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어를 금하노라'에 해당되는 글 5건

  1. 2009.12.24 나감책 2009 중간 결산!
  2. 2009.12.23 [나감책 No.17] 지칠 줄 모르는 책 욕심쟁이 소녀!(감성소녀님)
  3. 2009.12.11 [나감책 No.9] 아름다운 스무 살을 선물한 그(굼실이님)
  4. 2009.12.03 <고등어를 금하노라> - 돈보다 시간! 웃어도 함께 웃자!
  5. 2009.12.02 [나감책 No.2] 책과 사람, 그리고 반디&루니스(반디) (2)

나감책 2009 중간 결산!

안녕하세요! 반딥니다.

메리 크리스마스~ \(^0^)/

반디 가족 여러분 모두모두 즐거운 성탄절 연휴 보내세요!
이번 크리스마스는 꼭 연인과 함께 보내지 않더라도 즐거울 거예요.
연휴가 기니 그동안 쌓였던 피로를 싹 풀어도 좋을 거고,
가족과 즐거운 시간 보내도 좋겠죠?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면, 행복한 시간 보내시고요.^-^b

나감책 중간 결산

어제 말씀드린 나를 감동시킨 책 중간 결산을 시작해볼까요?
먼저 나감책에 많은 성원 보내주신데 무한 감사드립니다.
좋은 책을 서로 나누고, 이야기가 풍성해지는 모습을 보니 너무 기분이 좋아요.
나감책 하길 잘했어, 하길 잘했어! ^-^b (뾰로롱~)
내년에도 고고씽!

어제(23일)까지 총 17명의 주자가 나감책에 함께했습니다.
17 곱하기 5하면 85니까 총 85권의 책이 소개됐을 법한데,
중복되는 책이 있어 책이 85권이 되지는 않습니다.
9권의 책이 2번 이상 나감책으로 선정됐고, 지금까지 소개된 나감책은 71권입니다.

지금까지 어떤 책이 가장 많이 나감책에 올랐을까 궁금하시죠?
먼저 2번 이상 올라온 책은 총 9권입니다. 목록은 다음과 같습니다.  

<1Q84> [리뷰 보기(클릭)]
<고등어를 금하노라> [리뷰 보기(클릭)]
<엄마를 부탁해>
<후불제 민주주의>
<나는 여기가 좋다> [리뷰 보기(클릭)]
<도가니>
<세계의 끝 여자친구> [리뷰 보기(클릭)]
<아무도 편지하지 않다> [리뷰 보기(클릭)]
<흐느끼는 낙타>

어떤 책이 몇 번 올랐는지도 궁금하시죠?
<1Q84>가 4번, <고등어를 금하노라> <엄마를 부탁해> <후불제 민주주의>가 3번, <나는 여기가 좋다> <도가니> <세계의 끝 여자친구> <아무도 편지하지 않다> <흐느끼는 낙타> 2번입니다. 

나감책 최종결과가 어떻게 될지 정말 궁금합니다. 저도 긴장감을 느끼기 위해 남은 나감책을 보지 않았습니다. 함께 즐겨야죠! 과연 지금처럼 <1Q84>가 최다득표를 차지할 것인지, 아니면 나머지 책들이 막판 역전승을 할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남은 나감책 주자가 3분, 총 15권이 남았으니까 결과를 예상할 수 없겠죠? 끝까지 함께해주시길 바라요! ^-^

 

숨바꼭질(「Hide&Seek」)

오랜만에 음악 한 곡 준비했습니다. 고민 많았습니다. 기타리스트 박주원이냐, 새 음반을 발표한 루시드폴이냐, 아니면 크리스마스 음반을 발표한 스팅이냐. 고심 끝에 박주원을 선택했습니다. 예전에 공연장에서 본 그의 열정적인 연주 모습이 자꾸 떠올라서요. 함께 들으실 곡은 얼마 전 나온 첫 정규 앨범 『집시의 시간』 6번 트랙 「Hide&Seek」입니다.  뭐랄까요. 슬픈 음색이면서도 심장이 두근거리는 그런 음악입니다. 처음 들으신 기타 연주가 바로 「Hide&Seek」입니다.(반디 네이버 블로그에 올려놨어요.^-^b)

 

 

판타스틱! <아바타>

오랜만에 영화 얘기도 한 번 할게요. 그 주인공은 제임스 카메론 감독의 <아바타>. 지난 금요일 3D 아이맥스로 봤는데, 이건 뭐, 아주 그냥 환상이었습니다. 눈앞에서 뭐가 슉슉!대며 지나다니는데, 정말 실감나더라고요. 색감은, 아름다웠습니다. 그중 제 가슴을 울린 건 ‘교감’이란 화두였습니다. 나비족 전사들은 판도라산(産) 말과 거대한 새를 타고 다닙니다. 전사와 말, 새가 짝을 짓기 위해서는 신체 일부인 촉수(?)를 서로 이어야 합니다. 서로 몸이 닿는 순간 둘은 하나가 됩니다. 소울 메이트가 된 둘은 삶도, 죽음도 함께 합니다. 

