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에 해당되는 글 43건

  1. 2015.02.26 『삶은 언제 예술이 되는가』 - 쓴다는 것, 글을 쓴다는 것
  2. 2015.02.24 『사월의 미, 칠월의 솔』 - 한때는 내가 정말 사랑했던
  3. 2015.02.23 『꼼짝도 하기 싫은 사람들을 위한 요가』 - 나 요즘 진짜 엉망이야
  4. 2015.02.16 『카프카 평전』 - 밤이 오면 글을 쓸 것이다
  5. 2015.02.12 『내 심장을 쏴라』 - 내 심장을 쏴 봐
  6. 2015.02.11 『잃어버린 젊음의 카페에서』 - 젊은이의 음지
  7. 2014.01.21 [반달토끼의 책방앗간] 도미니크 오브라이언, 《기억의 법칙 25가지》
  8. 2012.12.03 [반디 행사 수첩] 2012, 바로 이 책! 반디 리뷰어 대격돌
  9. 2011.12.26 [반디 행사 수첩] 2011 반디가 글로 지은 집.ZIP
  10. 2010.07.12 반디앤루니스 ‘오늘의 책’ 리뷰 모집 - Be the Luni’s! (2)

『삶은 언제 예술이 되는가』 - 쓴다는 것, 글을 쓴다는 것

 


김형수 | 『삶은 언제 예술이 되는가』 | 아시아 | 2014


이 책의 서평을 쓰기 위해 30분이나 방황했다. 책 속에서 마음에 드는 구절들을 다시 읽어보며, 수첩에 손으로 꾹꾹 옮겨 썼다. 그리고 다시 읽으며 그 문장이 뿜어내는 많은 추억과 생각의 파편들을 곱씹고 보니 30분이 흘렀다.

“오늘 이야기는 프롤로그에 속하는데, 작가가 되기 위한 공부를 어떻게 하는 게 좋을지 피력하는 자리라 여기시면 되겠습니다.”

이 책의 주제는 위의 한 문장이면 충분하다. 책의 깊이나 가치는 제외하고, 그저 무슨 책인가 한마디로 말한다면, 이 책은 글쓰기에 관한 이야기다. 하지만 30분이나 방황한 후의 내 가슴은, 이 책의 서평을 ‘글쓰기로만’ 쓰지 말자고 말한다. 이 책에 대한 서평을 쓰려고 컴퓨터 앞에 앉았는데, ‘선물’이란 단어가 머리를 꽉 채우고 있다.

“인간은 흔들리면서, 뼈아프게 후회하면서, 자기 성찰의 낯 뜨거운 시간을 견디면서 조금씩 완성되어 간다는 생각...”

“종소리는 아무런 글자도 싣고 오지 않아요. 그런데 울려오는 소리가 듣는 이의 마음과 마찰이 되면서 어떤 느낌을 안겨다 줍니다. (...) 시는 언어를 마치 피아노의 건반을 다루듯이 다룹니다. 건반이 배,고,파 하고 말하지 않지만 듣는 사람이 거기에서 오래 굶은 자의 슬픔을 전달받는 거예요."

뼈아프게 후회하기, 낯 뜨거운 자기 성찰의 시간, 그런 것들이 쌓여 우리의 삶이 조금씩 완성되어간다는 말들을 읽었다. 이 말들이 나의 마음과 마찰하면서 나도 모르게 생각을 멈춘다.

“겉으로 보이는 숱한 현상들이 섬세한 사유의 ‘체’로 걸러지고 전형화의 대패질에 벗겨져 나가 마침내 속을 드러내게 된 논문과 문학작품으로 변했을 때에야 비로소 쉽고 명쾌하며 의미 깊게 다가오지요.”

2월의 첫날, 일기장을 펼쳤을 때 ‘선물’이란 단어가 제일 먼저 떠올랐다. 나는 한 달을 또 선물 받았다. 1월은 너무 갑작스레 찾아와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 건 아닐까 후회하며 2월의 첫날을 조심스레 펼쳐 보았다. 1년이라고 하면 길게 느껴져 지루해지지만 1년을 다시 열두 달로 나누어 이렇게 한 달씩 선물 받는다고 생각하니 기분이 새롭다. 1월의 부족한 점을 만회할 수 있을 것 같기도 하고 어제와 같은 오늘이란 지루함, 권태로움도 사라진다. 몇 십 년째 반복되고 있는 2월 1일이지만, 위의 문장에서 말하듯, 나의 ‘사유의 체’로 걸러진 하루는 반복된 2월 1일이 아닌 특별한 ‘오늘’로 다가왔었다.

“글쓰기가 가지고 있는 가장 놀라운 측면은 글 쓰는 행위 안에 세계를 인식하는 기능이 숨어 있다는 겁니다. (...) 낡은 사회의 가장 구체적인 산물인 나 자신이 새로운 나로 태어나려면 글쓰기를 해야 하고, 이 글쓰기가 세계에 대한 인식의 기능을 하기 때문에 장차 위대한 작가가 될 꿈이 있거나 말거나, 적어도 전인교육을 실시하려면 학생들에게 글쓰기교육을 시키지 않으면 안 됩니다.”

지금은 글쓰기 열풍 시대라는 기사를 본 적 있다. 글쓰기 관련 책도 많아졌고 블로거의 글도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았다. 결국 내가 이렇게 나를 알고 싶고 글을 쓰며 마음을 헤아렸던 것이 알고 보니 나의 의지가 아니라 유행하는 옷을 좇아 입었던 것에 불과했구나, 라는 생각에 조금 기운이 빠지긴 했다. 나의 생각이라 믿었던 것이 어쩌면 나만의 생각이 아니라, 사회와 문화가 주입한 남의 생각일지도 모른다.

