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에 대한 모든 것》 - 당신은 사랑 알기 위해 태어난 사람

 



레오 보만스 | 《사랑에 대한 모든 것》 | 흐름출판 | 2014



최근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와 《국제시장》 이 두 영화의 인기는 정말 놀라울 정도다. 《국제시장》은 정치 쪽에서 벌어진 여러 논란이 더 흥행을 부추겼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평범한 할머니와 할아버지가 주인공인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는 누적 관객 수 400만 명을 돌파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와 《국제시장》은 주변에서 얼마든지 볼 수 있는 이야기다. 그런데 그 평범함이 바로 많은 사람을 사로잡을 수 있었던 이유는 이야기 안에 '순수한 사랑'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노부부의 사랑이기도 했고, 연민을 품은 사랑이기도 했고, 한 아버지의 부성애이기도 했다.

오늘날에는 '사랑'이라는 감정이 단순히 마음을 표현하는 것이 아니라 수치로 계산된다. 정말 끔찍한 일이다. 사랑하는 사람을 선택하는 것도 인맥, 재산을 따지고, 결혼 전문 회사는 그런 수치를 계산한다. 진짜 사랑이 그리운 사람들이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와 《국제시장》을 찾는 것이 아닐까 싶다. 두 영화에 나타난 사랑은 남몰래 계산기를 두드리는 사랑이 아니라 그저 본연의 있는 모습을 사랑하는 순정이다. 한 세대의 굵은 땀방울이었기 때문이다.

사랑에는 단순히 사람에 대한 사랑만 있는 것이 아니다. 문화와 음악을 즐기는 것도 사랑이다. 《무한도전》의 '토요일! 토요일은 가수다'는 대단한 인기를 보여주었다. '토토가'는 단순히 추억과 그리움만이 아니라 어린 시절의 순수한 사랑을 볼 수 있었다. 순수하게 문화를 즐겼던 어린 시절을 사랑이라고 말하지 않으면 무슨 수식어를 붙일 수 있을까? 추억이라는 단어도 분명히 그런 모습을 표현할 수 있다. 하지만 누군가 추억에 빠지는 건 그 시절을 사랑한 기억이 있어서다. 사랑했던 기억을 떠올리며 사람들은 ‘토토가’에 열광했다. 여전한 사랑에 감동한 가수는 자신이 사랑했던 과거를 떠올렸다. 사랑은 한쪽이 일방적으로 주거나 받는 게 아니다.

'사랑'은 세상에서 가장 많이 쓰이면서도 가장 많이 오해받는 단어다. 사랑에 관한 셀 수 없이 많은 해석이 있지만 사랑은 대체로 긍정적인 에너지이자 힘이라고 알려져 있다. 사랑은 객관적이라기보다 주관적이며, 따라서 느끼는 것이다. 내게 사랑은 최고의 행복이다. 사랑은 행복을 가져오고, 행복은 사랑을 깊게 만든다. (102쪽)

이 책은 상당히 두껍다. 그러나 책을 읽는 동안은 그 두께를 체감하지 못했다. 내가 잘 모르는 감정인 '사랑'에 관한 다양한 해석을 읽었기 때문이다.

나보다 겨우 두 살 많은 형이 벌써 결혼을 한다고 들었을 때 '도대체 사랑은 어떻게 하는 것이기에, 도대체 사랑이 무엇이길래 결혼을 하는 걸까?' 생각했다. 지금껏 살아오면서 내가 '사랑'이라는 감정을 품은 건 책과 애니메이션, 라이트 노벨 같은 문화적인 사랑밖에 없었다.

이성을 사랑한다는 건 아직도 모르겠다. 대학 시절에는 늘 내 옆자리만 앉는 여학생에게 신경이 쓰인 적도 있었고, 그저 나와 작은 이야기를 나누어주는 여학생에게 신경이 쓰인 적도 있었다. 내 경우에는 '호감'이 아니라 '호기심'이었다고 말하고 싶다. 그런 게 궁금해 말을 걸어보기도 했고, 어떤 때는 불편했고, 어떤 때는 바보 같은 짓을 하기도 했다.

