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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5.01.19 겨울에 어디서 책을 읽고 있나요
  2. 2012.11.27 《담요》 - 따뜻, 하고 싶다

겨울에 어디서 책을 읽고 있나요

 

 


겨울에 어디서 책을 읽고 있나요


제야의 종소리를 듣고 떡국 먹은 지가 얼마 되지 않은 듯한데 벌써 새해가 보름이나 지났습니다. 일기예보에서는 강추위를 경고하기도 하고 '평년보다 조금 포근'이라는 귀가 솔깃한 정보를 반복해서 보내줍니다. 기상학에서는 12월~2월을 겨울이라고 합니다. 1월이니 이제 겨울도 중반에 다다른 셈입니다.

 

휴일이면 밖에 나가 추위와 싸우느니 따뜻한 온돌방에 누워 온종일을 보내는 것도 이 계절 아니면 누릴 수 없는 기쁨 중 하나일 테죠. 옴짝달싹하지 않고 바닥에 찰싹 붙어 소설이니 만화책이니 들춰보는 재미. 제아무리 가을이 독서의 계절이라 할지라도 겨울이 주는 독서의 묘미도 만만찮아 보입니다.

 

어느 날 휴일에는 책 한 권을 챙겨 들고 '책이 잘 읽힐 만한' 카페를 찾아 나서는 건 어떨까요. 추천할 만한 곳으로는 남산 북쪽 기슭에 자리 잡은 문학의 집입니다. 좁은 골목 사이 들어선 건축물이 꽤 멋스러운 곳이죠. 문학관을 둘러본 뒤 입구에 자리한 카페도 들러볼만 하고요.

 

한적한 주중이라면 삼청공원 한가운데 자리한 숲속도서관도 책 읽기에 제격입니다. 사방의 벽면이 통유리로 되어 있어 자연의 모습을 한눈에 담을 수 있죠. 어린이 도서뿐 아니라 인문, 예술, 과학도서도 풍족히 갖췄습니다. 한겨울 어디서 책을 읽고 계신가요. 어떤 장소든 책과 함께 남은 겨울을 풍족하게 보내길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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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_김민경

(mins@bn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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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요》 - 따뜻, 하고 싶다

 

크레이그 톰슨 | 《담요》 | 미메시스 | 2012

 

나는 아주 작다. 마음도 생각도 딱 그 정도다. 내 세계에선 나를 넘어선, 내 크기 이상의 것이 가능하지 않다. 그러나 세상은, 그런 나를 빼고 남은 모든 것이다. 세상 안에 산다는 건, 나 아닌 것들과 끝없이 부딪히고 투쟁해가는 과정이다. 이제껏 느껴본 적 없고 가져본 적 없는 마음들에 거듭 혼란스러워야 하고, 그동안 알고 있던 게 완전히 뒤집어지고, 이해한다 생각했던 것들이 오해였음을 깨달아야만 한다. 매순간 깨지고 깨지길 반복하며, 그럴 때마다 맨몸으로 타자의 세계에 내던져져야 한다.

 

그렇게 성장은 끔찍하게 아프고 나서야, 몸서리치게 외롭고 추워본 후에야, 어느새 찾아와 있는 것이다.

“어린 애인 내 눈에 비친 삶은 이미 너무 끔찍했기에, 난 틈만 나면 좀 더 살기 편한 곳으로 도망가는 꿈을 꾸었다.”

 

크레이그 톰슨의 자전적 이야기인 《담요》는 누구나의 성장 과정에 있을 법한, 부딪힘과 깨짐의 통증을 그리고 있다. 학교의 선생님과 아이들, 교회의 목사, 하물며 부모님까지, 아이의 눈에 비친 세상은 종종, 강요와 억압, 몰이해의 얼굴을 하고 내면을 할퀸다. 상처받은 아이는 세상 아닌 것을 꿈꾸고, 자기 안으로 들어가 고립되길 자처한다. 그리하여 아이는 마음껏 자유로울 수 있는 꿈속에서만 즐겁다. “그렇게 난 다른 세계를 꿈꾸며 하루하루를 보냈다. 영원한 세계, 유한한 이 세상의 고통을 씻어 줄 그 세계를.”

 

그러다 어느 날엔가는, 자기를 알아보는 누군가를 만나기도 한다. 그동안 홀로 얼마나 외로웠는지, 말하지 않아도 알아채는 사람이다. 사랑이다.

 

비로소, 타인과의 부딪힘이 항상 아프고 차가운 것만은 아니라는 사실을 안다. 아이는 조금 자랐고, 세상이 짓는 다른 표정을 본다. 하얗게 쏟아져 내리며 세상을 뒤덮는 눈이 더없이 포근할 수 있음을 느낀다. “무늬를 이루며 쏟아져 내리는 눈 속에서는 공간감도, 깊이감도 모두 사라”져, 아득하게 너랑 나, 단둘이서 영원 안에 놓인 듯 행복할 수 있음을 경험한다. 비록 얼마 지나지 않아 그 눈은 녹고, 환희의 순간 또한 시간과 함께 흘러가버릴지라도. 이제 그는 이전의 아이가 아니다. 

 

“새하얀 표면에 흔적을 남긴다는 건 얼마나 뿌듯한 일인지. 지나온 발자취의 지도를 그린다는 것. 설령 그것이 한순간의 일이라 해도.”

 

따뜻, 하고 싶다. 그 마음, 간절해지는 요즘이다. 하지만 살 애는 추위는 언제고 마음 안에서 왔고, 지나고 나니 그 또한 한순간이었다. 견딜 수 없는 차가움도 뜨거움도 지금의 것이 아니다. 추억 안에선 그 모든 게 적당한 온기로만 남는다. 《담요》를 덮고 한동안 붙잡혀 있던 생각이다. 내게도 어느새 어른이 찾아온 모양이다. 

 

- 컨텐츠팀 에디터 현선 (anejsgkrp@bandinlun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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