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1/16'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15.01.16 [서점에서 만난 사람] 젊음의 뒤안길에서 - 손아람
  2. 2015.01.16 《사랑에 대한 모든 것》 - 당신은 사랑 알기 위해 태어난 사람

[서점에서 만난 사람] 젊음의 뒤안길에서 - 손아람



아름다움이란 대체 무엇인가? 우리는 왜 무엇인지 알지도 못하는 아름다움을 좇는가? 나는 오래도록 생각했고, 내 나름의 결론에 도달했다. 우주는 질적 대칭과 양적 비대칭으로 유지되는 곳이다. 빛과 어둠. 질서와 무질서. 의미와 무의미. 아름다움과 추함도 마찬가지다. 우리가 아름다움을 선호하는 게 아니다. 우리가 선호하는 것들이 아름다워졌다. 하지만 이 논리에는 구멍이 있다. 우리가 왜 무언가를 선호하게 되는지를 다시 설명해야만 한다. 그냥 이렇게 반대로 말하는 쪽이 훨씬 편하다. (《디 마이너스》, 500쪽)



1997년과 2007년 사이에도 한국에 학생운동이 있었다. 사람들은 그때 무슨 일이 어떻게 일어났는지 잘 알지 못한다. 《디 마이너스》의 저자 손아람은 1997년 12월부터 2007년 12월까지를 ‘잃어버린 10년’이라 부른다. 이 책에는 당시 서울대학교 학생들이 간절하게 바라고 맹렬하게 달려들었던 ‘잃어버린 10년’이 담겨있다. 《디 마이너스》는 소설이다. 그리고 후대의 역사애호가가 반드시 지켜봐야 할 ‘현재사’이기도 하다.


Editor_정혜원 | Photo_Goro


프로필_손아람

서울대학교 미학과를 졸업했다. 지은 책으로는 용산참사의 법정 내용을 다룬 소설 《소수의견》, 《진실이 말소된 페이지》, 《너는 나다: 우리 시대 전태일을 응원한다》(공저) 가 있다. 한겨레 월간지 《나들》의 인터뷰어로도 활동했다.



 



Q. ‘디 마이너스’는 수업에서 낙제를 모면할 수 있는 마지노선의 점수예요. 제목이 왜 F가 아니라 D-일까 생각했어요. 겨우 빌어서 얻어낸 최악의 점수이자 최후의 방어선이죠. 꼭 2000년대 당시 사회에 불만을 품은 누군가가 세상에 매긴 점수 같다고나 할까요.

사실 F와 D-는 성취도로 봤을 땐 차이가 없는 것 같은데, F는 너무 명백한 멸종이에요. 도태에 가까운 점수죠. D-는 명목상 살아 붙어 있는 점수이고요. 이 소설 속 운동권 인물들이 세상을 바꾸려고 싸우는 영역도 그렇죠. F와 D-의 경계. 2000년대 당시 많은 노동자의 삶도 이미 바닥까지 쳤는데, 자기들은 살아있고, 희망이 있는 싸움을 한다고 믿고 싶어 하죠.



Q. 소설에선 그 당시 있었던 사건들이 자세히 언급돼요. 인물들이 나누는 대화 내용 또한 사소하지만 매우 구체적이고요. 《디 마이너스》를 쓰면서 친구와 지인의 경험을 많이 참고했다고 들었어요.

소설에 쓰인 인물들도 대부분 실제 모델이 있어요. 저는 운동권은 아니었지만, 활동 반경의 변두리에 있는 사람보다 가까이서 많은 것을 보고 겪었어요. 운동권이냐, 운동권이 아니냐는 사실 조직 논리로 결정되는 것이죠.



Q. 책에 담긴 여러 사건, 친구들이 나누는 대화가 사소하지만 매우 구체적이에요.

소설에 고유명사를 많이 쓰는 편이에요. 세계와의 거리를 최소화해 놓으려고. 어디까지가 사실이고 어디까지가 거짓인지 뒤섞어 놓는 것은 제가 고집하고 있는 전략 중 하나고요. 소설에 쓰인 인물들도 대부분 실제 모델이 있어요. 저는 운동권은 아니었지만, 활동 반경의 변두리에 있는 사람보다 가까이서 많은 것을 보고 겪었어요. 운동권이냐, 운동권이 아니냐는 사실 조직 논리로 결정되는 것이죠.



