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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4.08.25 《송창식 16집》 - 요즘 음악
  2. 2014.08.18 《송창식 골든 제2집》 - 예술가들에게 송창식이란

《송창식 16집》 - 요즘 음악

 

 

송창식 | 《송창식 16집》 | 로엔엔터테인먼트 | 2000

 

 

7월 25일부터 5주간 매주 금요일 박재현의 < 송창식을, 잘 알지도 못하면서 >를 소개합니다. 이 글은 독립잡지 [월간 이리] 2014년 3월호부터 7월호에 연재된 글입니다.  이후 새롭게 이어지는 글은 월간 이리를 통해 만날 수 있습니다.

 

 

비트가 멜로디에 앞서는 요즘, 음악에 사실 흥미가 없다. 게다가 멜로디 역시 유치하거나 짧게 반복하는 ‘후크송’ 위주라 오래 듣고 있는 게 쉬운 일이 아니다. 현재 가요계엔 작곡가들이 몇 없는지 대부분의 곡이 비슷하게 들린다.

 

밤새 혹은 몇 주 동안 고민해 곡을 정성스럽게 만드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대체로 붕어빵 구워내듯 컴퓨터로 쉽게 곡을 만든다. 팥의 양이 아주 조금씩 다른 붕어빵처럼 입력하는 소스에 따라 다른 곡이 무더기로 만들어지기 때문일 것이다. 대중의 기호에 맞춘다는 이유도 있겠지만, 그래도 작곡가들에게는 항상 아쉬운 생각이 든다.

 

그렇다면 송창식은 요즘 음악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까. 나는 요즘 후배들 음악이 어떤 것 같으냐고 물어봤다. “컴퓨터 음악이죠. 전혀 다른 식으로 표현하는 것 같아도 옛날에 섬세하게 표현하던 음악과 같은 가치를 갖게끔 변했으니까 어떤 게 더 좋다곤 말 못하죠. 단지 시대에 따라 변한 거지. 그리고 옛날 가수들보다 지금 가수들이 노래 못하지 않아요. 잘하지. 단지 옛날 가수들이 가지고 있던 고 맛은 없지. 근데 옛날 가수들은 요즘 가수들이 꼭 가지고 있는 게 없었지.”

 

나는 그의 말에 “제 세대도 그렇고 요즘 노래는 노래 같지 않다는 사람들이 많거든요. 똑같은 말이 반복되는 가사에 내용도 없잖아요.”라며 의견을 표했다. 그러자 그가 말했다. “그건 듣는 사람이 만족을 못 해서 그런 거지. 실제로 그거 가지고 만족하는 사람들도 있거든요. 그거만 가지고도 충분히 광란하고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다고요. 그러니까 안 그런 사람들은 취향이 다른 거지, 뭐. 옛날에 우리 노래 싫어하는 사람들도 있었어요. 저 뭐야, 옛날에 뽕짝 좋아하던 분들은 ‘저거 너무 시끄럽고 복잡하다.’ 그러는 분들도 많았어요. 그런 건 언제든지 있어요. 같은 세대 중에도……. 그리고 우리가 음악을 할 때도 미국 음악이라는 게 같이 있었으니까. 솜씨로 봐서 미국 애들한테 안 되니까. 그 솜씨만 가지고 한국 가수는 가수로 안 치는 우리 또래 친구도 많았어요. 그게 무슨 음악이냐 그러고……. 외국 음악만 좋아하고 한국 음악은 안 좋아하는 그런 계층들이 있었어요, 그때도. 그러니까 할 수 없는 거지, 그거야. ‘지금 음악은 음악 같지도 않다.’ 그렇게 말하면 더 음악 같은 다른 음악을 좋아하는 거지, 뭐. 그렇지만 대부분 사람들이 지금 음악 좋아하잖아요. 일단 싸이 같은 애들 봐요. 그런 가수 우리나라에 있었나? 없었는데. 물론 매체의 장점이 있었지만…….”

 

역시나 그다웠다. 내 예상과는 조금 다른 대답이었다. 그는 지금의 대중음악을 시대의 현상으로 바라보며 그 자체를 인정했다. 자신이 활동하던 시기의 음악과 형식이 다를 뿐이지 수준을 논할 수는 없다는 말이었다.

 

두 음악을 거의 같은 위치에 놓고 바라보는 그의 말에 고개가 끄덕여졌다. 그 역시 젊은 시절에 기성세대 혹은 외국 음악만 취급하는 사람들에게 비슷한 말을 들었으니 어쩌면 누구보다도 더 이해가 큰 것일지도 모르겠다.

 

이유를 막론하고 ‘시대’라는 숲을 멀리서 바라보는 그의 시선에 박수를 보냈다. 그 덕에 나 역시 요즘 음악을 바라보는 눈이 미약하게나마 너그러이 변했다.

 

시간이 흘러 또 어떤 음악이 세상을 울릴지 모르겠지만, 이왕이면 붕어빵식의 공산품보다는 공이 깃든, 세상에 하나뿐인 음악이 중심이 되었으면 좋겠다. 송창식의 그것처럼 음악에 대한 열정과 거기서 파생된 진보적인 시도까지는 아니더라도 일말의 개성이나마 묻어 있길 바라본다.

