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15.01.09 당신과 나와 그들로서
  2. 2014.12.03 《눈먼 자들의 국가》 - 2014년 4월 16일

당신과 나와 그들로서

 

 

 

 

당신과 나와 그들로서


정초에 김훈 작가가 한 신문에 기고한 글을 읽었습니다. 새해를 맞기 전 잊지 말아야 할 세월호의 슬픔이 담긴 글이었습니다. 김훈 작가는 지난 한 해를 보내며 세상이 그동안 저지른 일을 크게 통한했습니다.

1월 6일, 국회에서는 여야가 합의한 ‘4•16세월호참사 피해구제 및 지원 등을 위한 특별법'의 내용을 알렸습니다. 참사 265일만입니다. 법안을 받아들인 유가족의 대부분은 아쉬움을 토로했습니다. 오랫동안 기다렸던 것에 비해 특별법은 구체적이지 않았고, 이미 나왔던 얘기를 한 번 더 해석하게 했기 때문입니다.

265일 동안 너무나 많은 관점이 이 사안으로 발을 붙였습니다. 슬픔은 정치적으로 번져가는 과정에서 싸움으로 변하였고, 세상의 바람은 이미 기울어진 배처럼 허물어졌습니다. 물 밑으로 꺼진 세월호는 한 편의 슬픔을 아우르는 물체가 아니라 이편과 저편이 가늠해 보는 중심으로 들어갔습니다.

한 편의 글을 쓰면서도 입장과 관점에 따라 다른 이야기를 할 수 있습니다. 중대한 법안을 만들 때만큼이나 이야기를 만들 때도 관점을 고르기 쉽지 않다는 것은 《소설가의 일》에도 잘 나와 있습니다.

“이야기를 만드는 건 쉽지 않다. 인생을 사는 게 쉽지 않듯이. 나만의 시야만으로, 일인칭 시점만으로 바라보기에 이 인생에는 너무나 많은 사람들의 관점이 얽혀 있다. 문제는 우리가 사랑하는 이들의 시선이다. 그것마저도 무시할 수는 없다. 누구에게나 이런 사람들이 존재하기 때문에 인생의 일들은 어떤 것도 절대적으로 옳거나 절대적으로 틀리는 일이 없이 중층적이고 복합적으로 재해석된다. 전체 이야기로 보자면 해피엔딩이지만, 관계 이야기로 보자면 불행한 결말이 실제 삶에서는 얼마나 많은가! 그렇다면 소설도 마찬가지다. 일인칭 시점에 이인칭 시점이 포함돼 있어야만 하는 이유는 이 때문이다.”(김연수, 《소설가의 일》, 문학동네, 2014)

오랫동안 준비해서 만든 특별법 사항을 들고 여야가 일인칭 시점에만 머무르지 않길 바랍니다. 어느 날 갑자기 터진 이 뜻밖의 사건을 훗날 이인칭 시점과 삼인칭 시점이 어떻게 기억할지 알아 주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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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ditor_ 정혜원

hyewonjung@bn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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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먼 자들의 국가》 - 2014년 4월 16일

 

 

김애란, 박민규, 황정은 외 | 《눈먼 자들의 국가》 | 문학동네 | 2014

 

"인간의 인간다운 세상을 위해 인간에게 기여할 수 있다면 그보다 더 숭고하고 보람스러운 일이 어디 있을까. 진정한 문학, 참된 문학은 역사를 변혁시키고 사회를 변화시킬 수 있다고 믿고 있다." 그 길을 따라 남은 인생을 살고자 노력하는 작가 조정래 작가의 말씀입니다.

 

역사상 유례없는 해양 참사가 일어난 지 여러 날이 지났건만, 아직도 그 슬픔과 상처의 흔적은 몸속 깊이 만연해 있습니다. 잘못과 죄는 일어났는데, 책임을 지려고 하는 이 없는 이 사회에 문인들이 슬픔과 진실을 외칩니다. 이 책은 계간 문학동네 여름호와 가을호에 게재된 김애란, 김연수, 황정은 등 12명의 글을 묶은 것입니다. 김훈 작가가 팽목항에 내려갔을 때 유가족들 모두에게 준 책이 있는데, 바로 이 작품이었습니다. 저는 바로 그때 이 책을 알게 되었습니다.

 

선박이 침몰한 ‘사고’이자 국가가 국민을 구조하지 않은 ‘사건’이다, 라고 쓴 박민규 작가의 표제작 ‘눈먼 자들의 국가’는 읽는 내내 심장을 두들깁니다. 아무리 힘들고 고통스러워도 ‘눈을 떠야 한다.’는 말이 크게 울립니다. 책의 판매 수익금은 ‘세월호 참사를 잊지 않고자 하는 다양한 움직임’에 기부될 예정이라니 더 눈길이 갑니다.

 

재일 학자 강상중은 ‘문학의 힘’에 관하여 여러 번 말했습니다. 그는 2010년에 갑작스럽게 아들을 잃었고, 2011년, 동일본 대지진을 목격했습니다. 그가 느낀 삶과 죽음의 의미를 담은 소설이 《마음》입니다. 그는 한국에서 문인들이 해야 할 일이 많다고도 재차 강조했습니다.

 

“마음의 상처는 눈에 보이는 것이 아니며,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을 드러내는 것, 그리고 상처받은 이들을 치유하는 일이 문학이 해야 할 일”

 

앞으로 ‘바다’를 볼 때 이제 우리 눈에는 바다 외에 다른 것도 담길 것이다. ‘가만히 있어라’는 말 속엔 영원히 그늘이 질 거다. 특정 단어를 쓸 때마다 그 말 아래 깔리는 어둠을 의식하게 될 거다.”라는 김애란의 글에서 세월호가 남긴 상처가 얼마나 깊은지 알겠습니다. 소설가 황정은은 이렇게 말합니다. “얼마나 쉬운지 모르겠다. 희망이 없다고 말하는 것은. 세상은 원래 이렇게 생겨먹었으니 더는 기대도 하지 않겠다고 말하는 것은. 내가 이미 이 세계를 향한 신뢰를 잃었다고 말하는 것은.” 그녀는 우리의 무기력을 고백하는데, 정말 가슴속 깊은 곳을 뜨겁게 찌릅니다.

 

세월호는 고도성장과 눈부신 발전 이면에 숨은 거품과 안개의 단상을 여과 없이 보여준 사건이었습니다. 누군가는 지겹다고, 잊고 싶다고 말합니다. 한쪽에서 진상 규명을 외치면, 다른 쪽에서 그만하자고 외치죠. 처칠은 ‘역사는 반복된다. 다만 비극으로….’라고’라고 말했습니다. 같은 사건이 다시는 반복되어선 안 된다며 문인들이 한마음으로 만든 이 책은 곁에 두고 항상 봐야 할 우리의 현주소입니다.

 

오늘의 책을 리뷰한 '이쁜뚜영이님은?

좋은 책을 읽고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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