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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2.07.17 [요즘 뭐 읽니?] 우석훈, 《fta 한 스푼》
  2. 2010.11.10 <너는 나다> - 다들 '진짜로' 안녕하십니까?

[요즘 뭐 읽니?] 우석훈, 《fta 한 스푼》

 

 

우석훈 | 《fta 한 스푼》 | 레디앙 | 2012

 

"이명박 대통령은 토마스 도나휴 미 상공회의소 회장을 접견한 자리에서 한미 FTA 이행 강화를 위한 협력 방안을 논의하며 미국 상공회의소가 한미 FTA 체결에 중요한 역할을 했으며 한미 FTA를 위해 계속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습니다."

 

한미 FTA와 관련된 가장 최근의 뉴스입니다. 보면서 드는 생각인데요. ‘급’체결 당시에도 그렇고, ‘FTA효과’를 열심히 찾아 알리는 데 열중인 현재에도 그렇고, 대통령님의 머릿속에는 그 어디에도 이를 반대해 온 국민들이 존재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러한 이유에서, 한 나라 안에 엄연히 존재하고 있는 ‘다른’ 의견들을 산뜻이 무시해버리는 불통스러운 님의 태도에, 불경스럽게도 유감 ‘한 표’를 드려야만 하겠습니다. 그리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미 FTA 이행 강화'를 위해 남은 임기, 하얗게 불태우실 님의 뜻에 맞서, 참으로 애교스럽게 한 스푼만큼의 저항을 전하고자 하는 책과 사람를 소개해드릴까 합니다. 

 

한미 fta는 전형적인 괴수 영화의 구조이다. 이게 유토피아라고 생각하든 디스토피아라고 생각하든, 혹은 6·25 때 미군에게 도움을 받았으면 우리도 어느 정도 손해는 감수해야 하는 거 아니냐는 60대 할아버지의 말이든, 당장 변화가 나타나지 않는다는 것은 알고 있다. 영화로 치면 6년간에 걸친 프롤로그가 끝나고, 그야말로 기승전결의 기가 시작된 단계이다. 물론 봉준호의 영화처럼, 언제 한국 사람들이 그렇게 느긋하게 괴물의 등장 순간을 음미할까 하면서 바로바로 괴수의 모습을 전면적으로 등장시키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괴수 중의 괴수, 가장 성공한 괴수 영화의 주인공인 고질라가 언제 시작하자마자 바로 모습을 보이던가? 무엇을 기다리며 보든, 괴수 영화에는 반드시 괴수가 등장한다. (…)

 

이제 와서 각 분야별로 이건 손해고 이건 이익이라고 따지는 것은 무의미할 것 같다. 그게 필요 없어서가 아니라, 외교부가 설정한 분야별 접근 방식이, 우리 앞에 이미 등장하기 시작한 고질라의 모습을 보지 못하게 하기 때문이다. 자, 지금부터 나는 독자들에게 현미경으로 들여다보게 만든 화각을 뒤로 빼서, 광각의 스크린으로 원거리에서 한미 fta라는 영화를 재구성해 보려고 한다. (93-96쪽)

 

그리고 마지막으로, 애초에 괴수 영화를 좋아하지 않을뿐더러, ‘이런, ○○스러운’ 영화 따위 생전에 보게 되리라고는 꿈에도 생각지 못했던, 그러나 어쩔 수 없이 보게 된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짧게 한 말씀 드리고자 합니다.

 

고질라가 싫어요!

영화표, 환불해주세요!  

 

- 컨텐츠팀 에디터 현선 (anejsgkrp@bandinlun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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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나다> - 다들 '진짜로' 안녕하십니까?

 

손아람 외, <너는 나다: 우리 시대 전태일을 응원한다>, 철수와 영희 외, 2010

 


“친구여…… 나를, 지금 이 순간의 나를 영원히 잊지 말아주게. …… 뇌성 번개가 이 작은 육신을 태우고 꺾어버린다 해도, 하늘이 나에게만 꺼져 내려온다 해도, 그대 소중한 추억에 간직된 나는 조금도 두렵지 않을 걸세. …… 그대들이 아는, 그대 영역(領域)의 일부인 나. …… 힘에 겨워 힘에 겨워 굴리다 다 못 굴린, 그리고 또 굴려야 할 덩이를 나의 나인 그대들에게 맡긴 채. 잠시 다니러 간다네, 잠시 쉬러 간다네. …… 이 순간 이후의 세계에서, 내 생애 다 못 굴린 덩이를, 덩이를, 목적지까지 굴리려 하네. …… 이 순간 이후의 세계에서 또 다시 추방당한다 하더라도, 굴리는 데, 굴리는 데, 도울 수만 있다면, 이룰 수만 있다면. ……   -전태일 유서 중에서, 조영래, <전태일 평전>, 돌베개, 2003

1970년 11월 13일 서울 평화시장 앞 길거리, ‘인간 선언’을 위해 죽음으로 던져진 스물둘 젊은 생이 있었습니다. ‘그대들이 아는, 그대 영역의 일부인 나’ 전태일이 ‘나의 나인 그대’ 우리의 남은 생을 위해 뜨거운 결심을 몸으로 보여준 그 순간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어느새 40년이라는 시간을 건너 오늘에 이르렀습니다. “우리는 기계가 아니다”, “근로기준법을 준수하라”는 그의 외침이, ‘굴리다 다 못 굴린 덩이’가, ‘그리고 또 굴려야 할 덩이’가 지난한 노동의 세월을 짊어지고 여기까지 왔습니다. 그간 이름 없이 죽어간 수많은 노동자의 삶이 ‘아름다운 청년 전태일’이라는 상징을 갖고 우리 앞에 주어졌습니다.

