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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02.05 <29인의 드라마 작가를 말하다> - 로맨틱 드라마의 주인공이 될 수 없을까? (4)
  2. 2009.07.07 [반이소] 지금, 인생 최고의 순간 - 햇살박이님

<29인의 드라마 작가를 말하다> - 로맨틱 드라마의 주인공이 될 수 없을까?

신주진, <29인의 드라마 작가를 말하다>, 밈, 2009

고된 하루일과를 마치고 집에 툭하니 던져지면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을 때가 있다. 마음 같아서는 책을 펴고 동서고금의 현인들과 만나 농 한 번 걸고 싶지만, 집중력은 아직 귀가하지 않았다. 이럴 때 뱀의 속삭임보다 더 달콤한 게 있으니, 바로 드라마다. TV를 켜면 놀라운 세계가 열린다. 세종로 한복판에서 총싸움이 펼쳐지고, 현실에서 눈 씻고 찾아봐도 없는 선남선녀들이 아름다운 사랑을 나눈다. 판타지의 힘은 놀랍다. 얼굴에 점 하나 찍었을 뿐인데 전혀 다른 사람으로 바뀌고, 우리는 심히 몰입한다. 놀랍도다! 드라마의 힘이여!

이 한 권의 책에는 수백 편의 드라마가 있다. <전원일기>(1981) <여명의 눈동자>(1991) <사랑은 그대 품안에>(1994) 등을 비롯해 지난해 신드롬을 불러일으킨 <선덕여왕> <베토벤 바이러스>까지. 20년 넘게 국내 브라운관에 등장한 모든 드라마가 저자의 더듬이에 척척 걸친다. (들리는 소문에 의하면 저자는 왁자지껄한 술집에서도 드라마에서 눈을 떼지 않았다나 뭐라나.) 변화무쌍하게 변하는 드라마를 얘기하는데 있어 저자가 부여잡은 건 ‘작가’다. 작가와 작가를 비교(대조)해 성격을 두드러지게 하고, 작가의 변화상까지 포착한다.

‘가부장체제의 안과 밖 - 김수현 vs 김정수’ 등 13개 주제 모두 시선을 끌지만 ‘기획드라마의 시대를 열다 - 송지나 vs 최완규’로 드라마의 맛 좀 보자. 송지나(<여명의 눈동자> <모래시계> <태왕사신기>)와 최완규(<허준> <상도> <주몽>) 모두 제목만 들어도 입이 떡하니 벌어지는 작가이다. 이들은 ‘탁월한 작가인 동시에 뛰어난 기획자’로 “사랑이나 불륜을 주로 다루고 가족문제가 중심을 이루는 가족드라마 일색인 우리나라 드라마의 무대와 영토를 매우 큰 폭으로 확장시켰다.”(54쪽) 하지만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이나 이야기 전개에 있어서 두 작가는 전혀 다른 길을 걷는다.

송지나가 세계를 시대와 인물간의 갈등으로 본다면, 최완규는 인물과 인물의 갈등으로 본다. <여명의 눈동자>에서 여옥(채시라)과 대치(최재성), 하림(박상원)은 일제의 폭압과 갈등하는 반면 <허준>에서 허준(전광렬)은 스승 유의태(이순재)의 아들 유도지(김병세)와 갈등한다. 송지나의 인물들은 시대와 갈등하기 때문에 선악구도가 큰 의미를 갖지 않는다. <모래시계>에서 태수(최민수)는 광주항쟁의 시민군에서 깡패로, 혜린(고현정)은 독재타도를 외치던 운동권학생에서 카지노업자로 변신한다. 하지만 시대와 투쟁하고 있는 이들의 변신은 어떻다 쉽게 평가할 수 없다. 이에 반해 주몽(송일국)과 같은 최완규의 인물들은 끊임없이 상대방과 대결을 펼치며 끝내 영웅의 위치에 선다.

