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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4.11.28 그래도 읽어 간다
  2. 2014.11.20 미리보는 양띠 해 세상
  3. 2014.11.17 지지 않고 계속
  4. 2014.11.10 그래, 우린 모두 미생이야
  5. 2014.11.03 저문 가을에 삽을 씻고
  6. 2014.10.28 '러버덕'이 뭐기에
  7. 2014.10.14 바라건대
  8. 2014.10.06 당신이 연휴에 TV를 보는 동안
  9. 2014.09.26 친구 할래요?
  10. 2014.09.18 아름다운 식물사회를 위하여

그래도 읽어 간다

 

< SESAME STREET >

 

그래도 읽어 간다

 

도서정가제가 11월 21일에 시작되었습니다. 11월 20일 자정이 다 될 때까지 포털 사이트 검색어 순위는 인터넷 서점들이 차지했습니다. 평소 책과 서점을 먼 산 대하듯 바라보셨던 분들도 이날은 장바구니를 비워내느라 바쁘셨으리라 생각합니다. 사고 싶었던 책들, 좋은 기회에 잘 구매하셨는지요?

 

한때 유행처럼 독서캠페인이 번졌었습니다. 국가와 매체에서는 책 좀 많이 읽자고 부추겼습니다. 그리고 이제, 국가에서는 제대로 된 책을, 제값에 사야 한다고 새로운 법을 시행했습니다. 독서캠페인과 도서정가제 모두 ‘독서 진흥’에 뜻을 두고 있습니다. ‘진흥’이라는 말은 떨치어 일어나거나 일으킨다는 의미입니다. 그렇지만, 아무리 사들여도 스스로 읽어야 완성되는 것이 독서일 텐데, 새삼 ‘독서’라는 성질과 타의에 의한 ‘진흥’이라는 조합이 영 어색해 보입니다. 도서정가제 시행 직전, 다시 없을 기회에 붙잡은 책들은 지금 ‘독서 진흥’하고 계시는지요.

도서정가제를 맞아 왜 책을 읽으려 하나, 혹은 왜 또 사려는 건지 많이 생각했습니다. 미국의 소설가 레이먼드 카버는 이렇게 말합니다.

“소설이나 희곡, 시집 한 권이 사람들이 사는 세상에 대한 생각이나 자신에 관한 생각을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한 시대는 ―그런 시대가 설혹 있었다 해도― 이미 지나가 버렸어요. (…) 소설은 무언가를 해야만 하는 것이 아니랍니다. 소설은 단지 그것에서 얻는 강렬한 즐거움 때문에 존재하는 것입니다. 뭔가가 지속적이고 오래가고 그 자체로 아름다운 어떤 것을 읽는 데서 오는 다른 종류의 즐거움이지요. (PARIS REVIEW, 권승혁 ? 김진아 역, 《작가란 무엇인가》, 다른)


아쉽기는 합니다. 지금까지 좀 더 저렴하게 책을 취할 수 있는 묘미가 있었으니까요. 하지만 책이 주는 즐거움 가운데 가장 순수한 것 하나만 남은 셈입니다. “그 자체로 아름다운 어떤 것을 읽는 데서” 오는 즐거움이요. 도서정가제의 취지대로 더 좋은 책이, 즐거움을 주는 책이 오래오래 ‘점가’ 될 수 있기를 바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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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ditor_정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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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보는 양띠 해 세상

 

 

 

미리 보는 양띠 해 세상

 

겨우 다 왔습니다. 2014년 말입니다. 한 달 남짓이면 새해입니다. 2015년은 을미년 乙未年 청양 띠의 해입니다. 아직 12월이 채 안 됐건만, 거리 곳곳의 풍경을 통해 새해가 머지않음을 느낄 수 있습니다. 서점만 하여도 일찍이 다이어리를 선보였고요. 2015년 트렌드를 예측한 책들이 줄지어 출간되고 있습니다. 아직 낯선 숫자인 2015는 책 언저리에 빼꼼하게 자리 잡았죠.

 

내년도 트렌드 분석의 서문을 연 책은 《트렌드 코리아 2015》입니다. 김난도 교수가 집필에 참여한 이 책은 11월 둘째 주 출간 이후, 빠른 속도로 베스트셀러에 안착하였습니다. 매년 ‘트렌드 코리아’ 시리즈를 통해 한 해의 흐름을 정리하고 내년을 짐작했던 독자라면 더없이 반가운 신간 중 하나일 테죠. 신간 소식에 ‘벌써 이 책이?’라는 놀라움도 느껴보고 진짜 새해가 다가오는구나 싶어 조바심이 나기도 합니다. 새해에는 어떤 일들이 기다리고 있을까요. 김난도 교수는 책 서문을 빌어 내년의 큰 흐름을 아래와 같이 그려보았습니다.