Q. 오래전부터 그때의 광경을 글로 쓰겠다고 생각하셨어요?

네. 다른 작가들이 쉽게 쓸 수 없는 제 자산 같은 것을 하나 쓰고 싶었어요. 전 그걸 쓸 수 있는 위치에서 목격하고 경험했어요. 어렴풋이 다들 학생운동에 대해 알고 있지만, 내부를 들여다볼 기회가 없단 말이에요. 단지 유희적인 차원에서 쓰기에는 중요한 것들을 담고 있고. 그래서 고민하다 이것저것 다른 경험이 쌓이면서 자연스럽게 시기가 왔던 것 같아요. 저번 장편 소설을 쓰고 나서 소설보다 언론 쪽 일을 많이 했는데, 다른 쪽에서 몸담았던 사람들을 만나면서 세계관이 확장되는 경험을 했어요. 이제는 부끄럽지 않게 쓸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예전에는 학생운동 이야기만을 가지고 소설을 한다 했을 때 굉장한 치기라든가 편향된 글이 나올 가능성이 높았어요. 한 세계를 온전하게 그려낼 수 있을지에 대한 자신이 별로 없었고요.



Q. 자신 있게 쓴 이 소설에는 세계를 고스란히 담았다고 생각하세요?

다 담겼다고 말할 순 없죠. 그런데 가치 있는 것들을 구체적으로 담은 부분에 대해선 만족해요. 학생운동에 직접 몸담았거나 관심이 컸던 사람들이 대부분 현재 좌파라고 불리는 분들이에요. 그들 개개인에게 어떤 역사가 있는지 보여주는 소설은 거의 없었던 것 같아요. 그 지점에선 뜻있는 시도를 하지 않았나 생각해요.



Q. 《디 마이너스》에서도 인물들은 각각 다른 정파를 이루어요. 같은 좌파여도 방법과 방향이 달라서 갈리죠. 하지만, 그들은 사랑하는 사람이 어떻게 생각하는지, 가까운 친구가 어떻게 했는지, 이러한 관계에 따라 결정적으로 움직여요.

당사자들에게 물으면 모욕적으로 들릴 수 있겠지만, 정파라는 것도 제가 느끼기에는 인간적인 부분에 많이 좌우돼요. 물론 그들 스스로는 끊임없이 논리적인 사고, 정치적인 사고를 하지만, 사실 인간적인 중력 같은데 끌려가는 것들이 굉장히 무시하기 어렵거든요.



Q. 《디 마이너스》에 나오는 인물 중 자신은 누구와 가장 가까워요? 주어진 형편은 소설에서도 미학을 전공한 주인공 태의와 가장 가까워 보이지만, 각각의 인물들에게 조금씩 걸쳐 있는 것 같아요. 취하면 랩인지 노래인지 시를 읊는 고학번 현승 선배, 세상의 삐딱한 현상을 절대 못 참고 책임지려 하는 미주. 작가인 당신의 모습이 조금씩 보여요.

태의에 가깝긴 하죠. 스스로 매우 흔들리는 인물이잖아요. 확신도 없고. 저도 그래요. 친구들이 대부분 학생 운동 진영에 속해 있었지만, 저는 그 조직논리를 감당할 자신이 없었거든요. 지금 작가로서도 마찬가지예요. 깊숙이 들어가면 사고를 칠 가능성이 높아요. 큰 틀의 운동을 위해 양보하는 것도 필요한데, 그게 안 되는 사람들이 있어요.



Q. 저울질하다가 스스로 합리적이지 못하게 될까 봐 불안한가요?

그렇다기보다 전 예술가와 자유주의자에 가까운 성향인 것 같아요. 그런 사람들이 조직논리로 움직이는 운동에 이따금 합리해도 지속적으로 그 조직과 함께하는 경우가 많지 않아요. 지금도 작가로서 굉장히 정치적인 글을 쓰는 편이지만, 특정한 진영 안에 들어가 있진 않죠.



Q. 《디 마이너스》에는 《소수의견》에 연속성을 가진 인물들이 등장해요.

이후에도 한 작품 정도는 매우 정치적인 작품을 쓰고 싶어요. 《디 마이너스》를 통해서 젊은 시절 성장했던 사람들이 《소수의견》이라는 커다란 변곡점을 맞고 그 이후, 또 다른 대목의 어떤 지점에서 어떤 식으로 살아가고 있는지. 결말을 한번 내고 싶어요.