나비족 전사가 된 제이크도 거대한 새를 탑니다. 그의 앞에는 더 위협적인 새, 인간의 전투기 등 수많은 위험이 도사리고 있습니다. 어쩔 수 없이 쫓기는 신세가 된 제이크와 그의 또 다른 영혼. 위험천만한 비행을 하고 있는 순간 제이크는 말합니다. “괜찮아. 내가 지켜줄게.” 참 말도 안 되는 소리입니다. 하늘을 날지도 못하는 그가 어찌 지켜줄 수 있겠어요. 하지만 그 짧은 말이 큰 울림으로 다가왔습니다. 내가 너를 믿고, 너도 나를 믿으니 우린 끝까지 함께할 거야. 죽음의 순간이라 하더라도. 말이 통하지 않는 두 생명체는 이렇게 교감을 합니다. 이게 사랑이 아닐까요. 존재만으로 충분한 그런 사랑. 

마지막으로 메리 크리스마스 쿠폰 드릴게요.

쿠폰번호: bandi25

이걸 반디앤루니스 홈페이지->이벤트->쿠폰->오프라인 쿠폰 등록하면 사용할 수 있습니다. 12월 31일까지 발급할 수 있고, 발급 이후 15일 안에 쓰시면 됩니다. 이번 쿠폰은 여러 번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많이많이 사용해주세요.^-^

등록 페이지 주소: http://www.bandinlunis.com/front/event/couponEvent.do

몇 시간 후면 좋은 사람들과 좋은 시간 보내시겠죠? 행복한 시간들 보내시길 바랍니다.
해피 크리스마스 앤드 메리 뉴 이어! ^-^b

반디 올림! (^^)(__)(^^)/

[박주원의 「Hide&Seek」 들으러 가기(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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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감책 No.17] 지칠 줄 모르는 책 욕심쟁이 소녀!(감성소녀님)

12월 23일. 요즘엔 낮보다 밤이 더 재밌습니다.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밤을 환히 밝히는 트리 장식, 귀를 간질이는 캐롤, 그리고 다정하게 거리를 활보하는 연인들. 그 따뜻한 마음들이 ‘나’와 ‘너’를 넘어 더 넓은 곳으로 가면 좋겠네요. 오늘 나감책 주인공은 성탄절만큼이나 감성이 풍부하신 감성소녀님입니다. 시작해볼까요? ~~~~~~~~~~~~~~~~~~/(^0^)/ 




또 다시 여름이 돌아오다

그즈음 저녁마다 아이스크림을 사러 갔어요. 간단한 산책에도 조금씩 땀이 묻어나는 6월이었죠. 최선을 다하지 못하면서 최대의 결과만 기다리는 수험생활이 반년이나 지나고 있었어요. 아무 것도 해놓은 게 없는데 벌써 올해의 반이 훌쩍 지나버렸다는 걸, 무엇보다 지금 이 순간도 내 의지와는 무관하게 여전히 빠른 속도로 흘러가고 있는 시간을 참을 수 없었어요. 시간이 멈춰버렸으면 좋겠다는 말 있죠? 그 때 제 기분이 딱 그랬어요.

책이 말을 걸다

이제 책 이야기를 해볼까요? 지독한 조바심과 무의지에 시달리던 어느 날 문득, 영화를 한 편도, 책을 한 권도 보지 않았다는 사실을 깨달았어요. 책 없인 못살던 날들이 분명 있었는데 책을 읽지 않아도 여전히 시간이 흐른다는 사실이 비정상적으로 느껴졌어요. 그리고 시간을 견디려고 했어요. 아무 것도 하기 싫지만 무언가 해야만 했어요. 텅 빈 마음을 달래는 기분으로 눈만 뜨면 손에 잡히는 대로 책을 읽기 시작했어요. 아마 그 때부터였을 거예요. 서평을 쓰면 책을 보내준다는 인터넷 북카페에 가입하기 시작한 것도.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과 친구가 되고, 소통하고, 인연을 맺는 것이 행복하다고 느낀 것도. 저에게 책은 이제 혼자만의 것이 아니에요.

책, 나를 치유하다

저는 학창시절부터 책 구입에 일정량의 용돈을 쏟아 부었거든요. 이상하게 책 사는 돈은 전혀 아깝지가 않았어요. 예쁜 옷과 구두에도 유난히 욕심이 많았지만 책에는 유독 더 관대했던 것 같아요. 아마 책을 읽으면 아무도 혼내지 않기 때문일 거예요. 만화책은 잔소리를 좀 들어야 하지만요. 책은 교양이자 지식이라는 생각을 쭉 했었나 봐요. 그랬기에 책을 구입하는 일도, 읽는 일도, 서평 쓰는 일도 오로지 나만을 위해 할 수 있었고, 더 욕심을 낸 것 같아요. 2009년은 소중한 해로 기억될 거예요. 나만의 독서노트를 차곡차곡 쌓아가는 행복과 책으로 소통할 수 있는 기쁨을 누릴 수 있게 된 것이 제일 좋아요. 그리고 올해를 보내야 하는 이 순간, 다른 건 몰라도 책이 누군가의 마음을 치유할 수 있다는 말은 거짓이 아니란 걸 알아요.




