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한 권이 전하는 희망의 메시지 - <히말라야 도서관>

 

존 우드, <히말라야 도서관>, 세종서적, 2008


잡는 순간 가슴이 콩닥콩닥 뛰는 책이 있다. <히말라야 도서관>, 이 책이 바로 그랬다. ‘스타벅스가 6년 동안 500개의 매장을 열었다면 그는 3,000개의 도서관을 지었다!’라는 카피는 두른 이 책은 히말라야 트래킹 중에 우연히 만난 네팔의 학교와 도서관, 아이들을 보며 인생의 큰 전환점을 맞은 한 남자의 이야기다. 그리고 한 권의 책이 한 사람의 인생을 바꿀 수 있고, 한 사람의 열정이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가슴 벅찬 메시지를 가득 품고 있다.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회사 마이크로소프트사에서 30대에 이사를 역임할 정도로 능력을 인정받으며 촉망받는 비즈니스맨의 길을 걷던 존 우드는 처음으로 장기휴가를 내고 히말라야 트래킹을 떠난다. 우연히 만난 네팔의 교육재정 담당관 파수파티를 통해 그곳의 열악한 교육 현실을 전해들은 그는 이튿날 파수파티를 따라 직접 학교를 방문해 책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텅 빈 도서관을 목격하고 충격을 받는다. 존 우드는 그런 환경에 처한 네팔의 아이들을 보며 도서관을 통해 수많은 책을 접했던 자신의 어린 시절을 떠올렸고, 꼭 책을 가지고 다시 찾아달라는 교장 선생님의 간곡한 부탁을 되새기며 네팔의 아이들에게 책을 전해줄 계획에 골몰한다. 그리고 자신의 인적 네트워크를 이용해 지인들에게 네팔에 보낼 책들을 모은다는 내용의 메일을 썼고 그 결과는 그의 상상을 뛰어넘었다!

달라이 라마는 우리가 비울 때 실제로 행복을 돌려받는다고 말했다. 단순히 자신만을 위해 돈을 쓴다면 욕망은 끝이 없다. 진정한 행복을 얻을 수 없다. 우리는 계속 더 좋은 집과 자동차를 원할 것이고 죽을 때까지 욕심에 사로잡혀 허덕일 것이다. 만일 내가 가진 것들을 나보다 덜 가진 사람들과 나눈다면 세상을 좀 더 좋은 곳으로 만들었다는 생각과 따뜻한 마음을 대가로 받을 것이다. (p. 23)

포기, 그리고 또 다른 차원의 행복

주변 사람들의 애정어린 관심 속에 모은 책들을 네팔로 보내면서 존 우드는 그동안 누려온 소유하는 행복과는 차원이 다른 나누는 행복을 경험하게 된다. 그리고 그 일이 자신의 가슴을 뛰게 만든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자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모른 채 살아가는 사람들이 대부분인 인생에서 ‘가슴 뛰는 일’을 만난다는 것은 흔치 않은 행운이다. 그러나 그것은 때로 큰 용기와 그에 따른 희생을 담보로 한다. 그의 경우도 그랬다. 책을 읽고 싶어 하는 네팔의 아이들에게 책을 전해주는 자선사업이란 비전을 가슴에 품게 된 그는 고민 끝에 자신의 마음을 따르기로 결정한다. 탄탄대로의 출세길이 보장된 직장, 아름답고 능력 있는 여자친구, 안락한 집과 자동차, 든든한 은행잔고 등 많은 것을 포기한 채로.

자신이 보여주는 능력과 앞으로 보여줄 능력이 얼마나 대단한 가를 알아가는 것을 겁낼 이유는 없다. - 키르케고르 (p. 27)

자선사업가로서의 길은 결코 만만하지 않았지만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고 했던가. 신출내기 자선사업가인 존 우드는 지인들의 도움과 과거 뛰어난 비즈니스맨이었던 자신의 능력을 십분 발휘해 서서히 사업의 기틀을 잡기 시작했고, 늘어가는 기부자와 열정적인 자원봉사자들의 활약이 더해져 지금의 ‘룸투리드(room to read)’를 형성했다.

교육으로부터 소외된 아이들에게 책이라는 희망을 전하고자 하는 룸투리드의 사업은 이후 비약적으로 성장해 첫 삽을 떴던 네팔에서 베트남, 인도, 스리랑카, 라오스 등으로 확대되었고, 현재까지 3,000곳의 도서관을 지었으며, 150만권의 도서를 기증했고, 200개 이상의 학교를 세웠다. 그리고 가난한 나라일수록 교육에서 배제되기 쉬운 소녀들을 위한 장학금도 지급하고 있다. 또한 추진되는 사업들은 지역사회와 연계하여 지역민들이 직접 참여하는 방식을 선택함으로써 일방적으로 받는 선물이 아닌 내 것이라는 주인의식을 가질 수 있게 유도하고 있단다.