 

2015년 대한민국 소비자들은 거대한 메가트렌드의 물결에 획일적으로 휩쓸리는 것이 아니라, 한 마리 두 마리 양을 세듯 작은 일상에서 평화롭게 만족을 구하는 이미지에 가깝다. 구체적으로 묘사하자면, 확신할 수 있는 증거가 없으면 쉽게 의사 결정을 내리지 못하는 와중에 소소하지만 풍요한 감각에 탐닉하거나, 평범함으로 사치하고, 좁은 골목길의 가게로 발걸음을 돌리기도 하고, 부수적으로 주어지는 ‘덤’에 영향을 받으며, 내밀한 일상의 경험을 SNS로 자랑하면서, 가볍게 치고 빠지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다.

(김난도 외, 《트렌드 코리아 2015》, 미래의 창, 2014)

 

뒤이어 선보인 《모바일 트렌드 2015》《2015 한국을 뒤흔들 12가지 트렌드》《라이프 트렌드 2015 가면을 쓴 사람들》《2015 20대 트렌드 리포트》 또한 모두 저마다의 관점으로 내년의 흐름을 담아냈습니다.

 

간단히 살펴보자면, 입을 모아 예측한 부분으로는 ‘옴니채널의 도래’입니다. 온라인과 모바일, 오프라인과 TV 홈쇼핑할 것 없이 모든 유통 채널의 경계를 허물며, 이들 유통망이 하나의 ‘축’을 이루게 해 소비자 중심의 편리한 쇼핑 환경을 제공한다는 것이죠.

 

강렬한 문구를 앞세운 《라이프 트렌드 2015 가면을 쓴 사람들》은 ‘가면’을 부각한 이유로 이러한 설명을 곁들입니다. ‘지난 몇 해 동안 많은 사람들이 소셜네트워크 안에서 많은 가면을 써 왔다. 가면의 무게를 견디지 못한 이들은 이제 그만 가면을 벗고자 하며, 그렇다고 속살을 다 보일 순 없으니 새로운 가면을 찾는다.’라고요. 덧붙여 2015년은 이 같은 일상의 숱한 가면과 가식, 위선에 얽힌 욕망과 소비, 사회 문화적 변화가 크게 부각될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워낙 빠른 속도로 세상이 변하다 보니, 이 같은 ‘트렌드 예측서’는 앞을 알 수 없는 미래의 ‘가이드’격으로 비치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 또한 현대인의 ‘필수품’ 혹은 ‘필독서’처럼 인식되어 버리는 것은 아닌지. 지적 호기심과 재미 그 이상으로, 불안함 때문에 강박적으로 책을 선택하는 것은 아닌지. 수많은 예측서 중 하나를 선택하기 전, 생각의 여지를 남기는 듯합니다.

 

어떠한 상황이 닥치더라도 2015년에는 대한민국을 둘러싼 긍정적인 요소들이 시너지를 발휘해서 나라 경제가 다시 제 궤도를 찾아갈 수 있기를 소망한다.

(김난도 외, 《트렌드 코리아 2015》, 미래의 창,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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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 않고 계속

 

 

 

지지 않고 계속

 

단 하루에 성패가 결정된다는 건 사실 억울한 일입니다. 단 한 번이기에 내가 아는 것을 최대한 써먹어야 한다고, 또 그럴 수 있겠다고 하지만, 최선은 아무리 다해도 부족하고, 가차 없이 잘 못한 상태로 끝날 수 있습니다. 수능만이 아닙니다. 삶에는 ‘단 한 번’만으로 평가에 놓이는 일들이 많습니다. 인생의 중요한 시도 대부분이 그렇습니다. 정답인지 오답인지에 따라 가름 나는 등급처럼, 사실 인생은 그렇게 깨끗이 변별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닌데 말이죠.

 

오직 한 번뿐인 일을 겪어야 한다는 건 번번이 쉽지 않습니다. 오늘의 성과가 다음을 똑같이 기약하지 않으니까요. 중요한 건 틀려도 꺾이지 않고 계속해보겠다는 마음가짐입니다. 어쩌면, 틀릴지도 모를 혼돈과 이미 틀어진 복잡함 속에서 삶의 숱한 ‘단 한 번들’이 흘러가는 것 아닌가 싶습니다.

