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속에 비친 나의 모습은

 

가족 속에 비친 나의 모습은


귀성길 정체된 도로에 빠질 수 없는 것이 라디오입니다. 1999년 10월부터 2001년 7월까지 미국의 공영라디오 ‘내셔널 퍼블릭 라디오(NPR)’에서는 소설가 폴 오스터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폴 오스터는 프로그램 《주말에 바라본 세상만사(Weekend All Things Considered)》의 매월 첫째 주 토요일 코너였던 ‘전국 이야기 프로젝트(National Story Project)’에 출연해 청취자들이 보낸 편지를 읽었습니다. 지금으로 말하면, < 두시탈출 컬투쇼 >와 비슷한 성격이죠. 그가 읽은 원고의 대부분은 가족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올 설에도 라디오에서는 가족을 부르는 말이 어느 때보다 자주 들릴 것입니다. 다만 연휴 동안 방에서 라디오를 듣고 있는 모습은 어딘지 쓸쓸해 보입니다. 오늘따라 외롭고 세상의 일부에서 동떨어진 느낌이 든다면 데이비드 밴의 소설 『자살의 전설』을 읽어보시길 과감히 권합니다. 가족과 공유될 수 없는 시간이 많을수록 더욱 읽어보시길. 어린 시절 아버지의 죽음을 이해할 수 없었던 아들은 상상 속에서 끊임없이 아버지를 재현합니다. 끝내 아버지가 왜 그랬는지에 대한 이해를 넘어 내가 왜 혼란스러운지 냉정하게 고백합니다. 홀로 고독하다고 당장 위로가 필요한 것은 아닙니다. 무거운 소설 속으로 깊숙이 들어왔다 나와 보세요. 설날에 멀리 떠나지 않은 대신 이참에 ‘나’와 지내보는 것도 좋을 테니까요.

『빅 브러더』는 가족을 위해 나는 얼마나 희생할 수 있을지 생각해 볼 수 있는 책입니다. 『케빈에 대하여』와 『내 아내에 대하여』의 작가 라이오넬 슈라이버의 신작 소설입니다. 가족들이 떠나고 이제야 나 혼자만의 주말을 맞았다면, 『행복해서 행복한 사람들』을 읽어보는 것도 괜찮습니다. 명절 연휴 동안 비록 혼자라도 연인과 나 사이, 가족 속의 나를 돌아보고 이윽고 올해 설은 잘 보냈다고 여기셨으면 좋겠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슬픈 이야기든 기쁜 이야기든 그 이야기들을 거듭 읽을수록 나는 사람들이 가족이라는 끈을 얼마나 분명하게 인식하고 있는지, 그 끈을 얼마나 강렬하게 붙잡으려 하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었다.” (폴 오스터 엮음, 『나는 아버지가 하느님인 줄 알았다』, 열린책들, 2004) 책은 현재 절판되었지만, NPR 웹사이트에서 영어 원문과 녹음된 음성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http://www.npr.org/programs/watc/features/1999/991002.story.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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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_정혜원

hyewonjung@bn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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