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ES!》 - 로맨틱한 사랑을 '제대로' 이야기할 줄 아는 뮤지션, 제이슨 므라즈

 

 

제이슨 므라즈 (Jason Mraz) | 《YES!》 | Warner | 2014

 

‘The Remedy(I Won’t Worry)’와 ‘Geek in the Pink’로 주목받을 때만 해도 제이슨 므라즈(이하 ‘므라즈’)는 포크록에 기반을 두고 있지만, 경쾌하고 감각적인 면모도 겸비한 ‘재기 넘치는 젊은 뮤지션’의 이미지가 강했다. 그러나 3집 《We Sing, We Dance, We Steal Things》(2008)에 실린 싱글 ‘I’m Yours’가 전 세계적인 성공을 거둔 이후 그의 이미지는 낭만적이고 달콤한 사랑 노래를 만드는 뮤지션으로 굳어진 것 같다. 국내에서도 큰 사랑을 받으며 팝음악 팬뿐만 아니라 일반적인 음악팬들에게까지 므라즈의 이름을 널리 알린 이 노래는 분명 그 정도 인기를 얻을 만한 매력을 담고 있었다. 하지만 《We Sing, We Dance, We Steal Things》의 후속작이었던 4집 《Love Is a Four Letter Word》(2012)가 매력적이지만 비슷비슷한 분위기의 낭만적인 사랑 노래들로 채워져 있는 것을 보며, 초창기에는 분명 다양한 가능성을 보여주었던 므라즈라는 뮤지션의 음악 색채가 한 방향으로 굳어진 듯한 아쉬움이 드는 것도 사실이었다.

 

2년 만에 발매된 5집 앨범 《Yes!》은 전작과 비슷하면서도 제법 다르다. 사실 이 음반에서도 ‘The Remedy’나 ‘Geek in the Pink’ 시절의 재기발랄함을 찾을 수 없다. 대신 이 앨범은 더없이 부드럽고 낭만적이며 때로는 나른하기까지 하다. 즉 《Yes!》는 ‘I’m Yours’의 연장선에 있었던 전작 《Love Is a Four Letter Word》에서 한 발짝 더 나아갔다고 할까.

 

이 작품에서 므라즈는 그야말로 ‘아름다운 사랑 노래의 전도사’라도 된 듯, 처음부터 아예 작정하고 듣는 이의 가슴을 어루만진다. 첫 싱글로 발매된 ‘Love Someone’은 멈포드 & 선즈(Mumford & Sons)나 루미니어스(The Lumineers) 같은 ‘요즘 인기 있는’ 풍성한 사운드의 포크록을 들려주는데, 므라즈의 목소리와 시원한 편곡 덕분에 이 노래는 그들의 음악과 다른 남쪽 나라 푸른 바다의 정서를 물씬 풍긴다. 낭만적인 어쿠스틱 팝 음악의 좋은 예라고 할 수 있을 ‘Hello, You Beautiful Thing’‘Long Drive’, ‘Out of My Hands’, ‘You Can Rely on Me’, ‘A World with You’ 같은 노래들은 얼핏 들으면 특별할 것 없는 평범한 발라드처럼 느껴지지만, 사실 생각해보면 최근 주류 무대에서 활동하고 있는 뮤지션들 중 이런 스타일의 매력적이고 달콤한 포크 발라드를 하는 사람이 거의 없는 것도 사실이기에 ‘평범’이라는 단어로 뭉뚱그리기엔 많이 아쉽다.

 

게다가 이 앨범의 수록곡은 기타, 피아노, 목소리, 드럼/퍼커션의 단출한 구성에서만 끝나지 않는다. 우쿨렐레와 같은 다양한 악기의 지원을 받는 것은 물론 레게를 비롯한 다채로운 중남미 음악의 리듬감을 다루거나(‘Back to the Earth’, ‘3 Things’), 경쾌한 록비트를 집어넣고(‘Everywhere’), 유명한 노래를 리메이크하거나(보이즈 투 맨(Boyz II Men)의 곡 ‘It’s So Hard to Say Goodbye to Yesterday’), 극적인 전개의 곡을 앨범 마지막에 배치하며 (‘Shine’) 듣는 이들이 쉽게 질리지 않도록 다채로운 변주를 가하며 한층 여문 자신의 음악 세계를 풀어 놓는다.

 

뻔한 사랑 노래? 이번 므라즈의 앨범은 분명 사랑 노래가 맞다. 그렇지만 뮤지션들이 그렇게 끊임없이 사랑에 관해 이야기해 온 이유는 ‘사랑’이라는 것이 그만큼 끝도 없이 말해도 질리지 않을 세상의 보편적인 가치 중 하나이기 때문이 아닐까? 므라즈의 《Yes!》는 음악과 가사를 통해 슬픈 사랑, 혹은 열정과 욕망으로 불타오르는 사랑이 아닌 편안하고 낭만적이면서 여유로운 분위기의 사랑을 이야기하는 ‘흔치 않은’ 매력을 발산하는 앨범이다.


 

오늘의 음반을 리뷰한 '이규탁'님은?

음악에 대해 이야기하기 좋아하는, 스스로 글을 굉장히 잘 쓴다고 믿고 사는 글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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