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판에셀'에 해당되는 글 4건

  1. 2013.12.27 [2013, 바로 이 책! No. 6] 눈물과 연대를 찾기 위해 - Wittgen77님
  2. 2012.12.11 《참여하라》 - 우리가 가진 권력의 힘으로
  3. 2012.12.04 [요즘 뭐가 잘 나가니?] 세상과 내가 함께 흔들리는 지금
  4. 2012.05.10 《지금 일어나 어디로 향할 것인가》 - 분노한 당신에게, 그 다음을 제안하다

[2013, 바로 이 책! No. 6] 눈물과 연대를 찾기 위해 - Wittgen77님

연대. 하나의 띠로 연결되어 있다는 뜻이죠. 더 나아가서는 다같이 무슨 일을 하거나 책임을 진다는 뜻이기도 하고요. 혼자 잘 살기도 팍팍한 이때에 무슨 그런 부담스러운 소리냐고 누군가는 말할 수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혼자 잘 살기 팍팍하니까, 바로 그 때문에 서로의 손을 잡아야 하지 않을까요? 실제로 곁에 있는 사람의 손을 잡을 수도 있겠고요. 조금 더 사람이 많은 모임이나 집회에 가도 되겠습니다. 혹시 낯을 가려서 그런 연대가 어렵다면 독서로 시작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지요. 여기, 적절한 참고도서를 제안해주신 분이 계십니다. 앞으로 “눈물과 연대를 찾을 수 있는 그런 좋은 책들을 많이 읽고 싶”다고 말씀해주신 Wittgen77님인데요. 함께 ‘2013, 바로 이 책!’의 여섯 번째 이야기를 펼쳐 보겠습니다.

 

반디 | 2013년에 독서를 앞두고 다짐한 나만의 독서 계획이 있다면 무엇이었나요? 그것은 이루어졌나요?

 

Wittgen77 | 우선 ‘회복’이었어요. 2013년 1월, 그 암담함과 실망을 어떻게 견뎌야 할지 두려웠거든요. 그래서 온갖 출판사들에서 쏟아내는 싸구려 ‘힐링’이 아닌 진정 내 스스로에 대한 격려와, 그를 통한 회복이 필요하다고 느꼈습니다. 때문에 주로 삶을 다시 돌아보게 되는 책들을 많이 읽자고 계획을 세웠죠. 물론 대 실패로 돌아갔지만요.^^

 

또 하나는 새로 태어날(이제는 어엿한 8개월 차 베이비가 되었습니다!) 아이를 위해, 좋은 아빠가 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책들을 많이 읽자고 목표를 세웠습니다. 뭐, 이것도 돌아보면 그리 만족할 만한 성적은 아닌 것 같네요. 난생 처음, 육아와 아이 교육에 관련된 책들을 찾아보려 애썼습니다.

 

그리고 지난해와 비교했을 때 10권의 책을 더 읽자고 목표를 세웠습니다. 그렇게 되면 110권인데요. 연말이 다가오면서 “‘개수’ 따위가 먼 소용이 있어, 내실이 중요하지!”라며 나태함을 무마하고 있습니다.^^

 

반디 | 2013년에 출간된 책의 키워드는 무엇이었다고 생각하세요? 세 가지와 그 이유를 들려주세요.

 

Wittgen77 | 세 가지나 꼽을 수 있을 정도로 제가 박식하지 못해서.^^ 전 일단 작년에 이어 올해도 40대를 위한 ‘힐링’이나 ‘자기계발서’들이 많이 쏟아져 나오지 않았나 싶어요. 뭐 나름 많이 팔리기도 한 것 같고요. 그런데 전 개인적으로 특정 연령층을 거론하며 만드는 책들은 그리 좋아하지 않아서, 읽지는 않았습니다. 아마 점점 팍팍해지는 세상 속에서 어쩌면 극도의 공포감과 고독을 동시에 느끼고 있을 40대들을 위한 무언가가 필요했기 때문이 아닐까 싶어요.

