 작품 안에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부와 권세를 향하는데, 그런 면에서 금복은 우리 중 그 누구와도 교집합을 가진 인물이라는 사실을 부정하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매우 현실적인 캐릭터이기도 합니다. ‘금복’은 다름 아닌 ‘거울에 비친 내 얼굴’일지도 모르겠지요.

 

죽기 전에 좋은 책 한 권을 쓰는 게 목표라고 말씀해 주셨어요. 어떤 종류의 책을 쓰고 싶나요. 그러기 위해 현재 노력하고 있는 것들은 무엇이 있을까요.


독자에게 조언하고 치유하는 책도 좋지만 저는 (매트릭스에 등장한) 네오의 알약 같은 책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현실과 박리된 인식은 자신을 기만하는 선택을 하게 하고, 자위할 거리를 찾다가 스러지고 말 테니까요. 독자의 현실과 인식을 연결할 교량 같은 책을 써보고 싶습니다. 장르는 소설이 좋겠다고 봅니다. 좋은 글을 쓰는 비법은 다독, 다작, 다상량이라 하는데 다독과 다상량에 힘을 쓰는 편입니다. 여기에 한 가지 더한다면 직접 경험을 많이 해보려 한다는 것 정도입니다. 모자란 글재주는 이런 부분으로 메워보려 합니다.

 

요즘 무슨 책을 읽으세요?


책 한 권을 진득하게 읽는 타입의 독자가 아니라서 몇 권의 리스트를 정해두고 그 안에서 돌아가면서 읽습니다. 최근 리스트 안에는 김진숙 《소금꽃나무》, 중국CCTV 《기업의 시대》, 국민일보 특별취재팀 《독일리포트》, 김중혁 《메이드 인 공장》, 정지향 《푸른 가죽소파 표류기》 등의 책들이 있습니다. 생각의 지평을 넓혀주거나 마음의 깊이를 더해주는 좋은 책들인데 정작 독자인 제가 게을러 진도가 빨리 나가지 않아 걱정입니다. 펜벗들의 리뷰를 보면 어찌나 좋은 책이 많은지! 읽고 싶은 책은 늘고 있는데 큰일입니다.

 

오늘의 책을 리뷰한 '한량의 독서'님은?

탐정의 꿈을 갖고 있습니다. 보고 듣고 생각하고 씁니다. 죽기 전에 좋은 책 한 권 쓰는 게 목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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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달토끼의 책방앗간] 신경숙, 《달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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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점에서 만난 사람] 함께 살고싶은 한국문학의 새로운 집 - 문학동네 한국문학전집 출간 기념 간담회

 

편집·정리 | 컨텐츠팀 에디터 현선·혜원
사진 제공 | 문학동네

 

같은 책이라도 전집(全集) 안에 들어가면, 새로워 보입니다. 책의 새로운 터전 같다고나 할까요? 위대한 문학전집이 세상에 나오면, 이 땅에 훌륭한 집 한 채가 지어진 것 마냥 우두커니 바라보는 일부터 시작합니다. 자꾸 보면 살고 싶어지는 것이 집입니다. 책이라고 다르지 않습니다. ‘갖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훌륭한 전집일수록 전부 다 모으고 싶죠. 그래서 전집은 ‘샀다’는 말보다 ‘장만했다’는 말이 더 어울립니다.

 

 

세계문학전집과 한국고전문학전집을 출판한 문학동네에도 새집이 들어섰습니다. 하얗고 튼튼한 스무 권의 책들입니다. 김승옥의 단편 10편이 수록된 1권부터 2009년에 나온 박민규의 <카스테라>까지. 스무 권을 아우르고 있는 시대는 사실 모호합니다. 문학동네의 신형철 편집위원은 한국문학전집의 발간을 기념하며, 선정 기준을 밝혔습니다.

 

 

 

 “’문학성’입니다. 문학동네가 소설을 출간할 때 가장 중요하게 신뢰하는 기준은 ‘서사의 힘’입니다. ‘인간과 세계의 진실을 이야기가 밝혀서 보여줄 수 있는가.” 그리고 작품이 어느 정도 독자들과 소통했는지, 한 시대의 사회적 징후를 대표적으로 보여줬는지 하는 ‘문제성’을 중요하게 생각했습니다.”

 

“모두가 박완서를 읽고 자랐고, 모두가 박완서를 읽으며 세월을 났다.” (400쪽)

 

문학동네 한국문학전집의 세 번째 책, 박완서의 대표 중단편선 <대범한 밥상>에 쓰인 문학평론가 차미령의 해설입니다. 세월을 함께한 책을 전집으로 다시 보는 기분은 어떨까요? 문학동네 한국문학전집은 2014년에 나온 ‘새 책’이기도 합니다. 이 전집을 계기로 누군가는 한국문학 입문자가 될 수도 있습니다.

 

 

“‘문학동네 한국문학전집을 통해 ‘한국문학이 이런 거구나.’라고 처음 경험하는 사람들이 많아졌으면 좋겠어요. 새로운 세대의 한국문학 독자, 한국문학을 이해하고 존중하는 문화가 우리 사회 속에 정착되도록 하는 게 문학 출판사의 사명이라고 생각합니다.” 황종연 편집위원의 바람이 문학동네가 한국문학전집을 출간하는 중요한 목적이기도 합니다.

