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디터의 북카트] 현선의 7월 18일 북카트

우리말로 된 소설을 읽으면서, 저는 종종, ‘내가 한글을 아는 게 얼마나 다행인가’, 생각합니다. 태어나 지금껏 함께 해온 말이니, 평소에는 그저 당연하고 무감하게 받아들이곤 하는데, 어느 때 가끔은 뭐라 표현하기 어려운 감동 앞에서, 새삼스레 그게 그렇게 고마워지는 겁니다. 우리말에 근거한 사고를 거쳐 우리말로 옮겨진 소설을 읽으며 그 말의 촉감과 정서, 분위기까지 흡수할 수 있다니, 멋지다! 속으로 호들갑을 떨면서 말이죠.

 

그렇기 때문에 저에게 외국소설이란 원문을 모른 채 번역문에만 의지해야 한다는 이유로, 늘 ‘덜 열린 문’ 틈으로 보는 세계와 같았습니다. 그 소설의 본래 세계가 아무리 넓고 깊다 해도, 원문에서 번역을 거쳐 우리말로 옮겨지는 사이, 분명 뭔가는 떨어져나가고 더해졌을 거라는 의심을 하게 되니까요. 그런데요. 아시다시피 세상의 모든 일에는 예외가 존재하는 법입니다. 그리고 여기에서의 예외란 바로, 외국소설을 우리말로 옮기는 믿음직스러운 번역가에 의해 생겨나고요.  

 

 

 

장 그르니에의 《섬》, 크리스토프 바타이유의 《다다를 수 없는 나라》, 파트릭 모디아노의 《어두운 상점들의 거리》는 제가 좋아하는 문장들로 그득한 책들입니다. 하지만, 그 이외에도 중요한 공통점이 있는데요. (벌써 눈치 챈 분들도 계시겠지만) 이 책은 모두 문학평론가이자 번역가인  김화영 님이 우리말로 옮긴 작품입니다. 옮긴이에 ‘김화영’이라는 이름 석자가 보이면 일단은 믿음이 가는 거죠. 그간 보아온 작가와 작품을 고르는 감식안과 우리말 문장력은 뿌리 깊은 의심 대신 믿음을 선택하기에 넘치고 남음이 있으니까요. 그래서 오늘 북카트에는 죄다, 김화영 님이 번역하신, 그러나 제가 아직까지 알지 못했던 작가와 작품들을 담아보았고요.

 


- 컨텐츠팀 에디터 현선 (anejsgkrp@bandinlun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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