Q. “너희가 만들고자 꿈꿨던 세상에서 살게 되기를.” 이 말이 많이 나와요.

이 책은 제 친구들, 제 젊음을 함께한 사람들에게 헌정하는 의미가 있었어요. 그래서 그들이 꿈꿨던 세계와 그들의 꿈에 바친다는 느낌으로 썼고요. 재미있는 게 이 소설은 같은 장소에서 시작과 끝이 났어요. 우연히 어떤 술집에서 진우의 모델이 된 친구를 만나서 옛날 이야기도 나누고, 옛날 사진도 보고 그랬는데요, ‘아, 이들과 이러던 시절이 있었지.’라는 생각이 들었을 때 ‘나, 오늘부터 우리 이야기를 써 보겠어.’하고 시작했어요. 그들 대부분이 상처를 간직했지만, 지금은 평범하게 살고 있어요. 그런데 80년대 영광된 싸움처럼 아무도 알아주지 않죠. 운동권이 있었다는 사실 자체도 모르는 사람들이 대부분이고. 이들의 이야기를 기억해서 이들이 어떤 꿈을 꾸고, 싸웠고, 어떻게 세상에 스며들어 갔는지 기록으로 남기고 싶었어요. 내 젊음이기도 하고요. 소설을 끝낸 날, 의도한 건 아니었는데, 그 친구를 다시 만났어요. 이야기하다 보니까 이 술집이 그 술집인 거예요.



Q. 작가로서 세상에 책임을 느끼세요?

글을 쓰는 게 제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하지, 꼭 해야만 되는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왜 난 작가가 됐을까, 그런 생각을 많이 했어요. 여전히 뚜렷하게 보이진 않아도 제가 무언가 강렬한 책을 읽었을 때 당장 내가 혁명적으로 바뀌진 않지만, 그 세계에 대한 시각이 매우 강하게 흔들리는 듯한 느낌을 받아요. 그렇게 수많은 책을 통해 경험이 쌓였을 때 한 인간이 달라지고, 그런 인간들이 모여서 곧 사회가 달라지는 거 아닐까요? 전 그 일부가 되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항상 잘 쓴 글 이상을 쓰고 싶어요. 위험한 글에 가까운 느낌.



Q. 글로 세상을 흔들어야겠다는 생각이 앞섰지, 소설가가 되어야겠다는 결심은 별로 없었던 것처럼 보이네요.

첫 번째 소설을 쓸 때는 작가가 되겠다는 꿈이 없었던 만큼 세계에 대단한 영향력을 끼칠 무언가를 내야겠다는 욕심도 없었어요. 아까 얘기했던 고민은 작가가 된 이후부터 시작했죠. 이게 직업이 됐단 말이에요. 학생 시절에는 시험공부를 하거나 놀다가도 가끔 재미있는 글 하나를 쓰면 그것만으로도 행복했는데, 직업이 된 순간부터 거기서 더 이상 만족이 되지 않는 거예요. 나는 좀 더 큰 걸 바라고 있고, 내가 할 수 있는 더 큰 무언가가 있기 때문에 이 일을 택했을 거야, 생각하게 됐죠.



Q. 언젠가 페이스북에 이런 말을 쓰셨어요. “나는 세계가 지성적인 곳이기를 열렬하게 희망한다. 지성적인 윤리와 지성적인 사악함과 지성적인 구조논리와 지성적인 저항.” 지성이란 게 구체적으로 뭘까요? 배워야 얻는 건 아니잖아요.

성찰에 가까운 느낌인 것 같아요. 스스로를 바라볼 때도 공정하게 보려고 하는 노력들. 그런 것들을 저는 굉장히 중요하게 보는데 늘 누구에게나 어려운 부분인 것 같아요. 늘 정교하게 입바른 이야기를 하는 것 같은 사람도 어느 지점에서 자기가 얽혀 있을 때는 매우 비겁해지는 모습을 많이 봐요.