[감성소녀님의 나를 감동시킨 책 5]

드디어 올해 읽은 책들 중 기억에 남는 베스트 5를 소개합니다. 책은 지극히 개인적이고 주관적인 취향이자 개인의 경험과 생각을 아우르는 총체적 취미라고 생각해요. 책 속 주인공과 만나는 시간만큼은 건조한 삶이 좀 더 풍부하고 다채로워질 수 있고, 자신의 생각과 타인의 생각을 공유하며 세계에 흩어진 다양성을 인정할 수 있는 용기를 키워갈 수 있으니까요. 많은 책들을 소개하고 싶지만 쉽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던 책 다섯 권의 이야기를 들려 드릴게요. 우리 함께 읽고 얘기해요. 

 

 1. <열애>, 김별아, 문학의 문학
역사 속 인물을 주인공으로 한 소설을 주로 선보인 <미실>과 <논개>의 김별아 작가의 또 다른 소설이에요. 조선 청년 박열과 그를 사랑한 일본 여인 후미코의 국경과 사상과 죽음을 뛰어넘는 사랑 이야기를 다루는데요. 박열은 ‘일본 천황가 폭탄 투척 사건’의 주인공이기도 한데, 그의 혁명은 성공하지 못했고 박열과 후미코는 옥중에서 서로를 그리워하다 사랑과 혁명, 그 어느 것도 이루지 못하고 죽어갔어요. 

 

2. <청춘의 독서>, 유시민, 웅진지식하우스
저자 유시민은 정치성향을 빼놓고 지식인으로서만 보더라도 정말 매력적인 작가예요. 그가 쓴 책들은 지식인으로서 나아가야 할 자신의 길을 모색하는 노력이 정치성향과 맞물려 더욱 감동을 주기도 해요. 80년대에 청춘을 보낸 그가 들려주는 이야기는 하나같이 지금의 청춘에게는 낯설지만 반드시 알아야 하는 이야기이기도 하거든요. 내년엔 이 책에서 다루는 14권의 책들에 도전하려고 합니다. 


 

 3. <고등어를 금하노라>, 임혜지, 푸른숲
독일에 30년이나 산 것도 부러운데, 독일인 남편과 아이들이 함께하는 소소한 삶마저 눈물 나도록 질투나게 하는 50대 아줌마의 가족과 생활과 삶의 이야기랍니다. 한 권의 에세이가 이토록 흥미진진하고 다양할 수 있나 싶을 만큼 유쾌하게 읽었어요. 가족의 소중함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에게, 행복해지고 싶지만 방법을 모르는 사람에게 무조건 추천하고 싶은 책입니다. 

 

 

 4. <나쁜 나라들>, 토니 휠러, 안그라픽스
북한과 아프가니스탄, 이란과 이라크 등 나쁜 나라 9개국을 여행하는 론니 플래닛의 창시자 토니 휠러의 책입니다. 저자는 북한을 지구상에서 가장 나쁜 나라로 꼽는데 이유가 무엇일까요? 어쩌면 평생 가보지 못할 9개국을 여행하고 싶다면 이 책을 펼쳐보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나쁜 나라의 지수보다는 색다른 나라로의 여행기라는 점에 주목해 주세요. 

 

 

 5. <내가 가장 예뻤을 때>, 공선옥, 문학동네
그 해 오월에 일어난 일을 기억하세요? 아홉 명의 스무 살 청춘들을 통해 잊혀져가는 광주의 봄을 이야기합니다. 청춘은 무엇이든 될 수 있고, 어디로든 갈 수 있어 아름답다는데 이 책을 읽는 내내 가장 예뻤던 아빠와 엄마의 스무 살에 대해 생각할 수 있어 좋았어요. 마음이 많이 아리고 삶이 소중하다는 걸 다시 한 번 깨닫게 됩니다. 




아직 끝나지 않은 책 이야기

다섯 권 소개로 끝난 줄 아셨죠? 사실 제가 읽은 책 모두 분야별로 소개하고 싶지만 그럴 수 없어 베스트 5에 꼽지 못한 다섯 권을 추가로 골라봤습니다. 제게는 새로운 장르의 길을 열어준 소중한 책들이기도 합니다. 

 

 

1. <언론이 말하지 않는 경제 위기의 진실>, 디어크 뮐러, 청아출판사
자신이 경제를 움직이는 주역인 줄 모르는 일반인들이 읽기에 딱 좋은 책이에요. 이제 언론을 무조건 신뢰하기보다는 정보의 옳고 그름을 분별할 줄 아는 지혜를 가진 국민이 되어야 할 것 같아요. 옳은 정보를 얻기 위한 부단한 노력이 필요한 시대입니다. 

 

 

2. <보물이 숨긴 비밀>, 송옌, 애플북스
역사 속에 묻힌 보물에 관한 45편의 기록을 알려주는 책입니다. 모두 미스터리로 끝나버리는 점이 아쉽긴 하지만 평소 신비와 비밀의 영역이나 고고학에 관심이 있어 흥미롭게 읽었어요.  

