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하'에 해당되는 글 3건

  1. 2014.01.24 [서점에서 만난 사람] 함께 살고싶은 한국문학의 새로운 집 - 문학동네 한국문학전집 출간 기념 간담회
  2. 2011.07.01 [접어놓은 구절들] 김영하, 네가 잃어버린 것을 기억하라
  3. 2010.02.24 다르다고 놀리지 말아요 (4)

[서점에서 만난 사람] 함께 살고싶은 한국문학의 새로운 집 - 문학동네 한국문학전집 출간 기념 간담회

 

편집·정리 | 컨텐츠팀 에디터 현선·혜원
사진 제공 | 문학동네

 

같은 책이라도 전집(全集) 안에 들어가면, 새로워 보입니다. 책의 새로운 터전 같다고나 할까요? 위대한 문학전집이 세상에 나오면, 이 땅에 훌륭한 집 한 채가 지어진 것 마냥 우두커니 바라보는 일부터 시작합니다. 자꾸 보면 살고 싶어지는 것이 집입니다. 책이라고 다르지 않습니다. ‘갖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훌륭한 전집일수록 전부 다 모으고 싶죠. 그래서 전집은 ‘샀다’는 말보다 ‘장만했다’는 말이 더 어울립니다.

 

 

세계문학전집과 한국고전문학전집을 출판한 문학동네에도 새집이 들어섰습니다. 하얗고 튼튼한 스무 권의 책들입니다. 김승옥의 단편 10편이 수록된 1권부터 2009년에 나온 박민규의 <카스테라>까지. 스무 권을 아우르고 있는 시대는 사실 모호합니다. 문학동네의 신형철 편집위원은 한국문학전집의 발간을 기념하며, 선정 기준을 밝혔습니다.

 

 

 

 “’문학성’입니다. 문학동네가 소설을 출간할 때 가장 중요하게 신뢰하는 기준은 ‘서사의 힘’입니다. ‘인간과 세계의 진실을 이야기가 밝혀서 보여줄 수 있는가.” 그리고 작품이 어느 정도 독자들과 소통했는지, 한 시대의 사회적 징후를 대표적으로 보여줬는지 하는 ‘문제성’을 중요하게 생각했습니다.”

 

“모두가 박완서를 읽고 자랐고, 모두가 박완서를 읽으며 세월을 났다.” (400쪽)

 

문학동네 한국문학전집의 세 번째 책, 박완서의 대표 중단편선 <대범한 밥상>에 쓰인 문학평론가 차미령의 해설입니다. 세월을 함께한 책을 전집으로 다시 보는 기분은 어떨까요? 문학동네 한국문학전집은 2014년에 나온 ‘새 책’이기도 합니다. 이 전집을 계기로 누군가는 한국문학 입문자가 될 수도 있습니다.

 

 

“‘문학동네 한국문학전집을 통해 ‘한국문학이 이런 거구나.’라고 처음 경험하는 사람들이 많아졌으면 좋겠어요. 새로운 세대의 한국문학 독자, 한국문학을 이해하고 존중하는 문화가 우리 사회 속에 정착되도록 하는 게 문학 출판사의 사명이라고 생각합니다.” 황종연 편집위원의 바람이 문학동네가 한국문학전집을 출간하는 중요한 목적이기도 합니다.

 

우선으로 발표된 스무 권 외에 앞으로 전집에 입주 예정인 이웃도 궁금해집니다. 문학동네 한국문학전집의 문은 언제나 열려있습니다. 문학동네 편집위원들은 자신감 있게 입을 모았습니다. “전집을 만든다는 것이 기존에는 정서를 확정 짓는 대단히 권위적인 작업이었습니다. 문학동네는 좀 더 동시대 독자들과 호흡할 여지를 많이 남기고자 합니다. 조금 더 유연하게. 어떤 작품은 전집으로 묶기엔 조금 낯설 수 있어요. 하지만 동시대의 작품 중 앞으로 어떤 것이 한국문학전집에 포함될 것인지 누구도 확신할 수 없는 상태에서 누군가는 맨 처음 기준을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무모한 일처럼 보일 수도 있습니다만, 문학동네의 자신감 표현이라고 생각해주셨으면 좋겠어요.”

 

한국문학전집을 장식하는 표지에는 한강 사진이 있습니다. 낯선 풍경의 한강을 아름답게 찍는 이대원의 사진입니다. 문학동네가 기록할 한국문학전집의 역사가 한강의 물결을 따라 굳세게 흘러가길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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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어놓은 구절들] 김영하, 네가 잃어버린 것을 기억하라




 

김영하 | <네가 잃어버린 것을 기억하라> | 랜덤하우스 | 2009

 

내 삶에 들러붙어 있던 이 모든 것들, 그러니까 물건, 약정, 계약, 자동이체, 그리고 이런저런 의무사항들을 털어내면서 나는 이제는 삶의 방식을 바꾸어야 한다는 것을 절실히 느꼈다. 나는 쓸데없는 것들을 정말이지 너무도 많이 가지고 있었으며 그것들로부터 도움을 받기는커녕 오히려 그것들을 위해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었다. 읽지 않는 책들, 보지 않은 DVD들, 듣지 않는 CD들이 너무 많았다. (...)