 

사는 것 자체가 고통스러운 일이므로 고통스러운 일이 있더라도 특별히 더 고통스럽게 여길 것이 아니라는 이야기는 특별히 더 달콤하다. 고통스럽더라도 고통스럽지 않다. 본래 공허하니 사는 일 중엔 애쓸 일도 없다. 세계는 아무래도 좋을 일과 아무래도 좋을 것으로 가득해진다. (…) 그 하찮음으로 어떻게든 살아가고 있으니까. 즐거워하거나 슬퍼하거나 하며, 버텨가고 있으니까. (…) 오래지 않아 날이 밝을 것입니다. 계속해보겠습니다. (황정은, 《계속해보겠습니다》, 창비,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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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우린 모두 미생이야

 

 

 

 

 

사진 출처: 다음 웹툰 '미생' 예고편

 

 

그래, 우린 모두 미생이야

 

매주 금, 토요일 저녁 집에 빨리 들어가야 할 이유가 생겼습니다. 귀가 후에는 열일 재치고 TV 앞에 자리합니다. 드라마 ‘미생’의 시그널 음악이 울리면 그때부터 온전히 극에 몰입하는 겁니다. ‘뽀로로’를 시청하는 아이처럼 화면에서 시선을 떼기 어렵습니다.

미생은 이제 6화 방송을 마쳤습니다. 케이블 방송임에도 평균 시청률은 3%를 웃돌고 있죠. 드라마의 인기를 반영이라도 하듯 원작을 찾는 이도 크게 늘었습니다. 누적판매량 100만 부 돌파는 물론 반디앤루니스 종합 순위 2위는 《미생》전 9권 완간세트가 꿰찼습니다. 1위인《비밀의 정원》을 바짝 뒤쫓는 모습입니다.

미생은 바둑만 보고 달려온 주인공 장그래가 프로 입단에 실패. 냉혹한 현실에 던져지면서 겪는 다양한 직장 내 이야기를 다룹니다. 사실 직장인에게 있어 지금의 미생은 어린아이에게 있어 뽀로로 그 이상일지 모릅니다. 배경이 직장이기에 수천만 대한민국 ‘직딩’은 극 중 이야기에 격하게 공감하곤 하죠. 한바탕 크게 웃었다, 눈물을 찔끔 훔쳤다, 주먹을 불끈 쥐었다…. 극 중 일화를 통해 내 고민을 해소하기도 하고, 대처 방법을 학습하기도, 작은 위안을 얻기도 합니다.

조직을 이루는 각 부서에는 각양각색의 인물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미생 속 다양한 유형의 인물을 탐구하다보면 과거의 내 모습을 마주하게 됩니다. 현재 내가 속한 직장의 상황을 반추하기도 하고요. 신입사원인 장그래를 통해 모든 게 서툴렀던 첫 직장에서의 내 모습을, 영업3팀의 충실한 김대리을 통해 조직에서 ‘대리’라는 직급의 중요성을, 인간미 폴폴 풍기는 오과장을 통해서는 점점 더 치열해지는 ‘생존’에 대해서 생각하게 하며, 가장으로서 지닌 막중한 무게감을 짐작하게 합니다.

텅 빈 바둑판은 오염하게 빛나고 그 위로 폭풍전야의 정적이 흐른다. 외나무다리에 선 승부사들은 묻곤 했다. 그곳 망망대해의 어디에 나의 삶이 존재하는가. 이제 나는 칼을 품고 대해로 나가려 한다. 나는 과연 살아 돌아올 수 있는가. 두 적수는 무심한 눈빛으로 판을 응시한다. (윤태호, 《미생1》, 위즈덤하우스, 2012)

미생은 알려진 대로 바둑 용어입니다. ‘집이 아직 완전히 살아있지 않은 상태’를 뜻하는 말로, 이야기상 ‘완전히 살아남지 못한 자’를 의미합니다. 원작 웹툰을 그린 윤태호 작가는 바둑을 하나의 세상에 비유했습니다. 하여 직장이라는 바둑판에서 나와 부서, 혹은 나와 누군가 한 수 한 수 돌을 두는 모습을 상상해 봅니다.

어찌 보면 각자의 삶도 바둑에 빗댈 수 있겠습니다. 바둑 용어 미생이 ‘아직 완전하지 못한 상태’를 일컫는다면, 아직 결말을 모른 채 힘껏 삶을 살아가는 우리 모두, 미생이 아닐까요. ‘완생’을 꿈꾸기에, 그럴만한 가능성과 여지를 남기기에 말이죠.