 

3. <런던을 속삭여 줄게>, 정혜윤, 푸른숲
특별한 방식으로 쓰인 런던 여행기입니다. 런던과 관련된 세상의 모든 이야기를 들려주는 정혜윤 PD의 달콤한 속삭임에 귀를 기울이다 보면 세상에 이야기가 있어 살만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4. <마지막 사형수> 조성애-김용제 공저, 형설라이프

시각장애인으로 외로움과 배고픔에 시달리다 승용차를 끌고 여의도 광장으로 돌진해 수십 명의 사상자를 냈던 사형수 김용제씨의 일기를 조성애 수녀의 편지와 함께 엮은 책으로 추운 겨울, 화해와 용서의 의미를 깨닫게 합니다. 

 

 

5. <서양문화지식사전>, 이재호-김원중 공편, 현암사
서양문화를 모르면 미술, 철학, 신화, 문학 등 많은 부분에서 어려움을 느끼기 쉽거든요. 성서와 문학의 인용구를 통해 서양문화의 모든 것을 알려주고 있어 비교적 쉽고 빠르게 서양문화에 한 발짝 다가갈 수 있었어요. 사전 형식으로 되어 있는 점이 매력이랍니다.

책을 사랑하며, 살아가며

올해의 책을 정리하면서 자연스럽게 내년의 독서를 계획하게 됩니다. 새로운 독서리스트를 작성하는 것만으로도 다가올 한 해가 풍성해지는 느낌이 들어요. 내년에는 또 어떤 책과 만나게 될까요? 엄청난 경쟁률을 뚫고 마치 정해진 인연처럼 제게 안겼던 소중한 책들과 이별을 고하며 한 살 더 먹을 저는 내일 또 어떻게 변해 있을까요?

[<고등어를 금하노라> 리뷰 보기(클릭)]
[<런던을 속삭여줄게> 리뷰 보기(클릭)] 

잘 보셨나요? 그럼 이제 감성소녀님 집에 놀러가욧! ^0^/ [클릭클릭!]

오늘 나감책이 챕터 4의 마지막입니다. 감성소녀님이 풍성한 책 이야기로 잘 마무리해주셨어요. 왜 내일은 안 하냐고요? 크리스마스 이브를 맞이하여 나감책 중간결산을 하려고요. 지금까지 17분의 주자들이 어떤 책들을 나감책으로 뽑아주셨는지 한 번 보자구요! 그럼 내일 뵐게요.^-^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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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감책 No.9] 아름다운 스무 살을 선물한 그(굼실이님)

12월 11일. 나감책 챕터 2의 마지막 날. 연말이 깊어지고 사람들 연락이 많아지고 날도 춥지 않아 더욱 기대가 되는 주말입니다. 오늘, 주말의 손을 꼭 잡고 나감책을 찾아주신 주인공은 굼실이님입니다. 김연수 작가에 대한 사랑 고백이 무척이나 설레게 다가오는데요,(벌써 여기저기서 비명 들려오고~) 그럼 시작할까요? ~~/(^0^)/

*이야기 하나

“사실 나는 그(혹은 그녀)가 아닌 그 문장을 오래도록 사랑해왔던 것이었다.”
지난 밤 떠오른 이 말은 한 작가에 대한 4년간의 이유 모를 애정의 이유를 설명해줬다. 주인공은 다름 아닌 김연수 작가. 

근래작인 <밤은 노래한다> <여행할 권리>를 읽으며 작가에 대한 애정이 식었음을 막연하게나마 느끼던 중이었다. 불과 1-2년 전만 해도 김연수 작가 노래를 부르고 다닐 정도로 좋아했는데 왜 변한 걸까? 라고 이 또한 막연히 생각하고 있었다. 나름대로 내린 결론은 역사 의식이 포함된 그의 글들이 다소 무거운 느낌으로 다가온 건 아니었을까였다. (그런 면에서 보자면 그의 초기작도 결코 가볍지는 않다.) 그러던 중 이번엔 분홍빛 달달한 표지의 소설집 <세계의 끝 여자친구>가 출간되었다.

 

 

조금 가벼워진 스토리와 단편이란 점이 어우러져 다시 김연수 읽기의 즐거움에 잠시 빠질 수 있었다. 그리고 지난 밤, 드디어 깨달았다. 사실 그 좋아한다던 김연수 작가의 작품을 나는 몇 개 읽지도 않았다는 사실을. 김연수=<스무 살>이란 공식에 얽매여 있었음을. 나는 김연수 작가의 작품들을 사랑했기보다는, 그의 글 중 단 한 문장만을 4년 동안 질리게도 사랑해왔다. 그렇다. 이 글은 바로 한 문장에 대한 사랑의 고백이다. 

“스무 살이 지나고 나면, 스물한 살이 아니라 스무 살 이후가 온다”

지금 다시 소리 내어 읽어도 여전히 몸에 전율이 도는 아름다운 문장이다. 단, 화창한 봄빛 햇살의 아름다움이 아니라, 살얼음 낀 초겨울 날의 서늘한 아름다움이다. 지금은 나도 스무 살이라는 그 마법 같은 시간을 추억 한 줌도 안 되는 시간의 먼지 속에 날려먹었지만, 이 문장을 만난 이후 아직도 스무 살에 대해 이렇게 간결하고 무자비하며 아름답게 서술한 문장을 만난 적이 없다. 