글을 쓴다거나 작가가 되는 것은 어렵다. 『뼛속까지 내려가서 써라』에서 나탈리 골드버그는 글쓰기가 보상도 없고 출세도 보장 안 되는 죽음의 길이라고 썼다. 이 책의 저자도 ‘풀과 나무’에 빗대어, 문학의 길이 얼마나 더디고 먼지 말한다.

“봄에 싹이 돋을 때 풀과 나무는 떡잎 상태로 구분이 잘 되지 않습니다. 오뉴월이 되면 풀이 무성하게 자라서 나무를 덮어버리지요. 그런데 가을이 되어서 찬바람이 불면 풀은 말라서 소멸하기 시작하고, 겨울이 오면 완전히 모습을 잃어서 이듬해 봄에는 무의 상태에서 다시 떡잎을 틔우기 시작합니다. 그에 반해 나무는 풀보다 성장하는 바가 훨씬 더뎌 보이지만, 가을이 되고 겨울이 와도 존재가 없어지지 않습니다. 계속 움츠러들지만 자신의 몸에 나이테를 남겨서 이듬해 봄이면 전년도에 성장한 자리에서 다시 싹을 돋우지요. 이 때문에 풀은 숲이 되지 못하고 나무는 숲이 됩니다. 문학은 하루아침에 이루어지는 게 아니기 때문에 풀의 길을 가는 자는 소멸할 것이고 나무의 길을 가는 자들이 숲을 이룹니다.”

지금 가고 있는 길이 옳은지 두려울 때 필요한 말이기도 하다. 내가 이런 위로의 말이 듣고 싶었던 것일까. 이 겨울을 이겨내면 분명 그만큼 나는 성장해 있을 테니 불안해하지 말고 견디어 보자, 이런 말을 듣고 싶었던 것일까. 나는 과거의 한 사람을 떠올렸다. 몇 번이나 좌절을 반복해 그냥 주저앉고 싶을 때 나와 내 친구를 위해 편지를 써 주신 분이 계시다. 그분은 방송에서 ‘이겨낸’ 사람의 이야기를 보고 나와 친구에게 전해주셨다. 그때 나는 마음을 선물 받았다.

“글을 쓰는 과정이 단지 생각을 글자로 베껴내는 과정이기만 한 것이 아니라 자기를 새로운 자기로 깨어나게 하는 과정이기도 하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서평을 쓰며 내가 오늘 어떤 마음이었는지 알게 된다. 이 서평을 쓰기 전의 나로 도저히 돌아갈 수 없는, 새로운 나로 깨어난 것 같다.


오늘의 책을 리뷰한 'reella'님은?

책과 글을 사랑합니다. 책은 저의 친구이자 연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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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월의 미, 칠월의 솔』 - 한때는 내가 정말 사랑했던


김연수 | 『사월의 미, 칠월의 솔』 | 문학동네 | 2013


대학 졸업반 시절에 만났던 남자친구는 문학을 사랑하는 '문청(문학청년)'이었다. 문학이라면 한국문학과 외국 문학을 가리지 않고 닥치는 대로 읽고, 문학 관련 잡지도 찾아 읽었다. 그는 신춘문예에 도전할까 고민할 정도로 문학을 좋아했다. 졸업과 동시에 그는 출판사에 취직하고 나는 다른 길을 택하면서 우린 자연스럽게 헤어졌다. 지금은 연락이 끊겼지만, 요즘도 책을 다 읽고 나면 맨 뒷장에서 이 책의 편집, 디자인, 마케팅을 누가 했는지 본다. 나도 모르게 그의 이름을 찾게 된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그의 이름을 봤었다. 요즘은 통 못 봐서 어떻게 지내나 궁금하다. 그토록 꿈꾸던 신춘문예에 도전하고 있는 걸까, 아니면 유학이라도 간 걸까.

김연수의 소설 『사월의 미, 칠월의 솔』에도 헤어진 연인의 이야기가 나온다. 「벚꽃 새해」의 주인공은 성진과 정연이다. 예전에 선물한 시계를 돌려받고 싶다는 옛 여자친구 정연의 요구에 성진은 아연할 수밖에 없다. 헤어진 남자에게, 그것도 6년 전에 준 선물을 내놓으라는 정연의 요구가 황당하기도 했지만, 실은 그 시계를 전당포에 팔아버렸기 때문이다. 더 황당한 건, 고가의 명품인 줄 알았던 그 시계가 알고 보니 짝퉁이었던 것. 시계를 되찾기 위해 성진과 정연은 다시 만나고, 이런저런 이야기 끝에 둘은 연인이었던 지난날을 회상한다. 내 마음을 울렸던 건 성진의 대사다.