회사의 일을 통해 자아를 실현하기 매우 어려우나
자아가 배신당하지 않기 위해 노력했다.
그것은 역설적으로 자아의 실현이 된다.
(윤태호, 《미생9》, 위즈덤하우스,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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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문 가을에 삽을 씻고

 

사진: 고규홍 (출처: http://www.solsup.com)

 

저문 가을에 삽을 씻고

 

나뭇잎이 붉어지는 것은 한 해 노동의 결과다. 나무가 스스로 자랄 수 있는 양분을 만들기 위해 다른 어느 부분보다 잎사귀들은 애를 썼을 것이다. 그의 노동으로 나무는 한해살이를 무사히 마치고 이제 서서히 겨울나기 채비를 해야 한다. (…) 단풍나무나 화살나무와 같이 안토시아닌 성분이 더 많은 나뭇잎에는 빨간 물이 올라온다. 나뭇잎은 한 해 동안의 모든 노동의 수고를 접고 서서히 숨어 있던 색깔 요소들을 불러내 빛의 잔치를 벌인다. 그런 뒤에는 서서히 나무와 이별하는 낙엽제를 치른다. (고규홍, 《천리포 수목원의 사계》, 휴머니스트, 2014)

 

나무들이 알아서 붉어지거나 노랗게 변할 때면 괜스레 숙연한 기분이 듭니다. 세상사 모두 지켜보는 것도 벅찼을 텐데, 어느 겨를에 기약이라도 한 듯 작년 이맘때의 제 색으로 돌아오는지. 위에서는 잎사귀가 애를 쓰고 아래에서는 기둥이 그 애씀을 기억하여 서로 의존하고 소통하는 나무의 노동이 다부져 보입니다.

 

똑같이 ‘노동’이라는 말을 쓰고 있으나, 인간의 노동이란 왜 이렇게 모질어야 할까요?

 

일을 하여 얻는 만족이 아니라 생산을 지휘하는 사회관계에서 얻는 직장과 배경, 직책과 승진 등의 지위가 되었다. (…) 노동이 생산성을 내고 존경할 만한 가치를 획득하려면 전문가가 노동과정을 계획하고, 감시하고, 감독해야 한다. 그런 노동이라야 표준 방식을 따라 전문가가 공인한 필요를 제대로 만족시킨 노동이라고 입증할 수 있다. (이반 일리치, 《누가 나를 쓸모없게 만드는가》, 느린 걸음, 2014)

 

공존하려 애쓰는 자연계와 달리, 인간 사회는 서로 밀치기 바쁜 것 같습니다. 아니, ‘사회(社會)’라는 말이 무색합니다. 낱낱의 사람들은 스스로 울타리를 두른 채 그 안에서 계급을 가립니다. 53세의 경비원을 분신자살로까지 몰아간 주범은 동 아파트 주민의 몹쓸 언행이었습니다. 자살은 다행히 기도에 그쳤지만, 그가 직면치 않아도 됐을 부당한 대우와 처사는 한 인간에게 상처로 박혔습니다.

 

자본이 자신의 삶을 사막화하고 있다는 깨달음에서 출발하는, 노동자들의 자기회복을 위한 광범한 사회적 운동이 필요하다. 일 때문에 개인의 사생활이 파괴되지 않도록 보호해주고, 또한 노동자로서 누려야 할 권리를 보장해주는 사회적 장치를 만들어가는 과정에 노동자들 스스로가 참여할 수 있어야 한다. (이병훈 외, 《사장님도 아니야 노동자도 아니야》, 창비, 2013)

 

신분과 자본에 근거를 둔 관계만이 거듭되는 것 같아 쌀쌀해진 날씨가 더욱 매섭게 느껴집니다. 메마른 땅에서도 꿋꿋이 절정에 달한 단풍을 바라보며. 노동의 기쁨은 자연계에서만 순수하게 허락되고 있었다는 것을 문득 깨닫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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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버덕'이 뭐기에

 

 

사진 출처: www.florentijnhofman.nl

 

 

'러버덕'이 뭐기에

 

한국에 상륙한 초대형 오리 때문에 한 주가 시끄러웠습니다. 잠실 석촌호수 위에 뚝 떨어진 귀여운 오리 조형물 말입니다. 지난 14일 처음 모습을 드러낸 이후, 연일 노란 오리의 근황이 인터넷을 후끈 달아오르게 했습니다. 설상가상 몸체에 바람이 빠지는 바람에 우스꽝스러운 장면을 연출해 더욱 화제를 불러 모았죠.

세계에서 가장 큰 오리, ‘러버덕(Rubber Duck)’은 엄연히 예술 작품의 범주에 포함됩니다. 높이 16.5m, 무게 1t에 달하는 이 초대형 조형 작품은 네덜란드 출신의 설치 미술가 플로렌타인 호프만(Florentijn Hofman)에 의해 제작되었죠. 작가는 200개가 넘는 PVC(폴리염화비닐) 조각을 이어 붙여 오리의 몸체를 만든 뒤, 내부에 선풍기를 설치하여 몸통이 부풀도록 고안했습니다. 이렇게 제작한 러버덕은 2007년부터 세계 주요 도시를 돌며 전시. 서울을 끝으로 아시아 투어를 마치게 되었습니다.

