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뭐 읽니?] 조시 리치먼, 애니시 셰스 《똥오줌 사용설명서》

 

 

조시 리치먼, 애니시 셰스 | 《똥오줌 사용설명서》 | 페퍼민트 | 2012

 

개그맨 박명수처럼 스스로가 우스워지길 마다하지 않는 일부를 제외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똥, 오줌, 방귀에 대한 공개적인 발언을 기피합니다. 박명수의 입에서 나오는 ‘설포’라는 말을 듣고 자지러지게 웃을 순 있지만 자발적으로 자신에게 일어났던 폭풍설사의 경험을 떠벌리진 않는다는 거죠. 뿐만 아니라, 생판 모르는 남에게도 화장실에서의 요란한 소리와 구린 냄새의 근원이 자기였음을 밝히긴 정말 싫습니다. 혹여나 누군가가 내가 볼일 본 칸에 들어가며 “어휴, 냄새~!”라고 들으라는 듯 짜증을 부린다면, 다시는 안 볼 사람일지라도 민망함이 극에 달하니까요. 어디에라도 숨고 싶은 그 순간을 견뎌낼 자신도 없고요. 그런데 가만 생각해보면 웃긴 일입니다. 양미간을 찌푸리고 눈치를 주었던 그 사람 또한 똥이나 오줌, 방귀 중 하나의 볼일로 화장실에 온 것인데 말이죠.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라더니, 내가 싸는 똥은 자연의 섭리고 남이 싸는 똥은 그야말로 더러운 똥인가요.

 

아무래도 오줌보다는 똥이 인기가 많다. 이 세상에 똥을 싸지 않는 사람은 없다. 하지만 사회 규범 탓인지 아무도 대놓고 똥 이야기를 하지는 않는다. 이야기만 안 하는 게 아니라 똥을 싸는 일도 남들 몰래 후다닥 해치워버린다. 똥이 주는 카타르시스를 즐기기는커녕 배변을 일상생활에서 어쩔 수 없이 치르는 불쾌한 일로 여기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여기서 당신에게 똥의 모양과 크기, 색깔과 냄새가 얼마나 다양한지 알려주려고 한다. 또한 소화기관의 주요 기능을 설명하면서 똥이 인간의 육체와 감정에 얼마나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지 함께 살펴보고자 한다. 똥에 관해서는 너무나 할 이야기가 많다. 당연하지 않은가. 똥은 수백만 년 전부터 인간과 함께 해왔으니까 말이다. (63-64쪽)

 

그래서 저는 지금, 내 똥, 남의 똥 차별하지 않기 위해 ‘내 몸이 깨끗해지는’ 《똥오줌 사용설명서》를 펼쳤습니다. 그리하여, “어쨌거나, 들어간 것은 반드시 나온다!”는 모토 아래, 똥, 오줌, 방귀의 다양한 종류들을 나열하고 이에 대한 의학적 지식을 제시하며, 나온 것으로 들어간 것들을 생각하게 하고, 들어가지 말았어야 할 것과 꼭 들어갔어야 할 것들에 대해서도 일러주는 이 책을 아주아주 재미지게 읽고 있습니다. 각 장의 첫머리에 대놓고 늘어놓은 똥과 오줌, 방귀에 대한 묘사(?)들에 폭소를 터트리면서 말이에요. 

 

물론 이 똥도 변기에 앉아서 싸지만, 이건 액체 형태라 건더기가 거의 없다. 즉 설사다. 이런 똥을 쌀 때면 왠지 오줌이 엉뚱한 곳에서 나오는 거 아닌가 싶어진다.

 

설사는 가끔 느닷없이 폭발하듯 나오는데, 엄청나게 요란한 방귀가 동반되는 경우가 빈번하다. 갑자기 설사가 마려워 재빨리 화장실에 들어가면 제때 변기에 앉았다는 안도감도 잠시, 이후에는 설사 배출로 인한 불쾌감이 엄습한다. 설사는 폭탄처럼 쏟아지는 특성이 있기 때문에 때로는 갈색 똥물이 튀어 변기 의자에 묻기도 한다. 너무 심하게 튈 때면 일을 마치고 나서 엉덩이에 묻은 똥물을 닦아내야 한다. 그러니 설사는 기분 좋은 똥은 아니다. (78-79쪽)

 

- 컨텐츠팀 에디터 현선 (anejsgkrp@bandinlun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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