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글쓰기> - 글쓰기, 내 삶 안으로 들어오다

게일카슨레빈, <행복한 글쓰기>, 주니어김영사, 2008


하얀 백지 앞에서 무엇을 써야 할지 겁부터 먹은 적이 있다면 이 책은 아주 유용한 책이 될 수 있다. 글을 잘 쓰고 싶지만 욕심만 앞선다면 이 책은 더없이 반가운 책이 될 수도 있다. 수많은 글쓰기 지침서 중에서 이 책이 돋보이는 것은 뉴베리상 수상 작가라는 작가의 타이틀 때문만은 아니다. 이 책이 매력적인 이유는 글쓰기를 두려워하는 이들에게 누구나 연습만 하면 글을 잘 쓸 수 있다는 자신감을 안겨주기 때문이다.

무엇보다도 이 책이 가진 최대 미덕은 친절하다는 것. 어린이들에게 글쓰기를 가르치며 얻은 경험을 좀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주고 싶어서 책을 내게 되었다는 저자는 어린이들의 눈높이에서 글쓰기의 기술들을 알기 쉽게 설명해주고 있다. 글쓰기 기술에 관한 설명들 속에 녹아 있는 저자의 다양한 경험들 또한 보다 쉽게 글쓰기에 접근하는 데 도움을 준다.

다른 글쓰기 지침서에서 보이는 딱딱함이 없다는 것 또한 이 책이 가진 미덕이다. 다양한 예시와 인용문들은 글쓰기 기술들을 보다 이해하기 쉽게 도와주며, 재미있게 글쓰기를 시작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다양한 글감들은 무엇을 써야 할지 망설이는 이들에게 흥미로운 소재를 제공해준다. 30가지의 글쓰기 비법과 함께 실려 있는 글쓰기 예제들에는 당장이라도 글쓰기를 시작하고 싶을 정도로 매력적인 소재가 제시되어 있다. 예를 들면, 영목이 엄마가 미워서 집에서 도망을 치는데 그 과정을 써보라든지, 화목한 가정에서 아무 문제없이 지내고 있는 현주에게 나쁜 일 12가지만 만들어 보라는 것, 또는 서커스단에서 사자가 탈출해서 잡히기까지의 과정을 써보라는 것 등 재미있는 예제들이 들어 있다. 

어린이들의 눈높이에서 쓰여 졌지만 어른들이 읽기에도 무리가 없다는 점은 이 책이 가진 가장 큰 장점이라고 말해도 될 것 같다. 글쓰기에 자신 없지만 글을 잘 쓰고 싶은 욕심을 가진 이라면 누구라도 실질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을 만큼 내용이 알차고 충실하다. 글쓰기 기술뿐만 아니라 글쓰기 모임에서의 활동 등 글을 잘 쓰기 위한 다양한 전략들을 구사할 수 있는 팁에 이르기까지 글쓰기에 관한 생생한 조언들을 얻을 수 있다.

글쓰기에 자신감을 심어주고, 글이 실패할까봐 두려워하지 않도록 유도하는 저자의 생생한 도움말들은 이 책의 매력을 한층 부각시키는 요소다. 이 모든 비법들이 저자의 생생한 실패담에서 비롯되었기에 독자들은 더욱 더 자신감을 얻을 수 있다. 한국적 상황에 맞추어 자연스럽게 고쳤다고 하는 소설가 김연수의 매끄러운 번역 또한 이 책이 우리 삶과 동떨어진 조언이 되지 않도록 만들어주고 있다.

역자인 소설가 김연수는 이 책을 번역하면서 “내가 어렸을 때 이런 책이 있었다면 정말 좋았을 텐데”라고 여러 번 생각했다고 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나 또한 그런 생각이 많이 들었다. 어릴 때 이 책을 만났더라면 지금 내 삶은 달라졌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만큼 이 책이 매력적으로 느껴졌다. 그렇지만 지금이라도 이렇게 이 책을 만날 수 있게 되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이제, 글쓰기가 좀 더 즐겁고 행복한 일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저자는 서른 가지 글쓰기 비법을 통해 자연스럽게 행복한 글쓰기의 세계로 안내한다. 일상생활 속에서 우리 자신을 위로해주고 우리 자신을 살찌우는 이야기들을 쓸 수 있는 글쓰기, 우리 생활의 일부로서 자연스럽게 녹아있는 글쓰기, 그런 행복한 글쓰기의 세계로 들어가는 데 이 책은 행복한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 이제 언제 어디서든 노트와 펜을 항상 가지고 다니게 될 것 같다. ‘글쓰기’가 내 삶 안으로 가득 들어온 느낌이다.

 

오늘의 책을 리뷰한 '아린'님은?
『독서일기』의 저자 알베르토 망구엘처럼 열정적인 독서가라고 자신 있게 말하고 싶고, 미국의 대표적인 서평가 마이클 더다처럼 그동안 읽어온 책으로 자서전을 쓰고 싶다. 서점에서 새로 나온 책을 처음으로 만나게 될 때나 고요한 도서관 서가를 누비며 알지 못했던 책을 만나는 시간을 가장 좋아한다. 그렇게 어디론가 여행을 떠나듯, 책 속으로 걸어 들어가 잠시 현실을 잊는 것을 좋아한다. 책을 사거나 읽는 방법 대신, 언젠가 내가 한 권의 책의 주인공이 되는 일을 꿈꾸고 있다. 그래서 누군가에게 가장 멋진 도피처를 제공해줄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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