 

 

또 하나는 ‘사회’입니다. 《허기사회》, 《피로사회》, 《절벽사회》, 《팔꿈치 사회》, 《불안증폭사회》 등 제가 읽은 것만 해도 꽤 될 만큼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사회가 과연 어떤 사회인지, 이것이 정상인지 아님 지극히 위험한 비정상 상태인지 성찰하는 책들이 많았다고 생각해요. 분명 의미가 있는 시도였다고 생각하고, 독자들의 반응에서 알 수 있듯, 절박한 문제이기도 하죠. 우리 모두가 침묵할 뿐이지, 지금의 모습이 온전히 정상적이지 않다는 것을 다 인식하고 있다는 소리겠죠.

 

마지막으로 제 생각에는 ‘과거에 대한 회귀’입니다. ‘응답하라 1997’ 이전 ‘응답하라 1994’가 있었죠. 그리고 세시봉 열풍, 불후의 명곡 등등. 그리고 결정적으로 대선의 결과가 말해주죠. 우리는 어느 새 미래에 대한 희망보다는 과거에 대한 향수만 가지고 있는 불행한 세대가 되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출판계에서도 이를 노린 다양한 아이템들이 쏟아져 나온 것으로 알고 있어요. 옛날이야기를 하면 좋죠. 이미 지나간 과거니까 얼마든지 채색이 가능하니까요. 하지만 개인적으로 그런 나라와 사회는 필히 몰락한다고 생각합니다.

 

반디 | 그런가 하면 2013년에 완독하신 책도 있을 텐데요. 그 중 나에게 최고로 기억된 다섯 권의 책을 감상평과 함께 소개해주세요. 특정한 구절을 발췌해주셔도 좋습니다.

 

Wittgen77 | 어렵네요. 특히 올해는 백수 생활이 잠시 있어서, 그동안 특정 장르의 책들을 많이 읽었거든요.^^

 

 

박용현 | 《정당한 위반》 | 철수와영희 | 2011 - 음. 일단 《정당한 위반》이 생각납니다. 제목이 모든 것을 말해주죠. MB정부 5년 동안 우리가 잃은 것이 과연 무엇인지 생각하게 만든 책이었습니다. ▶ 리뷰 보기

 

조유진 | 《헌법사용설명서》 | 이학사 | 2012 - 그리고 《헌법사용설명서》도 인상 깊었어요. 국민(개인적으로 국민이란 단어를 좋아하지는 않습니다)이 가지고 있는 권리에 대해 우리가 그동안 너무 모르고 지내온 것은 아닌가 하는 반성을 했습니다. ▶ 리뷰 보기

 

신무광 | 《우리가 보지 못했던 우리 선수》 | 왓북 | 2010 - 또 재일동포 출신 축구인들의 삶과 꿈을 담은 《우리가 보지 못했던 우리 선수》도 기억납니다. 정대세의 눈물과 함께 아마 오래 기억될 책일 것 같아요. ▶ 리뷰 보기

 

 

유시민의 《어떻게 살 것인가》 ▶ 리뷰 보기 도 좋았고, 존경하는 스테판 에셀의 《멈추지 말고 진보하라》 ▶ 리뷰 보기《포기하지 마라》도 소중한 경험이었습니다. 진정한 삶의 행복을 추구하기 위해서는 이웃의 고통에 눈감지 말아야 한다는 소중한 교훈을 다시 한 번 되새겼어요.

 

반디 | 2013년 반디앤루니스 ‘오늘의 책’ 때문에 읽게 된 책이 있나요? 감상평을 들려주세요.

 

Wittgen77 | 아쉽게도 없어요. 하지만 읽고 싶은 책들은 꼬박꼬박 메모해 두었답니다. 그리고 아주 가끔 제 서평으로 인해 책이 소개될 때는 너무 기분 좋아서 하루 종일 헤헤거리고 다녀요.^^ ▶ Wittgen77님의 오늘의 책 보기

 

반디 | 2013년 이전에 출간되었지만 올해에도 자주 꺼내 보았던 좋은 책이 있나요?

 

 

Wittgen77 | 《내 청춘의 바다에 서다》란 책을 다시 꺼내 읽었어요. 정직하고 당당한 노동자의 이야기입니다. 죽을 고비를 넘겨가며 원양어선을 타고 거친 바다를 누벼온 우리 노동자들의, 단단하지만 가슴 찡한 이야기들이 그리웠거든요. 정직한 노동이 대접받는 ‘유토피아’를 꿈꾸는 저에게는 매우 소중한 책입니다.