 

우선으로 발표된 스무 권 외에 앞으로 전집에 입주 예정인 이웃도 궁금해집니다. 문학동네 한국문학전집의 문은 언제나 열려있습니다. 문학동네 편집위원들은 자신감 있게 입을 모았습니다. “전집을 만든다는 것이 기존에는 정서를 확정 짓는 대단히 권위적인 작업이었습니다. 문학동네는 좀 더 동시대 독자들과 호흡할 여지를 많이 남기고자 합니다. 조금 더 유연하게. 어떤 작품은 전집으로 묶기엔 조금 낯설 수 있어요. 하지만 동시대의 작품 중 앞으로 어떤 것이 한국문학전집에 포함될 것인지 누구도 확신할 수 없는 상태에서 누군가는 맨 처음 기준을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무모한 일처럼 보일 수도 있습니다만, 문학동네의 자신감 표현이라고 생각해주셨으면 좋겠어요.”

 

한국문학전집을 장식하는 표지에는 한강 사진이 있습니다. 낯선 풍경의 한강을 아름답게 찍는 이대원의 사진입니다. 문학동네가 기록할 한국문학전집의 역사가 한강의 물결을 따라 굳세게 흘러가길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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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뭐가 잘 나가니?] 없어서 못 파는 건 에어컨만이 아니다!

날이 더우니 야외 활동에 좀처럼 흥이 나지 않습니다. 일이 있어 잠깐 나갔다가도 숨이 턱 막히는 공기에 휘감기다 보면 다시 어딘가로 잽싸게 들어가고만 싶어지니까요. 물론 실내라고 해서 다 좋은 건 아닙니다. 에어컨이 인위적으로 만들어내는 찬바람이 없다면, 안이나 밖이나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을 테니까요. 에어컨에 대한 의존도가 점점 더 높아질수록 전력 소비 급증에 따른 정전 사태와 전기세 폭탄에 대한 염려는 막을 수 없겠지만요. 그리고 그렇기 때문에 요즘엔, 소시민들의 소소한 피서지가 돼주었던 곳들이 점차적으로 효력을 잃어가고 있습니다. 그중에는 저희 반디앤루니스 같은 서점도 포함되어 있고요. 그래서 시원하게 책 좀 볼 요량으로 서점을 찾은 분들이 실망한 일도 적지 않을 거고요. 그리고 그런 분들게 염치없지만, ‘어떻게, 좋은 책 한 권 만나신 걸로 시원하게~ 퉁~쳐주실 수 없을까요?’라고 말씀드릴 수밖에 없는 게 또 제 입장이네요. 냐하~

 

    반디앤루니스 온오프라인 종합 베스트셀러 순위

2012. 8. 1~ 2012. 8.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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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되자마자, 많은 분들의 주목을 받았던 《안철수의 생각》이 여전히 부동의 1위를 지키고 있습니다. 이런 상태가 계속된다면, 대한민국 유권자의 대부분이 《안철수의 생각》을 읽게 되지 않을까 섣부른 예상을 해보는데요. 그가 대선에 출마하든 출마하지 않든, 그를 지지하든 그렇지 않든, 이 책을 계기로 시대가 요청하는 새로운 지도자에 대한 각자의 생각이 좀 더 탄탄해졌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봅니다. 그리고 그러한 이유에서, 아직 종합 베스트셀러 순위에는 오르지 못했지만, 한국사회의 변화를 갈망하는 마음들이 만들어낸 ‘사회·정치’ 분야의 다른 책들, 《안철수의 생각》에 도전장을 내민 야권의 또 다른 기대주 문재인의 《사람이 먼저다: 문재인의 힘》, ‘해고는 살인이다’라는 피맺힌 절규를 되새기게 하는 공지영의 쌍용자동차 사태 르포르타주 《의자놀이》, 거짓으로 얼룩진 이 사회의 불편한 현실을 까발리는 《이상호 기자 X파일 》도 함께 보시길 권해드리고 싶고요.

 

- 컨텐츠팀 에디터 현선 (anejsgkrp@bandinlun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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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달토끼의 책방앗간] 신경숙, 《엄마를 부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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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감책 No.18] 책 읽기의 중흥기를 맞은 직장맘!(푸른바다님)

 
12월 28일. 성탄절 연휴가 끝나고, 눈과 함께 한파가 찾아와서인지 쓸쓸한 마음이 드는 월요일입니다. 또 2009년이 이번 주에 끝난다는 생각을 하니, 뭐라 말 할 수 없는 감정이 밀려드네요. 한 해를 돌아볼 만큼 돌아봤고, 내년 구상도 할 만큼 했으니 이젠 2009년의 마지막 여유를 느껴볼까 합니다. 오늘 함께 느끼실(?) 주인공은 푸른바다님입니다. 다함께 외쳐볼까요? 푸른바다님! ~~~~~~~~~~~/(^0^)/

마지막 남은 달력 한 장을 보고 있으니 괜시리 마음만 뒤숭숭해 집니다. 나이와 시간의 속도는 비례한다더니 올 한해도 이렇게 저무나 봅니다. 해마다 연말이면 느끼는 것이지만 365일이라는 긴 시간을 되돌아보면 늘 아쉽기만 합니다. 계획한대로 이루었는가? 무엇을 얻었고, 무엇을 배웠는가? 라는 질문을 받으면 나름 열심히 산다고 앞만 보며 달려온 시간이 당황스러울 때도 있답니다.

