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뭐 읽니?] 우석훈, 《fta 한 스푼》

 

 

우석훈 | 《fta 한 스푼》 | 레디앙 | 2012

 

"이명박 대통령은 토마스 도나휴 미 상공회의소 회장을 접견한 자리에서 한미 FTA 이행 강화를 위한 협력 방안을 논의하며 미국 상공회의소가 한미 FTA 체결에 중요한 역할을 했으며 한미 FTA를 위해 계속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습니다."

 

한미 FTA와 관련된 가장 최근의 뉴스입니다. 보면서 드는 생각인데요. ‘급’체결 당시에도 그렇고, ‘FTA효과’를 열심히 찾아 알리는 데 열중인 현재에도 그렇고, 대통령님의 머릿속에는 그 어디에도 이를 반대해 온 국민들이 존재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러한 이유에서, 한 나라 안에 엄연히 존재하고 있는 ‘다른’ 의견들을 산뜻이 무시해버리는 불통스러운 님의 태도에, 불경스럽게도 유감 ‘한 표’를 드려야만 하겠습니다. 그리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미 FTA 이행 강화'를 위해 남은 임기, 하얗게 불태우실 님의 뜻에 맞서, 참으로 애교스럽게 한 스푼만큼의 저항을 전하고자 하는 책과 사람를 소개해드릴까 합니다. 

 

한미 fta는 전형적인 괴수 영화의 구조이다. 이게 유토피아라고 생각하든 디스토피아라고 생각하든, 혹은 6·25 때 미군에게 도움을 받았으면 우리도 어느 정도 손해는 감수해야 하는 거 아니냐는 60대 할아버지의 말이든, 당장 변화가 나타나지 않는다는 것은 알고 있다. 영화로 치면 6년간에 걸친 프롤로그가 끝나고, 그야말로 기승전결의 기가 시작된 단계이다. 물론 봉준호의 영화처럼, 언제 한국 사람들이 그렇게 느긋하게 괴물의 등장 순간을 음미할까 하면서 바로바로 괴수의 모습을 전면적으로 등장시키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괴수 중의 괴수, 가장 성공한 괴수 영화의 주인공인 고질라가 언제 시작하자마자 바로 모습을 보이던가? 무엇을 기다리며 보든, 괴수 영화에는 반드시 괴수가 등장한다. (…)

 

이제 와서 각 분야별로 이건 손해고 이건 이익이라고 따지는 것은 무의미할 것 같다. 그게 필요 없어서가 아니라, 외교부가 설정한 분야별 접근 방식이, 우리 앞에 이미 등장하기 시작한 고질라의 모습을 보지 못하게 하기 때문이다. 자, 지금부터 나는 독자들에게 현미경으로 들여다보게 만든 화각을 뒤로 빼서, 광각의 스크린으로 원거리에서 한미 fta라는 영화를 재구성해 보려고 한다. (93-96쪽)

 

그리고 마지막으로, 애초에 괴수 영화를 좋아하지 않을뿐더러, ‘이런, ○○스러운’ 영화 따위 생전에 보게 되리라고는 꿈에도 생각지 못했던, 그러나 어쩔 수 없이 보게 된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짧게 한 말씀 드리고자 합니다.

 

고질라가 싫어요!

영화표, 환불해주세요!  

 

- 컨텐츠팀 에디터 현선 (anejsgkrp@bandinlunis.com)




Trackback 0 Comment 0
prev 1 ··· 42 43 44 45 46 47 48 49 50 ··· 94 nex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