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 않고 계속

 

 

 

지지 않고 계속

 

단 하루에 성패가 결정된다는 건 사실 억울한 일입니다. 단 한 번이기에 내가 아는 것을 최대한 써먹어야 한다고, 또 그럴 수 있겠다고 하지만, 최선은 아무리 다해도 부족하고, 가차 없이 잘 못한 상태로 끝날 수 있습니다. 수능만이 아닙니다. 삶에는 ‘단 한 번’만으로 평가에 놓이는 일들이 많습니다. 인생의 중요한 시도 대부분이 그렇습니다. 정답인지 오답인지에 따라 가름 나는 등급처럼, 사실 인생은 그렇게 깨끗이 변별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닌데 말이죠.

 

오직 한 번뿐인 일을 겪어야 한다는 건 번번이 쉽지 않습니다. 오늘의 성과가 다음을 똑같이 기약하지 않으니까요. 중요한 건 틀려도 꺾이지 않고 계속해보겠다는 마음가짐입니다. 어쩌면, 틀릴지도 모를 혼돈과 이미 틀어진 복잡함 속에서 삶의 숱한 ‘단 한 번들’이 흘러가는 것 아닌가 싶습니다.

 

사는 것 자체가 고통스러운 일이므로 고통스러운 일이 있더라도 특별히 더 고통스럽게 여길 것이 아니라는 이야기는 특별히 더 달콤하다. 고통스럽더라도 고통스럽지 않다. 본래 공허하니 사는 일 중엔 애쓸 일도 없다. 세계는 아무래도 좋을 일과 아무래도 좋을 것으로 가득해진다. (…) 그 하찮음으로 어떻게든 살아가고 있으니까. 즐거워하거나 슬퍼하거나 하며, 버텨가고 있으니까. (…) 오래지 않아 날이 밝을 것입니다. 계속해보겠습니다. (황정은, 《계속해보겠습니다》, 창비,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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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ditor_정혜원

hyewonjung@bn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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