그런 의미에서 올 한해도 독서기록장이 100권을 넘어섰다는 사실은 큰 위로가 됩니다. 한 때는 책이 너무나 좋아 도서관 사서가 되는 것이 꿈이었던 때도 있었어요. 그런데 직장 생활 시작하고 결혼도 하고 직장맘으로 살아가면서 책을 읽는다는 것이 사치처럼 느껴져 책을 더 멀리하게 되었지요. 어느 순간, 아이의 교육에 대해 고민하다가 독서교육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어요. 아이에게 책 읽으라고 잔소리하기 보다는 책 읽는 엄마의 모습을 먼저 보여주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독서는 사치가 아니라 필수라고 생각하니 마음이 가벼워 지더군요. ^^ 

책 읽기의 중흥기를 맞다. 3년째~
수년 동안 책을 읽지 않았더니 출판계의 상황도 많이 바뀌고 어떤 책을 읽어야 할지 모르겠더군요. 그래서 인터넷을 검색하기 시작했고 책카페에 가입하게 되었어요. 그때가 2006년 가을 쯤 이었네요. 그리고는 그동안 못 읽었던 독서량을 채우기라도 할 것 같이 열심히 읽었어요. 올해는 독서 인생의 중흥기를 맞은 지 3년째 되는 해입니다. 첫 해는 소설에 대한 편식과 권수에 대한 집착이 심했던 것 같은데 해가 거듭되면서 점차 나아지기 시작했지요. 올해는 비소설 분야의 비중이 눈에 띄게 늘었고 올해로 3년 연속 100권을 넘어서기도 해서 마음이 뿌듯해요. 

직장맘의 독서, 가장 중요한 것은 균형~
 
지극히 개인적인 취미인 독서를 하는데 있어서 가족들의 이해가 필요하다는 말, 아마도 미혼인 분들은 이해하지 못하시겠죠. 하지만 직장맘인 제겐 참 절실한 것이랍니다. 올해는 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했어요. 연초부터 이것저것 신경쓸 일이 얼마나 많던지. 1학년들 숙제는 엄마 숙제라고들 하지요. 그 말이 그냥 나온 말이 아니랍니다. 퇴근해서 집에 오면 아이 숙제도 봐줘야 하고, 문제집도 풀리고 아이가 책 읽는 것도 신경써줘야 하구요. 주말이면 몰아서 책 읽으리라 다짐하지만 아이를 위해 나들이도 해야 하고 남편과도 놀아줘야 하구요. 하루가 서른 시간만 되어도 좋겠는데 말이죠. 부족한 시간도 문제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합리적이면서 균형 있게 시간을 배분하는 것입니다. 이럴 줄 알았으면 솔로일 때 더 많이 읽을 걸~~ ;; 

카페를 통해 만난 사람들
책카페 활동하면서 소중한 인연을 많이 알게 되었어요. 특히 온라인상에서의 인연을 오프라인에서 처음 만났을 때 가슴 떨리고 긴장했던 순간을 아직도 잊을 수가 없네요. 제가 왕소심에 낯가림이 엄청 심한 편인데 어쩌다보니 모임에서 가장 나이가 많더라고요. 참 우습고도 신기한 것이 제가 집에서도 막내고 동급생들보다도 나이가 어려요. 입사하고 십 수 년이 넘도록 직장에서도 막내 역할만 했었는데 책모임에서만 최고 연장자라니... ^^; 처음엔 적응이 잘 안되던걸요. 그런데 저보다 깊이 있는 독서를 하고 생각도 깊은 후배들과 함께 하다 보니 배울 점이 정말 많다는 것을 느껴요. '책'이라는 매개체가 이어주는 끈끈함이 생각보다 엄청 강하더라고요.  

2009년 BEST5 외에 기억에 남는 책들~

<사람을 먹으면 왜 안 되는가?> - 피터 케이브라는 분이 쓴 책인데 질문과 대답으로 풀어가는 철학이야기 입니다. 추천 여부를 떠나서 일단은 올해 읽은 책 중에서 제목이 가장 튀어서 기억에 남습니다.  

<수도원의 비망록>(주제 사라마구), <핏빛 자오선>(코맥 매카시), <더크 젠틀리의 성스러운 탐정 사무소>(더글러스 애덤스. 이 세 권의 책은... 소설은... 울고 싶을 만큼 너무 어려웠던 책으로 기억에 남네요.

<지구 온난화에 속지 마라> 지구 온난화는 필연적으로 다가오는 것일 뿐 탄소 배출량과는 상관없다는 주장을 펼칩니다. 도대체 왜 이런 책을... 하면서 읽긴 했습니다만 지구 환경을 위하는 마음으로 출간했다고 하니 한 번쯤은 읽어볼 필요가 있겠지요. 

<잘 가요 언덕> 차인표 님의 소설입니다. 일본군 위안부라는 무거운 주제를 용서와 화해라는 따뜻한 시선으로 그린 동화 같은 내용입니다. 신인 작가라고 해도 손색이 없을 만큼 정말 잘 쓴 책입니다. ‘연예인이 쓴 책’에 대한 편견을 극복하게 해주었죠. 

<우유의 역습> 완전식품으로 알려진 우유의 두 얼굴에 대한 내용입니다. 어찌 보면 거의 폭로라고 할 수 있지요. 겉으로는 “그래도 계속 먹을래요~” 하면서 담담한 척 하고 댕기는데 실은 아직도 충격으로 얼얼합니다. 

