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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반디앤루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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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김현주 2012/08/14 13:29 Address Modify/Delete Reply

    나도 전에맛있게 먹었던 것들이 그 맛이 안나더라.
    할머니가 해 주시던 미싯가루, 콩국수. 또 뭐가 있더라.

  2. Hyeong 2013/04/05 06:33 Address Modify/Delete Reply

    많은 감사는 내가 필요로 무엇

 

 

김미선 | 《명동 아가씨》 | 마음산책 | 2012

 

큰 길을 사이에 두고 양옆으로 상점들이 빼곡하다. 길이 시작해서 끝날 때까지, 그 길 좌우로 나 있는 골목들마다, 옷과 신발, 악세사리 등이 경쟁하듯 쇼윈도를 채우고 있다. 그리고 그곳으로, 나름대로 멋을 낸 이들이 끊임없이 몰려들어온다. 연일 물건을 팔고, 사고, 구경하는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루는 그곳은 우리나라 유행의 1번지, 명동이다.

 

“빠리의 번화가 샹제리제 거리, 뉴욕의 5번가, 동경의 긴자 한다면 서울은 명동 거리. 서울에서 으뜸가는 번화가인 명동 거리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번화로운 지대이기도 하다. (…) 오후 1시: 점심시간을 기화로 명동으로 달려온 숱한 군중의 왕래로 명동 일대는 온갖 종류의 잡음으로 소란해지기 시작한다. 토요일이면 이 시간엔 소란을 넘어서 거의 귀가 ‘윙’ 할 정도로 시끄러운데 좁은 지대에 하도 많은 사람이 수선을 떨므로 그 숨소리만 하여도 골치가 아플 정도로 소란스럽다. (…) 밀려오고 밀려가는 인파…… 인파…… ‘명동 족속’이라 불리는 사람들은 남자건 여자건 간에 겉보기에 일목요연하다. 최신, 최고…… 무엇이든 이 두 가지 요건이 구비된 것만 몸에 붙이고 또 가까이 한다는 것이 이들의 신조인데 여하간에 한국의 유행은 서울에서 퍼지고 서울의 유행은 명동에서 시작된다.” (60-62쪽)

 

1957년, 명동의 어느 하루다. 그런데 그 모습이, 50여 년의 세월이 흐른 지금과 크게 다르지 않다. 우리가 익숙히 알고 있는 명동이 1950년대와 1960년대에 이미 만들어진 것이다. 이 책, 《명동 아가씨》는 그때 그 거리를 주목한다. 지금의 명동이 있기까지,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게 무엇인지, 지나온 시간을 되짚으며 명동의 역사를 살피고자 한다.

 

그리고 이는 이전까지 논의되어 왔던 1950년대와 1960년대 남성 문인들을 중심으로 형성된 ‘낭만과 데카당의 명동’에서 “단순한 소비 주체”이거나 “그들 시선의 대상”으로만 여겨졌던 여성의 자리를 복원하는 작업이기도 하다. 다시 말해, “한국전쟁 이후 명동이 한국 사회, 특히 소비문화의 중심지 역할을 해오는 과정에서 여성의 역할은 절대적이었”다는 것이다.

 

따라서 《명동 아가씨》는 명동의 공간성을 구성하는 데 적극적인 주체로 참여한 여성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인다. 당시 명동 거리에 자리잡고 있었던 양장점과 미용실, 양재학원과 미용학원 등을 중심으로 여성들에게 노동과 소비, 문화의 공간을 제공했던 명동의 모습을 일간지 자료와 여성지 뿐 아니라 실제 인물들, 즉 당대를 경험한 ‘명동 아가씨’들의 구술을 통해 재현해낸다.

 

“친구들이랑 명동으로 나가는 거야. 명동을 나가면 그건 최고의 하이클래스지. 배우들도 많고. 명동 거리는 새로운 문화가 도입이 돼가지고, 전부 양장을 맞춰서 해 입었어요. 정싸롱을 간다, 송옥 양장점을 간다, 내가 댕겼던(다녔던) 데가 송옥 양장이야. 무슨 미장원 해가지고 면도칼로 머리를 착착 커트를 해요. 명동을 가면 말쑥하게 아주 서양 여자가 돼서 나오는 거야.” (99쪽)

 

그리하여 명동이라는 공간은, 한국전쟁으로 폐허가 된 그곳에서, 노동과 소비의 능동적 주체가 되어 전근대와 결별하고 근현대로의 첫발을 내딛은 그녀들로 인해 다시 기억되기 시작한다. 

 

- 컨텐츠팀 에디터 현선 (anejsgkrp@bandinlun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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