독한 것은 독한 것을 부르네

드라마 본 김에 ‘막장드라마’라 불리며 시청자들의 혈압을 상승시키는 드라마도 보자. 영광의 주인공들은 ‘욕망과 계략의 이중주’란 이름으로 묶인 임성한(<인어아가씨> <하늘이시여>)과 서영명(<이 여자가 사는 법> <금쪽같은 내새끼>)이다. 잠깐 그 이유를 보면, “물론 <조강지처클럽>(2007)의 문영남이나 <아내의 유혹>(2008)의 김순옥도 둘째가라면 서럽다. 그러나 임성한과 서영명은 90년대 말부터 지속적으로, 서로 뒤질세라 파격적인 설정과 논란으로 엽기 경쟁을 벌여왔다는 점에서 가히 ‘막장드라마’의 지존으로 부름직하다.”(255쪽) 대체 얼마나 막장이기에 강력한 라이벌들을 제치고 ‘지존’이란 타이틀을 수성할 수 있었을까.

자신과 엄마를 버린 아버지에게 복수하기 위해 드라마 작가가 돼 이복동생의 남자를 빼앗고(<인어아가씨>), 어려서 버려진 친딸을 며느리로 맞는다(<하늘이시여>). 또 친구의 시아버지를 남편으로 맞아들이고(<이 여자가 사는 법>), 아버지 사채빚을 못 갚아 찾아온 여자를 자신의 의붓아들과 정략적으로 결혼시킨다(<금쪽같은 내새끼). 여기에 특정 직업에 대한 비하 발언 등의 노이즈 마케팅과 구구절절한 연장방송은 막장의 마침표를 찍는다. 주인공의 복수의 완수와 성취로 끝나는 막장의 향연은 가족신화에 허구성을 쉽게 끄집어낸다.

이에 대해 저자는 “암투와 폭력의 현장을 아무 비판의지 없이 혹은 정당화의 방식으로 드러내는 무반성적인 태도”를 지적하며, “이들의 반휴머니즘이 인간의 부정적 측면에 대한 선정적이고 얄팍한 소재주의적 악용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제기한다. 시청자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 더 ‘독한 것’이 나올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와 같은 방식으로 저자는 드라마를 이야기, 캐릭터, 트렌드, 마니아 등 4개의 키워드로 분류해 드라마 작가론을 펼친다.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 당연히 있다.

바야흐로 드라마 전성시대다. 어른들이 볼만한 프로그램이 조금씩 자취를 감춰가는 현 상황에서 드라마의 역할은 점점 커지고 있다. 이럴 때 필요한 책이 바로 <29인의 드라마 작가를 말하다>가 아닌가 싶다. 워낙 방대한 양이라 정리하는데 어려움이 많았을 텐데, 수많은 인물들 뒤에서 하나하나 제자리를 찾아주기 위해 고심하는 저자의 흔적이 엿보인다. 책을 보고 드라마를 보고 싶다는 욕망은 자제하기를 바란다. 그렇지 않으면, 2010년의 시간은 그리 많이 남아있지 않을 것이다.

                                                                                                                                            -반디 (ak20@bandinlun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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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Sun'A 2010.02.05 10:07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오늘도 엄청 춥네요
    따뜻하게 잘 보내세요~^^

  2. 명동거리 2010.02.05 10:11 address edit & del reply

    잘보고 갑니다~

    • 반디앤루니스 2010.02.05 13:02 신고 address edit & del

      명동거리라면 저랑 가까운 곳에 계시네요!
      전 인사동거리에 있는데..^^
      찾아주셔서 감사합니다~~

[반이소] 지금, 인생 최고의 순간 - 햇살박이님

반디의 이웃을 소개하는 알찬 시간! ‘반디의 이웃을 소개합니다’ 이웃도 만나고, 책에 대한 정보도 얻고, 따뜻한 이야기도 듣는 1석 3조의 ‘반이소’의 두 번째 주인공은 ‘햇살박이’님입니다. 따로 설명할 거 없이 바로 시작할게요~ /^0^/


햇살박이님의 블로그 소개 부탁드려요.

책보다 영화를 더 사랑하던 시절 여기저기 올리던 영화리뷰를 한곳에 모아서 보관하자는 생각에 블로그를 시작하게 됐어요. 흩어져 있던 글들을 모으는 동안 블로그라는 생소한 공간이 조금은 익숙해지더라고요. 그래서 과감하게 미니홈피를 접고 블로그로 이사를 했답니다. 이사라고 해봐야 고작 글 몇 개 옮기는 게 전부였지만요. 오프라인 인맥을 바탕으로 시시콜콜한 이야기들로 채워가는 미니홈피에 비해 블로그는 넓은 공간에 무언가를 주제로 글을 쓰고 그것을 다른 이들과 나눌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더라고요. 그 점은 지금도 여전히 유효하고요. 