나는 한순간의 만족을 위해 사들인, '너무 오래 존재하는 것들'과 결별해야겠다고 결심했다. 사서 축적하는 삶이 아니라 모든 게 왔다가 그대로 가도록 하는 삶, 시냇물이 그러하듯 잠시 머물다 다시 제 길을 찾아 흘러가는 삶. 음악이, 영화가, 소설이, 내게로 와서 잠시 머물다 다시 떠나가는 삶. 어차피 모든 것을 기억하고 간직할 수는 없는 일이 아니냐.

 

- 김영하, # 내 안의 어린 예술가는 어디로, <네가 잃어버린 것을 기억하라>

 

내 방을 둘러본다. 그리 넓지도 않은 공간에 더이상 무언가가 들어찰 곳이 없으리만치 물건들이 가득 메우고 있다. 책장을 넘쳐 바닥까지 차지한 온갖 책들, 역시나 자리가 부족해 책상 위 층층이 쌓여진 CD들, 옷장과 의자 위에 허물처럼 널브러진 옷들, 아무렇게나 놓여진 가방들, 색상환을 만들어도 될 듯한 색색깔의 펜들과 아직 포장조차 뜯지 않은 수첩들, 서로 부대끼며 화장대를 차지하고 있는 화장품들. 도대체 뭐가 이렇게나 많은 걸까. 언제 이렇게 많은 것들을 사다 날랐을까. '필요'라는 변명으로 내 방에 들인 것들은 어느새 '무용'해지고, 번쩍거리던 '신상'은 별 볼일 없는 '중고'가 되었다.

 

소유하기 위해 소비한 시간과 돈이 발휘하는 기쁨의 유효기간이 그리 길지 않다는 걸 조금씩 깨닫고 있다. 새로 산 구두와 옷도 한 주만 지나면 시들해지고, 한 번 읽고 꽂아둔 책을 다시 들춰보는 일은 겨우 열에 한 번 있을까 말까다. 어느 순간 '그것들을 위해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다'는 걸 알게 된 거다. 이제는 '사서 축적하는 삶이 아니라 모든게 왔다가 그대로 가도록 하는 삶'을 지향해야겠다고 생각한다. 축적하기 위해 지불했던 시간과 돈은 보다 더 기쁨의 유효기간이 긴 일에 지불해야겠다고 다짐한다.

 

- 컨텐츠 팀 에디터 료(fololy@bandinlun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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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르다고 놀리지 말아요


<재즈피플> 안민용 기자의 책과 음악 이야기 No. 21- 다르다고 놀리지 말아요

「소녀시대」

날 아직 어리다고
말하던 얄미운 욕심쟁이가
오늘은 웬일인지
사랑해 하며 키스해 주었네

* Album form 이승철, 『Part 2』「소녀시대」 중

같은 글, 다른 해석

이승철이 부른 ‘소녀시대’와 소녀시대가 부른 ‘소녀시대’는 다르다. 같은 곡이라 해도 누가 부르는가에 따라 전혀 다른 곡이 될 수 있다. 특히 재즈에서 자주 연주되는 스탠더드는 오히려 같은 곡을 통해 그 연주자만의 개성을 보여줄 수 있는 바탕이 된다. 문학도 크게 다르지 않다. 옮긴이의 생각이 더해진 글은 원본과는 다른 글이 된다. 물론 우리가 읽는 글은 원본과도, 옮긴 글과도 또 다른 ‘우리가 이해한 글’이 되기 마련이다.  

글의 유동성을 따르다보면 번역에 대해서는 다소 관대해진다. 작가의 머릿속으로 들어가서 그 문장들을 하나하나 살펴볼 게 아니라면 전달하는 바를 이해하는 것으로도 충분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서 번역을 그저 그런 일로 생각하는 것은 아니다. 번역은 그 작품을 더 많은 사람들이 만날 수 있게 하는 일이며 잘 된 번역은 작가의 머릿속으로 한발 더 다가설 수 있게 한다. 최근 읽게 되는 책들의 절반은 번역서라서 전문서적일 경우 역자의 전문지식(혹은 감수)을 고려하고, 문학서적일 경우 그동안의 번역을 살펴보기는 하지만, 사실 옮긴이를 골라가며 읽을 수 있는 책은 그리 많지 않다. 고전, 특히 저작권이 만료된 작품일 경우 여러 출판사에서 출판하는 경우가 있어 출판사 또는 번역자를 선택할 수 있다. 반디앤루니스에서도 <위대한 개츠비>를 검색하면 민음사를 비롯해 문학동네, 펭귄클래식코리아 등 50권이 넘는 책을 확인할 수 있다. 

