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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2.12.17 《쟁점을 파하다》 - 시대적 요구에 답해야 할 때

《쟁점을 파하다》 - 시대적 요구에 답해야 할 때

 

법륜 | 《쟁점을 파하다》 | 한겨레출판 | 2012

 

의견이 분분하다.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을 때 으레 하는 말이다. ‘어지러울 분(紛)’ 자를 연거푸 쓴 것이니, 말 그대로 어지럽고 어지러운 이 나라의 현재 상황을 가리켜 ‘분분’하다고 말해도 그 용법에 맞을 듯하다. 속 시원한 판결을 기다리는 난제가 쌓여 있는 가운데 오늘(14일)자로 대선정국은 ‘D-5’를 맞았다. 일 년 내 서점가를 달군 키워드는 대선이었다. 어떤 대통령이 필요한지(혹은 내가 왜 필요한지), 차기 대통령과 유권자가 주목해야 할 현안은 무엇인지, 무엇이 옳고 무엇이 그른지에 대해 각 분야의 전문가들은 적어도 책 한 권에 달하는 제안을 내놓았다. 그 중에서도 《쟁점을 파하다》를 읽어 본다.

 

우리가 익히 아는 법륜 스님의 책이다. 《스님의 주례사》와 같은 책이나 ‘즉문즉설’ 방식의 강연을 통해 많은 대중과 만나온 터라 국민멘토 혹은 인생문제 전문가로 유명하지만 법륜 스님의 주전공은 남북문제다.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정착과 통일정책 모색을 위해 ‘평화재단’을 설립하였고, 통일의 필요성을 역설한 《새로운 100년》이라는 책을 선보인 바 있다. 실로 남북문제 전문가라 할만하다. 법륜 스님은 “우리 민족공동체의 비전의 첫발이 통일”이며 “이를 위해서는 다음의 세 가지, 즉 남한 내 갈등을 해소하는 국민통합, 남북 간 갈등을 해소하는 남북통일, 동아시아 각국의 이해관계를 조율하는 동아시아 공동체 구성이 이뤄져야 한다.”(38쪽)라고 말한다. 이는 《쟁점을 파하다》에서 가장 먼저 짚고 들어가는 첫 번째 쟁점이다.

 

하지만 통합이란 게 그리 간단치 않을 것이다. 이때 법륜 스님이 제안하는 것이 ‘분분’한  세상의 가운데에 있는 리더, 즉 대통령의 자격이다. 불교철학에는 화쟁 사상이 있다. 쟁론을 화합시킨다는 뜻의 화쟁은 “본질적으로 절대적인 옳음이나 그름이 없다고 보는”(27쪽) ‘공(空)’에서 기인한다. 이는 ‘중도(中道)’와도 맞닿는다. “중도라고 하면 양극단의 가운데를 가리키는 것으로 생각하기 쉬운데, 그것은 중간이지 중도가 아니다. 중도란 어중간한 가운데를 가리키는 말이 아니다. 잘못된 극단에서 벗어나 옳은 입장에 서는 것, 그것이 바로 중도다.”(17쪽)라고 법륜 스님은 말한다. 대통령으로서 서 있어야 할 가운데란 바로 어느 한편이 아니라 최대한 “옳은 입장”이란 말이다.

 

2012년 서점가(를 비롯한 나라 전반)에 쏟아진 무수한 제안이 그렇듯, 이 책 또한 시대적 요구 중 하나일 것이다. 강정마을, 동북아 공동체, 경제민주화와 복지국가, 비정규직, 4대강, 아이와 여성, 다문화 등 법륜 스님도 언급한 문제들로 현재 국론은 분열된 상태다. “자기 이익에만 관심 가질 것이 아니라 모두의 이익이 무엇인지 인식”(169쪽)하는 것이 공동체의 과제라면, 그 공동체의 리더는 서로 다른 이익을 한데 모아 놓고도 그 안에서 하나의 시대적 요구를 발견하는 밝은 눈을 가져야 할 것이다. 결정적으로, 그 시대적 요구에 “옮은 입장”을 가지고 답할 자가 누구일지 내다보는 일은 우리 손에 달렸다. 12월 19일, 그렇게 “시대적 과제 해결에 기여”(175쪽)할 수 있는 첫날이 오고 있다.

 

- 컨텐츠팀 에디터 희진 (hebong2000@bandinlun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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