그렇게 영화리뷰로 시작한 블로그가 어느새 4돌을 지났고, 그동안 조금씩 범위를 넓혀 지금은 영화리뷰와 책리뷰, 그외 다양한 삶의 이야기들로 채워져 있어요. 물론 저의 수다도 여전하구요. 누군가에게 제 블로그를 소개할 때면 이렇게 말하곤 해요. ‘제 블로그는 책과 영화, 그 외 일상의 소소한 이야기들로 채워진 저만의 작은 다락방이자, 세상과 소통을 시도하는 작은 창구 같은 공간이랍니다’라고요. 사실 일상의 구시렁거림이 대부분이긴 하지만 가끔 그 외의 이야기들도 올리니 절반쯤은 사실이라고 해도 괜찮지 않을까요. ;)

좋아하는 작가는 누구인가요?

좋아하는 작가들이 많은데요. 그중에서도 외국 작가로는 장 자끄 상뻬를, 우리 작가로는 조정래 님을 꼽고 싶어요. 쌍뻬의 책들은 간결한 그림과 몇 마디의 단어에 많은 이야기들을 함축하는 게 매력인 것 같아요. 파트리트 쥐스킨트의 <좀머씨 이야기>에 실린 삽화로 상뻬를 처음 알게 되었는데 그 후 제 인생의 책이 된 <얼굴 빨개지는 아이>로 그의 팬이 되었답니다. 전작주의가 아님에도 상뻬의 책들은 열심히 찾아 읽었어요. 익살스런 그림에 따듯한 메시지를 담뿍 담은 그의 책들은 언제 봐도 사랑스러워요. 

조정래 님은 <태백산맥>을 통해 처음 만났는데요. 숨 가쁘게 책장을 넘기면서 정말 온몸에 찌릿찌릿 전율이 흘렀었어요. 책을 읽으면서 그렇게 강렬한 느낌은 처음이었거든요. 그게 상상속의 이야기가 아니라 그동안 모르고 있었던 우리 역사의 한 부분이었기에 더욱 그랬는지도 모르겠어요. 그전까지만 해도 소설을 가볍게 보는 경향이 있었는데 이 책을 읽은 후 그런 편견이 사라졌죠. 좋은 소설의 힘을 느꼈다고나 할까요. 워낙 책읽기가 느린 탓에 권수의 압박이 장난 아닌 대하소설들은 시작할 엄두조차 잘 못 내지만, 조정래 님의 <태백산맥> 만큼은 꼭 다시 한 번 읽어보고 싶은 소설이랍니다. 

조병준 님도 제가 좋아하는 작가님이에요. 다양한 분야의 글을 쓰시는 분이지만 저는 이분의 여행에세이를 가장  좋아한답니다. 읽기만 해도 가슴 한 편이 따듯한 온기로 채워지는 것 같거든요. 그 외에도 최근 제가 푹 빠져 있는 한국소설을 통해 다양한 재미를 주시는 한국의 여러 소설가님들을 두루두루(!) 좋아하고 있답니다. ;)


늘 마음속에 있는 책이 무엇인지 궁금해요.
가장 좋아하는 책을 묻는 질문에 항상 상뻬의 <얼굴 빨개지는 아이>를 꼽아요. 늘 마음속에 있는 책 또한 마찬가지고요. 앞서 말했듯 <얼굴 빨개지는 아이>는 상뻬의 팬이 되게 해준 책이고, 가장 먼저 소장한 상뻬의 작품이며, 생각날 때마다 수시로 펼쳐보는 오랜 친구이고, 항상 책장에 여분의 책을 준비해 두었다가 좋은 분들께 마음을 담아 선물하는 책이기도 하답니다.

이유 없이 얼굴이 빨개지는 까이유와 시도 때도 없이 재채기를 해대는 라토가 만나 서로의 상처를 보듬으며 우정을 키워간 것처럼 저 또한 이 책을 통해 상뻬 특유의 유쾌함과 익살스러움, 그리고 삶을 대하는 따듯한 시선을 배울 수 있었거든요. 정말 특별한 사건이 일어나지 않는 한, 앞으로도 제가 가장 먼저 떠올리는 마음속의 책은 여전히 <얼굴 빨개지는 아이>가 아닐까 싶습니다. :)


최근 읽고 계신 책은 어떤 책인가요.