"그게 그렇더라구. 어릴 때만 해도 인생이란 나만의 것만 남을 때까지 시간을 체로 거르는 일이라고 생각했는데, 서른이 되고 보니까 그게 아닌 것 같더라. 막상 서른이 되고 보니 남는 게 하나도 없어. 다 남의 것이야. 내 건 하나도 없어." (29~30쪽)

둘이 사귈 때는 영화 속 여배우의 대사마저도 내 것 같았다는 정연의 말에 성진은 다 남의 것이고 내 건 하나도 없다고 자조한다. 정말 그렇다. 사랑할 때는 거리에 울려 퍼지는 온갖 사랑 노래가 다 내 이야기 같고, 이 사람이 내 것 같지만, 헤어지면 내 것도 네 것도 아니라는 것을, 명품인 줄 알았던 사랑도 언젠가는 짝퉁만도 못한 싸구려로 전락하리라는 걸 안다. 그래도 '내 건 하나도 없'는 것만은 아니다. 성진이 언젠가 둘이 함께 갔던 휴양지 호텔방 침대에 누워있던 그녀의 모습을 아름답게 기억하듯이, 그 어떤 사진이나 영화 속 장면보다도 강렬하게 남아있는 연인의 모습은 그 누구와도 공유할 수 없는 나만의 보물이다. 사랑이 끝나도, 그 사람을 더 이상 못 보게 되어도 기억만은 온전히 내 것이다. 내 것이라고 할 만한 게 남아 있어서 인간은 아무리 이별이 슬퍼도 다시 사랑하고, 다시 사랑할 사람을 만나려 하는 것이 아닐까.

한때는 꿈 많은 대학생이었던 그 남자와 그 여자. 문학을 사랑하던 그 남자를 동경했던 그 여자는 이제 그를 동경하지도 않고 남자를 따르는 대신 택했던 길을 걷고 있지도 않다. 다만 그가 좋아했던 소설을 읽고, 그가 만들었을지도 모르는 책을 읽는다. 가끔 그를 추억할 뿐이다. 때로는 그런 사람이 내 인생에 정말 있었나 싶기도 하지만, 다른 사람을 만나 다시 사랑할 수 있었던 건 그가 남기고 간 '내 것' 덕분임이 분명하다. 그 덕분에 나는 책을 좋아하는 남자의 매력을 알게 되었고, 다시 사랑할 때는 무엇보다도 좋아하는 책을 공유할 수 있는 사람을 택했다. 나는 그에게 무엇을 남겼을까? 그는 나에게서 무엇을 '내 것'으로 취했을까?

좋은 책과 서평을 나누고자 반디앤루니스 '오늘의 책'을 펜벗과 함께 만들어 갑니다.
펜벗이란 서평을 쓰며 서로 이야기를 나누는 친구를 의미합니다.
매주 월요일, 성실한 서평으로 찾아 뵙겠습니다.

2월의 펜벗 서평 주제는 '그 남자, 그 여자'입니다.


| 펜벗 일문일답

● 블로그에 올리신 『사월의 미 칠월의 솔』의 다른 서평을 읽어 보았습니다. 이 소설은 어쩔 수 없음의 정서를 그리고 있다는 말에 공감했습니다. 부재, 아쉬움, 무력하고도 귀한 감정이 담긴 책을 읽을 땐 그 책을 읽는 시간도 무시할 수 없겠죠. 단면적으로 생각해 본다면, 『사월의 미 칠월의 솔』은 하루 중 어느 시간에 읽어야 좋던가요?

저녁 퇴근길, 좀처럼 잠이 오지 않는 밤, 할 일 없는 주말 낮 등 여러 시간에 이 책을 읽었는데, 그중 가장 좋았던 시간은 하루 일과를 모두 마친 밤이었습니다. 김연수 작가의 소설이 대개 그렇지만, 이 책은 옛 애인, 돌아가신 부모님 등 과거의 인물을 회상하는 내용이 많아서 팍팍한 현실을 잊고 추억에 취하고 싶어지는 밤에 읽기 좋았습니다. 단편집이라서 한 편씩 읽고 잠을 자기에도 좋았고요.

● 이번 서평에는 쇼키치님 개인의 사연이 퍽 담겼습니다. 이 서평을 마친 후 기분이 어떠셨을지 궁금합니다.

청춘에 관한 글을 많이 쓴 김연수 작가의 소설을 읽으면 20대 초, 중반의 일이 많이 떠오릅니다. 책에 실린 「벚꽃 새해」라는 이야기를 읽으면서 대학 졸업 무렵 사귀었던 사람을 떠올렸고, 그 사람을 생각하며 서평을 썼는데요, 서평을 마치고 나서는 그 사람보다도 다시는 돌아갈 수 없는 그 시절이 그리워 마음이 아팠습니다.

● 펜벗 앨범을 다시 열어 쇼키치님의 글을 읽었습니다. 20대의 많은 시간을 독자와 서평 블로거로 보냈고, 30대는 '지은이'로 거듭나고 싶다고 하셨어요. 책을 써 볼 생각이라면, 어떻게 쓰실 건가요?

20대에 고시, 취업, 전직 등 여러 가지 일에 도전하고 실패하며 힘든 적이 많았는데, 그때마다 소설을 읽으며 기분을 전환하거나 경제, 경영, 자기계발 책도 읽으며 마음을 다잡았습니다. 만약 책을 쓸 기회가 주어진다면 저처럼 책을 통해 위로 받고 싶고 답을 얻고 싶어하는 사람에게 도움이 될 만한 책을 소개하는 책을 써보고 싶습니다. 장기적으로는 요네하라 마리처럼 기발한 발상이 빛나는 인문 에세이를 써보고 싶어요.

● 4개월간 펜벗 1기로 활동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이렇게 단순히 여쭤봐도 될까요- ‘펜벗’은 어떠셨어요?

비록 얼굴과 이름도 모르는 사이지만, 매달 같은 주제를 생각하며 책을 읽고 글을 쓰고 서평을 공유했으니 이 또한 더없이 소중한 ‘벗’이 아닐까요. 그동안 다수의 서평단 활동에 참여해보았는데, 서로 같은 주제를 생각하고 공유하는 활동은 없었기에 펜벗 활동이 특별하고 따뜻하게 느껴졌습니다. 펜벗 1기로 활동한 지난 4개월 동안 무척 즐거웠습니다. 감사합니다.