Q. 존경하는 인물상이 있어요?

네. 인물이라고 하기엔 뭣하지만, 전 영화 ‘포레스트 검프 (Forrest Gump, 1994)’의 주인공 포레스트 검프. 너무나 똑똑하면서 유약한 종(種)의 사람들은 제 주변에 아주 많아요. 그런 사람들의 한계를 많이 봐 오면서 실망도 컸고. 포레스트 검프는 강인하지만 바보예요. (소설 속) 진우도 어떻게 보면 포레스트 검프 같은 인물이라고 할 수 있어요. 바보 같지만, 초월적인 힘이 있어서 주변을 감동시켜요. 세계가 바뀔 여지를 만들어가는 인물. 그게 옳고 그름을 떠나서 인간적으로 매우 존경하게 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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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에 대한 모든 것》 - 당신은 사랑 알기 위해 태어난 사람

 



레오 보만스 | 《사랑에 대한 모든 것》 | 흐름출판 | 2014



최근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와 《국제시장》 이 두 영화의 인기는 정말 놀라울 정도다. 《국제시장》은 정치 쪽에서 벌어진 여러 논란이 더 흥행을 부추겼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평범한 할머니와 할아버지가 주인공인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는 누적 관객 수 400만 명을 돌파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와 《국제시장》은 주변에서 얼마든지 볼 수 있는 이야기다. 그런데 그 평범함이 바로 많은 사람을 사로잡을 수 있었던 이유는 이야기 안에 '순수한 사랑'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노부부의 사랑이기도 했고, 연민을 품은 사랑이기도 했고, 한 아버지의 부성애이기도 했다.

오늘날에는 '사랑'이라는 감정이 단순히 마음을 표현하는 것이 아니라 수치로 계산된다. 정말 끔찍한 일이다. 사랑하는 사람을 선택하는 것도 인맥, 재산을 따지고, 결혼 전문 회사는 그런 수치를 계산한다. 진짜 사랑이 그리운 사람들이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와 《국제시장》을 찾는 것이 아닐까 싶다. 두 영화에 나타난 사랑은 남몰래 계산기를 두드리는 사랑이 아니라 그저 본연의 있는 모습을 사랑하는 순정이다. 한 세대의 굵은 땀방울이었기 때문이다.

사랑에는 단순히 사람에 대한 사랑만 있는 것이 아니다. 문화와 음악을 즐기는 것도 사랑이다. 《무한도전》의 '토요일! 토요일은 가수다'는 대단한 인기를 보여주었다. '토토가'는 단순히 추억과 그리움만이 아니라 어린 시절의 순수한 사랑을 볼 수 있었다. 순수하게 문화를 즐겼던 어린 시절을 사랑이라고 말하지 않으면 무슨 수식어를 붙일 수 있을까? 추억이라는 단어도 분명히 그런 모습을 표현할 수 있다. 하지만 누군가 추억에 빠지는 건 그 시절을 사랑한 기억이 있어서다. 사랑했던 기억을 떠올리며 사람들은 ‘토토가’에 열광했다. 여전한 사랑에 감동한 가수는 자신이 사랑했던 과거를 떠올렸다. 사랑은 한쪽이 일방적으로 주거나 받는 게 아니다.

'사랑'은 세상에서 가장 많이 쓰이면서도 가장 많이 오해받는 단어다. 사랑에 관한 셀 수 없이 많은 해석이 있지만 사랑은 대체로 긍정적인 에너지이자 힘이라고 알려져 있다. 사랑은 객관적이라기보다 주관적이며, 따라서 느끼는 것이다. 내게 사랑은 최고의 행복이다. 사랑은 행복을 가져오고, 행복은 사랑을 깊게 만든다. (102쪽)

이 책은 상당히 두껍다. 그러나 책을 읽는 동안은 그 두께를 체감하지 못했다. 내가 잘 모르는 감정인 '사랑'에 관한 다양한 해석을 읽었기 때문이다.

나보다 겨우 두 살 많은 형이 벌써 결혼을 한다고 들었을 때 '도대체 사랑은 어떻게 하는 것이기에, 도대체 사랑이 무엇이길래 결혼을 하는 걸까?' 생각했다. 지금껏 살아오면서 내가 '사랑'이라는 감정을 품은 건 책과 애니메이션, 라이트 노벨 같은 문화적인 사랑밖에 없었다.

이성을 사랑한다는 건 아직도 모르겠다. 대학 시절에는 늘 내 옆자리만 앉는 여학생에게 신경이 쓰인 적도 있었고, 그저 나와 작은 이야기를 나누어주는 여학생에게 신경이 쓰인 적도 있었다. 내 경우에는 '호감'이 아니라 '호기심'이었다고 말하고 싶다. 그런 게 궁금해 말을 걸어보기도 했고, 어떤 때는 불편했고, 어떤 때는 바보 같은 짓을 하기도 했다.

