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점에서 만난 사람] 백수생활백서 실천가 - 도공 님

 

추석 연휴가 눈앞으로 다가왔네요. 연휴 동안, 그동안 못만났던 가족들도 만나고, 이야기도 나누고 할일이 참 많으실 텐데요. 그래도 남은 2011년을 살아내기 위한 몸과 마음의 휴식 또한 놓치지 말고 챙기시기 바랍니다.

 

자, 그럼 오늘도 [서점에서 만난 사람] 시작하겠습니다!

 

도공 님이 궁금합니다!

 

구직과 실직을 벌써 두 번째 반복하고 있는 백수. ‘실업’은 구조의 문제라고 생각하지만, 그렇게 생각한다고 해서 내가 느끼는 불안과 초조가 줄어들지는 않는다는 사실을 깨닫곤 잠시 혼란스러워하기도 했음. 지금은 ‘불안하면 지는 거다’라는 모토 하에 김상봉 선생이 말씀하신 ‘낙오자 되기’를 실천하고 있지만 여전히 ‘낙오자 취급 당하기’에는 익숙하지 않은 모순덩어리 세속인.

 

반디 서재와의 인연을 말씀해주세요.

 

별 생각 없이 쓴 리뷰가 '오늘의 책'에 선정되면서 서재를 잠시 꾸며볼까, 했었죠.

 

반디 서재에서 활동하시는 동안 가장 의미 있었던 순간은 언제인가요?

 

바로 저(위) 순간.

 

‘책 읽는 설렘’에 대해서 한 말씀해주신다면?

 

책을 안 좋아하는 건지 몰라도, 전 책을 읽는 ‘설렘’ 같은 건 잘 모르겠다는. 저한테 책은 그냥 밥 같은 거라서. 뭐, 가끔 외식하면서 메뉴를 신중히 고르기도 하고, 오늘은 뭐 해 먹을까 고민하기도 하지만, 그러다 엄청 맛있는 음식이 얻어걸리면 ‘앗싸~!’ 하고 쾌재를 부르고 ‘너무 맛있다’고 호들갑을 떨기도 하지만, 그 만남 자체는 워낙 일상적이고 당연한 거라 미처 ‘설렘’이 끼어들 자리가 없달까. 달리 말해 책은 가슴 떨리는 연인이라기보다, 없으면 안 되는 내 일부인 듯.

 

책을 고르는 기준은 무엇인가요?

 

그때그때, 제 상태에 따라 다른데, 몸이 편할 땐 머리가 불편해지는 책들-사회과학, 경제, 생태, 인문 등-을 많이 골라 읽고요, 반대로 머리가 불편할 땐 소설을 많이 찾는 것 같아요. 물론 특정한 문제의식이나 관심 있는 주제가 생기면 그에 답을 줄만한 책들을 골라 읽고요.

 

이런 책은 무조건 산다! 라고 할 만한 기준이 있으신가요?

 

박민규 소설. (내) 눈에 띄는 신간.

 

요즘 읽고 있는 책에는 어떤 게 있나요?

 

  

 

앙드레 고르의 <프롤레타리아여 안녕>을 펴놓고 박주영의 <종이달>, 장강명의 <표백> 같은 소설을 읽었네요.

 

요즘 눈독(?) 들이고 있는 책에는 어떤 게 있나요?

 

사고 싶은 책은 대부분 사버리는 스딸이라 책에 ‘눈독을 들이’거나 ‘마음에 담아두’거나 하진 않아요.

 

좋아하는 작가가 있으신가요?

 

 

 

 

 

 

 

 

 

 

 

지금 딱 떠오르는 사람은 박민규와 강신주인데.. 박민규는 제가 굳이 말을 보탤 필요가 없을 것 같고, 강신주는 인문이라는 칼로 이 사회 단면을 베어내 날카롭게 진단할 줄 알아요. 그의 무기도, 관점도, 시선도 마음에 들어요. <상처받지 않을 권리>가 특히 그랬고, <철학적 시 읽기의 즐거움>에서조차 그는 이 사회를 잊지 않아요. 한국에서 찾아보기 힘든 인문학자의 면모죠.

 

늘 마음에 두고 있거나, 몇 번이고 다시 보며 감동을 느끼는 책이 있으신가요?

 

<오래된 미래>. 몇 번이고 다시 읽진 않았지만, 늘 마음에 두고 있는 책이에요. 자본주의가 모든 것을 ‘숫자’로 환원하면서 인간 사고와 삶을 얼마나 황폐하게 만드는지 말해주거든요.

 

최근 3개월 동안 인상 깊게 읽으신 책은 어떤 게 있나요?

 

갈수록 인상 깊은 책이 적어지는 것 같아 걱정이네요.

 

책을 읽지 않을 땐, 보통 무엇을 하면서 지내시나요?

 

해찰

 

독서하면서 생긴 특별한 습관이 있으신가요?

 

한 번 잡은 책이 아주~ 재미있지 않은 이상 이 책 읽다, 저 책 꺼내 읽다, 해서 항상 베개 맡에 책 대여섯 권은 기본 널려 있어요.

 

그간 읽으신 소설 속 캐릭터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인물이 있으신가요?

 

<삼미 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의 주인공. 

 

단 한 권의 책으로 자신을 설명해야 한다면, 어떤 책을 꼽으시겠어요?

 

박주영의 <백수생활백서>.

 

가장 좋아하는 분에게 선물하고 싶은 책은 어떤 건가요?

 

내 책장에서 고른 책이라면 무엇이든.

 

세상 모든 책이 불탈 때 단 몇 권의 책을 구할 수 있다면 어떤 책을 구하실 건가요?

 

흠...... 타오이스트로서 <노자>라도 구해야 할까요. 

 

앞으로의 독서 계획이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읽은 책에 대해 일일이 리뷰를 다 쓰면 좋겠지만 현실적으로 힘든 관계로다가 되도록 책 읽고 짧게나마 기록을 남기려고 해요. 나한테 인상 깊었던 구절, 혹은 이 책 한권을 대변해줄 수 있는 대표 구절을 옮겨 적는 것도 방법이고요. 그게, 내 저질 기억력이 읽었던 책들에 대해 취할 수 있는 최소한의 예의인 것 같네요.

 

'책 읽는 설렘'에 대한 도공 님의 답변이 참 인상적입니다. "그 만남 자체는 워낙 일상적이고 당연한 거라 미처 ‘설렘’이 끼어들 자리가 없"다고 하셨죠. 왜 박주영의 <백수생활백서>로 자신을 표현하셨는지 알겠네요. 앞으로는 자발적 '낙오자 되기' 실천에서도 '불안과 초조'가 끼어들 자리가 없길 바라봅니다. 혹은 바라는 때에 바라는 일로 바라는 책은 모조리 구할 수 있게 되길 기원해드릴게요~


Trackback 0 Comment 0
prev 1 ··· 70 71 72 73 74 75 76 77 78 ··· 105 nex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