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리는 블로그] 오지은 * 그대 내 품에


 

그대 내 품에

 

별 헤는 밤이면 들려오는
그대의 음성
하얗게 부서지는 꽃가루 되어
그대 꽃 위에 앉고 싶어라

 

밤하늘 보면서 느껴보는
그대의 숨결
두둥실 떠가는 쪽배를 타고
그대 호수에 머물고 싶어라

 

만일 그대 내 곁을 떠난다면
끝까지 따르리 저 끝까지
따르리 내 사랑
그대 내 품에 안겨 눈을 감아요
그대 내 품에 안겨 사랑의 꿈 나눠요

 

술잔에 비치는 어여쁜 그대의 미소
사르르 달콤한 와인이 되어
그대 입술에 닿고 싶어라

 

내 취한 두 눈엔 너무 많은 그대의 모습
살며시 피어나는 아지랑이 되어
그대 곁에서 맴돌고 싶어라

 

만일 그대 내 곁을 떠난다면
끝까지 따르리 저 끝까지
따르리 내 사랑
그대 내 품에 안겨 눈을 감아요
그대 내 품에 안겨 사랑의 꿈 나눠요

 

어둠이 찾아들어 마음 가득
기댈 곳이 필요할 때
그대 내 품에 안겨 눈을 감아요
그대 내 품에 안겨 사랑의 꿈 나눠요

 

그건 네 사정이지, 라는 말이 있습니다. 피차 각자의 입장이 있지 않겠느냐는 모종의 ‘입장’을 내세울 때 쓰곤 하죠. 네 사정, 다른 한편에는 내 사정이 있다는 뜻도 될 텐데요. 이 말은 때로 그 양쪽에 있는 우리들을 외롭게 합니다. 나의 (괴로운) ‘입장’을 누가 대변할 수 없고, 나 또한 너의 ‘입장’이 될 수 없으니까요. 우리들은 이미 저마다의 ‘입장’을 호소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지쳐 있는 걸요. 이때에 서로의 삶을 교차시키는 유일한 가능성은 사랑, 사랑일 겁니다. 무엇을 가능하게 한다고 확답하진 못하겠어요. 딱 떨어지는 것이라면 애초에 가능성일 수도 없겠지요. 우리는 누구를 사랑하거나, 누군가의 사랑이 되거나, 사랑을 믿는 식으로 “사랑의 꿈”을 꿉니다. 그래서일까요. “그대 내 품에” 안기거나 내가 그대 품에 안기는 노래를 두고 그건 네 사랑이지, 라고 모질게 굴지는 않지요. 일순간의 연대 속에서 “그대”도 잠시나마 위로 받기를 바랍니다.

 

* ‘트리뷰트 유재하’는 1987년 11월 1일에 세상을 떠난 유재하의 명곡을 다시 부르는 프로젝트입니다. 싸이월드BGM과 OFFBEAT가 함께 만들었고, 유재하 음악경연대회 출신 뮤지션들이 참여하였습니다. 11월의 끝자락에서 오지은이 부른 ‘그대 내 품에’를 들으며 유재하를 다시금 떠올려 봅니다.

 

- 컨텐츠팀 에디터 희진 (hebong2000@bandinlun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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