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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2.07.03 [요즘 뭐 읽니?] 카를로스 루이스 사폰, 《바람의 그림자》

[요즘 뭐 읽니?] 카를로스 루이스 사폰, 《바람의 그림자》

 

 

카를로스 루이스 사폰 | 《바람의 그림자》 | 문학동네 | 2012

 

“도서관 하나가 사라질 때, 서점 하나가 문을 닫을 때, 그리고 한 권의 책이 망각 속에서 길을 잃을 때, 이곳을 아는 우리 파수꾼들은 그 책들이 이곳에 도착했는지를 확인한단다. 이곳에는 아무도 기억하지 않는 책들, 시간 속에서 길을 잃은 책들이 언젠가는 새로운 독자, 새로운 영혼의 손에 닿길 기다리며 영원히 살고 있지. 우리가 서점에서 책들을 사고팔긴 하지만 사실 책들은 주인이 없는 거란다. 지금은 우리뿐이지만, 여기서 네가 보는 한 권 한 권의 책이 누군가에겐 최고의 친구였어.” (16쪽)

 

사람들은 ‘이곳’을 ‘잊힌 책들의 묘지’라고 부릅니다. 소설의 주인공인 다니엘 셈페레는 바로셀로나의 산타 아나 가에서 서점을 운영하는 아버지와 함께 그곳을 가게 되고요. 그리고 그의 아버지는 그에게 ‘잊힌 책들의 묘지’에서 반드시 지켜야 하는 규칙을 이야기해줍니다. ‘이곳’에서 본 것을 누구에게도 말해선 안 된다는 것과 처음 이곳에 온 사람은 한 권의 책을 선택해 입양할 수 있다는 것. 그렇게 다니엘은 운명처럼 한 권의 책을 만나게 됩니다. 작가의 이름도, 책 제목도 생소한 훌리안 카락스의 『바람의 그림자』

 

책을 펼치자마자 『바람의 그림자』에 매료된 다니엘은 작가에 대한 호기심으로 그의 다른 책들을 수소문하기 시작합니다. 그런데 조금씩 작가에 대한 정보를 알아갈수록 훌리안 카락스와 관계된 무성한 소문과 수수께끼만을 거듭 만나게 되죠. 한 권의 책 속에 또 한 권의 책, 하나의 이야기에 또 하나의 이야기가 더해지면서 점점 더 미로와도 같은 소설 속 세계로 빠져들게 됩니다. 책장을 넘기면 넘길수록 다니엘과 같은 입장이 되어가는 스스로를 발견하게 되고요.

 

훌리안 카락스의 『바람의 그림자』가 그렇듯, 카를로스 루이스 사폰의 《바람의 그림자》를 읽으며, “독서의 즐거움, 영혼을 향해 열린 공간들을 탐험하는 즐거움, 허구의 이야기와 언어가 지닌 신비로움과 아름다움, 그리고 상상력에 자신을 내맡기는 즐거움”을 느끼면서 말이죠. 

 

- 컨텐츠팀 에디터 현선 (anejsgkrp@bandinlun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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