<악의 추억> 이정명 님이 쓰신 책 맞아!? 라는 생각이 들었던 책입니다. 깊이 각인된 팩션의 이미지 때문인지 개인적으로 상당히 낯설었어요. 반전도 있고 나름 괜찮은 내용이긴 하지만 내년에는 근사한 팩션으로 만나 뵈었으면 좋겠어요.

[푸른바다님의 나를 감동시킨 책 5]





<도가니>, 공지영

- 책 읽은 직후부터 한동안 이 책 이야기만 하고 다녔어요. 또 그 책이야?, 라는 소리를 들었을 만큼요. 결코 재미있는 책은 아닙니다. 오히려 슬프고 비통하고 분노하고 좌절감을 느끼게 하는 내용이랍니다. 소설 속에서 벌어지는 일들이지만 지금 이 순간 현실 세계의 어느 곳에선가 똑같은 일이 벌어지고 있을 것만 같아서 무섭기도 했습니다. 개인적으로 글을 쓰는 작가라면 사회 문제를 되짚어 볼 수 있는 그런 글을 쓸 줄 알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점에서 공지영 작가 정말 맘에 듭니다.   

 

 



<엄마를 부탁해>, 신경숙

- 어머니, 엄마... 한없는 사랑과 희생을 보여주시는 분이죠. 그런 엄마를 잃어버린 것으로 이야기는 시작됩니다. 늘 그곳에 계셨기에 언제까지나 그럴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너무 편한 존재였기에 소중함을 잊어버리고 살았습니다. 책 읽는 내내 울 엄마 생각 정말 많이 떠올랐습니다. 소설 속 엄마의 모습은 우리 모두의 엄마가 아닐런지요.  

 



<내 심장을 쏴라>, 정유정

- 솔직히 표지 보고는 별로 손이 안 가던 책이었는데 막상 읽고 나서는 정말 깜짝 놀랐어요. 언젠가는 영화로 만들어져도 좋겠다 싶을 만큼 어찌나 구성이 탄탄한지. “정신 병동에는 미쳐서 갇힌 자와 갇혀서 미쳐가는 자”가 있다고 했던 주인공의 대사가 아직도 귓가에 쟁쟁하네요. 젊은 청춘들의 자유를 향한 비상, 그들의 눈물겨운 탈출기를 읽는 동안 제 심장도 전기 충격을 받은 것처럼 찌릿했답니다.  

 


 
<트와일라잇 시리즈>, 스테프니 메이어
- 2008년도에 <트와일라잇> <뉴문>이 출간되었고 같은해 12월 <이클립스>, 2009년 6월에 마지막편인 <브레이킹 던>이 출간되었지요. 특별히 한 권을 고를 수 없을 만큼 저마다 스토리가 있고 재미있었던 책입니다. 사랑이란 인간이 가지는 가장 자연스러운 욕망이지요. 복잡한 분석 보다는 “사랑하는 사람과 영원히 함께 하고 싶다”는 단순함으로 읽으면 주인공들의 닭살 멘트에도 공감할 수 있을 것입니다.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 오스카 와일드  
- 영원한 젊음을 얻기 위해 영혼을 판 남자의 이야기 입니다. 오스카 와일드의 내적 세계를 가장 잘 표현한 탐미주의적 소설로 꼽히지요. 젊다는 것과 아름다움을 추구한다는 것이 영혼을 팔 만큼 절실한 것인지 도저히 이해 못 하겠다 하시는 분은 아직 젊다는 증거입니다. 요즘 들어 어떻게 하면 곱게(?) 나이들 수 있을까 고민하던 내게 흐릿하나마 방향을 제시해 주는 책입니다.

잘 보셨나요? 그럼 이제 푸른바다님 집에 놀러가욧! ^0^/ [클릭클릭!]

아이에게 책 읽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만큼 좋은 교육은 없다고 생각해요. 푸른바다님은 정말 멋지세요. 푸른바다님과 아이가 함께 만들어가는 책 이야기가 무척 궁금합니다! 내일 19번째 나감책 주자와 올게요. 따뜻한 하루 보내세요.^-^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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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감책 No.7] 아, 나는 자유롭게 이야기 중!(아나님)

12월 9일. 오늘은 여느 날보다 따뜻합니다. 더 따뜻한 곳이 있었으니, 바로 반디 블로그입니다. 나감책을 시작하면서 많은 분들이 관심을 보여주시고, 또 이웃과 이웃간의 만남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아, 정말 밥을 안 먹어도 배가 부릅니다.(점심을 그렇게 많이 먹어 놓고서는--*) 음음, 그럼 럭키 7 나감책 시작해볼까요? 오늘의 주인공은 아나님이십니다!~~~~/(^0^)/

올 한 해 저의 목표 중 하나는 책 100권 읽기예요. 그저 책을 읽고, 읽은 책의 제목을 기록하는 것만으로 시작했었죠. 무슨 생각으로 이런 결심을 하게 됐는지 기억나지 않지만, 덕분에 ‘책’이라는 것이 지금은 저에게 참 소중한 존재가 되었답니다. 책 정보를 찾던 중 많은 블로그 이웃들을 만나게 되었고, 지금은 책을 읽은 후 감상을 쓰는 것으로도 큰 즐거움을 얻고 있어요. 덕분에 책을 읽은 후 그냥 책장에 놓아두는 것보다 그 느낌을 글로 남기는 것의 소중함도 알게 되었어요. 짧게나마 무언가를 쓰는 것이 점점 더 깊이 있는 독서를 할 수 있게 도와주는 것 같아요. 

