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oyal Blood》 - 잭 화이트와 뮤즈가 만났을 때

 

 

로열 블러드(Royal Blood) | Royal Blood》 |  Warner | 2014

 

잭 화이트 또는 메튜 벨라미의 목소리, 화이트 스트라입스식 듀오 편성, 퀸스 오브 더 스톤 에이지와 레드 제플린 그러니까 뎀 크룩트 벌처스의 환영. 이 정도가 현지 평단이 로열 블러드에 내린 평가다. 확실히 그렇다. 이들의 리프는 제플린처럼 야성적이고 한편으론 잭 화이트처럼 광적이다. 더불어 “Little Monster” 같은 곡에선 톰 요크의 시린 섬세함까지 느껴진다. 결국 스토너와 블루스, 개러지록을 표방하면서도 브릿팝적인 요소를 도처에 깔고 있다는 얘긴데 “Come On Over”는 정말이지 뮤즈를 듣고 있는 듯한 착각이 들게 하는 것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놀랍고도 중요한 건 지금 이 밴드가 ’2인조’라는 사실이다. 기타는 없다. 거기엔 베이스를 잡은 프론트맨과 드러머 뿐이다. 드럼 소리를 뺀 나머지가 모두 베이스에서 나오고 있다는 얘기다. 톤의 두터운 질감을 위해 더블 트랙킹 정도를 한 건 사실이지만 정말 이 사운드 속엔 기타가 없다. BBC 소개 영상에서 마이크 커(Mike Kerr)는 리프 메이킹에 상당한 공을 들이고 있다. 이펙터를 찰지게 먹인 네 줄짜리 베이스로, 그는 사람들이 생각하는 베이스라는 악기의 한계를 넘어보려는 심산인 듯 보였다. 베이스는 인간의 가장 원초적인 감정을 표현할 수 있기 때문에 그가 선택했다는 악기다. 언제나 우직하게 백킹에만 머물렀던 한 악기의 해방에서 목격한 록 음악의 해방. 로열 블러드가 우리 앞에 나타난 이유고 그들이 우리 앞에 계속 머물러야 하는 이유다.

 

 

오늘의 책을 리뷰한 '돗포'님은?

버트란드 러셀을 좋아하고 도스토예프스키에 빠져 있으며, 록앤롤/ 재즈/ 블루스를 닥치는대로 섭취중인 30대 '음악애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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