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끝 여자 친구'에 해당되는 글 3건

  1. 2009.12.11 [나감책 No.9] 아름다운 스무 살을 선물한 그(굼실이님)
  2. 2009.10.07 시공의 결을 사로잡는 문장의 매력 - <세계의 끝 여자 친구> (6)
  3. 2009.10.01 [10월 1~2주 추천도서] 하나의 달을 보게 하소서

[나감책 No.9] 아름다운 스무 살을 선물한 그(굼실이님)

12월 11일. 나감책 챕터 2의 마지막 날. 연말이 깊어지고 사람들 연락이 많아지고 날도 춥지 않아 더욱 기대가 되는 주말입니다. 오늘, 주말의 손을 꼭 잡고 나감책을 찾아주신 주인공은 굼실이님입니다. 김연수 작가에 대한 사랑 고백이 무척이나 설레게 다가오는데요,(벌써 여기저기서 비명 들려오고~) 그럼 시작할까요? ~~/(^0^)/

*이야기 하나

“사실 나는 그(혹은 그녀)가 아닌 그 문장을 오래도록 사랑해왔던 것이었다.”
지난 밤 떠오른 이 말은 한 작가에 대한 4년간의 이유 모를 애정의 이유를 설명해줬다. 주인공은 다름 아닌 김연수 작가. 

근래작인 <밤은 노래한다> <여행할 권리>를 읽으며 작가에 대한 애정이 식었음을 막연하게나마 느끼던 중이었다. 불과 1-2년 전만 해도 김연수 작가 노래를 부르고 다닐 정도로 좋아했는데 왜 변한 걸까? 라고 이 또한 막연히 생각하고 있었다. 나름대로 내린 결론은 역사 의식이 포함된 그의 글들이 다소 무거운 느낌으로 다가온 건 아니었을까였다. (그런 면에서 보자면 그의 초기작도 결코 가볍지는 않다.) 그러던 중 이번엔 분홍빛 달달한 표지의 소설집 <세계의 끝 여자친구>가 출간되었다.

 

 

조금 가벼워진 스토리와 단편이란 점이 어우러져 다시 김연수 읽기의 즐거움에 잠시 빠질 수 있었다. 그리고 지난 밤, 드디어 깨달았다. 사실 그 좋아한다던 김연수 작가의 작품을 나는 몇 개 읽지도 않았다는 사실을. 김연수=<스무 살>이란 공식에 얽매여 있었음을. 나는 김연수 작가의 작품들을 사랑했기보다는, 그의 글 중 단 한 문장만을 4년 동안 질리게도 사랑해왔다. 그렇다. 이 글은 바로 한 문장에 대한 사랑의 고백이다. 

“스무 살이 지나고 나면, 스물한 살이 아니라 스무 살 이후가 온다”

지금 다시 소리 내어 읽어도 여전히 몸에 전율이 도는 아름다운 문장이다. 단, 화창한 봄빛 햇살의 아름다움이 아니라, 살얼음 낀 초겨울 날의 서늘한 아름다움이다. 지금은 나도 스무 살이라는 그 마법 같은 시간을 추억 한 줌도 안 되는 시간의 먼지 속에 날려먹었지만, 이 문장을 만난 이후 아직도 스무 살에 대해 이렇게 간결하고 무자비하며 아름답게 서술한 문장을 만난 적이 없다. 

김연수의 말대로 스무 살은 무엇을 하든, 무엇을 하지 않든 지나간다. 의식하지 않은 채 지나고 나면 그런 시간이 있었나 싶게 빨리. 그리고 스무 살 이후가 온다. 스무 살은 아무것도 아니었기에 오히려 미화되어 전설처럼 남는 것이다. 스무 살이란 이름만 덩그렇게. 아무것도 아닌 나의 스무 살을 그렇게 미화시켜줄 수 있었기에 나는 이 문장에 이토록 오래 매료되어왔던 건 아닐까. 

어쩌면 이때부터 시작했을지 모를, 올해 나의 책읽기의 포인트는 바로 문장 곱씹기다. 전에는 안 그랬는데 불과 몇 달 전부터 책을 읽을 때면 마음에 드는 문장이 담긴 쪽수를 기록해뒀다가 다 읽은 후 다시 책을 되짚어가며 문장을 기록해놓곤 한다. 많을 땐 몇 페이지를 꽉 채울 정도다. 다만 특이한 점은 모두가 공감하는 멋진 문장보다는 나중에 보면 생뚱맞은 문장들을 기록해놓곤 한다는 것. 가령 “막 바다에서 나온 현의 손은, 그러나 뜨거웠다.”라던가. (<세계의 끝 여자친구>중 ) 그래도 역시 아직까지 내 최고의 문장은 “스무 살이 지나고 나면, 스물한 살이 아니라 스무 살 이후가 온다”다. 그런데 김연수 작가는 알까? 자기가 쓴 한 문장 때문에 자기를 4년이나 좋아하고 있는 바보 팬이 있다는 사실을? 

