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에 귀를 기울이다 - <만병의 원인은 스트레스다>

 

아보 도오루, <만병의 원인은 스트레스다>, 부광, 2009

 

지난 3개월 동안 병원을 전전했습니다. 정형외과, 이비인후과, 한의원, 대학병원까지. 그런데 얼마 전 대학병원에서 1차 진단 시 이상이 있던 곳이 ‘아무 이상 없다’는 진단을 받았습니다. 기분이 좋으면서도, 한편으로는 ‘그럼 왜 몸이 안 좋지’란 고민에 빠졌습니다. 남은 건 피로와 스트레스밖에 없습니다. 장거리 출퇴근을 하면서, ‘일찍 일어나야 해’란 생각에 잠도 잘 못자고, ‘어떻게 글을 잘 쓸까’ 고민하면서 한 시도 머리를 가만두지 않았습니다. 결국 그 좋아하는 야구도 못하고 9킬로그램이 빠져, 보는 이들을 안쓰럽게 만들었지요.

갑자기 이런 얘기를 하는 건 ‘병 자랑’을 하기 위해서가 아닙니다. 피로와 스트레스는,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현대인이라면 누구나 가지고 있는 삶의 흔적이기 때문에 함께 생각해 보자는 거지요. <만병의 원인은 스트레스다>의 저자 아보 도오루 교수는 “독자 여러분은 현대인의 피로와 병이 현대사회의 편리함으로 인해 발생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있는가?”라고 질문합니다.(p. 8) 현대인들은, 편안한 삶 속에서도, 치열한 생존 경쟁을 하면서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에 일상적으로 노출돼 있습니다.

자율신경은 ‘교감신경’과 ‘부교감신경’으로 구성돼 있다고 합니다. 교감신경과 부교감신경은 길항관계가 있는데, 이들 사이에 균형이 깨지면 피로하고 병에 걸리지요. 교감신경의 우위로 인해 피로를 느끼는 사람은 ‘너무 바빠서 늘 피로한 유형’이고, 반대로 ‘부교감신경’ 우위의 경우 ‘지나치게 편한 탓에 몸의 기능이 저하돼 피로가 금방 나타나는 유형’입니다. 바쁜 일상을 사는 현대인의 경우 교감신경의 우위로 인해 오는 피로가 대부분입니다. 혹시 ‘과도한 업무’, ‘마음의 고민’, ‘약의 상용’에 해당되지 않나요? 이는 교감신경을 긴장케 하는 3요소입니다.

아보 도오루 교수가 내놓은 ‘피로야 가라!’ 방법은 교감신경과 부교감신경의 균형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일을 하면서도 한 시간에 한 번은 부교감신경을 우위로 만들어야 합니다. 요령은 간단합니다. 몸이 긴장하고 있을 때의 자세, 즉 일할 때의 자세와 반대 자세를 취하면 됩니다. 앉아서 일하는 분들의 경우 일어나 체조를 하고, 컴퓨터를 하는 분들은 한 시간에 15분은 눈을 쉬게 해야 하며, 서서 일하시는 분들은 앉거나 누워서 쉬어야 하지요.

돌리고, 쓰다듬고, 큰 호흡하기

저자가 알려준 체조는 ‘8자 체조’, ‘허리 쓰다듬기 체조’입니다. 양팔을 들어 몸을 일자로 만든 뒤, 상체의 힘을 빼고 허리부터 손끝이 8자를 그리는 것이 8자 체조이고, 다리를 어깨보다 넓게 벌리고, 양쪽 무릎을 가볍게 굽힌 뒤 손으로 엉덩이에서 허벅지 아래까지 쓸어내리는 것이 허리 쓰다듬기 체조입니다. 이밖에도 체내에 산소를 공급해 피로를 푸는 복식호흡법, 손톱 자극 요법, 피곤할 때 먹으면 좋은 음식 등을 소개합니다. ‘이게 다야?’ 싶은 분들도 있을 겁니다. 그런데 독자들의 이런 반응을 미리 예상했는지, 그는 이런 말을 합니다.

‘겨우 그뿐이야?’라고 생각하겠지만, 이것을 일 년 정도 하면 몸이 놀랄 만큼 달라진다. (…) 나는 원래 체중이 73킬로그램에 약간 비만이었는데, 식생활을 바꾸고 체조를 시작하면서 적정체중으로 완전히 탈바꿈할 정도의 변화였다. 아내가 더 이상은 살을 빼지 말라고 할 정도의 변화였다. (p. 106)

아보 도로우 교수는 체온에도 주목합니다. 여름이 더 뜨거워지면서 냉방을 필요 이상으로 하는 경우가 많은데, 썩 옳은 판단은 아닌 것 같습니다. 그는 “저체온은 혈류가 좋지 않아 몸의 대사기능이 떨어지고, 내장의 활동이 저하된 상태이므로 당연히 피로가 발생한다. 또한 면역력이 떨어져 있기에 병도 발생하기 쉬워진다”고 말합니다.(p. 130) 여성의 경우, 유방이 돌출돼 있어 차가워지기 쉽기 때문에 사무직 여성의 유방암이 증가하고 있다고 합니다. 지금 양손으로 양팔(알통 반대편)을 감싸 안아 보십시오. 내장의 온도에 가까운 겨드랑이 밑의 온도보다 낮다면, 저체온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지치지 않는 슈퍼맨은 없다

저자는 ‘지치지 않는 슈퍼맨’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더욱이 우리처럼 평범한 ‘맨’, ‘우먼’이면 오죽하겠습니까. 슈퍼맨을 지치게 하는 것이 크립토나이트면, 지금 우리를 지치게 하는 것은 피로와 스트레스입니다. ‘스트레스 안 받고 어떻게 살 수 있어?’라고 반문할 수도 있습니다. 맞는 말입니다. 살기 위해서, 살아 남기위해서 피로와 스트레스는 우리가 안고 가야 할 숙명과도 같습니다. 또 아보 도로우 교수는 한 달의 2번 쯤은 그런 자극을 주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합니다.

하지만 먼저 ‘우리는 몸에 얼마나 귀를 기울이고 있는가’란 질문을 던지고 싶습니다. 살아남기 위해, 성공하기 위해 앞으로 달리기만 하면 몸의 소리를 듣기 어렵습니다. 길거리를 걸을 때 ‘씽씽’ 달리는 자동차의 소리에 우리의 숨소리가 묻혀버리는 것처럼 말입니다. 성공을 손에 쥐었을 때 그 손이 떨리고 있으면, 삶의 회한과 성공의 허무감이 밀려오지 않을까요. 오늘은 좋은 음악이나, 달콤한 말보다 내 심장이 뛰는 소리를 먼저 들어보는 건 어떨까요? 공원에서 8자 체조를 하는 분을 만나면 따뜻한 미소 한 번 날려주시는 것도 잊지 마시고요! 반디(ak20@bandinlun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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