 

물론 이러나저러나 난 송창식을 리스트의 맨 윗줄에 올려놓을 테지만.

 

덧붙이며,
그가 인정하는 후배 가수들이 있다. 내가 “가요계 후배 가수 중에 마음에 드시는 가수 있으세요?” 라고 묻자 그는 이렇게 말했다. “나는 잘 몰라요. 근데 노래 잘하는 가수 많드만! 박정현이라는 가수. 또 알리라는 가수도……. 그리고 그 누구냐 이름이…….” 나는 예전 한 기사가 떠올라 자우림 말씀하시는 거 아니에요, 라고 물어보았다. 그러자 그는 “아 걔도 물론 잘하고 걔는 잘한다기보다 기초가 튼튼하더만. 그러고 남자는 걔 이름 뭐지? 젤 유명한 놈 요새, (그때 옆에 있던 함춘호가 김범수? 라고 도움을 줬다) 어, 김범수."

 

오늘의 음반을 리뷰한 '박재현'님은?

87년생으로 단편 소설 '허전한 목을 채우고'로 데뷔했고 장편 소설 「당신만 모르는 이야기」를 출간했다. 현재, 할 말 시원하게 할 수 있는 잡지 「월간 이리」에서 송창식에 관한 글을 쓰고 있으며, 한 여행 잡지에 여행기도 연재할 예정이다. 여전히 엘피를 고집하며 클래식, 재즈, 오래된 가요에 관심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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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창식 골든 제2집》 - 예술가들에게 송창식이란

 

송창식 | 《송창식 골든 제2집》 | 이엔이미디어 | 1996

 

7월 25일부터 5주간 매주 금요일 박재현의 < 송창식을, 잘 알지도 못하면서 >를 소개합니다. 이 글은 독립잡지 [월간 이리] 2014년 3월호부터 7월호에 연재된 글입니다.  이후 새롭게 이어지는 글은 월간 이리를 통해 만날 수 있습니다.

 

 

대중들이 열광했듯 많은 예술가들도 송창식을 환호했다. 그의 남다른 삶의 방식이 예술가의 어딘가를 자극했을 것 같기도 하지만, 그들은 무엇보다 그의 실력에 감탄했다. 많은 예술가들이 그와 함께 작업하길 원했고, 그 결과 우리가 잘 아는 몇몇 작품들이 잉태되었다. 사실 나는 거물과 거물 혹은 천재와 천재의 만남을 좋아한다. 가령, 폴 매카트니와 스티비 원더의 만남이라든지 샤넬과 스트라빈스키의 만남처럼. 그래서 나에겐 송창식과 다른 예술가와의 만남이 더 흥미롭다.

 

가장 유명한 ‘고래사냥’부터 이야기해야겠다. 작가 최인호는 영화 시나리오를 다 만들어 놓은 후 송창식에게 곡을 요청했다. 이 곡은 송창식을 최고의 가수로 만들어 놓은 동시에 대중가요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곡이 되어 지금까지도 수없이 불리고 있다. 시원한 후렴구도 압권이지만 ‘술 마시고 노래하고 춤을 춰 봐도 가슴에는 하나 가득 슬픔뿐이네.’라는 도입부의 가사와 멜로디도 정말 백미 중의 백미다. (아니, 술 마시고 춤을 춰 봐도 슬플 수밖에 없다니, 이보다 더 어떻게 우리의 마음을 잘 표현할 수 있을까?)

 

송창식 하면, 서정주도 빼놓을 수 없다. 나는 대학에서 국문학을 복수 전공하며 시 창작 수업을 들은 적이 있다. 그때 시인으로 활동 중인 담당 교수님은 이렇게 말했다. “오로지 ‘시’ 하나로 본다면 저는 서정주 시인이 대한민국 최고의 시인이라 생각합니다.” 나 역시 같은 생각이었다. 정치적인 부분을 제하고 과연 예술을 논할 수 있을까 싶지마는 그의 시보다 더 시다운 시는 없어 보인다. (‘동천’이라는 시를 떠올려 보라. 시의 맛을 음미할 수 있을 것이다.) 송창식이 중학생일 때 서정주 시인이 그의 학교에 초청되어 강연한 적이 있었다. 이때 시인의 시 짓는 방법을 듣고 송창식은 큰 감명을 받았다. 그 뒤 시간이 흘러 인기 가수가 된 그는 친구를 따라 우연히 서정주 시인의 집에 들르게 되었고, 친분을 쌓았다.

 

나는 둘의 만남이 궁금해 물어보았다. “저를 종종 부르셨죠. 그러다 어느 날 선생님께서 저에게 시를 한 편 보여 줬어요. 여기에 곡을 붙여 보면 좋을 것 같다고 하면서요. 그래서 만들어 갔더니 참 좋아하시더라고요.” 그 곡이 바로 ‘푸르른 날’이다. 사실 서정주 시인은 자신의 시에 곡을 붙이거나 가수에게 주지 않기로 유명했다. 그만큼 송창식을 인정했던 건 아니었을까. 역시나 이 노래도 훌륭하다. ‘눈이 부시게 푸르른 날은 그리운 사람을 그리워하자.’라는 가사에 그가 우렁차게 내뱉는 발성이 어우러진 이 곡은 가요 이상의 가곡과도 같은 여운을 준다.