김연수의 말대로 스무 살은 무엇을 하든, 무엇을 하지 않든 지나간다. 의식하지 않은 채 지나고 나면 그런 시간이 있었나 싶게 빨리. 그리고 스무 살 이후가 온다. 스무 살은 아무것도 아니었기에 오히려 미화되어 전설처럼 남는 것이다. 스무 살이란 이름만 덩그렇게. 아무것도 아닌 나의 스무 살을 그렇게 미화시켜줄 수 있었기에 나는 이 문장에 이토록 오래 매료되어왔던 건 아닐까. 

어쩌면 이때부터 시작했을지 모를, 올해 나의 책읽기의 포인트는 바로 문장 곱씹기다. 전에는 안 그랬는데 불과 몇 달 전부터 책을 읽을 때면 마음에 드는 문장이 담긴 쪽수를 기록해뒀다가 다 읽은 후 다시 책을 되짚어가며 문장을 기록해놓곤 한다. 많을 땐 몇 페이지를 꽉 채울 정도다. 다만 특이한 점은 모두가 공감하는 멋진 문장보다는 나중에 보면 생뚱맞은 문장들을 기록해놓곤 한다는 것. 가령 “막 바다에서 나온 현의 손은, 그러나 뜨거웠다.”라던가. (<세계의 끝 여자친구>중 ) 그래도 역시 아직까지 내 최고의 문장은 “스무 살이 지나고 나면, 스물한 살이 아니라 스무 살 이후가 온다”다. 그런데 김연수 작가는 알까? 자기가 쓴 한 문장 때문에 자기를 4년이나 좋아하고 있는 바보 팬이 있다는 사실을? 

*이야기 둘(굼실이님의 나감책 5)

 

 

<영원한 것은 없기에>, 로랑스타르디외

- 날씨가 추워지면 ‘땡기는’ 장르가 있으니, 달달한 사랑 이야기다. 그 중에서도 너무 달콤한 청춘의 사랑 이야기는 보다가 집어던질 우려가 있으니 제외. 여기 읽고 나면 마음 한 켠이 따스하게 녹아드는 느낌이 드는 책이 있다. 로랑스타르디외의 <영원한 것은 없기에>. 사랑의 결실인 아이를 잃고 멀어졌던 부부가 죽음 앞에서 다시 만나 화해하고 사랑하는 모습은 제목과는 달리 영원한 사랑의 감정도 존재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여운이 많이 남는 책이다.

 

 

<나는 여기가 좋다> 한창훈

- 시원하면서 정감 있고, 대단치 않은 보통 사람들 이야기지만 찌질하지 않고. 무엇보다 작가가 가진 생에 대한 긍정적인 어투가 빛을 발하는 책, 한창훈의 <나는 여기가 좋다>. 때론 마음 넉넉한 바다여인의 한 서린 목소리로, 때론 죽지 않은 농어촌 청춘들의 패기서린 목소리로 분하는 한창훈의 이야기 모음집이다. 겨울바람 춥다고 이불 속에만 쳐박혀있을 것이 아니라, 바다사나이가 들려주는 호탕한 이야기 들으며 추위를 물리쳐보는 건 어떨까? 추천이야기는 '올라인네코'.

 

 

<도착하지 않은 삶>, 최영미
- 시에 대해 쥐뿔도 모르는 내가 좋다고 추천하고 다니는 최영미 시인의 최근작 시집 <도착하지 않은 삶>. 상당히 추상적인 제목과는 달리 시의 소재들은 사회적 이슈들, 일상의 작은 이야깃거리들이다. 어느 날의 시청 앞 광장, 귀여운 조카의 모습, 생리의 기쁨…. 어렵지 않은 시어를 골라 이야기하듯 써내려간 시는 솔직하고 담백하다. 온 세상이, 우리의 모든 삶이 다 시라고 말하는 그녀의 당돌한 외침에 슬그머니 웃음이 나는 책이다.

 

 

<벽>, 마를렌 하우스호퍼
기대치 않게 건진 (내 맘대로) 올해 최고의 책. 어느 날 잠에서 깨어나니 온 세상이 죽어있고 자신은 투명한 벽으로 가로막힌 한 언덕배기에 홀로 남겨졌다는 고백으로 시작하는 소설이다. 평범한 주부가 어느 날 세상에 나 홀로 남아 암소, 개, 고양이와 살아가는 이야기를 전혀 긴박하지 않고 담담하게 써내려갔다. 한 번 읽을 때보단 두 번 읽을 때, 읽고 난 후 다시 떠올릴수록 좋아지는 책으로, 기억에서 쉬이 사라지지 않는다.

