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뭐 읽니?] 다카무라 토모야, 《작은 집을 권하다》

 

다카무라 토모야 | 《작은 집을 권하다》 | 책읽는수요일 | 2013

 

세입자로 살자면 발품을 많이 팔아야 합니다. 월세든 전세든 간에 특히 서울에서 집을 구하는 건 보통 일이 아니죠. 여기저기를 전전하다 데 이골이 날 즈음이면 내 집 생각이 간절합니다. 오래오래 엉덩이 붙이고 살아도 될 내 집이요. 하지만 그게 뭐 쉬운가요. 동네에 가만히 서서 주변을 슥 둘러보기만 해도 시야에 걸리는 저 많은 아파트 중 한 채를 내 집 삼으려면 아마 평생을 일해도 모자랄 겁니다. 설사 어찌어찌 돈을 빌려 갖게 된 집이라고 한들 그게 어디 내 집인가요. 다 빚더미지요. 월세 살기도 지긋지긋하지만 빚 갚아나갈 일도 그리 살만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애당초 집이 왜 이렇게 비싸냐고요. 제 눈에는 그만한 값을 하지도 않는 것 같거든요. 아파트에 구경 가면 생각하곤 해요. 이거 떼고, 저거 떼고, 그거 떼면 덜 비싸지 않을까? 남들이 그게 평균이라니까 그런가 보다 하는 거죠. 사실 저마다의 기준에서 따지고 보면, 그러니까 "각자의 생활방식과 수준에 걸맞은 자기만의 집을 선택하고자 한다면, 어느새 우리가 당연한 것으로 여기게 된 '평균적인 집'에 대한 강박관념은 차츰 사라질 것이고, 그러다 보면 꼭 마당이 딸린 몇천만 엔짜리 단독주택을 살 필요가 있을까 하는 생각도 하게 될"(10쪽) 거란 말입니다. 이것은 '스몰하우스'가 지향하는 철학인데요. 《작은 집을 권하다》라는 책에서 자세한 내용을 다루고 있어요.

 

물건이라는 것의 속성이 원래 그렇다. 선인들로부터 지식을 이어받아 시간을 들여 만들든, 돈을 모아 사든 빌리든 간에, 한 번 갖게 되면 소유하고 나서도 도둑맞지 않을 장소를 확보하고 관리 및 사용 방법을 익혀야 하며 적절한 시기와 용도에 맞게 주의하고 때로는 수리하거나 세금을 내야 한다. 처음과는 달리 나중에는 마음대로 버리지 못하는 경우도 생긴다. 결국 물건에는 보이지 않는 함정이 있는 것이다. 소유한 물건만큼 그에 상응하는 자금과 노력이 필요하고, 그 물건들이 우리 곁에 존재하는 이상 우리는 그것을 소유하고 지배하는 것 같지만 실제로는 물건이 인간의 행동양식을 지배하게 되는 상황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58쪽)

 

실제로 세 평 남짓한 작은 집에서 사는 다카무라 토모야는 자신과 같은 사람들을 이야기를 이 책에 담았습니다. 저는 그레고리 존슨을 취재한 대목을 읽고 있는데요. 자신의 삶과 소유(물)의 관계에 대한 성찰이 인상적입니다. 현대인은 소유의 주체라기보다는 오히려 지배를 받고 있다는 거죠. 집은 그 정점에 있는 소유물이고요. 이러한 구도를 앞으로 바꿔 나갈 수 있을까요? 집을 바꾸기 이전에 집에 사는 사람들의 인식이 먼저 달라져야 할 거라는 생각이 들어요. 그것이 바뀌어야만 가능한 삶의 형태를 우리는 이 책에서 접할 수 있습니다.

 

- 컨텐츠팀 에디터 희진 (hebong2000@bandinlun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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