나는 아직도 '나는 절대 사랑받을 수 없는 존재'라고 뼛속 깊숙이 생각한다. 뭐, 피해의식일지도 모른다. 앞에서 수치로 계산하는 사랑은 끔찍한 사랑이라고 했지만, 솔직히 사람의 마음은 그렇게 움직이는 게 아닐까 싶다. 드라마와 종교는 '조건 없는 사랑'을 말하지만, 어디 그게 가능한 일일까?

현대 사회에서 빠르게 증가하는 이혼율과 높아지는 결혼 연령, 점점 낮아지는 출산율, 일회적 성관계의 증가에서 알 수 있듯이, 오래도록 지속되는 낭만적?성적 사랑을 지지하는 사람들이 동서양을 불문하고 점점 줄어들고 있다. 그 중요한 원인으로 사랑과 성에 관한 진지하고 실질적인 공식 교육의 부재를 들 수 있다. 학교에서 성교육을 제대로 하는 나라가 거의 없고, 사랑에 대한 교육은 그보다 더 심각하다. 그 이유는 사랑이 교육하기 어렵고 아이들의 장래 직업 훈련이라는 더 중요한 과업에 방해가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또한 사랑에 관한 문제가 성관계로 인한 질병이나 낙태, 성범죄만큼 당장 위험해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우리가 받을 수 있는 사랑과 성에 대한 교육은 대부분 비공식적인 교육이다. 대중매체와 동화, 전해오는 이야기, 지어낸 이야기들로 인해 사랑과 성에 관한 근거 없는 통념과 잘못된 생각이 퍼진다. 일례로, 거의 모든 동화와 사랑 이야기가 결혼식 같은 행복한 결말로 끝나며 더는 노력하지 않아도 '영원히 행복하게 살 수 있다.'는 잘못된 인상을 준다. 이런 사랑 이야기들은 질투, 증오, 소유욕, 자살 등을 포함한 사랑의 모든 것을 아름답게 꾸미고 미화한다. 그러나 실제 삶에서는 이런 요인들 때문에 사랑하는 관계가 완전히 파괴된다. (46쪽)

사랑은 드라마와 영화에서 하는 이야기처럼 그렇게 아름답지 않다. 사랑의 감정을 잘못 생각해 사람을 죽인 일이 언론에 보도되고, 잘못된 욕구로 사랑을 선택하면서 서로가 앙숙이 되어버리는 일도 있다.

과연 사랑이라는 감정을 어떻게 알 수 있을까? 나는 그래서 그 감정이 무섭다. 사람들은 '사랑을 하면 사람이 바뀌게 된다.'고 말하는데, 과연 그 사랑이 사람을 긍정적으로 바꿀 수 있을까? 열의 아홉은 '그렇다'고 말할지도 모르지만, 아직 그런 경험이 없는 나는 잘 모른다. 그렇기에 나는 《사랑에 대한 모든 것》을 더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던 것 같다.

'사랑을 알고 싶은 사람', '사랑을 하고 싶은 사람', '지금 하는 사랑을 강하게 만들고 싶은 사람', '지금 하는 사랑을 바른 방향으로 고치고 싶은 사람'에게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제목 그대로 다양한 전문가들이 사랑에 관하여 다양한 해설을 하고, '사랑'이라는 정체불명의 감정이 인간의 원초적 본능이라는 것을 알 수 있게 해준다. 다만, 책으로 '사랑'을 배우더라도 실제 사랑은 알 수 없다. 머리는 알지만, 행동이 따라와 주지 않는 것처럼.

《사랑에 대한 모든 것》은 사랑의 감정을 여러 방향으로 얘기한다. 좀 더 객관적으로 '사랑'을 읽어볼 수 있는 책이다. 이 책은 갑자기 생겨난 내 감정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고민하는 사람에게 그 감정을 좀 더 바로 볼 수 있도록 도와준다. 제목처럼 '사랑에 대한 모든 것'이 있다.


오늘의 책을 리뷰한 '노지'님은?

블로그 <노지의 소박한 이야기>를 운영, 책과 사는 이야기를 전하는 소박한 블로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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