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중학생 같은 걸 하고 있을까》 - 나는 중2다

 

 

쿠로노 신이치 | 《어쩌다 중학생 같은 걸 하고 있을까》 | 뜨인돌 | 2012

 

그러게, 어쩌다 중학생 같은 걸 하고 있을까? 소설의 주인공에게 위로의 말을 건넨다. '중학생 같은 걸' 하고 있는 건 너뿐만이 아니란다.

 

중2병은 우리나라에만 있는 건 아니다. 주인공 스미레는 중학교 2학년이다. 특별히 예쁘거나 공부를 잘하는 것도 아닌 평범한 여학생이다. 초등학생 때는 보이지 않던 것들이 중학교에 가면서 보이기 시작했다. 예를 들면 부모님의 이중적인 모습 같은 것이다. 엄마는 기분에 따라 스미레의 잘못을 혼내기도 하고 봐주기도 한다. 아빠는 자식 교육에 신경도 쓰지 않으면서 어쩌다 한 번씩 관심 있는 척을 하지만, 스미레가 밤늦게까지 게임을 했다는 것을 알면서도 '열심히 공부하는구나.'라고 말해 스미레의 속을 뒤집어 놓는다. 1학년 때까지만 해도 스미레는 부모님 말씀을 잘 듣는 착한 아이 코스프레도 했지만, 점점 이런 부모님의 행동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별로 친하진 않지만 친구가 있어 1학년 때는 학교생활도 그럭저럭 했다. 하지만 2학년은 달랐다. 모두 그룹을 만들어 어울리고 남자아이들의 관심은 음담패설뿐이다. 스미레는 본의 아니게 혼자가 됐다.

 

반에서 스미레에게 관심을 보이는 아이는, 곧 이 세계가 멸망할 거라고 말하며 음산한 분위기를 풍기는 마이카뿐이다. 함께 점심 먹을 친구도 없고, 수학 시험엔 2점을 받아 선생님께 찍히고. 이대로는 학교생활이 위태로울 것 같다고 판단한 스미레는 반에서 가장 예쁜 아오이의 그룹에 들어가기로 한다. 아오이처럼 교복 치마도 짧게 줄이고 아오이 주변에서 얼쩡거리며 아오이가 말을 걸어주기를 기다린다. 그리고 자신의 마음을 담은 편지를 아오이에게 준다. 심지어 편지지를 접을 때 하트 모양으로 접어야 할지도 고민한다. 정성이 통했는지 스미레는 드디어 아오이 그룹에 들어가게 되고 다른 아이들의 선망을 받는다. 스미레는 아오이 그룹의 아이들과 어울리면서 자연스레 멋도 내고 남자도 만난다. 어느 날, 스미레는 아오이 그룹의 아이들이 부족한 용돈으로 새로운 화장품과 옷을 어떻게 갖게 되는지 알게 된다. 도둑질이다. 도둑질을 너무도 당연하게 생각하고 있는 아이들을 보고 스미레는 뭔가가 잘못됐다는 것을 깨닫는다. 결국 스미레는 절도 현장에서 붙잡히고 아오이 그룹의 아이들이 했던 절도 행위까지 모두 밝혀지게 된다. 아오이 그룹에서 쫓겨난 스미레는 왕따를 당한다. 다시 혼자가 된 채 험난했던 스미레의 중2가 끝난다. 한바탕 홍역을 앓듯 2학년 이 지나가고, 3학년이 되어서는 언제 그런 일이 있었냐는 듯 새로운 친구를 만나고 보통의 아이들처럼 중학교를 졸업하게 된다.

 

스미레의 험난했던 사춘기 시절을 마치 명랑만화 보듯 낄낄거리고 웃으며 읽었다. 그렇다고 이 책이 결코 가벼운 건 아니다. 그 시절을 지났던 이들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스미레의 고민과 걱정과 비슷한 것을 해봤을 것 같다. 그룹에 들어가지 못해 혼자 밥을 먹는 스미레는 ‘나는 괜찮아’라며 스스로 위로한다. 나도 친구를 금방 사귀는 성격이 아니었기 때문에 학기 초가 되면 항상 ‘누구와 밥을 먹어야 하나’가 가장 큰 고민거리였다. 그 나이에는 친구가 부모나 가족보다 중요했기에 친구를 사귄다는 건 그 시절 내내 가장 큰 걱정거리였던 것 같다. 그러다 마음에 맞는 친구를 만나면 학교생활이 몇 배나 즐겁고 재미있었다.

 

이 책은 부모님이 읽어도 좋고 (읽다 보면 ‘뜨끔’한 부분들이 많을 것 같다) 학창 시절이 그리운 이들이 읽어도 좋다. 읽고 나면 '나의 사춘기는 어땠더라?' 하고 지난 그 시절을 떠올릴 것이다.

 

오늘의 책을 리뷰한 '커피한잔'님은?

글쓰기를 가르치고 있습니다. 아동 문학이나 청소년 문학을 접할 기회가 좀 많습니다. 책을 읽다보니 쓰고 싶다는 생각도 들고, 그래서 기회가 될 때마다 도전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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