故 장영희 교수님의 유작 에세이인 <살아온 기적 살아갈 기적>을 얼마 전에 끝내고, 지금은 신라 최초의 여왕이었던 선덕여왕을 소재로 한 소설 <선덕여왕>을 읽기 시작했답니다. 원래 역사소설에 관심이 많은데, 현재 인기리에 방영되고 있는 동명의 TV 드라마도 열심히 챙겨보는 중이라 소설과 드라마를 비교해보는 재미까지 누릴 수 있을 것 같아요. 

최근에 읽은 책 중에서 놀라운 상상력으로 현재의 대한민국을 풍자한 배명훈의 <타워>, 자전거 레이스라는 독특한 소재로 뛰어난 심리 묘사를 보여주는 일본소설 <새크리파이스>, 편안한 문체로 작은 일상에 감동을 실어 전해주신 장영희 님의 <살아온 기적 살아갈 기적>, 여자로서의 삶을 다시 생각해보게 한 심리치유서 <미술관에는 왜 혼자인 여자가 많을까> 등이 인상적이었답니다. 모두 추천하고 싶은 책이에요. ;)

책 말고 다른 관심 분야는 무엇인가요?

블로그를 시작한 계기도 영화 리뷰였듯이 본격적으로 책에 빠져들기 전까지는 영화랑 가장 친했어요. 개봉작 섭렵은 물론이고 매일 영화 한 편 정도를 봤던 적도 있었거든요. 요즘은 책 읽느라 예전만큼 영화관을 자주 찾지는 않지만 그래도 영화는 제 오랜 친구라고 생각해요. 연극이나 뮤지컬, 전시회 등에도 관심이 많지만 그런 문화적 혜택을 받기 힘든 지방민이라 그냥 관심으로만 끝날 수밖에 없어 아쉬울 뿐이지요. 그 외에도 이것저것 모으는 걸 좋아해서 어려서부터 우표나 엽서, 공중전화카드, 영화 미니포스터 등을 수집하거나, 구슬공예나 알공예처럼 손을 꼼지락꼼지락 움직여 무언가를 만드는 것도 즐긴답니다. 


나는 요 재미로 산다! 최근의 낙(樂)은 무엇인가요?

최근의 낙이라고 하면 언제나처럼 다양하고도 재미있는 책을 읽는 거?! 아하핫, 그게 대답이냐, 라고 반문하실지 모르겠지만, 어쩌겠어요, 사실인걸! 혼자서도 심심하지 않고 언제 어디서든 함께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친구는 역시 책인 것 같아요. 게다가 요즘처럼 더운 날씨엔 시원한 실내에서 책장을 넘기는 것만으로 다른 세계를 넘나들 수 있는 책읽기는 너무나 매력적이죠. 무엇보다 최근에 읽은 책들은 왜 이렇게 재미나는지! 이 재미에서 빠져나올 수가 없다지요. 여름철뿐만 아니라 일 년 내내 책과 함께 하는 즐거움(樂)이 이어지길 바라고 있답니다. ;)

마지막 질문. 햇살박이님의 인생 최고의 순간을 하나 꼽으면요.

길지 않은 내 인생에서 최고의 순간이 무엇일까 열심히 머리를 굴리던 와중에 <살아온 기적 살아갈 기적>에 실린 한 에피소드를 읽게 됐어요. 동시에 사고를 당한 두 친구가 한 순간 생사가 갈리는 걸 보며 밥 먹고 숨 쉬는 지금 이 순간이 바로 기적이라는 내용이었는데, 그 글을 읽고 나니 최고의 순간을 따지는 게 별 의미가 없어지더라고요. 지금 이 순간에 이르기까지 나를 스쳐간 그 순간들이 모두 인생 최고의 순간인 셈이니까요. 그래도 저는 진정 ‘최고의 순간’이라고 꼽을 수 있는 때를 제 삶 어딘가에서 곧 만날 수 있을 거라 기대하고 있답니다. 아, 이미 그 순간을 맞고 있지 않냐고요? 에이, 아시면서~~~ ;)

자, 이젠 햇살박이님의 블로그에 놀러 가볼까요? [요기] 꾹 눌러주세요~ ^^

*'반이소'는 또 다른 블로거와 함께 2주 후에 찾아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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