 

 

<고등어를 금하노라>, 임혜지
이 또한 의외로 건진 괜찮은 책으로 독일에 사는 한국인 아줌마의 유별난 삶 이야기를 담은 에세이다. 돈보단 가족과의 시간을 소중히 하고, 자연환경 지키는 데 솔선수범하는 가족이다. 그래서! 이 가족의 식탁엔 고등어를 금한다. 내륙국가인 독일에서 고등어를 먹으려면 환경과 자원 낭비가 심하다나 뭐라나. 특별한 건 없지만 사소한 행복을 실천하며 살아가는 멋진 가족들의 모습을 보고 싶다면 추천. 가볍게 읽히지만 배울 게 많은 책이다.

[<고등어를 금하노라> 리뷰 보기(클릭)]

잘 보셨나요? 그럼 이제 굼실이님 집에 놀러가욧! ^0^/ [클릭클릭!]

굼실이님을 끝으로 나감책 챕터 2(2주차)가 끝났네요.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올레!와 낮은 탄식! 그런데 책을 통해 사람을 만나고 새로운 재미를 만나는 게 가장 중요하겠죠? 좋은 주말 보내시고요, 다음 주 월요일(14일)에는 나감책 챕터 3을 시작하겠습니다. 그 첫 주인공은 누구일까요?~~~~~~/(^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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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어를 금하노라> - 돈보다 시간! 웃어도 함께 웃자!

 

 

임혜지, <고등어를 금하노라>, 푸른숲, 2009


책 제목을 보면 무슨 내용인지 대충 나온다. 아니 적어도 짐작은 할 수 있다. 그런데 당최 알 수 없는 책이 있다. <고등어를 금하노라>. 어느 악덕한 왕이 혼자만 맛난 고등어를 먹겠다고 백성들에게 고등어를 금한 건지, 참치 회사가 고등어의 판매를 줄이려고 악의적인 루머를 퍼트린 건지, 책 읽기 전부터 상상은 하늘을 날았다. 이 책은 고등학생 때 독일로 이주해 남편, 아들, 딸과 화목한 가정을 이루고 있는 저자 임혜지의 가족 이야기다. 이들 가족은 좀 독특하다. 뭐 대단한 건 아니다. “독일에서 바다생선까지 먹는 건 변태!”라고 말하는 거 정도?

이게 무슨 황당한 시추에이션? 먼저 저자와 물리학 박사이자 독일 회사 말단 직원인 남편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자! 저자는 “환경이라는 공동의 자산을 지키는 일이 내 것을 남에게 주는 훨씬 더 공평하고 당연할 뿐 아니라 쉽다”고 말하는 이고, 남편은 “에너지의 노예로 전락하지 않기 위해” 에너지 절약을 실천하는 사람이다. 이 두 사람이 만났으니 스파크도 크다. 자동차 대신 자전거를 타고(심지어 가족여행도 자전거 여행을 한다!), 사춘기의 딸은 (겨울철에 난방을 하는) ‘평범하게 살 권리’를 주장한다. 이들에게 인근에서 잡히지 않는 고등어는 호사이며, 미래를 위해 고등어를 금하게 된 것이다.

책을 1/3 정도 읽다보면 참 독하다는 생각이 든다. ‘이들은 나와는 근본부터 다르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어쩜 그렇게 아끼며 살면서, 또 기부를 할 때는 통 크게 할 수 있냔 말이다. ‘나는 자본주의의 화신인가?’ 의기소침해질 때쯤 저자는 ‘괜찮아, 방법은 많아’라며 어깨를 토닥인다. 꼭 자신들처럼 절약을 하지 않고, 기부를 하지 않더라도 생활 속에서 환경, 미래를 생각하는 방법은 많다. 작은 관심조차 미래를 위한 노력이란다. 그 말을 들으니 ‘나도 할 수 있어!’란 힘이 솟으면서, 그들의 진심어린 마음에 탄복하게 된다. 그래 이들은 독한 게 아니야. 아름다운 거야!

뭐든지 많이, 비싼 거를 사야 대접받는 세상에서 ‘이렇게 사는 게 재미있을까?’란 의문도 든다. 그런데 이들의 사는 모습을 보면, 재밌다. 물을 아끼고 아껴 샤워를 해도 ‘물을 많이 쓴다’고 핀잔을 주는 ‘쪼잔한 남편’이지만, 같이 춤을 출 때나 이른 아침 그의 배를 만질 때면 행복하다. 또 아들딸은 자기 소신을 굽히지 않아 부모와 언성을 높이기도 하지만, 하나의 인격체로 성장하는 그들의 모습을 보면 뿌듯하기만 하다. 소비와 명예를 통한 기쁨을 꿈꾸지 않는 그들은 신뢰와 소통에서 오는 기쁨으로 하루하루 충만하다. 그 비결은 뭘까?

다른 삶은 가능하다!

혹시 두 번째 문단, ‘물리학 박사, 말단 직원 남편’이란 말에 고개를 갸우뚱하지는 않았나? 그는 지진아인가? 아니다. 이건 이들 가족의 핵심이다. 남편은 승진기회가 있었지만 가족과 함께 할 시간이 줄어든다는 이유로 말단을 택했다. 또 둘 중 한 명이 일을 하면 나머지는 집에서 가정을 돌본다. 이유는 간단하다. ‘돈보다 시간!’ 이들은 세 끼 식사를 온 식구가 함께한다. 밥을 같이 먹는 다는 것은 오래 보고, 얘기하고, 정을 나눈다는 것이다. 물론 이로 인해 일감을 구하기 어렵거나, 직장 동료와의 친분에서 오는 이익을 포기하기도 한다. 하지만, 괜찮다.

