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뭐 읽니?] 김보협 외, 《안철수를 읽는다》

 

 

김보협·김외현·성한용·송채경화·임석규 | 《안철수를 읽는다》 | 한겨레출판 | 2012

 

다들 태풍 볼라벤 때문에 걱정이 많으시죠? 저도 아까 점심 먹으러 나갔다, 깜짝 놀랐습니다. 그러나 거세게 불어 닥쳤던 그 바람 때문에 제가 ‘날아갈 뻔 했다’는 말씀은 드리지 않을 겁니다. 제가 이 말을 뱉는 순간, 저를 아는 모든 분들이 ‘납득이’로 빙의한 채 냅따 달려와 이렇게 외쳐댈 테니까요. “널, 어떡하지?”   

 

다른 한편, 새누리당 대선 후보 박근혜 님은 태풍 볼라벤과 같은 속도로, 과거와의 화해라는 일념 하에, 전진 또 전진 중이십니다. 김대중 전 대통령 묘소 참배에 이어 노무현 전 대통령 묘소로, 그리고 전태일 열사 추모까지. (물론 유가족의 반대로 결국 무산되기는 했지만요.) 그 행보가 어찌나 맹렬하고 급진적이신지, 소시민인 저로서는 도저히 “납득이 안 돼. 납득이….”

 

그러니까 이것은 다시, ‘납득이’의 문제입니다. 박근혜 님이 목표하시는 ‘국민대통합’을 위해서는 이 ‘납득이’들을 납득시키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니까요. 

 

납득이 1이 묻습니다. “5·16은 불가피한 최선의 선택”이라는 님의 소신 발언을 (적어도 올 12월까지는) 기억하고 있을 것 같은 “절, 어떡하죠?” 뒤이어 납득이 2가 묻습니다. 올해 최저임금을 묻는 질문에 “5000원. 조금 넘는… 아르바이트 시급이 5000원이 안 됩니까?”라고 되물으셨다던 님의 소식에 실종된 어처구니를 찾아야 했던 “절, 어떡하죠?”

 

하지만 님에게선 좀처럼 답이 돌아올 것 같지 않습니다. 왜냐면, 님은 지금 굉장히 바빠 보이시거든요. 과거와 화해하느라 시청 앞 대한문에도 들르지 못하셨으니까요. 그리하여 납득이 1과 2는 다른 쪽으로 시선을 돌려 《안철수의 생각》을 읽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다 읽고 보니, 그 전보다 묻고 싶은 게 많아집니다. “안철수는 과연 대통령 후보로 출마할 것인가, 출마한다면 어떤 방식으로 할 것인가, 당선은 될 것인가, 당선된다면 대통령직을 잘 수행할 수 있을 것인가 등등” (7쪽)

 

그래서 납득이 1과 2는 정치에 빠삭한 기자 분들을 찾아갑니다. 마침 그 분들 역시 같은 의문을 가진 터라, “그간 축적된 취재 경험과 정보를 바탕으로 정치부 데스크와 현장 기자들의 ‘촉’을 모아” ‘안철수를 읽’고 있다고 하더군요. 그렇게 납득이들은 ‘<한겨레> 정치부 기자 5인의 라운드 토크’에 참관해 ‘안철수와 안철수 현상’에 대한 이모저모를 듣게 됩니다.  

 

대선은 논쟁을 이끌어가는 쪽이 승리한다. 프레임을 장악하는 쪽이 이긴다. 97년 대선에서 김대중과 이회창이 대결했을 때, 논쟁을 만들고 주도한 것은 야당이었다. DJP 연합, IMF 구제금융, 이회창 아들의 병역 문제를 둘러싼 논쟁을 모두 야당이 주도했다. 당시 여당이던 이회창 쪽은 방어와 수성에 급급했다. 2002년 대선에서는 노무현―정몽준 단일화 문제와 행정수도 이전 문제를 노무현 쪽이 주도했다. 이회창 쪽은 반대하기에 바빴을 뿐, 논쟁을 이끌지 못했다. 2007년 대선에서도 이명박―박근혜의 당내 경선이 치열하게 전개되었고, 이명박의 경제 살리기, 4대강, 청계천 문제가 판을 주도했다. 야당은 BBK 문제를 제기했지만 역부족이었다. 대선에서는 정치적 주제든 정책적 주제든 논쟁을 주도적으로 이끈 쪽이 항상 승리했다. 시끄럽게 판을 크게 벌려 손님을 많이 끌어들이는 쪽이 이기는 것이다. _임석규 <한겨레> 정치부장

 

“시끄럽게 판을 크게 벌려 손님을 많이 끌어들이는 쪽이 이기는” 거라고? 납득이들은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지금, 시끄럽게 판을 크게 벌”리고 있는 사람이…… 헐!

 

- 컨텐츠팀 에디터 현선 (anejsgkrp@bandinlun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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