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오늘 날씨 어때요?》 - 오늘도 일교차가 크겠습니까?

 

 

수지 모건스턴 | 《선생님, 오늘 날씨 어때요?》 | 크레용하우스 | 2014

 

사람의 감정과 인생은 날씨와 같아서 예측할 수 없다.

 

무역풍이라는 뜻의 ‘알리제’, 북풍이라는 뜻의 ‘트라몽탄느.’ 알리제 선생님의 이름과 성이다. 선생님에게 날씨는 열정 그 자체다. 오늘의 날씨를 보며 하루를 시작하는 반 아이들은 알리제 선생님에게 직접 일기예보를 준비해서 발표해 볼 것을 제안받는다. 지금 사는 지역인 니스뿐 아니라 세계의 다른 곳까지. 옷 속에 수영복을 입고 돗자리와 비치 타월을 챙겨 와서 바닷가에 놀러 가고 싶을 정도로 더운 날씨를 소개하는 셀리아, 검은색 물감과 꿀을 섞어 발라 신문지로 싸온 지폐를 흔들며 발표를 시작하는 카롤 등 아이들은 각자의 개성대로 세계의 날씨를 발표한다.

 

올해 서른, 아직 결혼하지 않은 알리제 선생님은 모델처럼 키가 크고 날씬하다. 선생님에게는 두 가지 고민이 있다. 첫 번째는 동료 제니퍼 선생님은 물론 모든 선생님이 전염병 환자처럼 자신을 취급하며 따돌리는 것. 그리고 친절하고 단정하지만 일방적으로 약속을 정하는 권위적인 성격의(악셀이 바라는 여자는 자신의 말을 충실히 따라 주는 사람이라니 벌써 말 다한 셈이다.) 악셀이 청혼한 것이다.

 

토마는 모험과 도전을 통해 진짜 용기가 무엇인지 보여 주었어요. 하지만 여러분도 보다시피 천둥 번개와 같은 예상치 못한 사고가 발생했어요. 토마는 발표를 통해 첨단 기술을 갖춘 아주 뛰어난 기상 예측 시스템도 모든 것을 완벽하게 예측할 수 없다는 것을 알려 줬어요. 날씨는 우리 인생과 같아요.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아무도 모른답니다. (44쪽)

 

장학사 모렐 선생님은 알리제 선생님의 남다른 수업방식을 인정하지 않는다. 그런데 하필 토마가 비와 천둥에 대해서 발표하기 위해 강아지를 데리고 오고 물을 준비한 날, 모렐 선생님이 들이닥친 것이다. 토마의 발표를 돕는 피에르의 실수로 모렐 선생님은 물벼락을 맞아 잔뜩 화가 났다. 그야말로 천둥 같은 날이다. 모렐 선생님은 알리제 선생님에게 교육청에서 지시한 프로그램대로만 수업하라고 요구한다.

 

아이들에게 창의력과 인성을 키워주는 수업이 진짜 수업 아닌가. 학창시절 내가 국어 시간을 제일 좋아했던 것도 마음껏 내 생각을 쓸 수 있어서였는데 말이다.

 

저녁 7시가 되었다. 하지만 초인종을 누르는 사람은 없었다. 7시 30분이 되어도, 8시가 되어도 아무도 오지 않았다. 알리제 선생님은 우울한 마음을 떨쳐 버리고 준비한 음식들을 어떻게 하면 좋을지 생각했다. (96쪽)

 

알리제 선생님은 친구의 조언대로 자신을 따돌리는 동료 선생님들에게 초대 문자를 보냈다. 핼러윈 파티를 열기로 한 토요일, 악셀과 함께 장식품, 커다란 호박 그리고 맛있는 음식들을 준비한 거다.

 

나는 혼자인 걸 멈추고 싶어서 친하지 않은 아이들, 친해지고 싶은 아이들을 내 생일파티에 초대했던 적이 있다. 알리제 선생님을 보고 학창시절의 내가 떠올랐다. 먹는 거라면 만일을 제치는 아이들이었는지 내 생일파티에 참석하지 않은 아이들은 아무도 없었다. 하지만 그중에 나와 절친한 친구가 되어준 아이도 없었다. 그럴 바에 차라리 알리제 선생님의 핼러윈 파티에 참석하지 않은 교사들이 더 양심적이란 생각이 든다. 얻어만 먹고 놀아주지 않으면 더 얄미우니까.

 

《선생님, 오늘 날씨 어때요?》를 읽고 씁쓸했던 건 교육자라는 장학사가 고정 관념에 사로잡혀 고루한 수업방식을 강요한다는 것이다. 학교 선생님들부터도 자신과 조금 다를 뿐인 동료를 따돌린다. 선생님들의 행동을 보고 아이들은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는 않을 것이다. 내 기억 속에도 알리제 선생님처럼 나와 다른 사람을 받아들이는 방법을 가르친 선생님은 정말 소수인 듯하다. 반 아이들 앞에서 한 아이를 지목하고서는 “쟤 왜 이러냐?”, “이상하다.”를 발언했던 선생님은 많았다.


 

오늘의 책을 리뷰한 '겨울인형'님은?

직접 커피를 내려 마시는 번역작가 지망생입니다. 사람의 감정과 인생은 날씨와도 같지만 커피와도 같습니다. 30년이 조금 넘은 제 인생을 커피 맛으로 표현한다면 어린 시절과 청소년 시절은 쓴맛, 20대는 쌉싸래한 맛, 30대인 지금은 신맛에 가까운 에스프레소랍니다. 앞으로는 설탕과 우유를 첨가한 달고 부드러운 카페라떼 인생이 되길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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