우리는 절약하며 살기 때문에 돈이 더 필요한 것도 아니고, 남들 눈에는 별 볼일 없을지라도 우리 스스로 하는 일에 만족하고 있기에 승진이나 출세에 욕심을 내지도 않는다. 더 이상의 성공을 바라지 않는데, 가족과 함께하는 점심시간의 행복을 포기할 이유가 어디 있을까? (80쪽)

부부는 자녀들에게 뭔가를 강요하지 않는다. 선택도, 인생도 온전히 그들의 몫이다. 학교에서 자녀의 성적이 떨어져 걱정이라 하자 엄마는 ‘우리 아이들은 정서적으로 문제가 없으니 걱정하지 말라’고 도리어 선생님을 위로한다. 또 아이들마다 발달 속도의 차이가 있기 때문에 ‘지금 눈에 보이는 차이’는 언젠가 해결될 것이라 믿는다. 봄이 되면 눈은 녹는다! 그 결과 난독증으로 간신히 낙제를 면하던 큰 아들은 대학에 진학해 물리학을 전공하고, 부모의 남다른 삶에 ‘저항’하던 딸은 스스로 미래를 꿈꾸는 멋진 성인이 된다.

아들의 이야기 중에 ‘울컥’하게 만드는 이야기가 있어 하나 소개한다. 아들은 학창시절 인공 암벽 타기 학교 대표 선수였다. 3년 연속 주 챔피언을 목표로 맹연습을 한 그였지만 아토피와 천식 때문에 출전을 포기한다. “다른 친구들은 다 건강한데…. 난 운이 나빠.”라고 말하는 아들은 다시 기회는 없었다. 하지만 그는 시합 날이면 출전 선수들 뒷바라지를 하고, 선생님을 도와 팀에서 꼭 필요한 사람이 됐다. 어쩜 그럴까. 갑자기 찾아온 시련에 좌절하거나, 친구들을 질투할 수도 있었을 텐데. 소년이라 하지만 그의 마음은, 크다. 브라보!

<고등어를 금하노라>를 읽는 동안 많은 생각이 들었다. 처음에는 낯설다가, 그들의 마음을 마주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책을 다 읽은 지금은 새로운 미래를 꿈꾸게 됐다. 나의 미래가 그들의 삶과 얼마나 닮을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내가 꿈꾸는 삶도 가능하겠다’는 용기를 얻었다. 다른 삶이 가능하다는 것은 그들이 이미 증명했다. 나는 앞으로도 계속 고등어를 먹겠지만, 삶이 조금은 달라지지 않을까. 설렌다. 2009년 ‘나를 감동시킨 책’(나감책)으로 선정하기에 조금도 주저함 없는 책이다. 반디(ak20@bandinlunis.com


[<고등어를 금하노라>는 반디가 선정한 나감책입니다. 반디의 나감책 보러가기(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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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감책 No.2] 책과 사람, 그리고 반디&루니스(반디)

나감책 두 번째 주자는 바로 반디입니다. 반디 가족을 빨리 만나고 싶은 마음에, 제가 먼저 쑥 끼어들었습니다. 그리고 오늘은 많은 분들과 많은 얘기를 나누고 싶은 날이기도 하고요. 나감책의 열기가 두 번째 순서에서 식지 않기를, 부탁드립니다.ㅋㅋ. 자 그럼, 고고씽! ~~~/(^0^)/

달력 한 장 남겨놓고 한 해를 돌아보면 의미 없는 해는 없습니다. 07년에는 바르고 열정 넘치는 영화기자를 꿈꿨고, 08년에는 오리무중 현실에서 10년 이후의 미래를 ‘처음’ 상상했습니다. 앞의 두 해 모두 소중한 시간이지만, 2009년은 조금 더 특별합니다. 생명이 움트는 계절 사월, 반디앤루니스에 입사를 하게 됐고, 그때부터 책과의 인연은 더욱 소중해지기 시작했습니다.  

2009년을 시작하며 ‘책을 열심히 읽자’고 마음먹었습니다. 1월부터 매달 10권 이상의 책을 읽으며 미래의 어느 순간을 꿈꿨습니다. 입사 후 ‘반디앤루니스 오늘의 책’을 담당하는 북에디터로서 매달 10권 가량의 책을 읽었습니다. 그런데 4월 전후의 독서 모습은 좀 다릅니다. 이전에는 ‘공부’에 초점을 맞춰 인문, 사회, 철학, 경제 책을 읽었다면 이후에는 (복합적 의미로서) ‘재미’를 위해 다양한 장르의 책을 읽었습니다. 그리고 예전에 알지 못하던 책 읽는 재미를 조금씩 알아가고 있습니다.

