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뭐 읽니?] 캐러맬·네온비, 《셔틀맨》

 

캐러맬·네온비 | 《셔틀맨》 | 중앙북스 | 2012

 

아무나 붙들고 다짜고짜 ‘요즘 뭐 보니?’라고 물어 보자. 어떤 답을 듣게 될까. 드라마나 예능 프로그램? 예상컨대 누군가는 웹툰 제목을 대기도 할 것이다. 인터넷(을 통해 배포되는) 만화, 이른바 웹툰의 판은 그만큼 확장되었다. 아이부터 어른까지 웹툰으로 하나 된다고 할 수 있을 만큼 그 장르와 타깃이 다양하다. 아직도 웹툰을 심심풀이 땅콩이나 ‘초딩’의 놀이터쯤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면, 한 마디 정중하게 전하겠다. 촌스럽긴!

 

‘다음’에서 강풀의 《순정만화》를 내세우며 웹툰 서비스를 개시한 때가 2003년, 후발주자인 ‘네이버’가 무서운 기세로 따라잡은 때가 2005년이다. 만화 시장은 출판물에서 인터넷으로 빠르게 이동하기 시작했다. 더불어 허영만, 강도하, 윤태호, 양영순 등 출판 만화계의 전설들까지 새 둥지를 튼 한편 각 대형 포털 사이트는 새로운 얼굴들을 경쟁하듯 발굴해냈다. 캐러맬·네온비는 2005년, 그렇게 ‘다음’에 안착한 신인이었다.

 

내가 그 많은 웹툰을 편향적으로 섭렵하며 웹툰덕후로 진화하는 동안 캐러맬·네온비도 어느덧 여섯 번째 만화를 발표한 중견 작가가 되었다. ‘다음’의 ‘만화속세상’에서는 현재 이들이 그린 《다이어터》와 《결혼해도 똑같네》가 절찬리에 연재 중이다. 2009년에 완결된 《셔틀맨》은 그 인기가 《다이어터》에 미칠 정도는 아니었다. 하지만 나는 단행본 출간을 이제나저제나 고대했을 만큼 《셔틀맨》을 캐러맬·네온비의 걸작으로 꼽아 왔다. 기다림이 헛되지 않았는지 연재 종료 2년 만에 드디어! 책이 떴다.

 

 

 

 

《셔틀맨》은 일명 ‘빵셔틀’로 불리는 학교폭력을 다루고 있다. 학교에서 ‘박일진’에게 괴롭힘을 당하는 남학생 ‘이영수’는 ‘빵셔틀’을 하던 중 김노인 고등학교의 조교인 ‘김건’의 눈에 띄어 전문 택배원 훈련의 길을 걷게 된다, 는 줄거리를 보면 황당하게 느껴질 것이다. 하지만 학교를 설립한 교장인 ‘김노인’이 “손에 들린 총은 결국 누군가를 향하게 된다. 훈계와 교육만으로 그 총이 절대 발사되지 않을 거라고는 장담할 수 없을 게다.”라며 “약자는 성인이 되면 어느 정도 법의 울타리에서 안전해질 수도 있”지만 “그때 가서 피해학생의 상처를 치유하기엔 너무 늦”기에 “그 아이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되겠다고 말하는 대목은 정부가 남발하는 학교폭력 근절 정책보다 감동적이다.

 

물론 《셔틀맨》의 미덕은 끝내주는 개그 만화라는 거다. 학교폭력에 시달리는 아이들을 전부 택배원으로 만들자고 제안하는 100분 토론이 아니므로 웃고 즐기면 그만이다. 다만 이 허구의 근원이 실제상황이라는 점을 기억하자. 어쩌면 수많은 ‘이영수’들이 있다. 개그 만화를 그리는 캐러멜·네온비마저 암울한 현실을 상기시키는 데 일조할 정도로 말이다.

 

- 컨텐츠팀 에디터 희진 (hebong2000@bandinlun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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