*이야기 둘(굼실이님의 나감책 5)

 

 

<영원한 것은 없기에>, 로랑스타르디외

- 날씨가 추워지면 ‘땡기는’ 장르가 있으니, 달달한 사랑 이야기다. 그 중에서도 너무 달콤한 청춘의 사랑 이야기는 보다가 집어던질 우려가 있으니 제외. 여기 읽고 나면 마음 한 켠이 따스하게 녹아드는 느낌이 드는 책이 있다. 로랑스타르디외의 <영원한 것은 없기에>. 사랑의 결실인 아이를 잃고 멀어졌던 부부가 죽음 앞에서 다시 만나 화해하고 사랑하는 모습은 제목과는 달리 영원한 사랑의 감정도 존재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여운이 많이 남는 책이다.

 

 

<나는 여기가 좋다> 한창훈

- 시원하면서 정감 있고, 대단치 않은 보통 사람들 이야기지만 찌질하지 않고. 무엇보다 작가가 가진 생에 대한 긍정적인 어투가 빛을 발하는 책, 한창훈의 <나는 여기가 좋다>. 때론 마음 넉넉한 바다여인의 한 서린 목소리로, 때론 죽지 않은 농어촌 청춘들의 패기서린 목소리로 분하는 한창훈의 이야기 모음집이다. 겨울바람 춥다고 이불 속에만 쳐박혀있을 것이 아니라, 바다사나이가 들려주는 호탕한 이야기 들으며 추위를 물리쳐보는 건 어떨까? 추천이야기는 '올라인네코'.

 

 

<도착하지 않은 삶>, 최영미
- 시에 대해 쥐뿔도 모르는 내가 좋다고 추천하고 다니는 최영미 시인의 최근작 시집 <도착하지 않은 삶>. 상당히 추상적인 제목과는 달리 시의 소재들은 사회적 이슈들, 일상의 작은 이야깃거리들이다. 어느 날의 시청 앞 광장, 귀여운 조카의 모습, 생리의 기쁨…. 어렵지 않은 시어를 골라 이야기하듯 써내려간 시는 솔직하고 담백하다. 온 세상이, 우리의 모든 삶이 다 시라고 말하는 그녀의 당돌한 외침에 슬그머니 웃음이 나는 책이다.

 

 

<벽>, 마를렌 하우스호퍼
기대치 않게 건진 (내 맘대로) 올해 최고의 책. 어느 날 잠에서 깨어나니 온 세상이 죽어있고 자신은 투명한 벽으로 가로막힌 한 언덕배기에 홀로 남겨졌다는 고백으로 시작하는 소설이다. 평범한 주부가 어느 날 세상에 나 홀로 남아 암소, 개, 고양이와 살아가는 이야기를 전혀 긴박하지 않고 담담하게 써내려갔다. 한 번 읽을 때보단 두 번 읽을 때, 읽고 난 후 다시 떠올릴수록 좋아지는 책으로, 기억에서 쉬이 사라지지 않는다.

 

 

<고등어를 금하노라>, 임혜지
이 또한 의외로 건진 괜찮은 책으로 독일에 사는 한국인 아줌마의 유별난 삶 이야기를 담은 에세이다. 돈보단 가족과의 시간을 소중히 하고, 자연환경 지키는 데 솔선수범하는 가족이다. 그래서! 이 가족의 식탁엔 고등어를 금한다. 내륙국가인 독일에서 고등어를 먹으려면 환경과 자원 낭비가 심하다나 뭐라나. 특별한 건 없지만 사소한 행복을 실천하며 살아가는 멋진 가족들의 모습을 보고 싶다면 추천. 가볍게 읽히지만 배울 게 많은 책이다.

[<고등어를 금하노라> 리뷰 보기(클릭)]

잘 보셨나요? 그럼 이제 굼실이님 집에 놀러가욧! ^0^/ [클릭클릭!]