그리고 여기, 그 죽음 앞에서는 모든 사람이 부끄러운 죄인이 될 수밖에 없는 인생 ‘열사 전태일’의 무게를 잠시 내려놓고, 상징이 잃어버린 현실을 되찾아 ‘우리 시대 전태일을 응원하’고자 하는 <너는 나다>가 있습니다. ‘레디앙’, ‘후마니타스’, ‘삶이보이는창’, ‘철수와영희’가 ‘아름다운 청년 전태일 40주기’를 맞아 함께 만든 이 책은 편의점, PC방, 커피숍 등 실제 우리 삶의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노동하는 젊음을 찾아가 그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입니다. 그렇게 그들에게서 우리는 이 시대의 현실을, ‘이웃을 사랑한 형, 오빠’로서의 전태일을, 그러므로 결국 아직 목적지에 도달하지 못한 ‘또 굴려야 할 덩이’를 보게 됩니다.

더욱이 며칠 전, 한겨레에 실린 기사에 따르면, 국민의 절반인 50.2%가 현 정부에서 노동3권이 보장되지 않는다고 여기고 있고, ‘정규직의 비정규직화 등 고용형태 변경’과 ‘임금·퇴직금 체불’, 해고 등 부당노동행위 등을 사업장 안의 가장 심각한 문제로 꼽았다고 하는데요. ‘아름다운 청년 전태일 40주기’를 얼마 남기지 않고 있는 지금, 다시금 질문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다들, ‘진짜로’ 안녕하십니까?

그리고 그 질문에 대한 대답처럼 이 책, <너는 나다>를 읽어보고자 합니다. 먼저 <소수의견>, <진실이 말소된 페이지>를 쓴 소설가 손아람의 ‘전태일 열전: 우리 시대 전태일’은 평택의 대학생, 부산의 극장 안내원, 거재의 선박 배선공, 전주의 고시생, 인천의 유통업자 등 실제 ‘전태일’이라는 이름을 갖고 있는 여러 세대의 사람들을 찾아가 그들의 가족, 사랑, 노동 등 생생한 삶의 이야기를 담아내며, 40년 전 그 전태일의 죽음이 갖는 ‘오늘의 의미’를 되새깁니다.

“왜 재단사의 죽음이 사회적 기억 속에서 40년이 지나도록 지워지지 않는가? […] 우리가 상속인이기 때문이다. 한 명이 살았던 시간은 시대 뒤로 겸허히 물러나지만 삶과 노동의 조건은 순환하기 때문이다. 인간의 삶은 계속된다. 그것이 바로 윤회의 사회적 의미이다. 우리는 앞선 시대로부터 비롯된 사소하거나 중요한 변화들을 완전하게 상속했다. 전태일은 모든 전태일의 적자이다. 그리고 우리는, 단지 가진 이름이 전태일과 다를 뿐이다.” (63-64쪽)

특히, 이와 같은 우리 시대 전태일들의 이야기는 같은 또래 청년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청춘일기’와 ‘청춘수다’에 잘 그려져 있는데요. ‘청년유니온’ 정책기획팀장 조성주 씨가 같은 단체에서 활동하고 있는 이들과 자신의 일상을 전태일의 일기처럼 써낸 ‘청춘일기’에는 아르바이트를 하며 반지하 자취방 생활을 해야 하는 현실의 어려움이 여실히 드러나 있고, 임금은 적지만 자신이 꿈꾸는 일을 하고 있는 3명의 청년들과 임승수씨와의 대담, ‘청춘수다’에서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포기할 수 없는 그들의 꿈과 욕망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져 있습니다.

또한 “나태일 & 전태일”이라는 만화에서는 ‘항상 자기중심적’이라는 말을 들으며 오히려 ‘열사 전태일’을 이기적이라고 말하는 ‘나태일’과 그런 동생을 타박하며 ‘열사 전태일’의 삶을 강조하는 형, 우리 사회 이방인이자 소수자인 이주 노동자를 상징하는 ‘외계인’, 편의점 알바 여학생이 등장하여, 잘못된 노동 현실을 드러내는 동시에 ‘열사도 투사도 아닌 사람을 너무 사랑했던 사람’ 전태일을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마지막으로 ‘선생님, 노동이 뭐예요’에서는 한울노동문제연구소 하종강 선생의 설명을 통해 노동이 도대체 무엇이고, 노동이 언제 왜 생겨났으며, 근로기준법, 파업 등은 무엇이고 왜 있어야 하는지, 우리나라에 비정규직은 왜 이렇게 많은지 등을 꼼꼼하게 따져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이해를 시작으로, “다들, ‘진짜로’ 안녕하십니까?”에 대한 우리 스스로의 답을 찾고, 전태일의 적자로서 남겨진 우리가, 앞으로 ‘또 굴려 할 덩이’가 무엇인지를 보다 분명하게 바라볼 수 있게 됩니다.

 

-현선(anejsgkrp@bandinlun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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