 

반디 | 얼마 남지 않은 2013년은 어떤 책과 함께하실지 소개해주시고, 한해 독서를 돌아본 소감을 이야기해주세요.

 

Wittgen77 | 이미 올해 목표량을 채우겠다는 욕심은 버렸어요.^^ 물리적으로도 불가능할 것 같고, 또 이제는 그런 무식한 독서는 그만두자는(다른 분들의 1년에 100권 읽기 목표 등을 무시하는 건 절대 아님.^^ 제 독서 방법을 무식하다고 한 것임^^) 생각입니다. 그래서 남은 시간들은 따뜻하고, 때로는 고민 속에서도 눈물과 연대를 찾을 수 있는 그런 좋은 책들을 많이 읽고 싶어요. 좋은 책을 찾기가 더 어려워진 시대에요. 반디에서 앞으로도 독자들에게 소중하게 다가갈 수 있는 좋은 책들을 많이 소개해 주셨으면 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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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하라》 - 우리가 가진 권력의 힘으로

 

 

스테판 에셀 | 《참여하라》 | 이루 | 2012

 

“이윤과 금권의 독재를 거부하고, 극도의 빈곤과 오만한 부가 극단적으로 공존하는 것에 대해 분노하고, 경제적 봉건주의를 거부하고, 진정으로 독립적인 언론이 필요함을 확인하고, 모든 형태의 사회보장제도를 확립하는 것. 우리가 지난날 수호했던 이러한 가치와 성과 중 많은 것들이 이제는 지켜지기 힘들게 되었거나, 심지어 위기에 처하기까지 했습니다.”

 

그럴 줄 몰랐다. 설마 하던 일이 벌어졌다. 이후로 내내, 설마가 사람 잡는 일을 보아야 했다.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 부지기수로 일어났다. 경쟁이 낳은 실패와 좌절, 절망이 지천에 널려 있고, 빈곤으로 떨어진 이들의 하루가 빚더미 위에 아찔히 올라서 있다. 구제될 길 없는 몰락과 나락의 현실이 만연하고, 먹고 살기 힘들어 죽겠다는 말이 실제의 죽음으로 이어지고 있다.  

 

“저항이란 무엇입니까? 무엇보다, 우리 주위에 터무니없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이에 강력히 맞서 싸워야 한다는 생각을 갖는 것입니다.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인 줄 알지만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 단정하고 체념하는 것, 그것을 거부하는 것이지요.” (24쪽)

 

다시, 선택의 시기가 돌아왔다. 잘못된 선택을 후회하고 또 후회했다. 그러면서 줄곧 기다려온 날이다. 정말이지 이번에는, 설마가 사람 잡게 하고 싶지 않다. 더 이상 그렇게 내버려 둘 수 없다. 저항이 필요한 순간이다. 때마침, 저항은 아주 간단한 방법으로 성취될 수 있다. 그간 말로만 주인이던 우리가 주인된 자의 목소리를 낼 때가 왔고, 우리는, 우리에게 주어진 권력으로 오로지 우리를 위한 선택을 하면 된다.

 

모두가 서민을, 경제민주화를, 복지를 말하고 있다. 왜? 그러지 않고는 배길 수 없기 때문이다. 수많은 표심들이 ‘먹고 살기 힘든 현재’에 집중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런 만큼, 여·야, 보수와 진보가 구분되지 않는 비슷한 정책들 사이에서 진심을 가려보는 혜안이 필요하다. 그들은 선수다. 특히 거짓말에 탁월하다. 그들은 우리를 속인 경력이 있고, 우리는 그들에게 속아 넘어간 경험이 있다.

 

화장실 들어갈 때와 나올 때가 다른 사람들이다. 착각도 잘 해서, 국민으로부터 이양된 권력이 본래 자기 것인 양 행세한다. 정신, 바짝 차려야 한다. 그리고 바꿔야 한다. 이대로는 안 된다. 이래서는 못 산다. 지금이 바로 어쩔 수 있는 때다. 그걸, 우리가, 할 수 있다.