굼실이님을 끝으로 나감책 챕터 2(2주차)가 끝났네요.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올레!와 낮은 탄식! 그런데 책을 통해 사람을 만나고 새로운 재미를 만나는 게 가장 중요하겠죠? 좋은 주말 보내시고요, 다음 주 월요일(14일)에는 나감책 챕터 3을 시작하겠습니다. 그 첫 주인공은 누구일까요?~~~~~~/(^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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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공의 결을 사로잡는 문장의 매력 - <세계의 끝 여자 친구>


 

김연수, <세계의 끝 여자 친구>, 문학동네, 2009

 

우리가 완벽한 어둠 속으로 들어가기 전까지 이야기는 계속 고쳐질 것이다. 그는 자리에서 일어나 천천히 걸어가기 시작했다. 이제 그가 어디로 가느냐에 따라서 첫 문장은 달라질 것이다. 그는 어둠 속 첫 문장들 속으로 걸어갔다. (p.228, ‘웃는 듯 우는 듯, 알렉스, 알렉스’)

<세계의 끝 여자 친구>를 덮었을 때, 머릿속을 맴돌았던 구절이다. 유리창 사이로 들어온 추양(秋陽)이 따스이 몸을 간질이듯, 김연수의 문장들은 살갗을 타고 돌았다. 9개의 소설, 300페이지를 가득 채운 수많은 문장들 중, 이 문장이 기억난 건 분명 이유가 있다. 문장의 운동성이다. ‘그가 어디로 가느냐에 따라서 첫 문장이 달라지’듯, 그의 문장은 살아 움직인다. 김연수의 문장들은 주제나 내용을 전달하기 위한 수단을 한참 넘어선다.

문장들은, 소설 내적으로는, 쉼 없이 뛰는 심장이 되어, 소설 속 시간에 생명을 부여한다. 공간, 인물들의 감정 등에 대한 섬세한 묘사는 일상에 묻혀 사라지는 무명의 시간들을 일깨운다. 목표를 향해 달리면서 놓치는 수많은 풍경들, 치열한 경쟁 속에서 둔감해지는 감정들은 소설 속에서 되살아나고, 우리네 일상은 숱한 감정을 품을 수 있는 밭이 된다. 그리고 살아 숨 쉬는 문장의 호흡들, 그로 인해 되살아난 감정의 결들은 서로 입을 맞춘다.

그렇게, 말할 수 있는 한 우리는 얘기했고, 더 이상 말할 수 없을 때 우리는 서로 사랑했다. 이른 아침에도, 햇살이 힘없이 늘어지는 오후에도, 눈 그친 깊은 밤에도 우리는 서로를 사랑했다. (p. 124, ‘모두에게 복된 새해 - 레이먼드 카버에게’)

불, 노을, 그리고 응시

<세계의 끝 여자 친구>에는 화자들의 뇌리에서 떠나지 않는 강렬한 인상들이 있다. 케이케이가 바라보던 불타는 도시(‘케이케이의 이름을 불러봤어’), 사람이 빠져 죽은 바다(‘기억할 만한 지나침’), 어느 날 새벽에 타오르던 붉은 불꽃과 시커멓게 피어나던 검은 연기(‘당신들 모두 서른 살이 됐을 때’), 친정엄마가 죽던 날 바라본 노을(‘네가 누구든, 얼마나 외롭든’) 등. 이것들은 경우에 따라 극 전개의 중요한 역할을 하기도 하고, 그렇지 않기도 하는데, 어느 경우에든 화자는 물론 독자들을 낯설게 한다.

평소처럼 관계를 맺고 침대에서 함께 잤다면, 케이케이가 알몸으로 도심의 불길을 바라보지 않았다면 그날은 기억에 남지 않았을 것이다. 또 그 새벽에 붉은 불꽃과 시커먼 검은 연기가 없었다면 그날 새벽 또한 수없이 스쳐지나가는 시간들과 별반 다를 바가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불은, 노을은, 바다에 빠져 죽은 이는 그들의 시간을 낯설게 하면서 동시에 시간의 존재를 일깨운다. 이는 섬세한 문장이 일상을 깨우는 것과 같은 맥락에서 볼 수 있는데, 앞의 것이 몸을 어루만짐이었다면 뒤의 것은 시각과 정서에 충격을 가함으로 우리를 일상에서 벗어나게 만든다.

소통의 불가능성과 가능성

일상으로부터의 탈주, 그렇다면 그 지향점은 어디일까. 먼저 작가의 말에 귀 기울여 본다.