알게 된 건 책 읽는 재미뿐만이 아닙니다. 책을 통해 세상을 만나고, 사람을 만나게 됐습니다. 기계치임을 별로 불편하게 생각하지 않던 반디는 입사 후 처음 블로그를 했습니다. 그런데 이거, 생각보다 재밌습니다. 내가 쓴 글을 남이 봐주는 것도 즐겁고, 이웃 블로그를 찾아가 좋은 글을 감상하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또 힘든 일이 있으면 서로 위해주고, 용기를 불어줍니다. 이렇게 사람들과 관계를 맺어가면서 한편으로는 내가 줄 수 있는 게 무언가 고민을 하게 됩니다. ‘주는 기쁨’이란 거, 조금씩 알아가고 있습니다.

이런 즐거움이 폭발(?)한 게 카페 ‘책을 좋아하는 사람(책좋사)’ 정모였습니다. 모두가 처음 만나는 사람들, 처음엔 어색하기도 했지만, 모두 반갑고 또 반가웠습니다. 다른 공간에 있지만 같은 시간 책을 읽는 사람들은 따뜻했습니다. (북크로싱에서 오우아님이 선물해주신 ‘도(스또예프스)끼’의 <죄와 벌> 지금 숨넘어갈 정도로 엄청 재밌게 읽고 있습니다.) 

만남은 거기서 끝이 아닙니다. 그날을 계기로 서울이 아닌 부산, 전주, 대구 등에서 새로운 만남을 약속합니다. 평생 만나지 못할 사람들, 가보지 못할 곳들이 책을 통해 소중한 인연으로 바뀌었습니다. 이런 책에게 하고 싶은 말, 반디 블로그를 찾아주시는 분들에게 할 수 있는 말은, 그저 고맙다는 말밖에 없네요. “고맙습니다.”

글 휴게소! 반디앤루니스 오늘의 책을 보시면 ‘컨텐츠팀 에디터 안늘’이라고 나오는데, 그거 접니다. 제 성이 ‘안’(安)이고, ‘늘’은 필명(?)쯤 되는데, ‘늘’은 시골집에서 키우는 개 이름입니다. 어머니가 ‘늘아~ 늘아~’하면서 부르는 소리가 좋아, ‘늘’로 했습니다. ^^;

[나를 감동시킨 책 5]

 

 


<책과 노니는 집>, 이영서, 문학동네, 2009
- 동화라 생각하고 가볍게 책장을 열었다가, 책을 덮을 때 즈음 가슴이 묵직해진 작품입니다. ‘필사쟁이’의 아들로 태어나 아버지를 일찍 여위고, 책을 통해 세상을 배워가는 소년 장이. 그는 책을 통해 운명을 넘어선 사람에 대한 사랑을 배웁니다. 책방을 배경으로 해서 그런지, 작가의 책 사랑이 각별해서 그런지, 책장 사이사이 책 향기가 가득합니다.

 

 

<푸코 & 하버마스 광기의 시대 소통의 이성>, 하상복, 김영사, 2009
- 철없고 객기도 없던 시절, 철학을 공부하겠다고 도서관을 들락거릴 때가 있었습니다. 이 책을 들었을 때 그때의 기억이 새록새록 났습니다. 책은 푸코와 하버마스의 철학을 알기 쉽게 설명하고 있으며, 그들의 철학이 지금 여기에 어떻게 살아 숨 쉬고 있는지 보여줍니다. 김영사의 ‘지식인마을’ 시리즈로, 시리즈의 다른 책들도 무척 기대가 됩니다.

 

 

<검은 새의 노래>, 루이스 응꼬씨, 창비, 2009
- ‘내’가 사랑하는 그녀는 바로 저기 있는데, ‘나’는 그녀에게 가까이 갈 수 없습니다. 얼굴이 까만 ‘나’는 그래서는 안 되는 거지요. 그러던 어느 날, ‘나’는 사랑을 했고, 사람들은 나를 ‘강간범’이라 부릅니다. 남아프리카공화국 흑인의 비참한 삶과 작가가 묘사하는 아름다운 사랑이 극렬한 대비를 이뤄 더욱 슬픈 소설입니다.

 

 

<내 인생의 만화책>, 황민호, 가람기획, 2009
- ‘애냐? 만화 보게?’라고 말하는 어른들의 필독서입니다. 만화 주인공들은 사랑받기 전에 먼저 독자들을 웃게 하고, 그들의 아픔을 어루만져 주었습니다. 또 민중의 대리인이 되어 부정한 권력을 꼬집습니다. 이런 만화의 재미를 모르는 건 무조건 손해입니다. 저자의 각별한 만화 사랑은 절로 따뜻한 미소를 짓게 만듭니다.   

 

 

<고등어를 금하노라>, 임혜지, 푸른숲, 2009
- ‘바닷가에 살지 않으니 고등어를 먹지 않겠다’고 말하는 당찬 가족. 처음에는 그들의 환경 사랑, 에너지 절약 정신에 ‘나와는 다른 사람들’이란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돈, 물질보다 가족과의 시간을 택한 그들의 모습을 보면서 ‘다르게 사는 삶’에 대해 꿈꿀 수 있게 됩니다. 특히 주체적이면서도 몹시 따뜻한 자녀들의 풍경은, 눈물겹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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