오늘의 책을 리뷰한 '쇼키치'님은?

블로그 ‘키치의 책다락’ 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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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꼼짝도 하기 싫은 사람들을 위한 요가』 - 나 요즘 진짜 엉망이야

 



제프 다이어 | 『꼼짝도 하기 싫은 사람들을 위한 요가』 | 웅진지식하우스 | 2014


여행 산문집이라는 말 때문에 손을 내밀었다. 여행서가 맞으나, 장소에 관한 이야기는 들을 수 없다는 말도 상당히 유혹적이었다. 『꼼짝도 하기 싫은 사람들을 위한 요가』는 장소를 이야기하지 않는 여행기다. 정말 그렇다. 작가가 어디론가 떠나기는 했으나 이 책에는 그곳에 관한 소개가 없다. 그는 작정하고 떠나지도 않았다. 일삼아 떠났을 뿐이고 마음이 내켜서 가방을 꾸렸다.

이야기에 등장하는 지리적 배경은 그다지 많지 않다. 다만 몇 안 되는 배경 속에서 만나는 사람들과의 대화는 빼곡히 적혀 있다. 사람들이 만들어 내고 있는 풍경이 이채로웠다. 이 책은 여행이라는 게 그렇게 특별한 게 아니라고, 어떤 장소에서 느끼는 것들이 모두 여행의 한 쪽이 될 수 있다는 걸 알게 해 준다. 파리에 가서 베르사유 궁전과 루브르 박물관만 보고 왔다면 그것은 파리에 가 본 것이 아니라는 말이 있는 것처럼,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보지 못했다면 여행을 갔다 왔다고 말할 수 없는 거라던 어떤 이의 말에 공감했던 적이 있다. 지금도 그 생각은 변함없다. 하지만 ‘진짜 여행’을 한다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앎에도 그 목적이 있을 테지만, 짐작은 언제나 앎보다 재미있다. (39쪽)
사람들은 왜 여행을 하는 것일까?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서' (51쪽)

저자 제프 다이어는 "이 책에 적은 일들은 모두 실제로 있었던 일이지만, 그중 몇몇은 내 머릿속에서만 일어났다."고 말한다. 분명 책을 읽다 보면 이게 진짜로 일어났던 일인지, 상상인지 헷갈린다. 신비로운 일이다. 그가 어디를 갔는지, 왜 갔는지는 묻고 싶지 않다. 그저 카메라 하나 둘러매고 가뿐하게 떠났을 것 같은 그의 여행길에 조금이라도 공감하고 싶은 욕심이 난다. 다시 오겠다고 다짐했던 곳에 다시 가본 적이 몇 번이나 될까? 좋았던 곳은 다시 가도 좋을까? 물론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많을 것이다. 그러나 대부분은 다시 가보지 못하는 경우가 더 많다.

바다에 가면 해파리에 쏘이거나 무슨 일이 생길까 봐 멀찍이 수영하는 사람만 바라보고, 논두렁길을 걸으며 상대를 앞지르거나 넘어질까 서로를 잡아 주면서 나무에 관해 얘기하고, 성지에 가면 유적지가 뿜어내는 성스러움에 나를 동화시키려 애쓰고, 공놀이할 때는 온전히 공놀이에만 빠져든다거나. 사소한 일들이 여행이라는 이름표 밑에서 속살거린다. 캄보디아 프레룹 사원에서 콜라를 파는 소녀와 작가의 신경전은 정말 흥미로웠다. 별것 아닌 일이라고 넘어갈 수도 있는 사건이었지만 나는 옆에서 지켜봤던 것처럼 이상한 쾌감이 느껴졌다. 『꼼짝도 하기 싫은 사람들을 위한 요가』는 혼자만의 철저한 독백이다. 하지만 그 짧은 이야기에서 함께 여행을 느끼고 싶은 여운이 남는다.

오늘의 책을 리뷰한 '아이비'님은?

책과 우리 문화유산을 사랑합니다. 답사를 다닐 때마다 소망합니다. 그곳에 머물던 이들과 이야기 나눌 수 있는 시간이 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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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프카 평전』 - 밤이 오면 글을 쓸 것이다



이주동 | 『카프카 평전』 | 소나무 | 2012


나는 삶에 어떠한 확신도 갖고 있지 않다, 하지만 별들의 풍경은 나를 꿈꾸게 한다.

For my part I know nothing with any certainty, but the sight of the stars makes me dream.
- Vincent Willem van Gogh

카프카의 『소송』을 처음 읽었을 때, 참고 다 보는 게 힘들었었다. 처음부터 끝까지 어두운 헛소리가 나열되는 것 같았기 때문이다. 예전 서울 고서점가를 나돌던 카프카 책의 뒷면에는 “이것도 문학이냐?”, "이런 X새끼를 내가 읽다니!" 라는 욕과 낙서가 쓰여 있었다고 한다. 그만큼 기괴하고 이상한 작품으로 느껴진다. 하지만 이 작품 안에는 틀림없이 무언가 굉장한 게 숨어 있다고 믿었다. 밀란 쿤데라를 포함한 수많은 훌륭한 작가가 극찬한 작품이 별 게 아닐 리 없기 때문이다. 나는 계속 반복해서 읽었고, 마침내 카프카가 표현하려 했던 진실이 무엇이었는지 알 수 있었다.

