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강> - 강은 흘러야 한다!

 

프레데릭 백, <위대한 강>, 두레, 2010 

 


“자연은 그 자체가 장구한 세월에 걸쳐 적응하며 살아남은 생명체의 가장 훌륭한 본보기다. 우리는 자연의 법칙에 대한 지식을 우리의 영감을 드높이는 법칙으로 사용해야 한다. 그러나 우리는 너무나도 자주 그것을 자연을 파괴하기 위한 더 훌륭한 방법을 찾는 데 쓰고 있다. […] 이러한 행동의 중심엔 소유를 통해 행복을 추구하겠다는 생각이 자리 잡고 있다. […] 이런 때일수록 자연과 더불어 사는 메시지에 자기를 연대하는 것이 결정적으로 중요하다.” 

 -프레데릭 백의 인터뷰 중에서, 「Naturopa Magazine」


자연과 더불어 사는 삶의 중요성을 모르는 이가 있을까. 에너지 고갈과 환경오염 등, 파괴되어 가고 있는 자연에 대한 우려는 비단 어제 오늘의 일만이 아니며, 녹색 성장, 녹색 경영, 녹색 혁명 등, 전세계적으로 불어 닥치고 있는 녹색 열풍은 그 긴급한 필요성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지 않은가. 이는 분명 이전까지 벌어졌던 환경과 개발 사이의 화해할 수 없는 논쟁과는 다른 흐름이라고 할 수 있다. ‘지속 가능한 성장’과 ‘친환경’은 이미 정치 경제 할 것 없이 모든 영역에서 반드시 고수해야 할 지상의 목표가 되었으니 말이다. 하지만 문제는 여전히 남아 있다. 그것이 돈이 된다고 생각하는 그릇된 사고방식으로.

그리고 지금 여기, 그 사고방식이 거창하게 벌이고 있는 ‘사업’이 있다. ‘4대강 사업’이라는 이름으로 한강과 낙동강, 금강, 영산강을 파헤치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말한다. “홍수를 예방하고 수질을 정화하며 생태공간을 만”들어 강을 살리고자 한다고. 그러나 강은 이미 그 자체로 ‘살아 있는’ 생명체이다. ‘스스로 그러한’ 것일 뿐, 누군가에 의해 만들어질 수 있는 게 아니다. 그러므로 처음부터 그랬던 것처럼 그저 흐르도록 내버려두기만 하면 될 뿐, 굳이 ‘강을 살리기’ 위해 해야 할 일은 없다. 오히려 더 이상 죽이지 않으면 다행이지. 지난날 강이 겪었던 ‘슬픈 역사’가 반복되지 않길 바란다면.

프레데릭 백의 <위대한 강>은 같은 제목의 애니메이션을 재구성해 만든 작품으로, 이 책의 중심에 캐나다의 세인트로렌스 강이 있다. 약 2만 년 전 빙하에 의해 만들어졌다는 이 강은 북아메리카의 여러 원주민이 수천 년 동안 살아온 삶의 터전이었으며, 스스로가 자연의 일부임을 겸허히 받아들였던 그들은 필요 이상을 욕심내지 않으며 자연과 더불어 사는 삶을 살았다. 그러나 이곳이 1534년 프랑스인 탐험가 자크 카르티에를 시작으로 제국주의 유럽인들의 각축장이 되면서부터 강은 더 이상 ‘스스로’ 살아 흐르지 못하고, 부의 축적을 위한 도구가 되어 죽어가게 된 것이다.

그렇게 <위대한 강>은 과거 인간의 무책임한 욕심이 낳은 세인트로렌스 강의 ‘슬픈 역사’를 담아내고 있다. 그리고 예고한다. 강을 대상으로, 인간의 탐욕을 채우기 위해 벌이는 모든 행위는 결국 이러한 역사를 되풀이하고 있는 것임을. 그러니 이제 우리가 해야 할 일은 ‘강의 숨통을 조이는’ 사업은 그만두고, ‘새로운 봄을 맞으며, 위대한 강과 굳게 손을 잡’는 것이다. “강이 숨겨 둔 무한한 에너지는 물이 되살아날 것을 약속하며, 인간에게 새로운 봄을 맞으라고 한다. ‘지구의 봄’이 찾아오던 시절에 그랬듯이, 위대한 강, 막토고엑(‘큰 강의 흐름’이라는 뜻)과 굳게 손을 잡으라고.” (64쪽)

 

-현선(anejsgkrp@bandinlunis.com)

 


Trackback 0 Comment 0
prev 1 ··· 375 376 377 378 379 380 381 382 383 ··· 507 nex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