우리는 대부분 다른 사람들을 오해한다. 네 마음을 내가 알아, 라고 말해서는 안 된다. 그보다는 네가 하는 말의 뜻도 나는 모른다, 라고 말해야만 한다. 내가 희망을 느끼는 건 인간의 이런 한계를 발견할 때다. 우린 노력하지 않는 한, 서로를 이해하지 못한다. 이런 세상에 사랑이라는 게 존재한다. 따라서 누군가를 사랑하는 한, 우리는 노력해야만 한다. (p. 316, ‘작가의 말’)

김연수는 먼저 소통 가능성에 대해 항복 선언을 한다. 내가 너를 이해하는 것도, 네가 나를 이해하는 것도 어느 하나 쉽지 않다고, 아니 어쩌면 불가능하다고 말한다. 작품 속 인물들도 그렇다. 오래 전 사랑을 나눈 케이케이의 기억을 찾아 한국에 온 ‘나’와 통역사 해피는 소통하지 못하고, 한 사내가 죽었다는 소식을 듣고 울며 뛰쳐나간 강의 심정을 도서관 사람들은 모르며(‘내겐 휴가가 필요해’), 알렉스는 리 선생의 이야기를 쓰면서 그를 이해하기는커녕 더욱 괴로워진다(‘웃는 듯 우는 듯 알렉스, 알렉스’).

하지만 세상에 사랑이라는 것이 존재하는 이유는, 오늘도 누군가와 만나고 싶어 문자 메시지를 보내는 이유는, 김연수가 글쓰기를 멈추지 않는 이유는 소통의 한계를 느낌과 동시에 새로운 소통 가능성이 열리기 때문이다. 이 공간에서는 완벽한 소통이 가능하다고 ‘착각’하지 않아도 되고, 소통해야한다고 ‘강요’하지 않아도 된다. 그저 마음 가는 대로, 누군가가 만든 기준이 아닌, 온전히 자신에게서 비롯된 살아있는 감정으로 지금, 너를, 만나면 된다. 김연수의 문장이 살아 숨 쉬는 것처럼 말이다.

반디의 한 마디 더!
‘당신들 모두 서른 살이 됐을 때’에는 2009년 1월 벌어진 용산참사에 대한 언급이 나온다. 정색을 하고 얘기하는 건 아니지만, 잠시 스쳐지나가는 것만으로도 그 울림이 크다. 동시대의 사건을 동시대 작가의 입을 통해 들을 수 있다는 건, 눈물겹게 반갑다. 반디(ak20@bandinlun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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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카타리나^^ 2009.10.07 11:00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이 책 리뷰가 요즘 여기 저기 보이네요
    ㅎㅎㅎ 관심이 가긴 하는데...

  2. 조르바 2009.10.07 11:42 address edit & del reply

    안 그래도 좋아하는 작가의 신간이라 관심 가득한데, 반디님의 리뷰를 보니 읽고픈 마음이 더욱 불끈해지네요.

    • 반디앤루니스 2009.10.07 13:45 신고 address edit & del

      하하! 조르바님의 마음을 불끈하게 했다니, 감개무량합니다. 근데 책이 수백만배 좋으니 책을 보시면 더 좋을 겁니다..^^

  3. .몬스터 2009.12.07 10:07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내가 누구든 얼마나 외롭든>, <세계의 끝 여자친구>를 연속으로 읽었습니다.
    개인과 개인간의 관계에서 느끼는 외로움 뿐 아니라
    사회와 개인이라는 관계 속에서 사회로부터 외면당하는 이들의 외로움 들이 잘 드러나고 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김연수님 글 처음 읽었는데, 관심있게 다른 책들도 살펴봐야겠어요..

    • 반디앤루니스 2009.12.07 10:11 신고 address edit & del

      저도 사회 속 개인이 느끼는 외로움을 느꼈습니다.
      동시대 작가의 글에서 그런 걸 느끼니 위로를 받는 듯한 느낌도 받고.. 좋았어요..^^

[10월 1~2주 추천도서] 하나의 달을 보게 하소서

하나의 달을 보게 하소서


안녕하세요, 반디앤루니스 북 에디터 안늘(
ak20@bandibook.com) 입니다.

새로운 달과 함께 추석 연휴가 시작됩니다. 고향 내려가 반가운 얼굴로 가족, 친지들을 맞을 준비는 되셨는지요. 올해는 연휴가 짧아 명절 챙기기가 더 바쁜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와는 다른 방식으로 분주한 곳이 있습니다. 바로 9월 한 달 동안 인사청문회가 열린 국회입니다. (안 그런 적이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이번 인사청문회에서도 후보자들의 다양한 의혹이 나왔습니다. 위장 전입, 이중국적, 다운 계약서, 탈세 등. 