이 글 맨 위에 옮겨 놓은 네덜란드 화가 반 고흐의 말은 카프카를 이해하는 데 좋은 암시가 된다. 카프카의 작품에서 두드러지는 심상은 고독, 소외, 불안 같은 것들이다. 삶에 대한 확신이 없는 사람이 빠질 수 밖에 없는 감정이다. 하지만 세상에는 별들의 풍경이 있기에 화가는 그림을 그리고 시인은 시를 쓴다. 카프카도 외롭지만 아름다움을 믿었던 예술가 중 한 명이었다. 그것도 아주 처절하게.

고흐와 카프카의 공통점은 또 있다. 생전에 전혀 대중의 인정을 받지 못했다는 점이다. 고흐의 유명 작품인 < 별이 빛나는 밤 >은 현재 천억 원이 넘는 가치로 평가되고 있다. 하지만 고흐 생전에 그의 작품은 팔린 것도 몇 개 없었을 뿐 더러, 팔려도 당시 가치로 이 백 만원 남짓했다고 한다. 카프카도 비슷한데 장편 소설 『실종자』의 첫 장인 「화부」가 단편 소설로 출간되어 폰타네 문학상을 받은 것 외에는 평단의 평가가 없다시피 했다. 그가 현재의 명성을 얻게 된 것은 모두 친구 막스 브로트가 사후에 출판한 유고로 인한 것이다. 카프카는 후두 결핵으로 죽기 전에 유작들을 모두 불태워 달라는 유언을 남겼다. 그렇다면 그는 도대체 무슨 이유로 글을 그렇게 열심히 썼을까 하는 의문이 생긴다.

카프카가 작품을 쓴 목적은 사람들에게 인정을 받기 위한 것이 아니었다. 그는 살아있음을 느끼는 의미 자체로 글쓰기를 생각했던 것 같다. 카프카는 노동자재해보험공사에 다니며 밤늦은 새벽 시간에 글을 썼다. 이 시간의 경험은 신비할 정도여서, 때때로 자신이 쓴 구절에 스스로 감동한 나머지 흐느껴 울기까지 했다. 한밤중에 옆 방에서 자고 있는 부모가 깰까 두려워 책상에 얼굴을 파묻고서 울었다.

『카프카 평전』 같은 책을 통해 이런 배경을 알고 작품을 읽으니 글이 완전히 새롭게 다가왔다. 그가 적은 글은 문장과 논리 그대로 느끼는 게 아니라는 것, 평범한 삶의 감각을 뛰어넘게 해주는 매개로 삼을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 카프카는 문학이 줄 수 있는 아주 새롭고 특수한 미학을 열었다고 생각한다. 그게 많은 위대한 작가들이 카프카의 작품을 열렬히 좋아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일 것이다.

오늘의 책을 리뷰한 'CamomileForever'님은?

책과 꽃과 풍경을 좋아하는 의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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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심장을 쏴라』 - 내 심장을 쏴 봐

 

 

 



정유정 | 『내 심장을 쏴라』 | 은행나무 | 2009



세계문학상 수상작은 1회부터 꾸준히 읽어오고 있다. 세계문학상은 다른 문학상과는 다른 뚜렷한 개별성이 있다. 텍스트의 가독성과 재미를 중시한다. 한국판 나오키상(直木賞)이라 할 수 있다. 세계문학상은 읽기 쉽고 몰입도가 높은 대중적인 소설이 꾸준히 선정됐다. 도발적인 소재와 개성 있는 문체, 빠른 속도감과 흡입력 있는 서사를 갖춘 작품이 세계문학상의 표적이 된다.

1회 수상작인 김별아의 『미실』은 여태까지 생각지 못했던 전혀 새로운 여성상을 만들어냈다. 박현욱의 『아내가 결혼했다』는 보수적인 한국사회에 '비독점적 다자연애'를 질문함으로써 꽤 충격적인 도발을 시도했다. 신경진의 『슬롯』은 도박을 소재로 자본주의의 바다를 헤엄치는 인간의 정체성을 흥미롭게 그려냈다. 백영옥의 『스타일』은 신세대 한국여성의 진화된 원형을 익살스럽게 담아냈다. 잘 읽히면서 도발적이고 신선한 점이 세계문학상 수상작의 공통적 분모다.

제5회 세계문학상 수상작인 『내 심장을 쏴라』는 제1회 세계청소년문학상 수상작 『내 인생의 스프링 캠프』로 대중에게 자리매김한 소설가 정유정의 장편소설이다. 『내 심장을 쏴라』는 이전 작품과 마찬가지로 굉장히 재미있지만 보다 '문학적'이다. 요컨대 재미와 무게를 함께 지녔다. 최근에는 영화로 제작되어 『내 심장을 쏴라』가 다시 조명되고 있다.

이 소설은 폐쇄된 정신병원에서 만난 두 남자의 이야기다. 둘은 서로를 알아가며 각자의 삶에서 열정을 얻는다. 가위만 보면 공황장애를 일으키는 1인칭 화자 이수명, 그와 같은 날 정신병원에 입원한 시력장애인 유승민. 둘의 첫 만남에서 소설은 시작된다. 첫 만남의 데면데면함부터 친밀한 우정으로 변하기까지의 과정이 생기 있게 담겼다.

