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치기의 책> - '새로운 길'로 나아가는 여행을 함께 하다

조앤 데이비스, <양치기의 책>, 달, 2010 


“변화에 대해 말하지만 말고 스스로 변화를 만들고 행하라. 당신 몫의 길을 갈 수 있는 또 다른 사람은 없다. 당신이 그 한 사람이다.”

<양치기의 책>을 펼치고 처음 만나게 되는 글귀다. 얼핏 당연하게 생각하고 지나쳐 버리기 쉬운 말이다. 말은 힘이 없고, 변화는 말로써 생겨나는 게 아니라는 사실은 누구나 알고 있다. 내 몫의 길을 갈 수 있는 사람은 나밖에 없다는 것 또한.

당연한 말을 곱씹어 되새겨야 할 때가 있다. ‘마땅히 그러하다’라는 의미가 생각과 말에 그쳐 무감하게 받아들여질 때가 그렇다. 내 몫의 길을 갈 수 있는, 그리고 가야 하는 사람은 ‘지금, 여기’에 있는 ‘나’임에도 불구하고, 이제껏 한 번도 ‘나’인 적 없는 ‘상상된 나’를 허망하게 쫒고만 있을 때는 더욱 그렇다.

한 장을 더 넘겨보니, 그려놓은 듯 파아란 하늘과 들녘이 맞닿아 있다. 이 사진 속 어디에도 길은 보이지 않지만,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어디에나 길이 있는 듯도 하다. 편안한 안도감이 찾아온다. ‘휴~’ 하고 한숨 돌리고 나서, ‘다시 가보자’ 생각한다. 이곳에서 저곳으로, 이런 사람에서 저런 사람으로 나아가는 양치기의 여행길을 ‘함께 가보자’ 생각한다.

이 책의 주인공, 양치기 조슈아는 당연하게 ‘생각되는’ 것들을 당연하게 받아들이지 않는다. 어린 시절 그의 아버지가 작고 연약하게 태어난 어린 양을 죽이려 했을 때, 그 양이 다 자라 장에 내다 팔려고 했을 때, 그는 자신의 의지를 굽히지 않고 양을 지켜낸다. “이게 세상 이치란다.”라고 말하는 아버지에게 질문을 던진다. “그럼 세상을 바꾸면 안 되나요?”

그 물음이 양치기 조슈아의 여행을 시작케 한다. ‘새로운 길’을 찾아나서는 깨달음의 여행에 길잡이가 돼준다. 그 길에, 자신의 양심과 감정을 거스르지 않고, 사람으로서 반드시 지켜야 할 것, 진정으로 ‘마땅히 그러해야’ 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찾아 나서는 ‘한 사람’의 발걸음이 새겨진다. 스스로 변화를 만들고 행하고자 하는 사람만이 그 물음에 대한 답을 얻을 수 있음을 보여준다.

결국 ‘새로운 길’은 자신의 몫인 길을 걸어 나가는 자에게만 보이는 것이다. 혹은 걷고 있는 자에게만 길이 새로이 만들어진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어떤 일들은 일어나는 데 긴 시간이 걸리지. 변화란 한 움큼씩 다가올 뿐이라네. 하지만 결국은 이루어지리라는 것을 절대 잊어서는 안 되네. 또 하나가 모여 여럿이 된다는 것을. 결국은 맨 마지막 한 알의 모래가 저울을 움직이는 힘이 되지 않는가. […] 그래, 누구라도 한 알의 모래가 될 수 있어. 누구라도!”

“세상을 바꿔 놓을 특별한 한 사람을 기다릴 필요는 없었다. 누구든 자기에게 맡겨진 몫이 있었다. 그 몫을 다할 때마다 하나의 작은 기적이 일어났고, 가장 큰 기적은 작은 기적들 뒤에 기다리고 있었다. 모두가 세상을 바꾸는 모레알들이기에 누구든 맞은편 접시의 돌을 들어 올릴 수 있었다. 오직 내 안의 힘을 믿기만 한다면.
” (152-155쪽)
 

-현선(anejsgkrp@bandinlunis.com)

 

Trackback 0 Comment 0
prev 1 ··· 383 384 385 386 387 388 389 390 391 ··· 507 nex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