 

“세계적인 위기가 휩쓸고 간 뒤 우리가 사는 이곳은 경제적으로 불안정하고 짝이 없는 고달픈 세상이 되었습니다. 왜 이렇게 되었을까요? 금융화된 세계 경제에서 막대한 이득을 취하는 자들에 의해 이렇게 된 것입니다. 너무나 혐오스러운 세상입니다. 지체할 시간이 없습니다. 한시라도 빨리 정의로운 세상, 모든 이가 평등하고 자유로운 세상이 정착될 수 있도록 변화시켜야 합니다.” (66쪽)

 

- 컨텐츠팀 에디터 현선 (anejsgkrp@bandinlun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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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뭐가 잘 나가니?] 세상과 내가 함께 흔들리는 지금

오늘은 날씨가 특히 더 춥네요. 옷으로 채 가리지 못한 얼굴이 무방비 상태로 차가운 공기에 노출되고, 숨 한 번 쉴 때마다 몸속 온기를 대신해 바깥 냉기로 속을 채우게 되니 숨도 크게 쉬기 망설여지는 날입니다. 이럴 때는 뭐니 뭐니 해도, 따뜻한 방 안에서 뒹그르르 하는 게 좋겠지만, 꿈같은 얘기는 이만하는 것으로 하고. 요즘에는 또 어떤 책들이 잘 나가고 있는지,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11월 28일부터 오늘, 12월 4일까지 반디앤루니스 온오프라인 판매량 집계를 검색해보니, 부동의 1위를 고수하고 있는 혜민 스님의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을 필두로, 청춘의 멘토 김난도의 《천 번을 흔들려야 어른이 된다》와 청춘+알파의 여성 멘토 김미경의 《언니의 독설》가 뒤따르고 있는데요. 아직 어른이 아니어도, 이미 어른이어도 다함께 그러나 제각기 흔들리고 있는 많은 분들이 선택해주셨네요. 그 외에 눈에 뛰는 책으로는 마이클 센델의 《정의란 무엇인가》를 연상케 하는 예일대 17년 연속 명강의 타이틀을 빛나는 셸리 케이건의 《죽음이란 무엇인가》와 얼마 전 새로 출간된 기욤 뮈소의 소설 《7년 후》도 있고요. 

 

 

그러나 때가 때이닌 만큼, '2013 대전망'과 '대선'을 키워드로 한 책도 놓칠 수 없겠죠? 그래서 다음으로는 경제?경영과 사회?정치 분야를 검색해보았는데요. 매번 이맘때가 되면 출간되는 서울대 소비트렌드 분석센터의 《트렌드 코리아 2013》과 세계적 경제예측가인 해리 덴트가 부채 위기로부터의 생존 전략을 제시하는 《2013-2014 세계경제의 미래》, 우량 중견 기업들에 관한 투자 해부도인 《2013 스몰캡 업계지도》가 많은 독자들의 주목을 받았고, '분노하라'고 외쳤던 레지스탕스 노투사 《스테판 에셀의 참여하라》와 즉문즉설로 유명한 법륜 스님의 《쟁점을 파하다》가 대선 준비에 돌입한 유권자들의 두 손에 쥐어졌습니다.    

 

 

- 컨텐츠팀 에디터 현선 (anejsgkrp@bandinlun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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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일어나 어디로 향할 것인가》 - 분노한 당신에게, 그 다음을 제안하다

 

스테판 에셀, 에드가 모랭 | 《지금 일어나 어디로 향할 것인가》 | 푸른숲 | 2012

 

미국에서 광우병이 발견되면 우리나라 국민 또한 불안에 휩싸인다. 곧바로 한우를 포함한 소고기 소비량이 감소하고 돼지고기 및 닭고기의 소비량은 증가해 국내 물가가 흔들리기 시작한다. 이에 따라 각 가정에서는 다시 변동된 물가를 고려해 소비의 양과 품목을 조절한다. 물자의 수·출입으로 연결되어 있는 미국과 우리나라의 관계를 보여주는 실례다. 미국뿐만이 아니다.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러시아, 베트남, 중국 등 세계화는 이미 우리가 매일 마주하는 밥상 위에 축소판으로 펼쳐져 있다.     