수명과 승민은 각자 삶을 대하는 태도가 다르다. 수명이 내면으로 자신을 축소한다면, 승민은 외면을 향한 방향에 집착하여 자신의 정체성을 확인하고자 한다. 수명과 승민은 모두 과거의 비밀을 가슴에 품고 지낸다. 정유정 작가는 두 인물의 트라우마와 그것에 함몰되어 일상이 뭉개지는 현실의 긴장감을 잘 그려냈다. 소설의 뒷부분으로 가면서 과거에 봉착되어 있던 수명과 승민의 내밀한 비밀이 밝혀진다. 타자에 의해서가 아니라 자기 고백으로 깨달아졌다는 점에서 의미 있다.

『내 심장을 쏴라』의 서사는 느리다. 몰입하기엔 미지근하다. 하지만 중반을 넘어 후반에 이르게 되면 여태까지 소급되어 응축된 이야기가 한꺼번에 터지면서 독자의 가독력을 최고조로 끌어올린다. 소설의 말미, 주인공 수명이 오랫동안 가슴 깊숙한 곳에 봉인해 두었던 삶의 참된 진실을 인식하고 용기를 표출하는 장면, 그 순간은, 이 소설이 선사하는 가장 강렬한 울림이자 카타르시스다.

『내 심장을 쏴라』의 핵심 키워드는 두 가지로 정리된다. 그것은 바로 '자아'와 '자유'다. 폐쇄된 정신병동이라는 외면의 벽을 탈출하려는 몸부림은 자아를 제대로 인식하기를 원하는 내면의 열정에 닿아있다. 두 인물의 과거의 아픔과 이에 구속된 일그러진 현재상은 자신의 인생에서 자아의 지정학적 위치를 잘못 두었을 때를 그대로 은유한다. 자아의 본질에 대한 성찰은 빠진 채 비본질에 대한 집념과 고집만이 반복될 뿐이다. 자유를 간절히 소망하지만 정작 그것을 실현하기 위한 행동 방식은 자아의 역동과는 거리가 먼 외적 환경의 파괴, 또는 내적 울림과의 단절에 불과하다.

두 인물의 자유 성취와 자아 성찰에 대한 공전(空轉) 행태는 승민이 병원을 탈출하여 글라이더를 타고 하늘을 활공하는 바로 그 순간, 앎과 행복의 실현으로 반전된다. 승민은 끝내 죽는다. 하지만 그의 죽음은 소설의 마지막 수명이 정신병원을 퇴원하는 장면과 연결된다. 죽은 승민은 수명에게 질문한다. 너는 누구냐고. '새' 아니면 '비행기'냐고. 이에 대한 수명의 답은 단호하고 명확하다. 내 인생을 상대하러 나선 놈. 바로 '나'라는 것.

한 사람의 자유는 타자의 간섭이나 외부의 구속으로 조정될 수 있는 게 아니다. 인생 또한 타자가 아닌 자아의 추동, 즉 '주체적으로' 살아가는 것이다. 생(生)의 강렬한 욕망은 항시 자유의 문제에 부딪히게 된다. 내 인생을 '나'로서 사는 것은 분명한 진리다. 이 타협할 수 없는 절대 명제 앞에서 삶은 때때로 외부를 의식하고 타자에 주눅들며 방황한다. 진정한 자유의 가치는 내가 내 삶의 주어로서 존재하며 약동할 때 빛을 낸다. 내 실존은 누구도 욕망하지 못한다. 이 말이 진리라면, 외부를 향해 가슴을 열고 자신 있게 외칠 수 있을 것이다. 내 심장을 쏴 봐.

굉장히 잘 쓴 소설이다. 서사를 풀어가는 능숙함과 재치있는 입담이 돋보인다. 순간순간에 감동과 재미가 녹아 있다. 정교하고 정제된 묘사와 독자의 호흡을 쥐었다 놨다 하는 작가의 내공이 훌륭하다. 이런 소설에 박수를 보낼 수 있어야 한다. 내적 자유와 자아의 고찰에 번민하는 이들에게 이 한 권의 소설이 위로가 되길 바란다.

 

오늘의 책을 리뷰한 '다윗의서재'님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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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젊음의 카페에서』 - 젊은이의 음지

 

 



파트릭 모디아노 | 『잃어버린 젊음의 카페에서』 | 문학동네 | 2014


파리에 두 번 갔다. 여느 여행자처럼 두 번 모두 수박 겉핥기 식의 여행이었다. 두 번째 파리에 갔을 때는 한 번 가본 곳이라고 기시감이 들어 더 편안했다. 작년 노벨문학상을 받은 파트릭 모디아노의 책을 읽으면서 파리 여행을 다녀왔다는 생각에 작가가 들려주는 파리의 이모저모를 떠올려 보려고 노력했지만 별 소용이 없었다. 내게는 오데옹 사거리, 브레트빌 대로 그리고 뇌이 시청 같은 낯선 지명보다 여전히 홍대의 미로 같은 골목길이 그리고 종로의 피맛골이 더 친근한 걸 보면 말이다.

먼저 이 책이 내가 읽은 파트릭 모디아노의 첫 번째 책이라는 점을 고백해야 할 것 같다. 그리고 보니 재작년 수상자였던 앨리스 먼로의 책도 서너 권 사두고는 아예 읽어볼 궁리도 하지 않았다. 모옌의 책도 마찬가지다. 노벨문학상 수상작가의 책은 왠지 어려울 것 같다는 편견과 아집에 거부감이 들지 않았나 생각한다. 또 한편으로는 읽지는 않았지만,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의 이런저런 책을 가지고 있다고 자위하는 심정이라고나 할까. 최근 존 윌리엄스의 『스토너』를 다 읽고 나서, 바로 옆에 있던 『잃어버린 젊음의 카페에서』가 눈에 띄어 아무 생각 없이 집어 들었다. 놀랍게도 단박에 다 읽어 버렸다. 게다가 재미있기까지 하다. 모쪼록 이참에 노벨문학상은 어렵고 재미있지 않다는 트라우마에서 벗어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라게 됐다. 아, 그리고 160쪽가량의 짧은 분량이었다는 점도 속독할 수 있었던 이유였다.