젊고 발랄해진 개츠비

<위대한 개츠비>를 읽게 된 것은 무라카미 하루키의 <상실의 시대> 덕분이었다. “나는 마음이 내키기만 하면 책꽂이에서 <위대한 개츠비>를 꺼내어 아무 페이지나 펼쳐서, 그 부분을 한바탕 읽는 것이 습관처럼 돼 있었는데, 단 한 번도 실망을 맛본 적이 없었을 만큼 단 한 페이지도 시시한 페이지는 없었다. 이렇게 멋진 소설이 또 있을까 싶었다.”(<상실의 시대>, 문학사상사, 80쪽) 이 문장만 있었다면 <위대한 개츠비>는 소설 속에 나오는 좋은 책일 뿐이었을 것이다. 사망 후 30년이 지나지 않은 작가의 책은 읽지 않는다는 나가사와의 말에 와타나베는 대답한다. “하지만 스코트 피츠제럴드는 죽은 지 아직 28년밖에 지나지 않았는데요?”(같은 책 81쪽) 그래서 <위대한 개츠비>를 읽게 되었다. 이제는 그가 사망한지 70년이 지났고(1940년에 사망했으니 꼭 70주년이 되었다) 세 번쯤 읽었지만 읽을 때마다 다른 건 사실이었다. 그리고 읽을 때마다 멋진 소설이라는 것도 사실이었다.

필자는 소설가 김영하씨를 잘 모른다. 필자의 취향을 아는 이들은 ‘김영하씨 소설을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하지만 어쩐지 연이 닿지 않았던 것이다. 그래도 신문에서 김영하씨가 <위대한 개츠비>를 번역했다는 소식을 접했을 때는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소설가가 번역한 소설, 그것도 소설가가 번역한 <위대한 개츠비>는 어떨까 하는 궁금증이었다. 앞서 읽었던 두어 권의 문고판에 비해 김영하씨의 개츠비는 ‘캐주얼’했다. 데이지의 “나 보고 싶대?” (21쪽)라는 간결한 외침이나 “하여간 아랫것들은 정말.” (46쪽)이라는 머틀의 말투는 인물에 ‘캐릭터’가 더해졌다. 대부분의 책에서 개츠비와 닉이 ‘형씨’라는 애매한 호칭으로 존대하는 것에 비해 김영하씨 버전에서는 반말로 ‘친구 먹고’ 있었다. 

번역은 단순히 옮김을 의미하지 않는다. 번역을 할 때 외국어 보다 모국어를 더 잘해야 한다는 말은 번역이 또 하나의 창작이라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김영하씨도 해설을 통해 “번역의 속도는 언제나 창작의 속도보다 느렸다”고 이야기한다. “내가 최종 결정권자인 내 소설은 누구의 재가도 필요 없이 그저 내 상상력의 속도에 따라 앞으로 나아가는데 반해, 번역은 이미 저세상 사람인 작가의 의도를 가늠하고, 문맥을 살피고, 사전을 뒤지며, 그러고서도 못내 미심쩍어 다시 앞뒤를 살피는 일의 반복이었다. 창작이 전차부대라면 번역은 지뢰제거반이었다. 전진한다고 전진이 아니며 제거했다고 제거가 아니다. 다시 돌아가는 길에도 이마에는 식은땀이 흐르고 뇌관을 제거한 후에도 다른 뇌관이 남아 있을 것을 염려하는 것이다.” (<위대한 개츠비>, 문학동네, 229쪽)

본연의 <위대한 개츠비>보다 김영하의 <위대한 개츠비>가 된 것에 대해 호․불호(好不好)가 갈릴 수 있지만 50여권 이상의 번역본을 가지고 있는 책이라면 이런 번역 하나쯤은 있어도 좋을 듯했다. 아니, 고전마다 하나씩 소설가들이 번역하는 것도 의미가 있지 않을까? 언제나 독자의 욕심은 저자를 넘어서는 법이다. <재즈 피플> 안민용 기자 [<재즈 피플> 보러가기 (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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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빨간來福 2010.02.25 22:49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전 김영하의 소설은 읽어본적이 없습니다만, 들어본적은 참 많답니다. 무슨말이냐구요? ㅎㅎㅎ 제 친구예요. 어린시절의 일화들을 들려드릴께요. 트랙백으로 남깁니다.

    • 반디앤루니스 2010.02.26 08:39 신고 address edit & del

      와~~~ 유명한 소설가가 친구면 어떨 지 궁금합니다. 빨간내복님의 블로그로 고고씽~~^ㅇ^

      -현선 씀

  2. 빨간來福 2010.02.25 22:49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전 김영하의 소설은 읽어본적이 없습니다만, 들어본적은 참 많답니다. 무슨말이냐구요? ㅎㅎㅎ 제 친구예요. 어린시절의 일화들을 들려드릴께요. 트랙백으로 남깁니다.

    • 반디앤루니스 2010.02.26 08:42 신고 address edit & del

      엇, 그런데 트랙백이 안걸린 것 같아요~
      물론 빨간내복님의 블로그에 있는 좋은 포스팅에 눈이 쏠려 그것만으로도 즐겁지만요^^;; 이따 여유있는 점심시간에 좋은 노래들 들으러 또 가야겠네요!!

      -현선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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