요즘엔 저의 독서취향이 무엇인지, 리뷰는 어떻게 쓰는 것이 느낌 전달에 편한지 알아가고 있어요. 그 방식이 하루하루가 달라 혼란하기 그지없지만, 나 자신을 알아가는 느낌이랄까요? 독서초보자인 저에겐 이런 혼란마저 소중하고 뿌듯하답니다. 이 글을 보시는 분들은 아마 제 마음을 다들 아시겠죠? 

올해는 유독 책을 통해 만난 인연이 많았어요. 블로그를 통한 새로운 인연들은 책이 없었다면 꿈도 못 꿔봤을 거예요. 책을 통한 대화는 저도 모르게 솔직해져 때론 제 자신도 놀랄 정도로 많은 말이 나온답니다. 그런 덕분에 얼굴도 모르는 이웃님들이 저를 만나러 와주시고, 저도 만나러가 도란도란 이야기하는 것이 그렇게 기쁠 수 없답니다. 

책을 통한 기쁨은 새로운 인연만이 아니었어요. 이미 알고 지내던 사이였지만 특별한 경우 외엔 대화할 기회가 없던 친구나 선·후배 등 저의 지인들과의 교류를 더 풍성하게 해주었답니다. 서로 좋은 책을 권하고 주고받으며 책을 통해 더욱 돈독한 사이가 되었어요. 요즘은 종종 책을 멀리 하는 주변 사람들에게 좋았던 책, 재밌게 읽었던 책을 권하며 같이 읽자고 ‘꼬드기며’ 다니고 있어요. 좋은 건 나눌수록 배가 되잖아요!

저에게 책이란, 연결통로예요. 표현이 서툴러 낯선 사람과 대화할 때 종종 어려움을 느끼곤 하는데, 책을 통해 만나게 되면 남녀노소 불문하고 좀 더 편하고 다양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것 같아요. 말이 아닌 글이 되면 더 자유롭게 이야기하게 되고요. 오늘도 전 여전히 책으로 만나는 인연을 기대하고 있답니다!

 [아나님의 나감책 5]

 

 

<그건 사랑이었네>, 한비야
한비야님의 자전적인 에세이라고 해도 될 만큼 그녀의 솔직한 이야기가 많이 담겨있어요. 감출 법한 신앙이야기마저 스스럼없이 드러낸 그녀의 진솔함을 엿볼 수 있답니다. 그리고 저자의 희망적인 이야기들이 언제나처럼 저에게 도전이 되고 용기가 되었어요.

 

 

<내 귀는 거짓말을 사랑한다>, 박후기
예전에는 미처 ‘시’라는 것의 감동을 느끼지 못했는데, 올해는 유독 시집에서 큰 감동을 받은 해인 것 같아요. 이 시집을 한 장, 한 장 넘길 때마다 시인의 독특하고 유쾌한, 그러나 결코 가볍지만은 않은 구절들이 마음에 닿아서 한동안 그 울림이 가시질 않았는데, 좋은 시들을 잘 만난 덕에 앞으로도 시를 가까이 하게 될 것 같은 좋은 예감이 들었답니다.

 

 

<엄마가 사랑해>, 도리스 클링 엔베르그
한국인 입양아 ‘웅’을 향한 저자의 사랑이야기예요. 고국을 떠나 말도 통하지 않고, 낯선 환경에 쉽게 적응하지도 못하는 웅의 거친 모습들을 보면서 마음이 절로 아팠답니다. 하지만 그 작은 아이를 온 몸과 온 마음으로 받아내어 사랑하고, 함께 치유되는 가족이야기가 정말 아름다워요. 담담한 문체로 전하는 저자의 글이 그 깊이를 더하는 책입니다.

 

 

<엄마를 부탁해>, 신경숙
엄마에 대해 이야기할 때 종종 ‘울컥’하는 나 자신을 보게 되는데, 그 때의 감정을 그대로 내어 놓은 소설이에요. 어디까지가 소설이고 어디까지가 실제인지 모르는 채로 끝난 기분이었지만 저자의 진심이 담긴 소설이라, 감히 평가해 봅니다. ‘엄마’에 대해 생각해 보기에 더 없이 좋은 책이라고 느꼈어요.

 

 

<오두막>, 윌리엄 폴 영
이 책은 기독교 신앙서적이라 책 선택에 조금 망설였어요. 그렇지만 읽고 난 후 저의 마음이 가장 크게 변화된 책이어서 선택하였답니다. ‘특히 나를 사랑하시는’ 하나님을 통해 눌려있던 마음이 많이 회복되었고, 그간 오해하고 있던 신앙적인 부분들이 새롭게 마음으로, 머리로 다가왔던 책이에요.

[<그건 사랑이었네> 리뷰 보기(클릭)]
[<내 귀는 거짓말을 사랑한다> 리뷰 보기(클릭)]
[<엄마가 사랑해>] 리뷰 보기(클릭)]

잘 보셨나요? 그럼 이제 아나님 집에 놀러가욧! ^0^/ [클릭클릭!]