고요하던 호수에 오리가 내려앉으니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습니다. 벌써 일주일 사이 70만 명의 인파가 다녀갔다니요. 때마침 한국에 들른 작가는 “러버덕을 통해 사람들이 서로 공감대를 형성하고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며 작품을 통해 지루한 일상에서 벗어나 잠시 휴식을 취할 수 있을 것이라 전했습니다.

러버덕은 일말의 여지없이 공공미술의 일환입니다. 이른바 ‘모두를 위한 예술품’이죠. 작가의 말대로 ‘일상 탈출’과 ‘휴식’은 공공미술이 갖춰야 할 가장 주요한 덕목이 아닐는지요. 물론 그의 의도대로 다수의 사람은 오리 덕분에 조금 더 웃었습니다. 대화의 소재가 늘고, 무미건조한 인터넷 기사에는 활력이 넘쳤죠.

이른바 새로운 공공미술(New Public Art, NPA)이라는 예술적 실천의 목표는 예술가가 작품을 창조한다거나 예술작품을 건물 또는 장소에 부가시키는 것이 아니라, 예술적 사고를 도시개발의 과정 안으로 직접적으로 편입시키고 이용자들 또는 주민들 사이에 소통의 과정들을 창출하는 것이었다.(우베 레비츠키, 《모두를 위한 예술?》, 두성북스, 2013)

이번 전시는 11월 14일까지 계속됩니다. 아직 오리를 볼 수 있는 시간이 충분한 셈이죠. 애초부터 잡음이 많은 곳에 전시되다 보니, 상업적이다 아니다 논란이 이는 것도 사실입니다. 한데 상업적이지 않은 것은 또 어디 있을까요. 이왕지사 홍보를 염두에 둔 것이라면, 시대에 맞추어 이처럼 미술품을 이용해 우회적으로 접근하는 것도 썩 나빠 보이지만은 않습니다. 그리고 논란을 떠나, 어느 정도 취지를 분별할 수 있을 만큼 대중은 기민해졌고요.

공공미술의 진정한 의미는 형식과 내용을 아우르고 세상의 필요에 따라 변화하는 데 있다. (…)공공미술은 움직이면서 세상을 탐험하고 포용하는 아름다움이다.(박삼철, 《왜 공공미술인가》, 학고재,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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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라건대

 

사진 출처: 노벨상 공식 홈페이지

 

 

바라건대

 

해마다 이맘때쯤이면 노벨상 선정 소식이 들리곤 합니다. 올해에도 어김없습니다. 화학, 물리, 평화, 의학, 경제, 문학까지 각 분야에 걸쳐 수상자를 선정합니다. 분야별 수상자가 알려질 때마다 개인의 영광은 물론 국가의 위상이 드높아지는 것이 사실입니다. 노벨상 공식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마치 로켓 발사를 준비하듯 거대한 ‘카운트다운’ 장치가 작동되는 걸 볼 수 있습니다. 전 세계인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는 걸 알고 있다는 듯 말이죠.

8일 기준, 생리의학상과 물리학상의 수상자가 발표되었고 이제 남은 4개 분야의 수상자 발표만을 앞두고 있습니다. 기대하는 문학상 수상자는 9일(현지 시간) 발표합니다. “이상적인 방향으로 문학 분야에서 가장 눈에 띄는 기여를 한 분께 수여하라.” 알프레드 노벨은 유언을 통해 문학상의 의의를 짚어주었습니다. ‘기여’라 하면 비단 위대한 한 작품을 뜻하기보다 한 명의 작가가 쓴 작품 전체를 가리키는 것입니다.

사실 역대 문학상 수상자 목록을 살펴보면 고개를 갸우뚱거릴지 모르겠습니다. 프랑스 출신의 철학자 베르그송, 독일 태생의 역사가 몸젠을 발견할 수 있기 때문이죠. 20세기 이 전만 해도 ‘literature’ 가 더 광범위하게 해석된 탓입니다. 이때까지는 쓰는 행위 전체를 포함했기에 아름다운 문체와 사상이 담긴 글로써 문학상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문학가’에 한정하여 수상하는 것은 20세기 중반부터이고요.

문학상을 발표할 때쯤이면 늘 거론되는 이름이 있습니다. 노벨 문학상 후보로 오른 고은 시인입니다. 고은 시인이 등단한 지 50여 년, 첫 시집인《피안감성》이후,《시여 날아가라》《네 눈동자 》등 지금껏 펴낸 시집만 150여 권에 달하지요. 현재 고은 시인의 작품은 그리스와 아프리카를 비롯해 20여 개국에서 번역되어 전해지고 있습니다.

