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 없는 세상> - 아이와 어른, 그 사이를 오고가는 이야기들

필립 클로델, <아이들 없는 세상> , MEDIA2.0, 2010

 

 

 

하루하루 나를 새롭게 감동시키는
우리 꼬마 공주님에게 이 책을 바칩니다.
그리고 언젠가는 어른이 될 아이들과
한때 아이였던 어른들에게 이 책을 바칩니다.
 

 
‘언젠가는 어른이 될 아이’와 ‘한 때 아이였던 어른’이 있습니다. 언젠가는 어른이 될 그 아이 ‘우리 꼬마 공주님’은 하루하루 한때 아이였던 그 어른인 ‘’를 새롭게 감동시킵니다. 그렇게 <아이들 없는 세상>의 이야기는 저자 필립 클로델과 그의 딸 사이에서 생겨나, 아이와 어른인 우리 모두에게 바쳐집니다. 그러므로 이 책은 아이와 어른이라는 각기 다른 몸을 지니고 있는 인간의 관계로부터 시작되는 이야기입니다. 혹은 그 각각의 몸에서 진행되는 동일한 변화, 즉 ‘아이에서 어른으로’ 성장해 나가는 인생의 길이 누구나에게 필연적으로 주어져 있기 때문에 더욱 큰 의미를 갖게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또한 이러한 맥락에서 책의 표지에 적혀 있는 ‘아이들 없는 세상’이라는 제목의 시각적인 이미지는 자못 흥미롭게 읽히기도 합니다. 다시 말해, 글자 그대로 ‘아이들 없는 세상’을 본다면 그것의 의미를 ‘어른들 세상’으로 받아들일 수 있지만, 굵은 글씨체로 적힌 ‘아이들 세상만을 본다면 그 정반대의 의미를 생각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와 같이 두 가지의 의미로 읽힐 수 있는 제목의 이미지가 바로, 아이와 어른, 그 사이를 오고가며 감동을 만들어내는 이 책의 독특함을 상징적으로 드러내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렇게 어른인 저자 필립 클로델은 현재의 아이들을 보며 하루하루 새롭게 떠올리는 (자신이 잃어버린) 과거 아이에 대한 추억을 19편의 다양한 이야기에 담아 독자에게 선물해줍니다. 그 이야기 속에서 독자는 아이의 시선으로 그려진 현실의 모습, 즉 (갈등, 폭력, 전쟁 등이 난무하는) 스스로도 부정하고 싶은 어른들의 부조리한 세상을 보는가 하면 그 냉혹한 삶의 현장에 내던져진 아이들의 슬픔 또한 마주하게 됩니다. 따라서 이 책의 제목인 ‘아이들 없는 세상’은 “어느 고약하도록 기분 나쁜 아침, 세상의 모든 아이들이 사라”졌다는 상상의 이야기에서 그치지 않고, 자신들의 기준에 따라 그들만의 세상에 아이들을 방치해 두는 우리 어른들의 현실로 나아갑니다.

때문에 이 책이 담고 있는 ‘아이들 세상’은 ‘아이들에 대한 고려 없는 세상’ 혹은 한때 아이였던 기억을 잃어버린 어른들의 세상을 밑바탕으로 하여, 현실에서는 불가능한 일들(세상을 착하게 만드는 백신 개발, 부모로부터의 소외에서 벗어나기 위해 책 속으로 숨어버리는 일 등)에 대한 아이의 상상을 동심이라는 색으로 그려낸 한 편의 그림이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게다가 이러한 느낌은 피에르 코프가 그린 “마치 아이가 크레파스로 쓱쓱 그려 넣은 듯한 거친 질감”의 삽화 속에 섬세하게 표현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이 작품을 통해 아이들의 세계로 들어가 그들의 언어를 구사하고자 했던 저자의 노력은 크레파스가 그려내는 거친 질감의 그림처럼 서툴게 밖에 자신을 표현하지 못하는 아이들의 동심을 세심하게 보듬는 동시에 한때 아이들이었던 ‘어른들’에게도 그들이 잃어버렸던 동심과 추억을 되찾게 해준다는 데 그 가치가 있습니다.  

-컨텐츠팀 에디터 현선(anejsgkrp@bandinlunis.com) 


 

Trackback 0 Comment 2
  1. 빨간來福 2010.07.01 07:25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제목만 보고 깜딱 놀랐어요. ㅎㅎ 아이들이 없는 세상은 어른들만 있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지고..... 좀 지저분 하지 않을까 하는...ㅎㅎ 저자는 엄청 이상한 상상을 하였네요.

    책제목의 디자인만으로 참으로 대단한 중의를 끌어내니 디자인을 헡로 볼게 아니라는 것을 다시금 알게 됩니다.
    잘 보고 갑니다.

    • 반디앤루니스 2010.07.02 13:49 신고 address edit & del

      책 속에 담긴 단편들 모두 내복님이 말씀하신 엄청 이상한 상상들입니다. 읽어보셔도 좋을 것 같아요.^^

      -현선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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