어느덧 나감책 챕터 2도 중반을 넘어섰네요! 내일은 또 어떤 분이 기다리고 있을지, 기대해주세요! ^-^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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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 나의 슬픈 외딴방 - <외딴방>

 

신경숙, <외딴방>, 문학동네, 2001


열일곱이 되던 해, 엄마와 처음 단 둘이서 여관에 누웠다. 아주 작은 방이었고, 온돌이었다. 4시간을 서서 시외버스를 타고 도착한 생경한 곳에서 엄마도 나도 긴장하고 있었다. 추웠던 기억은 없고, 엄마의 깊은 한 숨 소리만 기억에 남는다. 열일곱의 나는 좀 더 넓은 세상을 꿈꿨고, 엄마는 내 고집에 못이기는 척 져주었다.

고등학교 입학을 앞둔 내게 해장국 비슷한 것을 하나만 시켜 놓고 엄마는 말했다. 자취방을 얻지 못하면 그냥 내려가는 거라고. 맛없는 밥을 젓가락으로 헤저으며 고개만 끄덕였던가. 아니, 엄마는 말뿐이며, 꼭 자취방을 구해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 나이의 곱절의 시간이 훨씬 지났고, 엄마는 이제 내 곁에 존재하지 않는다. 집을 떠나야 했던 이유는 달랐지만, 외딴방 열여섯 소녀를 만나는 내내 가슴이 아팠다. 아니다, 그 이유 때문이 아니다. 자전적 소설인 <외딴방>에 등장하던 엄마는 여전하게 살아 있는데, 나에게는 엄마라 부를 수 있는 대상이 없기 때문이다.

열여섯, 작가가 되고 싶었던 소녀는 작가가 되었고, 그 무언가가 되고 싶었던 나는 여전하게 그 무언가를 동경한다. 내게 주어진 방은 주인집 거실을 돌아 계단을 터고 옥상으로 열린 문을 열면 만나는 작은 옥탑방이었다. 우연하게 집을 구하다 처음 만난 S와 고등학교 졸업까지 3년을 살았고, 대학에 입학을 하고도 몇 달을 혼자 더 살았다. 물론 내가 살았던 시대는 소설 속 열 여섯의 소녀와는 다르다. 그 시절에도 산업체라 해서 야간학교가 있었지만 가난보다는 다른 이유가 더 컸다.

그러나 소설을 통해 나를 보는 것은 감성적인 것이다. 표정이 많지 않았던 시절, 밥물을 맞추지 못했던 나, 한꺼번에 너무 많이 밥을 해서 노랗게 색이 변할 때까지의 밥으로 도시락을 쌓고, 야간 자율학습이 끝난 밤 조심조심 설거지를 했던 시간이었다. 외사촌과 번갈아 밥을 했던 것처럼 S와 밥을 나누어서 했다. 공부에 대한 열정도 조금씩 사그라들었고, 내 지식의 크키는 곧 바닥을 드러냈다. 꼭 학교를 가야 했던, 그래서 작가 되어야 했던 열여섯의 소녀의 모습을 보면서 부끄러웠고, 부스스한 퍼머머리에 낡은 외출복뿐이었던 엄마에게 ‘참 못된 딸이었구나’ 하는 생각이 떠나지 않았다.

아마도 외딴방은 지금 쪽방촌이라 불리는 곳이었을 것이다. 열여섯에서 시작해 열아홉 까지 살았던 그 공간을 잊고 싶었던 것은 그 시절을 함께했던 사람들에 대한 아픔이었을 것이다. 1980년대 산업현장을 나는 잘 알지 못한다. 노조에 가입하면 가고 싶었던 학교를 가지 못했던 그 시절, 어린 소녀가 회사를 얼마나 두려워했고, 직장 동료인 노조원에게 얼마나 미안한 마음을 가졌을지 온전하게  이해할 수 없다. 조세희의 <난장이가 쏘아 올린 작은 공>을 필사하며 소녀가 무슨 생각을 했을지도 짐작 할 수 없다. 유명한 소설가가 되어 그 시절의 지인들은 그저 반가운 마음에 연락을 취하고 쏟아지는 관심이 부담스러워 또 하나의 외딴방으로 숨어버린 그 마음을 알지 못한다. 다만, 혼자이고 싶은 순간이 있다는 것을 알 뿐이다. 오로지 나 혼자만 숨 쉬고 싶은 순간을 경험했다는 것을 말할 수 있을 뿐이다.

살아갈 수 있는 숨 쉴 수 있는 유일한 것

그녀에게 소설은 무엇이었을까? 살아갈 수 있는 숨 쉴 수 있는 유일한 것이었는지 모른다. 소설에서 더 많이 웃고, 더 많이 아파하고, 더 많은 눈물을 흘리며 나 아닌 다른 이로 살고 싶었는지 모른다. 신경숙은 현재와 과거를 넘나들며 글쓰기에 대한 물음을 던진다. 자신이 쓰고 있는 소설이 갖는 의미, 소설을 통해 딱지가 내려앉지 않은 상처가 딱딱한 딱지가 들어앉아 나아지기를 바랐을 것이다.

파업이 일어나고, 임금이 체불되고, 동료가 떠나고, 데모에 참여했던 오빠가 다치고, 학교를 떠날 수밖에 없던 사람들 속에 대학이 가고 싶어 학원으로 학교로 바빴던 자신이 때론 밉고 싫었을 것이다. 무엇이 되고 싶었던 시절, 그 무엇을 위해 자신을 다독였고, 꿈을 향한 걸음이라 여기며 참아왔던 시간들. 그러나 소설 속 소녀가 사랑했던 희재 언니의 죽음은 어떤 이유로도 합리화 될 수 없고, 자신의 행동을 용서할 수 없는 것이었다. 설령, 그것이 희재 언니의 운명이고 선택이었다 해도 소녀는 자신을 놓아주지 않는 그림자와 평생 함께 살아갈지도 모른다.