작가가 ‘잃어버린 젊음의 카페’라고 명명한 카페 ‘르 콩데’는 소설의 공간적 배경이다. 르 콩데에서는 십대 후반에서 이십대 초반의 젊은이들이 한담을 나누며 우정을 쌓는다. 바로 그곳에서 첫 번째 화자로 등장하는 ‘나’는 조금은 이질적 존재로 다가온다. 문득 르 콩데가 그들의 만남의 장소가 되어야만 했을까라는 생각이 불쑥 들었다. 화자 나는 그런 곳이야말로 정의할 수 없는 자력이 있는 장소라고 설명한다. 한편 치기 어린 젊은이들은 폭음을 게을리하지 않았다. 그들은 통과의례를 거쳐야만 패거리에 낄 수 있다는 암묵적 동의에 합의하고 있었다.

‘나’가 소개하는 인물 중 가장 주목할 만한 인물은 바로 본명을 알 수 없는 ‘루키’라는 여자다. 이 이름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선장’은 자신의 노트에다가 카페에서 벌어지는 사건과 시간, 인물을 사진사가 카메라로 작업 하듯 정교하게 적어 놓는다. 마치 영화 ‘스모크’에서 담뱃가게 주인 하비 케이틀이 매일 같이 똑같은 사진을 찍듯, 일상에 대한 기록이라고 해야 할까. ‘나’는 첫 번째 이야기 말미에 자신은 고등광산학교 학생이라는 사실을 부끄러운 듯 밝히며 다음 화자에게 배턴을 넘긴다.

이야기의 다음 화자는 좀 더 흥미롭다. 자신을 예술편집자라고 소개하는 사립탐정 피에르 케슬레. 그가 누군가를 추적하는 과정이 소설에 가미된 미스터리 효모를 들뛰게 만든다. 그가 찾는 사람은 바로 르 콩데 카페의 단골손님 루키다. 그녀의 처녀적 이름은 자클린 들랑크, 그리고 지금은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 장 피에르 슈로의 집 나온 부인이라는 사실에까지 도달하게 된다. 그런데 이 탐정은 의뢰받은 일에는 도통 관심이 없고, 오히려 자클린의 도피 혹은 방황에 열중한다.

이제 드디어 이 소설의 실제적 주인공이라고 할 수 있는 자클린 들랑크의 목소리를 직접 들어 볼 차례다. 그녀는 물랭루주에서 일하는 어머니 슬하에서 자라면서, 어린 시절을 어쩔 수 없이 홀로 보내야 했다. 성격이 예민해지고 가슴이 들끓을 청소년기에 그녀는 집에만 있을 수 없었다. 그녀는 야심한 시간에 돌아다니다 경찰의 보호를 받는 등 도피 행각을 멈추지 않는다. 그러다 해골이란 별명을 가진 자네트 골이라는 여자와 만나 ‘눈’을 맞는 경험도 하게 된다. 도피 중 그녀가 자주 들렀던 서점의 주인이 그녀에게 건넨 상냥한 질문은 그녀를 매료시킨다. “그래, 당신의 행복을 찾으셨나요?” 우리에게도 그렇게 말해주는 서점 주인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문득 부러운 마음이 들었다.

마지막 화자는 자클린의 친구 롤랑이다. 소설의 어디에선가 그는 자신이 전생에서부터 그녀를 알았던 것 같다고 고백한다. 롤랑은 위대한 철학자의 ‘영원한 회귀’ 사상을 도입해 가며 고대 철학자가 줄기차게 주장한 고통의 경감과 쾌락의 증진이야말로 삶의 진정한 가치라는 결론에 방점을 찍는다.

뒤표지에 실린 ‘도망치는 순간’을 읽고 나는 미미여사의 ‘화차’가 떠올랐다. 놀랍다, 그저 바람나서 도망간 아내를 추적하는 이야기일 거라고 생각한 나의 지레짐작을 정통으로 박살 낸다. 파트릭 모디아노가 장기로 삼은 ‘시간을 통한 기억의 탐색’이라는 주제와 더불어, 등장인물을 어렴풋이 엮은 개연성의 설계가 마음에 들었다.

영화 ‘라쇼몽’처럼 직접적인 교차 서술이 등장하는 건 아니지만, ‘잃어버린 젊음’의 카페를 무대로 활동하는 인물들의 이야기는 매력적이다. 삶 속에서 도피와 방황을 반복하던 자클린이 특정한 시간에 좌초되어 잃어버린 젊음의 카페에 도착했을지도 모른다는 고등광산학교 학생의 추측도 흥미롭다. 자클린을 찾아 나선 사립탐정 케슬레는 그녀를 진심으로 이해하는 수준까지 도달한다. 어쩌면 소설에 등장하는 ‘잃어버린 젊음’은 삶에서 규정할 수 없는 이유로 단절되었거나, 방황 혹은 도피하는 이들만 알아볼 수 있는 비밀코드가 아니었을까.