소쩍새가 온몸으로 우는 동안


별들도 온몸으로 빛나고 있다


이런 세상에 내가 버젓이 누워 잠을 청한다


(고은,《순간의 꽃》中, 문학동네, 2014)

때마침 문학상이 발표되는 9일은 한글날입니다. 1446년 훈민정음 반포 이후, 올해 한글날은 568돌을 맞이하였습니다. 한글 덕분에, 이처럼 빛나는 ‘시’ 또한 우리에게 날아들 수 있었던 것이겠죠. 9일, 노벨 문학상 수상 소식에만 세간의 관심이 집중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수상보다 시인과 시에 더 깊은 관심을 쏟아보면 어떨까요. ‘한글날’이라는 값진 날, 시 한 편을 읊는 것만으로도 나름 문학의, 또는 한글의 의미를 짚어볼 수 있을 테니까요. 노벨의 유언처럼 문학의 ‘이상적인 방향’이란 것 말인데요. 거창하게 말고, 개인에게 있어 아주 소소하게 적용해 보렵니다. 피폐한 현대인의 삶에 위대한 시가 이상적인 방향을 제시해 줄 수 있기를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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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연휴에 TV를 보는 동안

 

당신이 연휴에 TV를 보는 동안

 

우리는 책을 베개 삼을 수도 있다. 우리는 전자책 단말기를 쟁반으로 쓸 수도 있다. 그러나 책과 스크린은 여전히 그 무엇인가를 읽고, 정신적 우주를 건설하게 하는 위대한 진입로이다. 종이의 부드러운 입자성이냐 아니면 스크린의 저항력 있는 매끄러움이냐, 책장을 넘기느냐 아니면 리더기를 터치하느냐의 동적 활동들, 기대어 앉느냐 똑바로 앉느냐의 자세 차이, 머리를 아래로 기울이느냐 앞쪽으로 기울이느냐, 양손으로 움켜쥐느냐 손을 얹혀놓느냐, 종이를 접어놓은 모양이냐 배회하거나 확대?축소하거나 클릭할 수 있는 전자 스크린의 표면이냐 등등, 이 모든 특징들(과 더 많은 특징들)은 독서와 다양한 관계를 맺게 한다. (앤드루 파이퍼, 《그곳에 책이 있었다》, 책읽는수요일, 2014)

 

《그곳에 책이 있었다》에서 앤드루 파이퍼가 말하는 것처럼, 독서 방식은 제각각입니다. 계절을 붙여 말해도 마찬가지겠죠. 가을은 독서의 계절이라는데, 저는 창 바깥 풍경을 보면, 책 생각이 금세 사라집니다. 날씨가 이렇게 좋은데, 책은 무슨 책이냐며, 애꿎은 책만 내팽개쳐 놓게 됩니다. 가을은 참 책 읽기 힘든 계절입니다. 같은 말이지만, 가을이라 읽지 않은 책이 풍족하게 쌓이고 있고요.

 

책들도 가을을 맞으러 거리로 나왔습니다. 10월 1일부터 5일까지 ‘와우북페스티벌'이 열립니다. 어느새 10년입니다. ‘와우북페스티벌’은 책도 축제가 될 수 있다는 걸 흥겹게 보여주었습니다. 거리를 거닐다가 일을 크게 벌여 보는 건 어떨지요. “책 읽기는 혁명”이라고 말했던 젊은 철학자 사사키 아타루를 ‘와우북페스티벌’에서 만나면 많은 것들이 달라져 있을 지도요. 홍대 주차장 거리를 가득 메운 책 더미 속에서 한없이 헤매시기 바랍니다.

 

장소를 옮겨 볼까요. 10월 3일부터 12일까지 파주출판도시에서 열리는 ‘파주북소리' 또한 알차게 준비돼 있습니다. *‘아직도 책을 즐기고 있다고? 오늘은 일요일이 아니잖아. 알면서 왜 그래.’ 아니까 이럽니다. 그러니까 아는 사람끼리만 일요일 오후에 책 읽기의 즐거움을 공유해 보세요. 10월 5일 일요일 ‘파주북소리’에서 문학평론가 황현산 선생의 ‘독(讀)한 습관' 얘기를 들으면서요.

 

‘와우북페스티벌’, ‘파주북소리’ 이외에도 시월에는 책 행사가 많습니다. 다 똑같은 말만 하고 있는 대중매체가 지겹다면, 매체 또한 책 안 읽는 당신을 지겨워할지 모르죠. 거리로 나가 책을 만나 보세요. 정성스러운 책이라면, 대중매체가 하지 않는 일을 하고 있을 겁니다.

 

*(마르셀 프루스트,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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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ditor_ 정혜원

hyewonjung@bn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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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 할래요?