떠올리고 싶지 않았던 순간을 끄집어내어 글로 태어나게 하는 과정이 그녀는 얼마나 힘들었을까. 소설이니까 하며 살을 붙였다가 다시 떼어내기를 반복하며 그 시간 내내 열여섯의 소녀로 살았을 그녀를 만나는 게 아프다. 고단한 삶을 살았을 그녀가, 편안 자세로 잠들지 못하는 그녀가, 희재 언니의 목소리를 듣는 그녀가 아프다. 

그 시절, 권력이란 이름으로 약자의 삶을 농락한 그들에게 화가 난다. 그저 웃고 싶었고, 그저 공부하고 싶었고, 그저 합당한 권리를 누리고 싶었을 뿐인데.  2009년, 지금은 어떤가? 여전히 공권력은 시민 앞에 겁을 주고, 여전히 외딴방은 존재한다. 외딴방이 아니더라도, 열여섯의 소녀를 만날 수 있다는 사실이 나는 슬프다.

신경숙의 소설은 슬퍼서 때로 주저하게 된다. 눈물을 삼키게 하고 가슴에 바람의 길을 만든다. <외딴방>은 <엄마를 부탁해>와 나란하게 고백의 글이다. 해서 더 슬프다. 소설이라는 이름으로 포장되었지만, 그녀의 삶이라서 더 슬프고, 우리들의 삶이라 더 아프다. 열일곱, 그 겨울을 생각한다. 점점 더 희미해지는 엄마의 슬픈 표정을, 마흔을 바라보는 내가 닮아가고 있다. 내가 동경하는 그 무언가를 다시 꿈꿀 수 있는 나만의 외딴방을 향해 걸음을 내딛는다.


오늘의 책을 리뷰한
‘자목련’님은?
저는 그저 폭넓은 책읽기를 꿈꾸는 사람이며, 책과의 진정한 소통을 원하는 사람이며, 그것을 제대로 표현할 수 있는 글쓰기를 꿈꾸는 사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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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이소] 작가와의 만남, 좋아~ - 원주님


T.G.I.F! Thank God it’s Friday! 그런데 또 비가 옵니다. 본격적인 휴가철을 맞아 나들이 계획 세우신 분들 많을 텐데, 날씨가 좋지 않아 걱정입니다. 됩니다. 부디 편안한 여행길 보내시길 바랍니다. 날씨와 상관없이 앞으로 달려가는 게 있죠? 반디의 이웃을 소개하는 알찬 시간! ‘반디의 이웃을 소개합니다’입니다. 이웃도 만나고, 책에 대한 정보도 얻고, 따뜻한 이야기도 듣는 1석 3조의 ‘반이소’의 세 번째 주인공은 ‘원주’님입니다. 자, 출발~ /^0^/
 


원주님의 블로그 소개 부탁드려요.

‘반디의 이웃’답게(!) 책과 노니는 공간이에요. 그런데 사실, 처음에는 ‘꽃’으로 출발했답니다. 제가 찍은 들꽃 사진을 모아놓으려고, 야생화 카페에 올린 내 글을 스크랩 해 오거나, 여러 흥미로운 기사들을 모아두는 공간으로 활용했지요. 이후 책카페 활동을 하고 서평이란 걸 쓰게 되면서 블로그 사용이 늘었는데, 제대로 마음먹고 ‘책과 노니는 블로그’를 꾸민 건 아직 일 년이 채 되지 않았어요. ‘병아리’는 벗어났다 해도 아직 ‘중병아리 블로거’ 정도 되겠네요.

내가 읽은 책의 감상문을 쓰거나, 나의 새 식구가 된 책을 정리하는 게 요즘 가장 주된 블로그 활동이고요, 그 외에도 작가와의 만남에 다녀온 후기를 올리거나, 좋아하는 소설가에 관한 기사나 그들이 쓴 글을 살짝 데려오기도 합니다. 아주 가끔이나마 여전히 제가 찍은 꽃 사진도 올리고 있고요.


좋아하는 작가는 누구인가요?

저도 좋아하는 작가가 많은데, 그 중에서도 특히 ‘편애’하는 작가가 있어요. 바로 신경숙, 김연수 두 작가입니다. 고등학교 때, 신경숙 님의 <외딴방>이 얼마나 깊고 아득하게 나를 사로잡았던지, 그 책을 만났던 때의 감동을 잊을 수가 없어요. 야간 자율 학습 시간에 그 책을 교과서 밑에 숨겨 읽고 난 뒤로, 신경숙 작가는 늘 내게 영혼의 샘물 같은 존재였어요. 이 작가가 있는 한은, 이 작가의 책을 읽을 수 있는 한은 나는 외롭지 않을 것 같았어요.(그러면서 살짝 그녀를 닮은 소설가가 되고 싶다는 꿈도 꾸었겠지요.)

김연수 작가 이야기는 하도 많이 해서 여기에서 또 꺼내기가 적이 멋쩍네요. 제 블로그에는 ‘金衍洙’ 카테고리가 따로 있기도 하죠. 김연수 작가는 <청춘의 문장들>로 처음 만났는데, 마음에 착착 와 감기는, 가슴을 설레게 하는 문장들에 마음을 사로잡혔어요. 이후 그의 글들이 제게는 ‘청춘의 문장들’이 되었지요.

