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2/13'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15.02.13 보인다 미래사회
  2. 2015.02.13 『사람의 목소리는 빛보다 멀리 간다』 - 위화의 위로하는 마음

보인다 미래사회

 

 

 

보인다 미래사회

 

싱가포르의 한 식당에 기괴한 모습의 직원이 출현해 화제입니다. 한데, 음식을 내어주는 사람은 어디에도 없습니다. 정체불명의 비행 물체만이 식당을 가로지를 뿐이죠. "윙-윙" 접시를 나를 때는 고약한 소리마저 냅니다. 식당 측은 이 수상한 직원의 정체를 무인항공기라 밝혔습니다. ‘웨이터 드론’이란 멋진 이름도 붙여줬죠. 식당 관리인은 인력 부족의 대안으로 웨이터 드론을 시험 작동한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최근 ‘드론’(Drone)이라 불리는 무인항공기에 대한 관심이 뜨겁습니다. 사람이 타지 않고 무선 전파를 이용해 비행하는 이 물체는 본래 군사 목적으로 제작되었으나 근래 들어 쓰임이 다양해졌습니다. 사람 대신 탐사 보도를 위해 출동하거나, 카메라를 장착해 험한 지형에서의 영상 촬영을 돕고, 개인용 레저에 이용되거나 택배 서비스에 쓰이기도 하죠.

 

하여 각국의 기업에서는 이 ‘뜨거운’ 물체를 상업적으로 이용하기 위한 준비가 한창입니다. 특히 배송 분야에 무인항공기를 도입하기 위한 움직임이 대단합니다. 실제 영국에서는 피자 배달을 목적으로 한 ‘도미콥터’의 시험 운행을 마쳤고, 독일 운송회사 DHL은 지난해 9월부터 ‘파셀콥터’를 이용한 소포 배달을 시작했습니다. 아마존 또한 드론을 활용한 ‘프라임 에어’ 서비스를 시험적으로 운영. 시장 반응을 살피는 중이죠. 하물며 드론 조종사를 모집한다는 소식도 들려옵니다.

 

어린 시절, 미래를 상상할 때 어떤 모습을 그려보았나요. 얼핏 무인 자동차가 하늘을 나는 장면을 최적화된 미래 모습으로 인식했던 것 같습니다. 지금 추세라면 조그마한 비행 물체가 하늘을 점령하는 일이 먼저겠네요. “윙-윙” 각 기업 상표를 보란 듯이 달고 하늘을 휘젓고 다닐 ‘비행 군단’ 혹은 ‘배송 군단’의 모습! 소음도 문제일 테지만 기계의 쓰임이 인간의 ‘자리’를 빼앗진 않을까 편의의 이면도 생각해 봅니다. 독자 여러분은 10년 후, 어떤 모습의 미래사회를 그려보나요.

 

 

|Editor_김민경

mins@bnl.com

Trackback 0 Comment 0

『사람의 목소리는 빛보다 멀리 간다』 - 위화의 위로하는 마음

 



위화 | 『사람의 목소리는 빛보다 멀리 간다』 | 문학동네 | 2012


오늘날 중국은 놀라울 정도로 급성장했다. 덩샤오핑의 개혁개방 이후 발전을 거듭하면서 이제는 미국과 나란히 힘을 겨루는 나라가 되었다. 전 세계의 명품들은 중국으로 쏟아져 들어가고 그들은 세계로 여행을 다닌다. 당장 우리나라만 해도 관광객이 줄어들면 큰 타격을 입을 정도로 중국의 영향력은 커졌다.

하지만 억만장자와 백만장자가 넘쳐도 중국의 다른 한쪽에서는 빈민 인구가 1억 명에 달한다. 대외적 이미지에 빠진 중국은 힘든 가난 속에서 생활하는 이들에게 관심을 기울지 않는다. 위화는 중국인의 진정한 비극이 여기에 있다고 말한다. 빈곤과 기아의 존재를 무시하는 것이 빈곤과 기아보다 더 무서운 것이다.

이 책은 중국에서는 금지되어 대만에서 출판되었다. 중국 지식인들이 보편적으로 침묵하고 있는 문제에 관하여 작가가 거론했기 때문이다. 1989년 베이징 대학생들은 천안문 광장에 모여 민주와 자유를 요구하는 동시에 관료의 부패와 전횡에 반대했다. 하지만 곧 중국 정부는 무력으로 진압했고 그 후 어느 매체에서도 이 사건은 사라졌다. 인터넷에서도 6월 4일은 금지된 날짜가 되었다.

