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디 독서캠페인 책사람] 이달의 선문답 - 2013년 5월

 

아무도 책을 혼자 읽진 않는다. 어떤 책을 처음 만나 혼자서 읽더라도 우리는 그 책의 작가와 침묵의 대화에 참여한다. 작가는 우리의 반응을 이끌어내려 하고 우리는 그것을 북돋거나 저항하거나 승인한다. 뿐만 아니라 우리보다 앞서 그 책을 읽은 사람들, 때로는 몇 세대에 걸친 독자들의 희미한 존재가 배경에 맴돈다. 어쩌면 우리는 책을 읽기 시작하기 전에 그 책에 대해 들어보았을지 모른다. 어쩌면 최근의 서평이나 누군가의 가벼운 혹은 열정적인 추천에 의해서, 혹은 다른 책에서 언급을 보고 그 책에 끌렸을 수도 있다. 우리가 의식하건 못하건, 이 모든 경우에 우리는 다른 사람들과 함께 책을 읽는 것이다. (280쪽)

 

《리리딩》의 한 구절입니다. 영문학자인 퍼트리샤 마이어 스팩스가 자신이 읽었던 소설 수십 권을 다시 읽는 프로젝트를 하며 쓴 책이죠. 그녀의 독서 체험은 우리와도 닿아 있는 데가 있습니다. 예컨대 저는 ‘오늘의 책’을 통해, 누군가는 서평이나 추천을 통해, 또 누군가는 ‘책에서 찾는 사람의 길’을 통해 독서를 함께하고 있으니까요. ‘이달의 선문답’에서는 특히 ‘책에서 찾는 사람의 길’을 걷는 분들과 이야기 나눌 거예요. ‘고전의숲’님에 이어 이번에는 ‘양손잡이Jazz’님과의 인터뷰입니다. “우리보다 앞서 그 책을 읽은 사람들” 중 한 분인데요. 지적 욕구를 불태우고 계신 ‘양손잡이Jazz’님을 만나 볼까요?

 

* 책에서 찾는 사람의 길 | 이달의 선문답 *

 

반디 | 여러 테마 중 '고전을 면(面)하다'를 선택해주신 이유가 있다면요?

 

양손잡이Jazz | 평소 독서습관이 신간보다는 고전을 먼저 읽는 편입니다. 특히 인문고전의 분야를 가장 좋아하는 것 같습니다. 집필당시의 시대상이 고스란히 녹아있는 문학작품들도 좋아합니다. ‘시대가 선택한 베스트셀러’라는 말이 좋아 고전을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

반디 | 나에게 '고전'이란? 본인의 삶과 일상에서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지요.

 

 

양손잡이Jazz | 고전이란, 오랜 세월의 풍파 속에서 그것을 견디는 힘이 있었던 책이라고 생각됩니다. 인문고전에는 시대가 다르긴 해도, 사람이 살아갈 수 있는 힘과 지혜가 담겨있습니다. 이끔의 자리에서 걱정이 될 때는, 마키아벨리의 《군주론》 혹은 한비자의 《한비자》. 마음이 허할 때는 노자의 무위자연 사상. 이 밖에도 여러 방면에서 고전이 보여주는 해법은 다양하다고 생각합니다.

 

반디 | 올해 반디 서재를 통해 리뷰한 고전 중 사람들에게 특별히 권하고 싶은 책 세 권을 꼽아주세요.

 

 

양손잡이Jazz | 마키아벨리의 《군주론》, 페데리코 안다아시의 《해부학자》, 박웅현의 《책은 도끼다》를 추천하고 싶습니다.

 

마키아벨리의 《군주론》은 군주의 통치 방법에 대해 신하가 군주에게 바치는 글입니다. 처세술로 알려져 있는 책이지만, 결과를 위해 수단의 정당성에 관한 물음을 던지는 철학적인 책이기도 합니다. 무한경쟁사회에서 결과를 위해 과정을 가볍게 만드는 오늘날, 많은 사람들이 읽고 같이 생각해봤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추천합니다.

 

페데리코 안다아시의 《해부학자》는 아르헨티나 고전 문학입니다. 해부학, 종교, 인문학 등의 여러 방면에서 풍부한 지식을 보여주는 작가. 중세시대의 폐쇄적이고 음울한 도덕관념. 종교적 금기. 인간의 무지를 작품에 나타냅니다. 암흑기라 불리던 중세시대의 분위기를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는 점에서, 고전문학이 가져다주는 매력에 흠뻑 젖을 수 있는 작품입니다.

 

박웅현의 《책은 도끼다》는 책을 소개하는 책이라고 이야기합니다. 광고계의 거장인 박웅현씨의 창의력의 원천을 엿보는 기회가 되는 책이기도 합니다. 《책은 도끼다》를 읽고 책을 읽는 다는 것은 흥미로운 일이고, 독자에게 도움이 많이 된다는 것을 박웅현씨만큼 절절하게 느끼게 만드는 사람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책을 읽자 책을 더 읽고 싶다는 욕망을 불러일으키는 책입니다.

 

반디 | 독서와 관련하여 남은 한해 동안 어떤 도전을 하고 싶으신가요? (혹은 하반기 독서 계획을 들려주세요!)

 

 

양손잡이Jazz | 목표는 플라톤의 대화편들입니다. 《국가》를 정점으로 《향연》, 《크리톤》 등 그의 전집들을 읽어나갈 계획입니다. 대화편들에 등장하는 소크라테스의 문답법, 플라톤의 사상체계들을 너무나 간절하게 원합니다. ^^

 

반디 | 캠페인 목표 달성과 무관하게 독서는 계속되겠죠? 요즘 읽고 계신 책 이야기를 리뷰 전에 미리 들려주세요.

 

 

양손잡이Jazz | 《일리아스》를 읽고 있습니다. 영화 ‘트로이’의 배경이 되는 원작 소설이기도 합니다. 트로이 공방 50일 동안의 이야기를 다룹니다. 방랑시인 호메로스에 의해 BC 900년경 집필된 작품이라고 하니 이보다 더한 고전이 있을까요? ^^ 유럽인의 정신과 사상의 원류가 되는 그리스 최대 최고의 민족 서사시. 다른 분들에게도 추천합니다.

 

고전 10권에 도전해주신 ‘양손잡이Jazz’님의 서재 바로가기 ▶

 

* ‘양손잡이Jazz’님의 서재에서 인터뷰에 언급된 책의 리뷰 일부를 읽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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