이 외에도 국내외 많은 작가들을 두루두루 좋아하고 있어요. 저는 작가 이름을 보고 책을 고르는 경우가 많은데, ‘이름만보고도 책값을 선뜻 지불하게 되는 작가’가 모두 제가 좋아하는 작가라고 할 수 있어요. :)

늘 마음속에 있는 책이 무엇인지 궁금해요.

(대답이 겹치니까 위에서 말한 제 ‘인생의 책’ 두 권은 빼고요) 안드레아 슈바르츠의 <마음이 속삭이는 소리는 작은 것들 속에 숨어 있는 것입니다>. 지금은 구하기 힘든 책인데, 몇 년 전에 어머니가 집에 있는 책을 몽땅 정리해 한 도서관에 기증할 때 운 좋게 살아남아(?) 저와 눈물겨운 상봉을 했지요. 초등학교 졸업을 앞두고 사촌 언니에게 선물 받은 책인데, 고등학교 때까지 해마다 다이어리에 이 책의 한 구절을 옮겨 적었던 기억이 나요.(고통을 이기고 성장하는 것에 관한 짧은 글이었어요.) 이 책의 마지막 문장은 이런 글이에요. “늘 꽃을 피우려 할 게 아니라/이따금/쉴 필요도 있습니다//새싹을 틔울 수 있는/힘을 모으기 위해서”

미우라 아야코의 <빙점>, 토마스 하디의 <테스>도 잊을 수 없는 책이에요. 고민 많던 사춘기 소녀의 ‘목숨’을 살리기도 했고, 어려서부터 이미 심각하게 ‘여자의 삶’에 대해 고민하게 해주기도 한 책입니다.


최근 읽고 계신 책은 어떤 책인가요.

한 번에 여러 권의 책을 번갈아 읽는 편이라 지금 갈피표를 꽂아둔 책이 몇 권 돼요. 올 들어 ‘김연수 작가 책 다시 읽기’를 하고 있는데 7월은 그의 일곱째 저서 <청춘의 문장들> 차례예요. 그 책을 읽으며 이덕무의 <사람답게 사는 즐거움>도 함께 펴들었고, 얼마 전에 구입한 손홍규 소설집 <사람의 신화>도 단편 하나씩 맛보고 있어요. 신경숙 작가의 <외딴방>도 요즘 다시 읽고 있는데, 그러고 보니 ‘내 인생의 책’ 두 권을 모두 7월에 다시 만나고 있네요!

책 말고 다른 관심 분야는 무엇인가요?

앞에서 잠깐 말씀 드렸던 ‘꽃’이에요. 책카페 활동을 하기 전에는 야생화 카페에서 왕성한 활동을 펼쳤어요.(등급이 ‘야생화 석사’까지 갔는데!) 그때는 학교생활을 하고 있었는데 매일 카메라를 들고 다니며 교내의 모든 풀이란 풀은 다 찍었지요. 그 아이들의 이름을 알아가는 게 정말 재미있었어요. 김춘수 님의 ‘꽃’을 살짝 바꾸어 읊자면,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이름 모를 풀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어느 책의 제목처럼 정말 ‘알면 사랑’하게 되더군요.(<알면 사랑한다>, 최병성) 요즘은 외출을 많이 하지 않아 들꽃 만나는 기회는 많이 줄었고요, 대신에 집에서 화분 가꾸는 재미에 빠졌어요. 싱그러운 초록이들을 들여다보노라면 눈도 마음도 한층 상쾌해진답니다!


나는 요 재미로 산다! 최근의 낙(樂)은 무엇인가요?

전 요즘 ‘작가와의 만남’에 다니는 낙으로 살아요! 책으로만 만나던 작가를 실제로 본다는 기쁨, 나의 책에 그들의 서명을 남기는 행복, 한두 마디나마 작가와 대화를 나눈다는 설렘(가끔은 여기에 더해 작가와 함께 부딪히는 술잔까지). 요즘 제 삶에 가장 큰 활력소가 되어주고 있지요.

최근에는 김훈, 박범신, 공선옥, 정한아 작가를 만났고요, (운이 좋다면) 이번 주말에는 변정모 작가를 만나러 갈 계획이에요.


마지막 질문. 원주님의 인생 최고의 순간을 하나 꼽으면요.

이 질문에 숱한 ‘최고의 순간’들이 떠오르는 걸 보니 아직 제 인생에 ‘진짜’ 최고의 순간은 오지 않은 거 같아요. 그러니까 ‘최고의 순간’은 언젠가 올 그날을 위해 남겨두고, 서로 자기가 ‘최고의 순간’이라고 우기는 후보들을 몇 소개할게요. 오랫동안 꿈꾸던 호주에 첫발을 디뎠을 때, 장학금 받고 대학원에 진학하게 됐을 때, 생애 첫 동시통역을 무사히 마쳤을 때, 좋아하는 소설가를 만났을 때, 애타게 구하던 <읽GO 듣GO 달린다>를 선물 받았을 때, 김연수 작가가 그의 소설 세 권을 보내줬을 때…. 아, 꼬리에 꼬리를 물고 기뻤던 순간들이 자꾸 떠오르네요. 여기까지만 할게요! :) 

자, 이젠 원주님의 블로그에 놀러 가볼까요? [요기] 꾹 눌러주세요~ ^^

*'반이소'는 또 다른 블로거와 함께 2주 후에 찾아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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