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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米洲의印象》 - 1909년, 뉴욕의 김동성을 기리며

 

김동성 | 《米洲의印象》 | 현실문화 | 2015

 

김동성 선생이 쓴 ‘미주의 인상 (米洲의 印象)’ 을 읽었습니다. 선생은 지금으로부터 100년도 넘은 그 당시, 약관의 나이에 미국이라는 나라를 여행하였습니다. 동양의 이방인으로서 서양문명을 겪었고, 영리한 양키들의 생활 모습을 정확한 판단과 안목으로 그려냈습니다.

 

선생이 살았던 당시 이 땅의 사정을 고려해보면, 심히 엄청난 일이었으리라 생각합니다. 수없이 봉우리 진 뉴욕의 시가지에서 선생은 자신을 ‘관청에 잡혀 온 촌닭’이라 하였으나, 선생의 글은 오히려 당당하고 냉철합니다. 나라 잃은 청년이 정상적으로 여행권을 구할 수 없어 밀항을 통해 영국을 지나 미국 동부에 도착했고, 그곳에서 까다로운 입국심사 절차도 당당하게 거쳤습니다. 기지 넘치게 처리한 선생의 행동은 위기에 처한 조선 청년의 멋진 출발이었습니다. 중국인의 쥐 고기를 서양인의 개구리 다리 요리로 되받아치는 통쾌함이라든지, 자동차 산업의 눈부신 성장 이면에 담긴 난폭운전과 대형사고 등을 지적한 면은 훗날 언론인과 외교관, 정치가로서 선생의 활약상을 예견할 수 있었습니다.

 

불가능하리라 믿었던 4년마다 나라 책임자 선출하는 일은 이미 오래전 선생께서 이 나라에 그 토양을 다듬었습니다. 경기장을 나서기 전에 벌써 경기 결과를 전해준다던 신문도 선생이 이 땅에 돌아와 창간하셨지요. 100여 년 전 깊은 인상을 받았던 그 야구장의 다이아몬드에는 이제 선생의 후손들이 던지고, 치고, 달리며 다이아몬드 대접을 받고 있소이다.

 

선생은 이 책에서 ‘성공한 신문명의 좋은 공기를 호흡한다.’ 하였습니다. 100년이 지난 지금 선생의 글을 읽고 ‘온고지신(溫故知新)’을 느낍니다. 선생의 새로운 이해와 인식을 돌이켜 보면서 21세기 오늘을 살피고, 내일을 예견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 책을 읽고 선생의 선각자적 삶과 민족정신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고등학생 또래인 16세 소년의 나이로 오늘날 고등학교라 할 수 있는 서원을 설립한 일이라든지, 일본인 고리대금업자에 크게 실망한 이후 일본 쪽으론 아예 등 돌리고, 중국과 미국의 새로운 문명을 받아들인 면, 그리고 1921년 세계신문기자대회에 조선 대표로 참석하여 부의장에 선출된 당당함은 나라 잃은 동포들에게 커다란 용기와 희망을 전해주었으리라 생각되옵니다. 그뿐만 아니라 이 책의 원본이 1916년에 출판된 한국인 최초의 영문 단행본이라는 사실, 그리고 한국인 최초로 한영사전을 편찬한 일 등 선생의 뛰어난 업적을 알게 되면서 진작에 선생을 알지 못한 아쉬움이 들었습니다.

 

“OH, East is East, and West is West, and never the twain shall meet” - Rudyard Kipling(러디어드 키플링)
: "오, 동양은 동양이고, 서양은 서양일지니 이 둘은 결코 만나지 못하리라"

 

“오, 동양과 동양, 서양과 서양 이 둘은 언제고 만나리라” - 김동성

선생이 키플링의 시 구절을 빌려 쓴 것처럼 나 역시 존경하는 마음으로 선생의 문장을 다시 모방해 봅니다.

 

오, 동양과 서양, 이 둘은 결코 떨어지지 않으며 거미줄처럼 엮여 있으리라.


 

오늘의 책을 리뷰한 '9'님은?

백 년 전에는 아마도 '허드슨 강변의 소란스러운 마을 (Noiseville-On-Hudson)'에서 살았을지 모르는, 서울시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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