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은 그런 것이 아니다』 - 삶은 어딜 가든 따라온다



마루야마 겐지 | 『시골은 그런 것이 아니다』 | 바다 | 2014

미디어에서 조장한 농촌의 모습에 속아, 은퇴 후 아무 생각 없이 시골에 내려가 은퇴자금마저 다 쓰고, 빈민이 되어 도시로 돌아오는 경우가 적지 않다. 매정한 대도시의 삶을 뒤로하고, 공기 좋고 물 좋고 사람 사는 맛을 느낄 수 있는 인정 넘치는 이웃 사촌이 즐비한 곳이 농촌이라고 생각하게 된 계기는 무엇일까. 미디어의 조장이 아니라면 과연 이러한 농촌의 '좋은' 이미지를 가질 수 있었을까? 실제로 농촌에 살던 많은 젊은이가 도시로 이동하는데, 과연 그들은 대도시 사람들이 귀농을 꿈꾸며 그토록 떠나고 싶어하는, 바로 그 대도시로 유입된 걸까? 이 질문에 대해 엄밀한 대답을 할 수 없다면 결국 귀농을 해도 만족할만한 생활을 누릴 수 없을 것이다. 이 책의 저자 마루야마 겐지는 있는 그대로의 진실을 직설적으로 늘어놓는 사람인데, 이 책에서는 미디어에서 조장된 귀농과 농촌생활에 대한 환상을 깨는 것을 목표로 하는 듯하다.


어렵게 돌려 말할 것도 없이 대도시처럼 수많은 인간이 익명성을 갖고 적절한 거리감을 유지하면서 사는 생활방식에 비해, 농촌의 경우 몇 세대에 걸쳐 같은 장소에서 모여 사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대도시의 삶을 상상할 수 없는 농촌 주민들은 마을 구성원들의 사생활에 서로 깊숙이 개입하는 삶을 살아오곤 했다. 그러니 미디어에서 조장한 인간미 넘치는 농촌생활의 실상이라는 것도 결국은 대도시에서 생활했던 이들의 기준으로 봤을 경우, 터무니없는 사생활 침해의 다른 이름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게다가 농촌에는 마을만의 무언의 생활규칙이 있다. 외지인이 암묵적인 규칙을 어길 경우, 마을 사람들로부터 배척을 당하는 건 순식간의 일이다. 한편 저자는 치안에 대해서도 논한다. 대도시의 경우 농촌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아주 좁은 지역에 인구가 밀집해서 살고 있기에 치안이라는 측면에서 더 많은 혜택을 누리고 살 수 있는 셈이다. 이에 반해 지방의 경우 넓은 면적 대비 경찰의 수치는 대도시의 그것과 비교할 경우 현저하게 낮다. 결국 이는 치안 서비스의 질이 낮다는 것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서울특별시 중구의 치안 수준과 경기도 포천, 양주, 광주 같은 넓은 행정구역의 치안 수준이 과연 같을까. 단위 면적당 배정된 경찰의 수치는 굳이 비교하지 않아도 되리라 본다.


마지막으로 건강에 대한 부분도 고려해야 한다. 대도시에는 다양한 종류의 의료기관을 비롯하여 종합병원 응급실이 존재한다. 하지만 시골은 반대되는 의료 환경을 지닌 경우가 많다. 저자는 이 책의 주된 소재를 귀농으로 삼았지만, 본질적으로 인생의 무게는 무거울 수밖에 없으며 그 무게라는 것이 농촌으로 거처를 옮긴다고 해서 더 가벼워지는 건 아니라는 걸 독자들에게 격정적으로 말하고 싶었던 것이리라. 막연히 낙원이 존재하리라는 믿음을 버리고, 있는 그대로의 현실을 직시하고 마주할 때 오히려 진정한 행복을 누릴 수 있다. 간명하지만 대부분의 현대인이 마주하기 싫어하는 내용을 '귀농'이라는 소재로 풀어낸 마루야마 겐지! 그의 힘 있는 문체 때문이라도 열혈의 에너지가 필요한 이들이라면 한 번 읽어볼 만한 책이라 여겨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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