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뭐 읽니?] 이장환, 《독수리사냥》

 

이장환 | 《독수리사냥》 | 삼인 | 2013

 

몽골의 독수리사냥 이야기를 처음 접했을 때 앞뒤 돌아보지 않고 몽골에 가기로 마음먹었다. 독수리와 늑대를 광활한 자연 속에서 직접 볼 수 있다는 기대 하나로! 그리고 2005년 여름, 가벼운 흥분과 기대와 설렘에 모든 것을 맡긴 채 무모한 첫 여행을 떠났다. 그 어디보다도 황량하고 가혹한 땅, 같은 몽골 안에서 가기에도 길이 가장 험난한 오지, 몽골의 서쪽 끝 바양울기(Bayan-Ulgii) 아이막에서 이야기는 시작한다. (7쪽)

 

무엇이 궁금하여, 오로지 무엇을 보기 위하여 떠날 수 있을까? 《독수리사냥》은 그 증거가 될 것 같습니다. 빈손으로 시작된 것이나 다름없어 보이는 여행의 끝이 궁금하여 계속 읽어 갑니다. 저자인 이장환은 몽골의 소수민족 카자흐 족이 사는 곳에 네 차례나 다녀왔다고 합니다. 그들의 생활방식이며 이제는 전통 축제의 형식으로 자리 잡은 것이 바로 ‘독수리사냥’이고요. 이 책은 그것을 취재한 기록입니다. ‘독수리사냥’을 하는 ‘독수리사냥꾼’은 “가족 안에서 자연스럽게 습관처럼 몸으로 익혀 나”(31쪽)가는 식으로 그 전통을 잇는다고 해요.

 

사냥에서는 성공보다 실패가 더 많다. 실패를 하더라도 한 번의 성공을 위해 다시 사냥감을 찾아 나서는 생활을 반복한다. 사냥꾼은 늑대와 대치한 상황에서도, 생명의 기척조차 없는 황량한 대지에 홀로 서 있어도 아무런 불안과 공포를 느끼지 않는다. 독수리가 함께 있기 때문이다. 그들 사이의 믿음은 사람과 사람 사이의 믿음을 뛰어넘는다. (37쪽)

 

정착하는 유목민이 늘어나고, ‘독수리사냥’이 주로 전통의 상징으로 부각되는 지금에 와서는 머지않아 사라질지도 모르겠다는 예감이 듭니다. 그래서 이 책이 더욱 소중하게 느껴지네요. ‘독수리사냥꾼’과 자연이 서로를 길들이며 치열하게 살아온 흔적, 그리고 “이제 독수리사냥의 시대는 끝이 났음을 깨달았”음에도 불구하고 “언젠가는 독수리사냥을 다시 시작하리라 다짐”(221쪽)하는 그들의 의지를 엿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제 시선이 닿지 않는 삶이기에 더욱이 곱씹어 보려고 해요. 기억되는 건 잊히지 않으니까요. 잊히지 않는다면 명맥이 더 오래 가지 않겠어요? 이장환의 사진과 글을 그 매개가 되어 줍니다.

 

- 컨텐츠팀 에디터 희진 (hebong2000@bandinlunis.com)



Trackback 0 Comment 0
prev 1 ··· 13 14 15 16 17 18 19 20 21 ··· 94 nex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