이 가운데 병역비리 문제가 또 한 차례 터져 나와 이슈가 됐습니다. 이들은 병역비리 ‘브로커’와 접촉해 어깨 수술을 받음으로써 병역 감면 또는 면제 판정을 받았다고 경찰은 발표했습니다. 여기에는 고위직 공무원, 기업체 고위인사 자녀 등이 포함돼 있다고 합니다. (이것도 이제는 놀랍지도 않지만) 사회 상하위 계층의 격차가 날로 커져가고 있음에 씁쓸한 마음을 지울 수 없습니다. 가진 사람은 비리도 용인이 되고, 가지지 못한 사람들은 엄격한 잣대를 강요 받는 사회. 

한편 집시법의 야간 옥외집회를 금지한 조항에 대한 ‘헌법불합치’ 판정이 났습니다. 헌법재판소는 ‘5(위헌)대 2(헌법불합치)대 2(합헌)’ 의견으로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리고, 내년 6월30일까지만 한시적으로 해당 조항을 적용토록 했습니다. 각계각층은 ‘집회시위 자유 신장’과 ‘야간 폭력시위 우려’ 등 엇갈린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어느 시대, 어느 사회든 갈등이 없는 곳은 없었습니다. 하지만 함께 살기 위해, 추석 달을 보며 우리가 함께할 미래를 그려보는 건 어떨까 싶습니다.

이번 주 뜨거운 도서는 김연수의 소설집 <세계의 끝 여자 친구>입니다. ‘케이케이의 이름을 불러봤어’, ‘세계의 끝 여자친구’ 등 김연수 작가의 단편 9편의 실려 있는 이 소설집은 출간 전부터 많은 팬들을 설레게 했고, 출간과 동시에 많은 애서가들은 그의 소설에 쌍수 들어 환영했습니다. 김연수 작가의 트레이드마크인 유려한 문장과 감정에 대한 섬세한 묘사, 인간관계에 대한 고민 등이 돋보입니다.  깊어가는 가을밤, 김연수의 소설은 더욱 밝게 빛나고 있습니다.
 


 

*김연수 “세계의 끝 여자 친구”

 

그밖에 최근 출간된 책들 가운데 두드러지는 책은 아래와 같습니다.

 

 

* 이철환 “눈물은 힘이 세다”: 베스트 셀러 <연탄길>의 작가 이철환이 쓴
첫 번째 장편소설. 고난 속에서도 꿈을 잃지 않는 주인공 유진을 통해
삶의 기쁨과 가족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작품입니다.

 

 

* 임석재의 “계단 문명을 오르다 (고대-르네상스)” : 엘리베이터가
인류 문화에  등장한 것은 고작해야 100년. 저자는 계단을 통해
인류의 정신적 가치가 지배하던 찬란한 역사적 문명을 조명합니다.

 

 

* 오쿠타 히데오의 “야구장 습격사건”: <공중그네>의 작가 오쿠타 히데오가
 펼치는 야구장 견문록. 오키나와에서 시작해 지방과 해외 구장을 찾아 다니며
 야구를 만나는 저자의 여정은 유쾌하기만 합니다.

 

 

* 에른스트 페터 피셔의 “과학을 배반한 과학”: 유럽 최고의 과학사가가
밝히는 과학을 위한 방법론. 물리학, 생물학, 뇌과학 등에 대한 이야기로
과학을 대하는 열린 태도와 다양한 시각을 보여줍니다.

 

 

* 시부야 쇼조의 “지루한 남자와 밥먹지 마라”: 음식을 먹을 때 드러나는
인간의 본성과 남녀간의 심리를 명쾌하게 분석한 책. 가장 즐거우면서도
가장 불편할 수도 있는 공간에서 펼쳐지는 심리 이야기입니다.


2009년 한국 프로야구 정규시즌이 끝나고, 롯데와 두산의 준플레이오프 경기가 시작됐습니다. 모두의 관심이 야구장으로 향한 가운데 뒷모습이 유난히 아름다운 야구인이 한 명 있습니다. 올 시즌을 끝으로 감독직에서 물러나는 한화 이글스의 김인식 감독입니다. 지난 WBC가 생각납니다. 몸이 불편해 절룩거리며 걷는 그의 걸음은 그를 지켜본 모든 이들에게 감동을 주었습니다. 오랜 기간 그라운드에 열정을 바친 김인식 감독에게 박수를 보냅니다. 2009년이 끝날 무렵 아름다운 뒷모습을 위해, 우리도 힘을 냅시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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