지금까지 출간된 파트릭 모디아노의 책들을 많이도 모아 두었다. 올해 을미년을 모디아노의 해로 삼아 천천히 읽어도 될 정도다. 바로 『팔월의 일요일들』도 읽기 시작했는데, 역시 이 소설에도 그의 유창한 구사 방식이 등장해서 반가웠다. 어느 작가가 자신의 작품세계를 통해 꾸준하게 구사하는 주제에 익숙해진다는 건 좋은 일이지 않은가.

 

오늘의 책을 리뷰한 '레삭매냐'님은?

책의 산에 도전하는 게으른 독서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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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달토끼의 책방앗간] 도미니크 오브라이언, 《기억의 법칙 25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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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디 행사 수첩] 2012, 바로 이 책! 반디 리뷰어 대격돌

 

 

[반디앤루니스 반디 리뷰어 대격돌 이벤트 페이지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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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디 행사 수첩] 2011 반디가 글로 지은 집.ZIP




[2011 반디가 꼽은 리뷰 이벤트 페이지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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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디앤루니스 ‘오늘의 책’ 리뷰 모집 - Be the Luni’s!

 

 Be the Luni’s!
가려져 있던 ‘오늘의 책’에 빛을 비추는 루니 되기

 

 

 

안녕하세요! 반디앤루니스 컨텐츠팀 에디터 현선(anejsgkrp@bandinlunis.com)입니다

저희 반디앤루니스는 매일 좋은 책을 ‘오늘의 책’으로 선정해 리뷰를 올림으로써 그 책이 전하는 좋은 생각을 많은 분들과 함께 나누고자 합니다. 특히, 단순한 홍보성 글이 아닌 직접 읽고 감상한 블로거, 에디터의 리뷰를 게재하고 있는 ‘오늘의 책’ 코너는 그 무엇보다 좋은 책 한 권이 책과 사람, 사람과 사람 사이를 따뜻하게 이어줄 수 있다는 믿음을 바탕으로 하고 있습니다.

이에 반디앤루니스는 이와 같은 책에 대한 믿음을 공유하며, 이제껏 주목받지 못했던 좋은 책을 더 많은 분들에게 알리고자 하는 블로거 분들의 리뷰를 모집하여, 그 동안 ‘오늘의 책’ 코너가 품어왔던 시각과 생각의 크기를 더 넓혀 나가고, 이로써 더 많은 분들과 소통할 수 있는 반디앤루니스가 되고자 합니다.

책을 좋아하고, 책 읽기를 사랑하며, 책에 대한 글쓰기를 즐기는 대한민국의 모든 네티즌 분들에게 반디앤루니스가 제안합니다. Be the Luni’s! 끊임없이 새로 나오는 ‘주목할 만한 신간’에 묻혀, 빛 한 번 제대로 받지 못하고 가려져 있던 좋은 책에 빛을 비추고, 이를 통해 더 많은 분들에게 좋은 책을 알리고자 노력하는 반디앤루니스, 그 반디앤루니스를 함께 만들어주실 루니가 돼 보시는 건 어떨까요? ㅇ(^^ㅇ)(ㅇ^^)ㅇ

 

 

 

  모집 기간: 상시 모집

 

 

  응모 방법: 1인당(닉네임이 아닌 실명 기준) 응모 리뷰 개수는 일주일에 5편 으로 제한

                     (단, 일주일 단위로 매주 응모 가능)


  응모 상세 방법

 

 하나. ‘주목할 만한 신간’ 등에 가려져 있던 ‘오늘의 책’ 선정 (반디앤루니스에서 판매되고 있는 모든 도서 중에서)
 둘.    오늘의 책에 대한 리뷰를 A4 한 장에서 두 장 분량으로 정성껏 작성
 셋.    반디앤루니스 ‘나의 서재’나 해당 도서의 상세 페이지에서 ‘리뷰 쓰기’로 리뷰 등록
 넷.    해당 리뷰의 링크주소(URL)를 복사해 담당자 메일(anejsgkrp@bandinlunis.com)로 전송

 

        - 메일 작성 요령: ▷ 메일 제목에 말머리 [응모 시점-오늘의 책], 도서명, 리뷰 제목 기재
                                      예) [7월 2주 - 오늘의 책]百의 그림자 - 쓸쓸함이 쓸쓸함을 만났을 때
                                  ▷ 메일 내용에 리뷰 주소 필수               
                                      예) http://blog.bandinlunis.com/bandi_blog/document/45270964

 

 

 선정 기준

 

 1순위. 이제까지 많은 이들에게 미처 주목받지 못했던 좋은 책을 소개해주신 경우
 2순위. 리뷰의 내용과 형식면에서 좋은 책의 가치를 더욱 높여주신 경우
 3순위. 반디앤루니스 ‘오늘의 책’ 코너를 위해 특별히 심혈(?) ^^;; 을 기울여 작성한,

          여타 다른 블로그나 사이트에 미공개 상태인 리뷰의 경우

 

 

  선정 혜택: 오늘의 책으로 선정된 리뷰
                    원고료에 해당하는 반디앤루니스 적립금 3만점 지급

 

 

  응모 혜택: 오늘의 책 리뷰 모집에 참여한 모든 리뷰
                    해당 월 반디앤루니스 반디어워드에 자동으로 응모

                   (반디어워드 수상 내역: 1등 10만점, 2등 5만점, 3등 3만점, 4등 2만점, 5등 1만점)


 

 

 

그 밖에 문의사항이 있으시면 담당자에게 연락해주세요!!^^

 

-반디앤루니스 컨텐츠팀 에디터 현선(anejsgkrp@bandinlun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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