 

 

 

친구 할래요?

 

녹색양말, 책사랑, 무진기행, 바벨의 도서관, 지원맘짱, 5for10, 드림모노로그, 꼼쥐1, 서린, 하늘 바람™, 진격의 두통… 누군가는 나열된 단어만으로 단번에 공통점을 떠올릴 겁니다.

입에서 술술~ 마치 반 친구의 이름을 부르듯, 반디앤루니스 회원들의 닉네임을 읊조려 봤는데요. 사실 홈페이지에서 책 구매만 했던 회원이었다면 닉네임조차 알지 못했을 겁니다. '나의 서재'에 일기를 쓰듯, 꾸준히 서평을 남기는 회원들이기에. 이제는 너무나 친숙한 이름입니다.

사족입니다만. 월요일 아침 가장 먼저 하는 일은 회원들이 남긴 서평을 확인하는 일입니다. 여느 직장인처럼 의자에 착석한 뒤 모니터를 켭니다. 주말을 지나 맞이하는 첫 번째 요일에는 누적된 서평의 횟수가 더 많습니다. 회원들이 하나씩 올린 서평은 사람이 읽고 관리합니다. (여기 그런 사람 한 명 추가요!) 왜, 학창시절 오엠말(OMR) 카드에 컴퓨터용 사인펜으로 답을 표시해 제출했던 기억. 한 번쯤 있죠? 그런 것이라면 기계에 일괄 넣어 쭉쭉 성적을 뽑아냈을 겁니다.

그런데 서평이란 건 성격이 완전히 다른 것이라 기계가 관리를 대신해 줄 수 없습니다. 물론 정답도 없고요. 수작업하듯 클릭과 읽기를 직접하곤 합니다. 언젠가 서평을 모니터링하며 생각했습니다. ‘이거 꼭 라디오 같다!’ 서평이 곧 한 명 한 명의 사연처럼 들리게 된 거죠. 함께 모니터링 하는 에디터 J도 동감합니다. 그러니 올라오는 서평은 물론이고 글쓴이의 닉네임도 기억에 남을 수밖에요.

인문, 철학, 과학, 예술, 문학 등. 회원들의 관심 분야는 저마다 다르기에 서평을 둘러보는 날은 뇌가 호강하는 날이기도 하죠. 서평을 통해 이런저런 지식을 유입 받을 수 있어 ‘융합형 인재’로 거듭나는 기분입니다.

서평은 사람이 올리는 것입니다. 정답도 없을뿐더러 책을 읽고, 생각을 자유롭게 서술하는 데 의의가 있죠. 강조하지만 서평이 반드시 새 책이어야 할 필요는 없습니다. 잘 알려지지 않은 작가의 ‘좋은 작품’을 공유한다면 더없이 반가울 겁니다. “나는 이렇게 읽었습니다.” 서평을 올린 뒤, 다른 이의 공감과 의견을 기다려보는 일. 일련의 작은 행위가 일상에 소소한 설렘을 더하지 않을까요.

지금 반디앤루니스에서는 처음으로 '책 친구'를 찾고 있습니다. 책 이야기 할 친구가 더 많았으면 좋겠다는 취지에서죠. 기존 회원도 물론 지원할 수 있고요. 책 구매만 했었다면, 반디앤루니스 ‘펜벗’이라는 직함을 달고, 직접 서평을 작성해 보는 건 어떨까요. 굳이 ‘벗’이란 말을 사용한 이유는, 서로의 거리를 좁혀보고자 보탠 것입니다.

쓰고 보니 실상은 이 얘기를 하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고백하는 것 마냥 오래 걸렸습니다. “이제 우리 친구 할래요?" 보다 많은 사람과 다양한 책 얘기로 소통하길 바라봅니다. 반디앤루니스에서 말이죠. 첫 번째 펜벗 지원에 많은 관심 바랍니다. 진짜 책 이야기 나눌 벗을 기다리겠습니다.

"왜냐하면 책이란 다름 아닌 사랑의 다른 표현에 지나지 않고 결국 어떤 책을 사랑하느냐는 그 사람의 속성, 그 사람의 자존감, 그 사람의 희망, 그 사람이 꿈꾸는 미래, 그 사람이 살아온 삶, 그 사람의 포용력, 그 사람의 사랑에 대해 더할 나위 없이 정확히 짚어주기 때문이다."
(정혜윤, 《그들은 한 권의 책으로 시작되었다》, 푸른숲,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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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_김민경

mins@bn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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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식물사회를 위하여

아름다운 식물사회를 위하여 

 

 사진 출처: 이소영 '식물, 세밀화' 영상 중 

 

 