 

“우리나라는 외부와 단절돼 있지도 요지부동의 세계 속에 있지 않다. 그러므로 우리는 범지구적 운명 공동체의 일원임을 인색해야 한다. 인류 전체는 핵무기 확산, 민족적·종교적 갈등 분출, 생태계 파괴, 통제 불능인 세계경제의 양면적 흐름, 금권의 횡포, 태곳적부터의 폭력과 산업적·경제적 이해관계 특유의 차가운 폭력의 결합이 야기한 치명적 위험을 공통적으로 안고 있다. 20세기에 전체주의의 폭력을 겪고 난 인류는 이제 금융자본주의라는 괴물이 덤벼드는 동시에 갖가지 민족적·국가적·종교적 흑백논리와 광신이 위세를 떨치는 것을 목도하고 있다. 인류는 그 자체로 인간을 인간적인 삶으로 이끌지 못하는 대공황을 일으킬 만한 온갖 위기들의 총체에 직면해 있다.” (10-11쪽)

 

지난 해, 부조리한 현실에 맞서 ‘분노할 의무’에 대해 일갈했던 스테판 에셀이 이번에는 《지금 일어나 어디로 향할 것인가》를 통해 구체적인 ‘희망의 길Le chemin de l’esp?rance’을 제안하고 나섰다. 이 책에서 그는 공저자인 에드가 모랭과 함께 프랑스 뿐 아니라 인류 사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이 어디인지를 가리키고 있는데, 이는 그들이 직면한 자국의 문제(사회 양극화, 외국 이민자에 대한 차별,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금권 등)가 세계화의 결과와 무관하지 않다는 인식에 기반한다. 

 

하지만 저자들의 목표는 이와 같은 사실을 재확인하는 데 있지 않다. 오히려 그 다음을 잇는 생각과 태도에 무게중심이 실려 있다. 다시 말해, 세계화에 종속될 수밖에 없는 현실 앞에서 무력감을 느끼고 체념하며 운명론자가 되거나 그 종속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탈세계화만을 생각하는 것 모두 인류의 희망적 미래와는 거리가 멀다는 것이다. 따라서 그들은 우리의 현실을 지배하고 있는 “세계화가 인류에게 일어날 수 있는 최상의 것인 동시에 최악의 것임을 인식”하고 “세계화와 탈세계화를 동시에 추구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치명적 위기에 처한 전 세계 모든 인간이 어우러진 운명공동체를 우리 인류에게 선사하는 세계화를 추진해야 한다. 우리 모두는 우리의 삶을 좌지우지하는 이 지구의 운명에 연대를 느끼고, 우리의 어머니인 지구를 수호해야 한다. 우리는 세계화에서 비롯된 모든 상호 연대와 문화적 풍요로움을 발전시키고 영속시키는 동시에, 국가·지방·지역의 시급한 자치권을 복원하기를, 세계 도처에서 문화적 다양성을 유지하고 장려하기를 제안한다. 한편 농업 경제를 수호하고 식량 생산 농업과 그에 직결된 식품 공급 및 지역의 수공업과 상업을 보호함으로써 농촌의 공동화(空洞化) 현상과 곤경에 처한 도시 외곽지대의 공공시설 부족을 막기 위해, 사회연대경제에 모든 자리를 내주는 탈세계화를 추진해야 한다.” (16쪽)

 

이제 중요한 건 세계화와 탈세계화, 자본주의와 반자본주의, 성장과 분배, 개발과 보호 중 어느 하나만을 선택해 편을 가르는 게 아니라 함께 ‘지향해야 할 것과 지양해야 할 것’을 규정하고 정책으로 반영해 행동에 옮기는 일이다. 이 책이 제안하고자 하는 구체적인 정책, 즉 ‘다른 사상과 다른 정치’를 도입함으로써 사회와 문명이 야기한 폐해를 근본적으로 개혁해 ‘항상 더 많은 것’이 아닌 ‘항상 더 좋은 것’, ‘웰빙’이 아닌 ‘웰리빙’의 삶을 가꾸어가야 하는 것이다. 

 

- 컨텐츠팀 에디터 현선 (anejsgkrp@bandinlun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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