룸투리트. 현재, 미래의 기적

존 우드가 이끌어가는 ‘룸투리드’의 사업이 큰 의미를 갖는 이유는 그 대상이 미래의 주역인 ‘아이들’이고, 또 그 방법이 ‘책’이라는 점이다. 즉, 소외된 지역의 아이들이 ‘책이라는 창’을 통해 또 다른 세상을 만나고 소통하며 꿈꿀 수 있게 도와준다는 것이다. 어린 시절 읽었던 한 권의 책이 그 사람의 인생을 바꿀 수도 있다는 점을 떠올려 볼 때 룸투리드의 도서관 사업은 수치로 환산하기 힘든 큰 가치를 갖는 셈이다. 그들이 전한 책들이 수많은 아이들의 삶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생각만으로도 가슴이 벅차오른다.

또한 책에는 룸투리드의 사업기반이 되는 기부금의 모집 과정과 기부자들의 열정적인 반응, 세계 각지에서 참여를 희망해 오는 자원봉사자들의 활약, 그리고 그동안 진행되었던 사업과 그 과정 등 룸투리드의 전반적인 운영에 대한 내용들이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 그 이야기들을 읽으며 ‘나’만을 고집하지 않고 ‘우리’를 함께 떠올리는 그들의 기부문화가 참 부러웠다. 성공한 기업이나 경영인이 기부를 통해 그동안 축적한 부를 사회에 환원하고, 아이들과 함께 집에 있는 헌책들을 모으거나 자선파티 등의 행사를 통해 쌈짓돈에서 거액에 이르는 금액을 내놓는 등 기부행위가 일상의 한 부분으로 자연스레 자리 잡은 그들의 모습이 아름다워 보였다. 이 책을 통해 우리 사회에서도 ‘나’보다 ‘우리’를 먼저 떠올리는 따뜻한 기부 문화가 좀 더 뿌리를 내릴 수 있길 소망해 본다.

후원자들은 희망을 보고 싶어 한다. 나는 가난에 찌든 그들의 모습을 보여주는 대신 졸업장을 받은 화사한 어린이들의 모습, 언청이 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활짝 웃는 소녀, 새로운 우물을 이용하게 된 농부들의 모습을 보여주려 한다. 나는 긍정적인 결과를 보여주고 싶다. 우리가 흘리는 눈물은 새로 연 도서관을 본, 장학금을 받은 소녀들을 소개하는 기쁨의 눈물이고 싶다. (p. 112)
 


<히말라야 도서관>을 읽는 동안 참 많이 놀랐고, 많이 감동 받았다. 읽고 싶어도 읽을 책이 없는 아이들이 아시아에 그렇게 많다는 사실에 놀랐고, 그런 아이들을 위해 자신의 보장된 미래를 뒤로 한 채 꿈을 향해 달려가는 존 우드의 열정과 용기가 감동적이었다. 각국에서 도서관 건립과 장학금 등의 사업을 위해 일하는 자원봉사자들과 아무런 상관도 없는 아이들에게 책을 전해주기 위해 기쁘게 기부하는 사람들의 모습이 아름다웠고, 옹기종기 모여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책을 읽는 해맑은 모습의 아이들은 마음을 흐뭇하게 만들었다. 

그러나 그 무엇보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바로 한 사람의 뜨거운 열정이 기어코 세상을 변화시켰다는 점이었다. 나 하나가 변한들 세상의 얼마나 달라지느냐고, 내가 노력한들 무얼 변화시킬 수 있겠느냐며 속단하는 우리에게 존 우드는 그렇지 않다고, 나를 보라고 말한다.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고,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는 말을 그는 몸소 보여주지 않았는가. 물론 지금의 룸투리드는 그의 노력 외에도 많은 이들의 도움과 참여가 있기에 가능했다. 그러나 우연히 히말라야에서 만난 자신의 비전을 잊지 않고 열심히 달려온 그가 있었기에, 세상의 열정들이 그를 중심으로 모여들어 룸투리드를 이끄는 원동력이 되지 않았나 싶다.

세상을 바꾸기 위해 무언가 하고 싶다면 생각만 하지 마라. 뛰어들어라. 현실적으로 모든 것을 고려하면 아무 것도 할 수 없다. (p. 246)

<히말라야 도서관>은 '한 권의 책으로 전하는 희망의 메시지'를 담뿍 품은 책이다. 아이들에게 책이라는 희망을 전해주는 훈남 존 우드의 가슴 뛰는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그와 함께 희망의 도서관을 방문해보자. 밀려오는 벅찬 감동을 함께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오늘의 책을 리뷰한 ‘햇살박이’님은?
수만 갈래로 펼쳐진 책 속의 길을 하나하나 찾아보는 재미에 푹 빠진 책 읽는 한량.

Trackback 1 Comment 2
  1. 아련_ 2009.07.10 00:50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예전에 올린 서평이라 난잡하지만 트랙백 날리고갑니다

prev 1 ··· 714 715 716 717 718 719 720 721 722 ··· 752 nex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