지난 8월, 통인동의 멋진 공간, ‘시청각’에서 열린 식물 세밀화가 이소영의 전시를 보았습니다. 그곳 앞뜰에 앉아 이소영 화가가 전하는 식물의 마음을 듣기도 했고요. 키우기에 수월하고, 물을 많이 안 줘도 돼서 사람들이 선인장을 많이 키우기 시작했다는 얘기가 나왔습니다. “식물은 인간한테 뭔가를 많이 해주려고 하는데, 인간은 식물한테 최대한 안 해주려 그래요.” 식물에 집중한 시간 동안 유독 낭랑한 소리로 기억된 이소영 화가의 한마디였습니다. 어쩌다가 키우던 식물이 말라죽어도 저는 무지하고 소홀했기에 문득 식물은 다 알고 있었던 것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이소영의 식물 세밀화를 본 이후 인터넷 창에 ‘식물’을 검색해 보는 일이 늘었습니다. 근래에 식물을 검색해 보면, ‘식물국회’라는 말이 가장 두드러지나, 그 와중에 9월 29일부터 10월 17일까지 진행되는 ‘제12차 생물다양성협약 당사국총회’ 관련 기사를 많이 찾아 보고 있습니다. 회의 기간인 10월 13일, 나고야의정서가 발효되기 때문에 이번 총회의 귀추가 주목되고요. ‘나고야의정서’는 2010년 10월 일본 나고야에서 열린 ‘제10차 생물다양성협약 당사국 총회’에서 채택되었습니다. 이것이 발효되면, 동식물과 미생물 등 다른 나라의 생물 유전자원을 들여와 이용할 때 그 나라(비준국가)의 법에 따라 승인받고, 자원 보유국과는 이익까지 나누어야 합니다. 한국의 ‘식물국회’는 나고야 의정서에 비준하지 않았습니다. 한국은 생물유전자원의 상당한 부분을 수입에 의존하여 의약품, 화장품, 건강기능식품을 만들고 있습니다. 나고야의정서에 비추었을 때 생물자원의 제공국보다 수입국에 가까워 비준에 따른 혜택이 적다고 판단해 소극적으로 대처했다고 합니다. 따라서 이번 제1회 나고야의정서 당사국회의에 한국은 개최국임에도 참관만 할 수 있고요.

 

나고야의정서 발효 이후 생물자원 소유국의 권리가 인정되기에 다양한 생물을 산업에 이용하는 각계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습니다. 관련 업계에서도 국내 고유 생물종을 늘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고요. 하지만 단번에 생물을 이용해 이득을 얻기란 쉽지 않아 보입니다. ‘식물계는 언젠가 인간에게 유용한 식물로 축소될 것이고, 그렇게 축소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보았던 실증주의자 오귀스트 콩트의 말을 식물 앞에서 겸연쩍이 옮겨 적어 봅니다.

 

식물은 이른바 환경윤리 안에서 눈에 띄지는 않지만 특별한 자리를 차지한다. 식물의 가치에 관한 최근 논쟁은 뜻밖에도 존 스튜어트 밀과 오귀스트 콩트의 대립을 분석하는 과정에서 확인할 수 있는데, 카트린 라레르가 이러한 관점에서 두 철학자의 입장을 요약하고 분석했다. 1851년 콩트는《실증정치학 체계Systeme de politique positive》에서 식물계는 언젠가 인간에게 유용한 식물로 축소될 것이라고 예상했고, 그러한 가망성에 대해 우려하기는커녕 오히려 그렇게 축소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보았다. 그리고 15년이 채 지나지 않아 스튜어트 밀은 지식의 진보와 더불어 인간에게 중요한 속성을 지닌 것으로 밝혀지지 않을 거라고 장담할 수 있는 나쁜 식물은 없다면서 콩트를 반박한다. (장 마르크 드루앵, 《철학자들의 식물도감》, 알마, 2011)

 

당사국이 나고야의정서에 대해 논의할 때 한국의 참관이 부디 방관이 되지 않도록 바라봅니다. 존재만으로도 보배로운데, 늘 인간에게 베풀어 주는 식물에게 인간은 의정서 비준이든, 어떤 노력이든 뭐 하나라도 애써 줘야 되지 않나 싶습니다.  


 

-
"한 식물의 기록을 위해서 수집하는 것이기 때문에 종의 번식에 해가 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채집하는 것을 목적으로 해요. 채집은 허가된 곳에서만 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고 한두 개체일 경우에는 채집하지 않아요. 개체 수가 아주 많은 곳에서만 최소의 채집을 해야 돼요. 제가 이 종을 기록함으로써 이 종의 보전에 꼭 도움이 된다면 좋겠다, 하는 마음으로 하고 있어요."  (이소영, ‘세밀화집, 허브’ 영상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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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ditor_정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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