위화는 유년시절 마오쩌둥의 문화대혁명을 거쳐 덩샤오핑의 개혁개방 그리고 천안문 사태를 겪으면서 오늘날의 중국이 되기까지, 그의 경험을 토대로 10가지 단어를 선택해서 이야기한다. 즉 10개의 방향으로 나아가며 중국을 입체적으로 그려보는 것이다. 나에게는 이 책이 몰랐던 중국의 과거와 현재를 잘 이해할 수 있도록 하는 놀라운 책이었다.

문화대혁명이 진행되던 때에는 말 한마디 잘못했다가 반혁명분자가 되었다. 가정은 파탄이 나고 모든 가정에서 책이 사라졌다. 사람들은 책을 찾아 헤매고, 거리에는 대자보가 붙고, 수많은 사형수가 총살되는 장면을 목격해야 했다. 하지만 30여 년이 지난 지금, 책이 넘쳐나고 개발 명문으로 불도저가 강제로 집을 무너트린다. 사람들은 돈만 쫓아다닌다. 물질이 결핍된 시대에서 낭비가 넘치는 시대로, 정치 지상의 시대에서 금전 제일의 시대로, 본능이 억압된 시대에서 욕망이 넘쳐나는 시대로. 극과 극으로 바뀌었다.

위화는 이렇게 10개의 단어로 중국을 살피고 무조건 개발과 돈만 보고 달리는 지금, 환상의 이면에 진정 잃어버리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말하고 싶은 것이다. 하지만 어디 이것이 중국뿐이겠는가? 우리나라 현실과도 겹치는, 지금 세상의 모습이고 그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의 이야기다.

이 책은 특히 후기에서 여운이 길게 남는다. 직업을 국가에서 배정할 때 위화는 1978년 치과의사가 되었다. 치아를 뽑는 일 외에도 매년 여름이면 노동자들과 아이에게 예방주사를 놓았다. 당시에 물자가 부족하다 보니 주삿바늘을 재사용했다. 매번 주사기를 사용해서 바늘 끝이 구부러져 팔뚝에 바늘을 꽂는 것도 힘이 들었다. 주사기를 뺄 때는 작은 살점이 바늘에 딸려 올라오기도 했다. 노동자들은 극심한 고통을 참느라 이를 악물었지만 위화에게 그들의 고통은 와 닿지 않았다.

하지만 유치원에 가서 예방주사를 놓을 때는 전혀 다른 상황이 펼쳐졌다. 살이 연한 아이들은 바늘에 달려 나오는 살점의 크기가 컸고 피도 많이 났다. 유치원이 온통 아이들의 고통으로 울음바다가 되었다. 그 뒤 달리 손을 쓸 수 없었던 위화는 일과가 끝나면 숫돌에 구부러진 주삿바늘을 뾰족하게 갈기 시작했다.

그는 왜 울부짖던 아이들의 모습을 보기 전에 노동자의 고통을 생각하지 못했는지 회상할 때면 마음이 괴로웠다. 주사를 놓기 전에 먼저 구부러진 주삿바늘을 자신의 팔에 찔러보았더라면 노동자들이 극심한 통증을 못 이기고 신음하는 그 고통을 느낄 수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이런 느낌이 내 뼛속 깊이 새겨졌고, 그 뒤로 내 글쓰기에 그림자처럼 따라다녔다. 타인의 고통이 나의 고통이 되었을 때, 나는 진정으로 인생이 무엇인지, 글쓰기가 무엇인지 깨달을 수 있었다. 나는 이 세상에 고통만큼 사람들로 하여금 서로 쉽게 소통하도록 해주는 것은 없을 거라고 생각했다. 고통이 소통을 향해 나아가는 길은 사람들의 마음속 아주 깊은 곳에서 뻗어 나오기 때문이다. (353쪽)

‘이 책에서 나는 중국의 고통을 쓰는 동시에 나 자신의 고통을 함께 썼다. 중국의 고통은 나 개인의 고통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위화의 말이다. 이 말처럼 타인의 고통이 자신의 고통이 되어 글쓰기를 한다는 위화의 글이야말로 진정 빛보다 멀리 간다.

 

 

오늘의 책을 리뷰한 '자두줄기'님은?

꿈, 희망, 행복이라는 단어를 좋아합니다. 이 세 가지를 가지기 위해서 오늘도 책을 읽고, 글을 끄적거리고, 그리고, 웃습니다.

Trackback 0 Comment 0
prev 1 nex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