나는 아직도 '나는 절대 사랑받을 수 없는 존재'라고 뼛속 깊숙이 생각한다. 뭐, 피해의식일지도 모른다. 앞에서 수치로 계산하는 사랑은 끔찍한 사랑이라고 했지만, 솔직히 사람의 마음은 그렇게 움직이는 게 아닐까 싶다. 드라마와 종교는 '조건 없는 사랑'을 말하지만, 어디 그게 가능한 일일까?

현대 사회에서 빠르게 증가하는 이혼율과 높아지는 결혼 연령, 점점 낮아지는 출산율, 일회적 성관계의 증가에서 알 수 있듯이, 오래도록 지속되는 낭만적?성적 사랑을 지지하는 사람들이 동서양을 불문하고 점점 줄어들고 있다. 그 중요한 원인으로 사랑과 성에 관한 진지하고 실질적인 공식 교육의 부재를 들 수 있다. 학교에서 성교육을 제대로 하는 나라가 거의 없고, 사랑에 대한 교육은 그보다 더 심각하다. 그 이유는 사랑이 교육하기 어렵고 아이들의 장래 직업 훈련이라는 더 중요한 과업에 방해가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또한 사랑에 관한 문제가 성관계로 인한 질병이나 낙태, 성범죄만큼 당장 위험해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우리가 받을 수 있는 사랑과 성에 대한 교육은 대부분 비공식적인 교육이다. 대중매체와 동화, 전해오는 이야기, 지어낸 이야기들로 인해 사랑과 성에 관한 근거 없는 통념과 잘못된 생각이 퍼진다. 일례로, 거의 모든 동화와 사랑 이야기가 결혼식 같은 행복한 결말로 끝나며 더는 노력하지 않아도 '영원히 행복하게 살 수 있다.'는 잘못된 인상을 준다. 이런 사랑 이야기들은 질투, 증오, 소유욕, 자살 등을 포함한 사랑의 모든 것을 아름답게 꾸미고 미화한다. 그러나 실제 삶에서는 이런 요인들 때문에 사랑하는 관계가 완전히 파괴된다. (46쪽)

사랑은 드라마와 영화에서 하는 이야기처럼 그렇게 아름답지 않다. 사랑의 감정을 잘못 생각해 사람을 죽인 일이 언론에 보도되고, 잘못된 욕구로 사랑을 선택하면서 서로가 앙숙이 되어버리는 일도 있다.

과연 사랑이라는 감정을 어떻게 알 수 있을까? 나는 그래서 그 감정이 무섭다. 사람들은 '사랑을 하면 사람이 바뀌게 된다.'고 말하는데, 과연 그 사랑이 사람을 긍정적으로 바꿀 수 있을까? 열의 아홉은 '그렇다'고 말할지도 모르지만, 아직 그런 경험이 없는 나는 잘 모른다. 그렇기에 나는 《사랑에 대한 모든 것》을 더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던 것 같다.

'사랑을 알고 싶은 사람', '사랑을 하고 싶은 사람', '지금 하는 사랑을 강하게 만들고 싶은 사람', '지금 하는 사랑을 바른 방향으로 고치고 싶은 사람'에게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제목 그대로 다양한 전문가들이 사랑에 관하여 다양한 해설을 하고, '사랑'이라는 정체불명의 감정이 인간의 원초적 본능이라는 것을 알 수 있게 해준다. 다만, 책으로 '사랑'을 배우더라도 실제 사랑은 알 수 없다. 머리는 알지만, 행동이 따라와 주지 않는 것처럼.

《사랑에 대한 모든 것》은 사랑의 감정을 여러 방향으로 얘기한다. 좀 더 객관적으로 '사랑'을 읽어볼 수 있는 책이다. 이 책은 갑자기 생겨난 내 감정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고민하는 사람에게 그 감정을 좀 더 바로 볼 수 있도록 도와준다. 제목처럼 '사랑에 대한 모든 것'이 있다.


오늘의 책을 리뷰한 '노지'님은?

블로그 <노지의 소박한 이야기>를 운영, 책과 사는 이야기를 전하는 소박한 블로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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