 

또 송창식의 서울예고 1년 선배로 한국예술종합학교 총장을 지내고 현재 서울시 오페라단 단장인 이건용은 80년대부터 여러 차례 송창식과 작업했다. 그가 작곡한 노래를 송창식이 부르는 식이었다. 몇 달 전, 카페 무대에서 그런 곡 중 하나인 ‘그래 그럴 수도 있겠지’를 부른 송창식은 이렇게 말했다. “클래식하는 사람들이 대중가요 하는 사람들과 일을 한다는 것은 굉장히 조심스러운 일이에요. 잘못하다 쫓겨날 수도 있죠.” 그렇다면 그는 왜 굳이 대중 가수인 그와 작업을 했을까? “송창식만 부를 수 있는 노래거든요. 그가 아니면 안 되는 부분이 있으니까요.” ‘황색 예수의 노래’라는 곡은 송창식 외에는 소화할 사람이 없어 초연 이후 아직까지 공연한 적이 없다.

 

협업까지는 아니지만, 송창식을 최고로 여기는 예술가(음악가)의 이야기도 흥미롭다. 서울예고 동창이었던 지휘자 금난새는 학창 시절 천재가 한 명 있었는데, 그가 바로 송창식이었다고 말한 바 있다. 인터뷰 당시 나는 이에 대해서도 가볍게 물어봤다. “그렇지만 금난새가 지휘자 됐지, 나는 안 됐잖아요. 음악 쪽으로는 난 천재가 아니에요. 아마 공부 쪽으로 한 이야기였을 거야. (그는 학창 시절 늘 1등을 놓치지 않았다. 이야기가 공부 쪽으로 흘러갔지만 그는 성의껏 얘기해 줬다.) 시험공부를 일부러 해서 하는 건 비겁한 일이라 생각했지. 안 좋은 거라고 생각했어. 그런데 그것도 고등학교 2학년이 되면서부터 한계가 있더라고. 집에서 예습, 복습하는 애들을 이길 수가 없어. 더군다나 수업 시간을 빼먹으니깐 안 되더라고. 공부를 안 하고 잘하는 건 고1 때까지야. 더 잘하려면 공부를 좀 해야 돼.”

 

이선희는 송창식을 가장 좋아하는 분이자 자신의 롤 모델이라며 4분이라는 노래 안에 이토록 넓은 세계를 담아내는 게 충격적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가수가 되기 전에도 좋아했지만, 가수가 되고 나서 더 좋아하게 됐다는 것 아닌가.

 

박완규는 가수가 된 후 아버지에게 이런 말을 들었다. “완규야, 너 높은음 빽빽 부른다고 다 가수가 아냐. 송창식 노래를 한 번 들어 봐. 그냥 듣고 연습해 봐, 그래서 네가 저 사람처럼 노래할 수 있다면 아버지가 널 가수로 인정하마.”

 

현재 가장 가까이에서 송창식을 마주하는 함춘호의 생각은 어떨까. 그의 말을 마지막으로 글을 마무리하려고 한다. 당시 인터뷰 말미에 했던 내 질문에 그의 답은 이랬다. “좋은 분이죠. 그러니까 음악에 대해서도……. 제가 어릴 적 음악에 눈을 뜰 때 저의 영웅이었죠. 음악을 좋아했기 때문에 듣는 귀가 달랐는데, 소위 말해 음악적인 거, 폼이 있는 거 하셨잖아요. 그게 나한테는 너무 잘 맞았고, 구성이 복잡했고……. 또 성악을 했기 때문에 기타를 치면 너무나 교과서 같았죠. 그 뒤 기타에 눈을 뜨게 됐으니 나의 영웅인 거지. 같이 옆에서 한 지 이제 14년 됐는데 형식과 장르가 없어요. 선생님 음악이. 그냥 노는 거지. 다양하게 놀고 싶은 대로 따라가는 거죠. 말하자면 놀이터 같은 존재에요. 커다란 놀이터에 마당을 만들어서 ‘너 놀아봐.’ 그런 재미를 느끼면서 하죠. 그래서 다른 데서 형식적인 음악을 하는 게 너무 힘들어요.”


 

 

오늘의 음반을 리뷰한 '박재현'님은?

87년생으로 단편 소설 '허전한 목을 채우고'로 데뷔했고 장편 소설 「당신만 모르는 이야기」를 출간했다. 현재, 할 말 시원하게 할 수 있는 잡지 「월간 이리」에서 송창식에 관한 글을 쓰고 있으며, 한 여행 잡지에 여행기도 연재할 예정이다. 여전히 엘피를 고집하며 클래식, 재즈, 오래된 가요에 관심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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